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30
230화
230.
오늘도 즐거운 발걸음으로 회사로 출근하던 서현준은 회사 건물에 들어서기도 전에 다급한 전화를 받아야 했다.
“어! 김 실장! 무슨 일이야? 나 곧 회사 들어가.”
간혹 전날에 술을 많이 마시다 보면 숙취에 출근을 늦게 하는 때가 있었다.
그럴 때 급한 일이라면 회사에서 전화가 오고는 했으니 이번에도 그런 전화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정시에 출근을 하니 대표이사실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보고를 받아도 되었다.
그런데 서현준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은 말을 들어야 했다.
“뭐? 철호가 음주 운전?”
아무래도 조금 골치 아파질 것 같았다.
“사고 났어? 아니. 지금 도착했으니까 직접 보고해.”
전화를 끊고서는 대표이사실로 올라가자 대표이사실의 입구에서 김 실장과 철호의 담당 매니저들이 함께 서현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따라 들어와.”
“예. 대표님.”
깔끔하게 청소가 된 대표이사실로 들어온 서현준은 어젯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보고를 받았다.
“그러니까. 상대 운전자가 술을 처마시고 철호 차를 받아버렸다는 거야?”
“예.”
“그런데 하필이면 철호도 술을 마시고 있었고?”
“예.”
“매니저 너는 일을 뭐 이따위로 하냐?”
“죄송합니다. 대표님.”
“죄송하다고 끝날 일이냐?”
“아닙니다.”
“철호는 뭐 하고 있어?”
재수가 없어도 더럽게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 서현준이었다.
“지금 자택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 이 새끼가! 뭔! 뉴스 나갔어?”
“예.”
“일단 뉴스 나간 곳에는 내려달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법무팀장 오라고 하고. 그, 철호한테도 오라고 그래.”
“예.”
귀찮기는 했지만 수습을 하긴 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상을 하고 있는 철호가 대표이사실로 들어왔다.
“어! 왔냐? 철호는 이리 앉고. 다들 일단 나가 봐.”
“예.”
철호가 오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현준에게 향후 대책을 이야기하던 회사 직원들이 대표이사실을 나갔다.
그렇게 대표이사실에 서현준과 철호만 남자 철호가 사과를 했다.
“미안하다. 현준아.”
“새끼. 미안하긴. 남자가 술 좀 마실 수 있는 거지! 뭐 그런 거 가지고 꽁해 있어! 앉어. 속은 괜찮냐?”
“어.”
“야! 밖에!”
“예! 대표님!”
서현준이 밖에 고함을 지르자 문이 열리고서는 비서가 들어왔다.
“가서 해장할 만한 것 좀 두 개 주문해서 가지고 오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괜히 밖에 싸돌아다니면 기자 새끼들이 또 난리를 친다니까.”
“정말 미안하다.”
“아! 됐고. 기사 안 나가게 해뒀으니까 조용히 넘어가자. 나중에 봐서 기부 좀 하고 자원봉사 좀 한 뒤에 챔피언 먹으면 다들 그딴 거 신경도 안 써.”
“사과 기자 회견은 안 해도 될까?”
“사과 같은 소리 하네. 야! 사과 그딴 거 하면 오히려 더 물어뜯는 거야. 정치인들 봐봐! 뻔뻔하게 나가야지 내 책임이네 하면 오히려 더 죽일 놈으로 여기는 법이야. 그러니까 뭐 사과 같은 그딴 소리 하지 마라.”
“어! 그래.”
자신을 혼낼 것이라 생각했던 서현준이 오히려 두둔을 해 주자 불안했던 철호는 안심이 되었다.
“혼자 가서 마셨냐?”
“어. 기분이 조금 그래서.”
“하! 나를 부르지 그랬어. 뭔 궁상이라고 혼자 가서 마셔. 다음에는 불러. 아니면 내가 부를 테니까.”
“어. 그래.”
“일단 법무팀장하고 이야기해 봤는데. 채혈이 되어 버려서 어쩔 수 없다니까 벌금 나오면 그냥 내기로 하고 인사 사고는 상대방 책임으로 진행을 하자고.”
“그래. 아버지가.”
“야! 철호야. 너 애도 아니고 성인인데. 언제까지 아버지냐. 아버지 법무법인 대표이신 건 알고 있지만. 니 사건을 아버지께서 맡으시면 아버지 얼굴은 또 어떻게 되겠냐? 안 그래?”
“어. 그렇지.”
“그래. 아버지 아래의 변호사가 맡아서 하긴 하겠지만 오히려 구설수에 오를 수가 있어. 우리 쪽에서 변호사 선임해서 진행을 하자고.”
자신을 위해 신경을 써 주는 서현준에 철호도 매우 고마움을 느꼈다.
“대신 챔피언 돼야 한다. 소송 비용도 니가 받을 돈에서 차감할 거야.”
“그래. 그렇게 해야지.”
서현준의 말에 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까지 현준과 감정이 꽤나 상해 있었던 철호였지만 이렇게 신경을 써 주는 서현준에게 서운함을 내비칠 수는 없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야. 아! 그러고 보니까 너 회사하고 계약 기간 언제까지였지?”
“어? 계약 기간?”
“어! 그래. 슬슬 계약 종료될 때 안 되었나?”
“한 2년 정도 남았지.”
“아! 그래? 얼마 안 남았네. 연장할 거지?”
서현준의 말에 철호는 차마 못 하겠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변호사 선임비까지 꽤 들어갈 터였다.
더욱이 광고 모델 해약까지 하게 된다면 위약금도 상당히 나올 수 있었다.
그나마 연예인은 아니었으니 다행이었지만 운동선수도 이런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은 당장은 나가면 안 될 것 같고 조금 쉬어 간다고 생각을 하자. 챔피언 도전도 조금 그러니까. 일단은 조금 돌아간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내가 조만간 경기 한번 잡아 보도록 할 테니까.”
“그래. 몸 준비해 볼게.”
“그래라. 그냥 액땜했다고 생각을 해. 며칠 뒤에 계약 연장하게.”
“그래. 알았어.”
아무래도 그 전처럼 좋은 조건으로는 계약을 맺기 어려울 터였다.
이대로 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면 베스트 프랜드에서 떠날 생각이었던 철호였다.
하지만 이번 일로 장기 계약이 되어 서현준으로부터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게 되었다.
당연히 계약을 파기하려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했고 몇몇 독소 조항도 삽입이 되었다.
계약 서류를 자세히 살펴봐야 했었지만 과거에 현준과 맺었던 계약도 철호는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다.
현준이 알아서 배려를 했었던 것이다.
사무실에서 철호에게 콩나물국밥을 먹여 보내고 난 뒤에 서현준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현준처럼 선의에 의해 철호를 대할 생각이 없었다.
최대한 철호를 통해 빼먹을 수 있을 때 빼먹을 생각이었다.
“공민지도 좀 더 굴려야겠는데.”
사생아 따위와 자신이 동급이라고 절대 인정을 할 수 없었다.
이대로 쫓아내는 것보다는 쥐어짜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을 하는 서현준이었다.
물론 현준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 모르기에 너무 티 나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 * *
철호의 음주 운전 기사를 막으려고 했지만 전부 막기란 어려웠다.
그나마 격투기 선수 P모씨로 해서 본명이 나가지 않도록 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P모씨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조사하는 등 철호의 음주 운전이 수면 위에 올라오는 건 금방이었다.
그런 가운데 공민지는 방송 촬영 도중에 지인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언니. 그거 들었어요?-
-뭔데? 나 지금 촬영 중이라 바뻐. 빨리 이야기해.-
-박철호 선수 음주 운전으로 교통사고 났대요.-
철호가 음주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다는 말에 공민지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곧장 지인에게 답장도 못 하고서는 철호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어제도 연락을 했지만 받지 않던 철호였다.
자신을 부담스러워하는 듯이 피하는 철호였다.
그렇게 통화 연결음이 들렸지만 철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혹시나 크게 다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공민지는 현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에 현준이 전화를 받았다.
-아이구! 이게 누구신가. 우리 대 여배우님 아니십니까.-
현준과는 꽤나 친한 사이였으니 꽤 스스럼없는 농담을 나누기도 했지만 공민지는 지금의 현준이 현준이 아닌 서현준임을 알아차렸다.
서현준이 자신을 그다지 내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철호의 안부가 더 중요했다.
“철호 사고 났다면서.”
-어떤 놈이 그런 말을 해? 하! 벌써 소문이 그렇게 퍼져나갔나?-
“철호 몸은? 많이 다쳤어?”
-이봐요. 공민지 씨. 남 일 신경 쓰지 마시고 자기 일이나 열심히 해요. 괜히 들쑤시지 말고.-
공민지는 호의적이지 않은 서현준에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에게 전혀 협조적이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매달려 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공민지는 곧장 전화를 끊고서는 강구역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지 아니면 뭐 못 알아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웃기고 있네!”
곧장 강구역이 전화를 받자 공민지는 철호에 대해서 물었다.
“야! 강구역! 철호 어때?”
-아이고! 누님! 귀 아파라. 철호 형님이요? 그 말 하지 말라고 했는데!-
“뒤질래! 빨리 말 안 해!”
-아! 그게. 누님. 재수가 엄청 없어가지고!-
“뭐? 설마 철호 크게 다친 거야?”
공민지는 철호가 무척이나 심하게 다친 것은 아닌가 싶어서는 몸에 힘이 풀렸다.
-아니요. 다치진 않고. 하! 비밀로 하라고 했는데. 누님. 제가 말을 했다는 말 절대 하시면 안 되고요.-
“야! 이 새끼야! 빨리 안 말해!”
-하! 상대편이 술 처마셔가지고 철호 형님 차를 그냥 받아 버렸다니까요. 뭐 크게 다친 건 아니고. 하필이면 철호 형님도 한잔하시는 바람에 경찰에 걸려가지고 그렇게 되었어요.-
“다…… 다친 건 아니고?”
-대표님하고 아까 면담하는 것 같던데요. 팔다리 다 멀쩡한가 보더라구요. 뭐 머리를 좀 다쳤나? 요즘 막 사고치고 다니긴 하는 것 같은데…….-
“하! 강구역 너 주둥이 조심 안 할래.”
-죄송합니다. 누님.-
“그러니까 몸을 다치진 않았다고? 정말이야? 확실해?”
-예.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구만유!-
공민지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철호가 무사하기만 하다면 되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철호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촬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촬영장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자신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녀도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감독님. 빨리 촬영하죠!”
“예! 자! 다들 준비해!”
최대한 빨리 촬영을 마치고 철호에게 찾아가려는 그녀였다.
물론 최근 들어 자신을 피하는 철호 때문에 만나고자 해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왜?’
철호가 자신을 피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녀였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철호를 찾아갔지만 공민지는 철호를 볼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공민지를 피하고 있는 철호였다.
하지만 철호를 만나지 못했던 공민지는 뜻밖의 사람과 철호의 집 앞에서 만나게 되었다.
“세영?”
“공민지?”
철호의 집 앞에는 세영이 무척이나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니가 왜?”
세영의 남편인 오진호가 교통사고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임을 공민지도 알고 있었다.
현준이 오진호의 반쪽이 아님을 확인하고 난 뒤에 정신이 반쯤 나가 있다시피 한 그녀였다.
그러다가 혹시나 철호가 오진호의 영혼의 반쪽이지 않을까 싶어서 철호의 집을 찾아온 것이다.
“나…… 부탁 좀 할 게 있어.”
“뭐! 무슨 부탁?”
“제발! 부탁 좀 들어줘.”
공민지일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세영은 무척이나 절박했다.
그렇게 공민지는 세영과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지만 심상치 않은 그녀의 모습에 오진호의 병실로 가서는 오진호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역시나 오진호는 깨어나지 않았고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리려는 세영의 모습에 그녀는 자초지종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