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36
236화
236.
꽤나 상쾌한 기분으로 업무를 보고 있던 현준은 비서에게서 손님이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누구라구요?”
“장은주 씨라고 합니다. 대학 후배라고 하는데요.”
장은주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말에 현준은 딱히 그녀를 거부할 이유도 없고 일이 무척이나 바쁜 것도 없었기에 들어오라고 했다.
본래라면 서현준과 결혼을 할 운명을 가졌던 그녀였고 대학교에서 후배로 친하게 지내기도 했다.
전 대통령 선거와 미래교와의 연관 때문에 피치 못할 거리 두기를 해야 했던 사이였지만 그녀와의 사이에서 별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현준의 대표이사실로 들어서는 장은주에 현준은 반가운 듯이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어쩐 일이야?”
“근처 들렀다가 오빠 생각나서요.”
장은주는 대학 때처럼 현준과 자신의 커피를 사서는 들어섰다.
“달달한 거.”
“앉어.”
소파에 다소곳이 앉는 장은주에 현준은 장은주가 준 달달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미소를 지었다.
“안색 좋아 보이네.”
“오빠도요.”
“그동안 뭐 하고 지냈어?”
“뭐 대학원 공부도 하고 그랬죠.”
“남자친구는?”
“왜요? 남자친구 생겼으면 싶어요? 언제는 저보고 자기 마누라라고 하더니.”
톡 쏘아붙이는 장은주에 현준은 조금은 미안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아니었다면 장은주는 서현준과 결혼을 해서 살았을 터였다.
물론 그 결혼 생활이 행복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준에 의해 장은주의 운명도 바뀐 것이다.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러는 거지.”
“그런 말 할 거라면 좋은 사람 소개나 해 주고 그런 말을 해요.”
“하하! 그러네.”
서로의 근황 이야기를 하며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물론 현준의 말과 행동에 장은주는 현준이 더 이상 자신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가슴 아픈 결론에 도달해 갔다.
“오빠는 만나는 사람 없어요?”
장은주는 윤미래가 떠올랐다.
다른 여자들에게는 보여 주지 않았던 환한 미소를 유일하게 윤미래에게만 보여 주던 현준이었다.
“언젠가는 생기겠지.”
따로 만나는 사람은 없다는 현준의 말에 장은주는 그 말이 거짓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 또한 아니라는 것에 서글퍼졌다.
“아버님은 잘 지내시고?”
“예. 오빠 궁금……. 오빠?”
장은주는 현준의 안색이 빠르게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척이나 밝았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단 몇 분도 되지 않아 현준은 마치 아파 보이기라도 하는 듯이 힘겨워했다.
“오빠 괜찮아요?”
“갑자기 조금 어지럽네. 으윽!”
현준은 마치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에 일어나려고 했지만 비틀거렸다.
“크윽! 뭘 탄 거야?”
“예?”
현준의 말에 윤미래는 현준이 마셨던 달달한 커피를 바라보았다.
현준의 말과는 달리 커피 전문점에서 그냥 사 온 커피였다.
그 안에 뭔가를 타거나 하진 않았다.
“으윽!”
쿵!
현준이 사무실 바닥에 쓰러지자 장은주는 깜짝 놀라서는 현준의 몸을 부축하며 현준을 불러대었다.
“오빠! 오빠! 현준 오빠! 괜찮아요? 오빠!”
흔들어 깨워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현준에 장은주는 안색이 창백해져서는 사무실 밖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현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오…… 오빠! 아니야. 나 아무것도…….”
자신에게 한 말인 줄 알고서는 장은주는 겁에 질린 채로 자신의 짓이 아니라고 말을 했다.
자신은 정말로 커피에 아무것도 타지 않은 것이다.
장은주의 팔을 꽉 쥔 채로 일어나는 현준에 그녀는 고통스러운 듯이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꺄아악! 오빠! 아파! 아파요! 오빠!”
“후우!”
현준 아니 서현준은 아파하는 장은주의 팔을 잡은 채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서는 자신이 깨어나기 직전 보았던 여자의 얼굴과 다른 얼굴임을 알아보았다.
“너 누구야?”
“오빠.”
“너 누구냐고?”
서현준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 장은주였다.
현준이 자신을 모를 수가 없는 것이다.
“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누구냐니? 그리고 오빠. 나 정말 아니야. 커피에 아무것도 안 탔어!”
“제길! 그X 어디에 있어?”
“어? 무슨 말이야? 팔 놔줘! 오빠!”
서현준은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장은주를 보며 그녀의 팔을 놔주었다.
겁을 먹은 듯이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장은주에 서현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자신의 사무실이었다.
“그 여자 만나고 내가 깨어나려던 것이 깨어날 수 없게 되었다.”
“어?”
“분명 못 깨어나는 상황이었어.”
“오빠? 왜 그래?”
“너 누구지?”
서현준이 정말로 자신을 못 알아보는 듯이 묻는 것에 장은주는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나 장은주잖아! 오빠 대학 후배! 아…… 아니. 오빠 미래 아내!”
“미래 아내? 장은주?”
서현준은 장은주의 말에 묘한 표정으로 장은주를 바라보았다.
일단 장은주는 자신의 기억 속에는 없었다.
“그놈이 너하고 결혼하자고 했냐?”
“그놈이라니? 대체 무슨 소리야?”
“내 몸 안에 기어들어 온 놈. 지금까지 내 몸을 차지하고 있던 빌어먹을 놈 말이야!”
“…….”
장은주는 여전히 영문 모를 말을 하는 서현준에 일단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현준의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고 서현준에게서 멀어지자 서현준은 조금 전 현준이 느꼈던 것처럼 정신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이대로라면 왠지 모르게 현준에게 신체의 통제권을 빼앗길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현준의 인격이 아직 완전히 잠들지 않은 상태였기에 다시 서현준에서 현준으로 바뀌려는 것이다.
서현준은 밖으로 나가려는 장은주를 향해 황급히 외쳤다.
“은주야! 도와줘!”
“…….”
간절하게 서현준이 도와달라고 외치자 장은주는 멈칫 행동을 멈추었다.
“도…… 도와줘. 은주야. 제발. 도와줘.”
서현준은 조금 전 현준처럼 사무실 바닥에 엎어진 채로 장은주에게 도와달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안색이 좋지 않은 서현준의 모습을 본 장은주는 고민 끝에 다시 서현준에게 다가왔다.
서현준은 장은주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다시금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은주와 같이 있으면 왠지 현준의 인격이 깨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빠. 괜찮아?”
“하아. 미안. 많이 놀랐지?”
“오빠. 지금 나한테 장난친 거야?”
“아. 하하. 미안해. 내 미래 와이프.”
서현준의 말에 장은주의 얼굴이 붉어졌다.
서현준이 고약한 장난을 친 것이라는 생각에 화가 났지만 서현준에게 화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대표님?”
“아! 별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고 나가.”
“아! 예! 알겠습니다.”
대표이사실의 문이 열리고 비서가 들어왔지만 이내 서현준의 괜찮다는 말에 나갔다.
서현준의 변화를 안 비서였다.
“후우!”
장은주에게는 장난이었다지만 서현준은 소파에 다시 앉아서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점점 의식이 또렷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의식이 점차 심연 아래로 잠들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자신의 의식이 신체를 장악할 때까지 기다리는 서현준이었다.
“오빠. 정말 괜찮아?”
“그래. 조금만. 조금만 옆에 있어 줄래?”
서현준은 장은주의 손을 꼬옥 잡은 채로 조금만 자신의 옆에 있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장은주는 얼굴을 붉히고서는 고개를 끄덕여 줬다.
‘미래의 아내? 그놈이 이 여자에게 그런 말을 했었던 건가? 그럼 진짜로 내가 이 여자하고 결혼을 하는 건가? 아니. 그놈은 그런 것을 대체 어떻게 아는 거지? 미치겠네. 남에게 이야기해 봐야 믿어 주지도 않을 일인데.’
서현준은 장은주를 빤히 바라보았다.
꽤나 곱게 자란 티가 나는 여자였다.
옷이 특별하게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것도 아니었다.
“너 아버지가 누구지?”
“오빠!”
“아! 미안. 미안. 내가 지금 정신이 좋지가 않아서.”
“하아! 야당 원내 대표인 장원문 의원이시잖아.”
“아! 장원문 의원님 딸이었어?”
장은주는 정말 몰랐다는 듯한 서현준의 표정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다.
마치 다른 사람인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서현준이었다.
서현준은 대권 후보로도 거론되는 장원문 의원의 딸이라는 것에 생각보다 장은주가 거물임을 알게 되었다.
현준과 연관된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지만 뭔가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서현준이었다.
그런 가운데 장은주 정도라면 자신의 앞날에 꽤나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더욱이 이 여자하고 있으면 그 여자와는 달리 내가 깨어난다.’
우연히라도 윤미래와 마주하게 된다면 조금 전처럼 자신은 잠들고 현준이 깨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절대 안 돼!’
서현준은 고개를 내젓고서는 장은주의 손을 꼬옥 잡았다.
“오빠.”
“어. 은주야. 기…… 기억난다. 기억나. 어! 지금. 어! 혹시 배 안 고파?”
“어? 배?”
“그래. 슬슬 점심시간이네. 밥 먹으러 갈래?”
“오빠 병원부터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아! 내가 지금 허기가 저셔 그런 것 같다. 우리 밥 먹으러 가자. 그리고. 아! 이거 옷이 더러워졌네. 오빠가 미안해서 옷 사 줄게.”
바닥을 뒹굴다 보니 장은주의 옷에도 먼지가 묻어 있는 것을 본 서현준은 장은주의 의사를 듣지도 않고 회사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든 장은주의 환심을 사고 그녀와 붙어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서현준은 장은주와 점심을 먹고 백화점에서 그녀에게 선물 공세를 퍼부었다.
“오빠. 나 괜찮아.”
“아니야! 아니야! 내가 정말 미안해서 그래. 미래의 와이프. 아니 아내나 마찬가지인데 이 정도 선물은 아무것도 아니지.”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남자친구 소개해 준다는 말까지 하던 현준이 갑자기 바뀌었다.
장은주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었다.
“아이고! 시간 늦었네. 저녁 먹을래?”
“저녁까지?”
“어. 아! 그냥 가자. 내가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 줄 테니까.”
서현준은 막무가내로 장은주를 끌고 가서는 저녁 식사까지 함께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면 장은주를 보내 줘야만 했지만 서현준은 장은주를 보내면 현준의 인격이 다시 깨어날 것이 두려웠다.
분명 현준도 알 것이었다.
그 이름도 모르는 여자가 함께 있을 때는 자신이 깨어나지 못했으니 앞으로 눈앞의 장은주와는 절대 만나지 않고 그 여자와만 붙어 있을 것이 확실했다.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절대!’
차라리 장은주와 결혼을 해서 함께 사는 것을 선택할 서현준이었다.
그렇게 서현준으로서는 장은주를 처음 봤지만 당장에라도 프러포즈를 할 기세였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중 서현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서현준은 번호가 입력되어 있지 않은 전화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 온 거 아니에요?”
“아! 모르는 전화야.”
“회사일 수도 있지 않나요?”
회사일 수 있지 않느냐는 장은주의 말에 서현준은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현준 씨. 언제 들어와요?-
윤미래였다.
저녁을 함께 집에서 먹기로 한 현준이 오질 않자 전화를 건 것이다.
“당신 누구야?”
윤미래는 현준의 다른 인격이 깨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전화 잘못 걸었나 봐요.-
“너! 그 여자지? 너 어디야?”
서현준은 윤미래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는 생각이 들어서는 자신을 잠재운 여자라고 확신을 했다.
하지만 이내 전화가 끊겼다.
서현준은 통화가 끊어진 스마트폰의 화면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서현준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은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