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43
243화
243.
현준은 다음 날 세영의 병실을 찾았다.
첫째 형인 서영수의 말처럼 서대영 회장도 이연수 여사도 현준을 자기 아들로 확신하고 있었다.
서현준의 인격이 완전히 사라지길 바라고 있는 그들이었다.
결국 그들에게서도 과거의 일이 어떠했는지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진실을 알고 있는 세영에게로 찾아가야 했다.
현준이 찾아오자 세영은 매우 당황해하며 현준의 현재 인격이 어떠한지를 연신 알아보기 위해 눈치를 보았다.
“서현준?”
“몸은 어때?”
“어. 많이 좋아졌어.”
“아기는?”
“무사하대. 잘 크고 있어.”
“다행이네. 아기 생각해서 뭐라도 잘 챙겨 먹어.”
자신에게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이었지만 배 속의 아기에 대한 이야기에는 순간 따뜻한 눈빛을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세영은 그런 현준의 모습에서 과거의 인격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왜? 아쉬워?”
“뭐?”
“네가 원한 인격이 아니어서 아쉬운 거야.”
“…….”
부정의 대답을 하지는 않는 세영에 현준은 피식 웃고서는 가지고 온 과일 바구니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서는 세영에게 물었다.
“장우원.”
“뭐?”
“알고 있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네가 가지고 있던 증거들 내가 가져갔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내가 서현준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어떻게 짐작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
현준의 말에 세영은 역시나 자신의 비밀 장소에 있던 것들을 가지고 간 것이 현준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상관없어졌지만 현준의 약점으로 쓸 수 있었을 증거였다.
물론 현준과 자신은 결혼을 할 것이었기에 그걸 공개할 생각은 없었다.
속상할 때 겁만 주려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것이었지만 어린 나이의 생각이 짧았을 때는 그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서현준의 원한을 산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뭐가 뭔지 너무나도 혼란스럽기만 했다.
“어떻게 된 일이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과거의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졌어.”
“기억을 못 하는 거야?”
“그래. 이 몸 안에 들어가 있는 놈이 왠지 서현준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
현준은 자기 몸을 가리켰다.
어떤 장기가 이식되었는지는 들을 수도 없었다.
지금 심연 속에 잠들어 있는 서현준의 인격이 본래의 서현준의 인격도 아닐 수 있는 상황이었다.
“너…… 너 대체 뭐야?”
“내가 누구냐고?”
세영은 두려운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괴물을 보는 듯한 세영의 눈빛에 현준은 당장에라도 무참한 복수를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솟구쳤다.
“그…… 그만.”
일그러져서는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세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덧 현준도 모르게 두 손으로 세영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다.
“우…… 우리 아기는 제발. 제발.”
“…….”
우리 아기라는 말에 현준의 머릿속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던 분노가 차갑게 식었다.
병원 이불로 들추어진 세영의 복부가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순간 세영으로부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콜록! 콜록!”
“빌어먹을.”
현준은 기침을 하는 세영의 모습을 보고서는 병실을 나가려고 했다.
그냥 장우원에 대해서 물어보려던 것이었는데 순간 분노가 이성을 집어삼키면서 세영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현준이 병실을 나가려는 순간 세영이 외쳤다.
“넌 장우원을 구하려고 했어.”
“뭐?”
“하지만 장우원은 너를 죽이려고 했지.”
“왜?”
“장우원은 너를 원수로 여기고 있었으니까.”
현준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냐는 듯이 세영을 바라보았다.
“오진호를 깨워 줘. 그러면 나도 진실을 이야기해 줄 테니까.”
“말해. 말하지 않으면 오진호는 깨어나지 않을 거다. 깨어나더라도 너를 영원히 증오할 수도 있다.”
현준의 말에 세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부탁을 해야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었다.
“후후! 그건 네 몸 안에 장우원의 쌍둥이 동생이 들어가 있으니까.”
“장우원의 동생?”
“장우성. 그 아이의 장기를 네 몸에 이식했어.”
현준은 세영의 말에 서영수가 했던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왜 아무도 현준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사고였어. 네가 죽을 뻔했던. 그리고 너하고 같이 죽을 뻔했던 아니 죽은 사람이 하나 있었어.”
“그게 장우원인가? 아니 장우성인가?”
“그래. 장우원의 쌍둥이 동생인 장우성이야. 장우원이 물에 빠져 의식 불명이 되기 전에 있었던 사고. 그 사고로 장우원은 너를 원망하게 되지. 그 사고에 장우성과 네가 휘말렸었어. 그 사고로 그 아이는 이미 가망이 없었던 상태였고 너는 살기 위해 장기 이식을 해야만 하는 상태가 되었어.”
“그렇게 장우성의 장기를 이식한 건가?”
“그래. 운 좋게도 부작용이 없었다고 했던 걸로 알아. 아니 부작용이 있었지.”
“인격의 변화인가?”
“몰라. 하지만 지금의 너를 보니까 그런 것 같네.”
갈비찜을 좋아했던 장우성과 갈비찜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다던 서현준의 변화를 서대영 회장의 가족들은 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그걸 그 누구도 내색하지 못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장우원은 동생이 죽은 것이 서현준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겠군.”
“그랬을 거야. 그 이후에 너를 꽤나 괴롭혔거든. 그런데 너는 그런 장우원의 괴롭힘을 다 받아들였지. 이해할 수 없게도. 장우원은 별것도 없었거든. 그에 반해 너는 재벌가 막내아들이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장우원을 가만두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너는 장우원을 두둔했어.”
“장기 이식으로 인한 성격의 변화로 서현준이 장우성이 된 건가? 형을 괴롭힐 수는 없으니까.”
“몰라. 아무튼 그러다가 사고가 났어. 더는 참지 못했는지 네가 장우원을 밀었어. 강에다가. 그 증거를 내가 가지고 있었고.”
강에 빠져서 장우원은 식물인간의 상태가 되었다.
결국 서현준이 장우원을 강으로 민 것은 사실이었던 듯했다.
“장우원이 아니라 장우성이었던 거로군.”
현준은 서현준의 인격이 장우성이라 결론을 내렸다.
물론 완전한 인격은 아닌 변화된 인격일 터였다.
하지만 그때 세영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장우성은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할 만큼 심성이 착한 애야.”
“뭐?”
“장우성은 나도 잘 알고 있어. 걔는 너무 착해 빠진 애야. 아마 너 사고 날 때도 장우성이 너를 구해주려고 했었을걸. 아무튼 그 때문인지 장우원이 물에 빠지자 너는 장우원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어. 그리고 그때 너도 죽다 살아났지.”
장우원을 구하고 겨우 살아났다는 서현준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세영이었다.
“그리고 그때 이후 너의 성격은 변했어.”
“성격이 변했다고?”
“그래. 마치 장우원처럼 난폭해졌어. 일진처럼 다른 애들을 괴롭히는 서현준이 된 거야.”
장우성은 개미 하나 죽이지 못할 만큼 착한 아이였다고 한다.
그에 반해 장우원은 난폭한 성격이었다고 하며 서현준이 죽다 살아난 뒤에 난폭한 성격으로 변했다고 했다.
서대영 회장과 가족들은 또다시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것으로 인해 성격이 변한 것으로 여겼던 듯했다.
현준은 세영의 말에 뭔가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서현준의 인격은 세영이 말을 한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할 만큼 착한 심성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넌 대체 뭐냐?’
현준은 서현준의 인격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어졌다.
* * *
현준은 세영의 말을 듣고 장우원의 병실을 찾았다.
최근 들어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장우원의 병실을 찾았었고 병원비는 자신이 해결해 주고 있었다.
물론 서현준에게 장기를 이식해 주고 죽은 장우성 때문에 서대영 회장으로부터 상당히 많은 돈을 받은 장우원의 부모였다.
병원비도 서대영 회장이 계속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고 한다.
장우원이 물에 빠졌을 때 서현준이 목숨을 걸고 구하려고 했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부모도 서현준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현준의 몸 안에 자기 아들이 들어가 있다고 자식처럼 여기고 있기도 했다.
오진호처럼 당장에라도 잠에서 깰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장우원이었다.
의식 불명인지 꽤나 오래되었음에도 상태가 좋은 것은 그만큼 관리가 잘 되고 있기 때문일 터였다.
현준은 기억을 더듬어 자신이 장우원의 몸을 건드렸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한참을 장우원의 얼굴을 바라보던 현준은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렸다.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서현준의 인격이라는 것이 본래의 서현준의 인격이 아닌 장우성이거나 장우원일 수도 있었다.
만에 하나 장우원이라면 이대로 그의 몸을 건들면 서현준의 몸 안의 인격이 사라지고 장우원이 깨어날지도 몰랐다.
꽤나 난폭한 장우원이라고 하지만 서현준에게는 통하지 않을 난폭함이었다.
물론 장우원이 아닌 장우성의 인격이라면 장우원은 깨지 않을지도 몰랐다.
‘쌍둥이였다니 장우원이 아닌 장우성으로 깨어날지도 모르지.’
그렇게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지만 현준은 그럴 수 없었다.
‘오진호를 깨워야 해.’
장우원이든 장우성이든 깨우게 된다면 현준은 서현준의 몸 안에 그대로 남아 버리게 될 터였다.
상대를 깨울 때 자신의 인격이 아닌 다른 인격인 상태로 깨워야 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즉, 오진호를 깨울 때는 서현준의 인격인 상태로 접촉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현준의 인격인 상태로 오진호의 몸을 접촉했었을 때 아무런 변화도 없었기에 서현준의 인격인 상태로 접촉을 해야 했다.
그런데 현재의 서현준의 인격이 사라져 버린다면 계속 현준으로만 남게 되기에 오진호를 깨우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현준은 서현준의 인격을 꺼내려는 시도를 할 수 없었다.
‘서현준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오진호의 몸에 손을 대서 내 인격을 몸에서 쫓아내 버릴 거다.’
그렇게 자신의 영혼이 오진호를 깨우고 난다면 윤미래가 있든 없든 아무런 상관도 없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장우원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꽤나 가혹한 일이었지만 현준이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다만 세영이에게 절망을 안겨 줄 수 있기는 하겠군.”
장우원을 깨운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오진호를 깨울 수 없다는 의미로도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세영으로서는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다.
희망이 가장 커질 때 절망 또한 가장 커지는 법이었다.
‘문제는 정말 장우원인지 장우성인지 아니면 서현준인지 정확하진 않다는 거다.’
현준은 장우원이 물에 빠졌을 때 서현준이 장우원을 구하면서 장우원의 영혼이 서현준의 몸 안에 들어간 것으로 예상을 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서현준의 몸 안에서 깨어난 것이다.
그렇게 현준이 술에 취하거나 과로를 해도 윤미래와 함께 있을 때는 현준의 인격 그대로였다.
서현준의 인격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이연수 여사도 더 이상 갈비찜을 하지 않았다.
완전히 제 아들로 되돌아왔다고 믿는 것이다.
그 덕분에 윤미래는 호성가에서 완전한 며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윤미래와의 동거는 현준에게 있어서도 안정감을 주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다 잊고 윤미래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몸 안의 다른 인격만 쫓아내 버린다면 불안한 상황도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