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49
249화
249.
서현준인 상태로 남으면 영원히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
물론 현재는 현준인 상태로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윤미래가 나온다면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문제는 그러면 오진호를 깨울 수가 없다.”
서현준의 상태로 잠들어 있는 오진호의 몸을 건드려야만 했다.
서현준의 몸을 온전히 차지하고 싶어 하는 서현준에게 이 비밀을 알려 주려던 현준이었다.
물론 세영이 아기를 낳고 난 뒤에 밝힐 생각이었지만 현준은 갇혀 있는 상황에서 서현준에게 메모를 통해 비밀을 알려 주었다.
서현준이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서대영 회장이나 서정대가 서현준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음대로 행동을 할 수는 없을 터였다.
현준은 서현준에게 자유를 얻고 싶다면 밖으로 나갔을 때 오진호를 만지라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서는 자신이 사라지고 났을 때 자신처럼 살아가라고 전했다.
그렇게만 한다면 성공한 사업가는 되지 못하겠지만 재벌 3세로 부족함 없이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충고를 한 것이다.
서현준으로 처음 바뀌고 며칠 뒤 현준으로 다시 돌아왔다.
현준은 자신의 충고대로 갈기갈기 찢겨 있는 메모지를 볼 수 있었다.
“펜도 자살을 하지 못하도록 붓펜으로 되어 있어서 꽤나 귀찮네.”
현준은 혹시나 서현준이 자신에게 전하는 메모가 있는지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물론 오진호를 건드려 현준의 인격을 소멸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쾌재를 부를 터였다.
다만 자신을 숨긴 채로 현준을 연기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고민 중일 터였다.
그렇게 현준은 다시 서현준에게 알려 줄 몇 가지 정보들을 적어 놓았다.
갇혀 있다는 무력감 때문인지 상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 때문인지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인격이 변했다.
아직 윤미래는 위험한 상황은 아닌지 구출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물론 윤미래를 가둔 자성과 김주성 사장은 현준이 사라지자 꽤 당황했다.
윤미래를 계속 가둬 둘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서대영 회장이 현준을 데리고 간 것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서대영 회장에게 직접 물어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복수를 포기하고 윤미래를 풀어 주든지 아니면 비밀을 막기 위해 윤미래를 처리하든지 해야 했다.
현준처럼 영원히 계속 가둬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나마 재판 때문에 결국에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좀 더 기다리기로 한 자성과 김주성이었다.
서대영 회장도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현준의 인격이 갇혀 있는 동안에 몇 번 바뀌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말로 표현을 할 수는 없지만 미묘한 변화를 CCTV로 확인한 것이다.
점점 불안정해지는 막내아들의 정신을 치료하기 위해서라지만 서대영 회장이라고 해서 마음이 편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흔들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여겼기에 어떻게든 서현준의 입에서 윤미래가 있는 장소를 듣겠다고 여겼다.
“협박범의 협박에 물러설 수 없다.”
“현준이 재판은 어떻게 할까요?”
“변호사 보내. 지금 그딴 재판 따위가 문제야!”
“알겠습니다.”
현준의 승부 조작은 대한민국 최고의 변호인단을 고용해 처리하고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도 현준이 나설 일은 없을 터였고 최대한 처벌을 받아 봐야 집행유예 이상은 나오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현준으로부터 또다시 메모지를 받은 서현준은 메모지를 다 읽어보고 난 뒤에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웃기지도 않은 일이었다.
“웃기는군. 내 모든 것을 전부 없애 버리고 도망을 가겠다고.”
서현준은 현준이 오진호의 몸으로 도망을 가겠다는 것에 웃음이 나왔다.
이미 이지 그룹이 자기 손에서 떠났음을 서현준은 예감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현준도 자기 말을 잘 따라준다면 자신이 가진 자산을 온전히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 물려준다는 자산은 프랜드 컴퍼니와 일부 자산들이었지만 승부 조작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을 분해해 버린 것이다.
서현준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감옥이나 다를 바 없는 곳에 갇혀 버리기까지 했으니 분통이 터지는 건 당연했다.
문제는 현준이 한 짓이 아니라 아버지인 서대영 회장이 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현준을 연기한다고 해도 끊임없이 의심받을 것이고 잘해야 호성 그룹의 많고 많은 임원 중 하나로 생을 마감하게 될 터였다.
그런 자신과는 달리 아중 그룹의 상속녀가 될 세영과 결혼한 오진호의 몸으로 도망친 현준은 숨겨 둔(?) 재산까지 독차지하며 잘 먹고 잘살게 될 것이 분명했다.
서현준은 현준이 이지 그룹과 프랜드 컴퍼니의 자산을 다른 곳에 숨겨 뒀을 것이라고 여겼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어. 그놈은 처음부터 내 모든 것을 빼앗아 가려고 했던 거야!”
승부 조작 사건은 서현준도 당한 것이었다.
“그래. 승부 조작 사건도 그놈이 유도했던 거야! 그래! 이제야 이해가 가네! 나를 감옥에 넣어서 평생 썩게 만들려고 했던 거였구나!”
서현준의 정신이 광기와 분노로 인해 점차 붕괴되어 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다 현준의 계획에 놀아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야! 문 열어! 문 열라고! 나 서현준이야! 서현준이라고! 이 새끼들아! 내가 여기서 나가면 네놈들 가만두지 않을 테다! 문 열란 말이다!”
한참을 난동을 부려 보아도 문은 절대 열리지 않았다.
“으아아아아!”
한참 동안 고함을 내지르며 방 안의 모든 것을 다 때려 부쉈다.
그렇게 가전제품이나 가구들이 전부 박살이 났다.
난동을 부리다가 지쳐 기절하듯이 쓰러진 서현준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방 안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가구나 가전제품들도 전부 새것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크크크크! 아주 고급스러운 감옥이구만.”
족히 수천만 원은 때려 부숴 놨을 터인데 전부 교체해 버린 것이다.
한 번씩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방 안의 물건들을 부수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였다.
물론 아무런 의미 없는 짓이며 그럴수록 서대영 회장은 더욱더 독하게 마음을 먹게 될 테니 오히려 좋지 않은 행동일 터였다.
현준의 충고처럼 풀려난 뒤에 서대영 회장이나 서정대의 눈치를 보며 현준을 연기하며 살아야 할지도 몰랐다.
아주 오랜 시간 현준의 몸 안에 갇혀 있던 서현준이었다.
이제 겨우 자유를 만끽했는데 이대로 다시 자유를 억압당해야 하는 것이다.
감옥에 비해 꽤 넓기는 했지만 갇혀서 밖으로는 나갈 수 없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서현준은 방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멍하게 앉아만 있었다.
그리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현준의 인격으로 되돌아왔다.
정신을 차린 현준은 이번에도 서현준으로부터 아무런 메모가 없는 것에 조금 더 시간을 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커피나 뽑아 먹으면서 책을 읽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 문이 열리고 이상필 과장이 들어왔다.
“도련님?”
“내가 마시는 커피로 바꿔 줬으면 싶은데요.”
“말씀해 주시면 바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내가 여기 갇힌 뒤로 며칠이 지난 건지 알려 줄 수 있습니까?”
“이십 일일째입니다.”
“미래 선배는 아직 풀려나지 않은 겁니까?”
“예.”
이상필 과장은 눈앞의 현준이 진짜 현준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대영 회장의 지시 없이 풀려나게 할 수는 없었다.
현준은 윤미래가 꽤 고통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현준을 설득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죄 없는 윤미래가 고통받는 것을 참기도 힘들었다.
“잠시 외부에 전화 통화 하나 해도 될까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는데.”
“죄송합니다.”
“회장님께 통화 하나 정도는 해도 되는지 물어봐 주세요. 통화를 옆에서 듣고 있어도 되니까.”
현준은 자신의 바로 옆에서 통화를 들어도 된다는 말을 하며 서대영 회장에게 한번 물어나 봐 달라고 부탁했다.
머뭇거리는 이상필 과장에 현준은 한 마디를 더했다.
“아버지께서 저와 상의도 안 하고 이런 것에 대해서 나중에 원망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통화 한 번만 하게 해주세요.”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윤미래를 일단 구출하고 난 뒤에 서현준을 설득해 보려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설득이 되고 난 뒤에 오진호를 깨우려는 것이다.
‘이제 슬슬 출산을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아기를 낳아도 그 아기가 오진호의 아기인지를 확실하게 확인해야 했다.
전생의 세영과 지금의 세영이 같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전생에서의 배신감으로 인해 여전히 세영을 완전히 믿지는 못했다.
그렇게 서대영 회장의 허락을 받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게 된 현준은 CIA의 베넌에게 한 통의 전화를 했다.
별것 없는 대화였다.
회사를 양도한다는 통화였고 누가 봐도 업무 처리를 위한 통화였다.
하지만 베넌은 현준이 윤미래를 구조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임을 알아들었다.
이미 서대영 회장이 현준을 납치 감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윤미래는 구조되었으며 윤미래의 문제로 고심하던 자성과 김주성 사장은 들켰다고 생각해 좌불안석이 되었다.
결국 자성은 자신의 남은 재산을 처분해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김주성 사장도 자성과의 관계를 끊고 쥐 죽은 듯이 지내야만 했다.
그렇게 윤미래가 풀려났지만 현준은 서대영 회장에게 서현준을 완전히 소멸시키기 위해 잠시간 윤미래와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
막내아들의 몸 안에 있는 가짜 인격을 완전히 없앨 방법이 있다는 것에 서대영 회장도 살짝 기대감이 들었다.
윤미래와 함께 있는 것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결국에는 서현준의 인격을 없애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잠시만 시간을 달라는 현준의 부탁에 계속 현준은 갇혀 있어야 했고 계속 서현준에게 메모를 남겼다.
하지만 이미 현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서현준이었다.
서현준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준의 기억 일부를 알 수 있었다.
일부의 기억 공유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완전하지 않기에 현준이 자신을 없애려는 수작질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흐흐흐흐! 네놈만 빠져나가게 놔둘 수는 없지.”
처음부터 파국으로 끝날 일이었는지도 몰랐다.
서현준은 혼자만 당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봐 칼이나 위험한 흉기는 놔두지 않았지만 그런 것이 없더라도 자살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도구들이 있었다.
서현준은 딱딱한 물체로 목을 찔렀다.
CCTV를 지켜보고 있던 경호원들이 목에서 피를 뿜어내는 서현준을 보고서는 황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구급차 불러! 빨리! 구급차 부르라고!”
피가 흘러나오는 서현준의 몸을 손으로 막은 채로 구급차를 외치는 경호원들 사이에서 서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흐흐! 같이 죽자.”
서현준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점차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현준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 정말로 죽음이 임박해 희미해지는 의식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