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6
26화
26.
찾지 않았다.
마치 도플갱어처럼 본래의 자신을 찾아간다면 위화감이 들 것 같았다.
자신이 과거로 환생을 하면서 본래의 자신의 몸에 대한 궁금증이 없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미래가 달라지면서 본래의 자신의 몸은 과거와는 달리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 여겼다.
“지독한 운명인가.”
오진호.
현준이 전생에서 사용하던 이름이었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그냥 평범하게 살았다.
물론 나름 머리는 똑똑해서 한국대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당한 명문대에 들어가 적당한 직업을 가지고 운이 따라 준다면 적당한 여인과 만나 자식 낳고 살 운명이었다.
하지만 한 여인과 만났고 운명이 꼬여 버렸다.
물론 그 꼬여버린 운명이 본래의 운명이었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었다.
“미친놈. 지옥문을 또 열려고 하고 있네.”
현준은 세영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오진호를 보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세영의 정체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 분명 처음에는 몰랐다.
그녀가 굴지의 아중 그룹의 막내딸이라는 사실을.
그냥 예쁘고 성격 좋아 보이며 화려해 보이는 세영을 처음에는 동경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진 이를 시기 질투하거나 동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영이 오진호의 무엇을 보고 반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처음에는 죽고 못 살 것 같이 둘 다 가출을 하기까지 하며 아중 그룹의 김무연 회장의 뜻을 거슬렀다.
물론 첫 연애는 오래가지 못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었다.
그렇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둘은 격정적인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녀는 나를……. 아니 진호를 그렇게 배신했을까?”
이제는 물어볼 수 없는 질문이었다.
현준은 자신이 오진호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의아해졌다.
오진호를 찾지 않은 것은 자신이 가짜 오진호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한몫을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입맛이 썼다.
다시 전생의 실패를 되풀이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세상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것인가?”
오진호가 세영과 다시 결혼을 하게 되고 다시 배신을 당하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세영의 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오진호와 데이트를 즐기면서 현준에 대한 생각은 없어 보였다.
현준에게 있어서는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만 오진호의 입장에서는 위험했다.
현준은 둘 사이의 관계를 막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막으려고 들면 들수록 세영과 오진호는 더욱더 서로를 갈망하게 될지도 몰랐다.
전생에서의 현준과 세영이 그러했던 것처럼.
복수.
복수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인생을 세영이 그리고 아중 그룹이 망쳤고 자신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영혼을 죽인 그리고 결국에는 목숨까지도 앗아간 그들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오진호가 진짜 나인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상관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겠지. 복수는 예정대로 계속된다.”
현준은 복수를 중단할 생각은 없었다.
문득 현준은 생각했다.
아중 그룹이 없다면 아니 망가져 사라져 버린다면 현세의 오진호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될까 하는 가정이었다.
세영과의 결혼 승낙과 아중 그룹에서의 회사 생활이 오진호의 불행의 시작점이었다.
평범한 사람과 만나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현준은 몸을 돌렸다.
충격 때문이었을까.
오진호와 세영이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 현준은 다소 부주의했다.
돌아서는 현준을 오진호와 데이트 중이던 세영이 보게 되었다.
‘현준이?’
현준이 왜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는 세영이었다.
자신의 앞에서 여러 여자를 보란 듯이 데리고 다니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물론 고등학교 때까지는 현준에 대해서 그다지 좋게 생각하진 않았다.
아버지들끼리의 약속을 자신이 무조건 따를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멋있게 변해가는 현준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 것은 그녀의 잘못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반발심에서 오진호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현준의 질투를 유발하는 것에는 성공을 한 듯했다.
“뭐해? 세영아?”
“어? 어! 아니야!”
다정하기는 했지만 여자에 서툰 오진호였다.
적당히 가지고 놀다가 질리면 버릴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효과가 있나 보네.’
현준이 몰래 자신의 데이트 장면을 지켜본 것에 세영은 미소를 지었다.
“나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그…… 그럴까? 뭐 먹고 싶어?”
여느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세영과 오진호였다.
그리고 그런 둘을 본 또 다른 두 남녀가 있었다.
“응? 김세영이잖아.”
“그러네.”
길거리에서 우연히 세영과 오진호가 데이트를 즐기는 것을 목격한 남녀는 현준의 친구인 철호와 민지영이었다.
현준으로부터 민지영의 전화번호를 얻은 철호가 다시 사과를 하겠다며 연락한 것이고 민지영은 어찌 되었든 자신을 구해준 보답을 하고자 밥을 사겠다고 했다.
그렇게 만나서 밥을 먹으러 가는 와중에 세영을 발견한 것이다.
철호와 민지영 둘 다 세영의 동창이었으니 알아보는 것은 당연했다.
“쟤 뭐야? 남자친구 같지?”
“그런 것 같은데.”
“와! 김세영 너무하네.”
“뭐가?”
“아니! 현준이 약혼자 아니야?”
철호는 현준을 놔두고 웬 남자와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세영에 분개했다.
“아직 약혼 안 했어.”
“그게 그거지. 어차피 할 건데.”
현준과 세영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철호였다.
민지영은 그런 철호의 모습에 인상을 찡그렸다.
현준이 세영과 약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준이 철호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입을 다물기로 했다.
굳이 자신이 설명을 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철호는 현준을 놔두고 딴 남자와 만나고 있는 세영에 화가 났지만 세영에게 직접 따질 수는 없었기에 오진호를 노려보며 눈에 새겼다.
“너 쓸데없는 짓 하지 마. 현준이가 곤란해 할 수 있어.”
“뭔 쓸데없는 짓.”
“사람 패는 거.”
민지영의 말에 철호는 피식 웃었다.
“야! 내가 옛날의 내가 아니야. 링 위에서 외에는 사람 안 때려.”
“그럼 다행이고.”
“아무튼 가자. 밥 먹으러.”
“그래.”
철호와 함께 맛집으로 가는 민지영이었다.
민지영도 현준을 좋아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여자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는 민지영이었다.
그리고 그런 민지영의 옆에서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는 철호였다.
* * *
사업적으로 제법 잘 나가고 있는 현준이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사업이나 경호회사야 돈이 목적이 아닌 사업이었으니 뒤로 하고라도 뉴욕의 투자 회사인 이지 네버는 현준의 투자 지시에 따라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었다.
결국 여름 방학을 통해 현준은 다시 미국으로 가서는 몇몇 업무를 봐야 했다.
“회사 건물을 옮기고. 직원을 좀 더 뽑았으니 이지 네버의 확장은 이것으로 끝이다.”
아중 그룹을 무너트리기 위해 설립한 이지 네버였다.
그렇기에 적당히 성장을 시킬 뿐 세계적인 금융 투자 기업으로 성장을 시킬 이유가 없었다.
아중 그룹이 훗날 인수를 할 기업들의 지분을 확보하고 아중 그룹이 인수를 하려고 할 때 거부권만 행사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경쟁 기업에 매각을 해 버릴 생각이었다.
그로 인해 손해를 보더라도 상관없었으니 아중 그룹의 성장 동력은 확실하게 꺼지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이지 네버의 확장 문제를 처리하고 현준은 부족한 자본금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살폈다.
“700만 원대인데.”
개당 300만 원대까지 떨어질 비트코인이었다.
그리고 2년 뒤인 2021년 8,000만 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물론 8,000만 원에 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적당히 해도 20배 가까운 수익은 얻을 수 있었다.
“군대 갔다 오면 딱 적당하단 말이지.”
이런저런 일에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지 네버의 법인 계좌와 현준의 개인 계좌에 총 4,000억 원 정도가 남아있었다.
단순 계산으로도 보유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2년 뒤 8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걸로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었지만 다른 투자도 병행하고 있었으니 오직 아중 그룹의 파멸만을 원한다면 마냥 부족하지만은 않을 터였다.
그렇게 군대 가기 직전에 비트코인 투자를 할 계획이었다.
어차피 자신의 복수를 완성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렇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업무처리를 순식간에 처리해 버리고서는 한국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했다.
미국에 왔으니 즐길 거리가 많았기에 잠시 쉬다 갈 만도 했지만 현준은 그런 사치가 복수심마저 약화 시킨다고 여겼다.
그렇게 돌아가려는 순간 이지 네버의 매니저인 벤자민이 현준에게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과 만나 뵙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십니다.”
“저는 대표가 아니라 대행인입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스터 서만이 대표님과 연락을 하실 수 있으시기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반년 전에 현준을 처음 보았다.
그때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게 사무실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찾아온 현준은 놀라울 정도의 업무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들 그가 대표가 아니라고 알고 있어서 일부는 현준에게 반항을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준은 그런 일부 직원들을 가차 없이 잘라 버렸다.
벤자민은 현준의 나이와는 달리 무척이나 노련하고 과감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현준이 정말 대표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대표 못지않은 권력을 쥐고 있음은 알 수 있었다.
‘본 적 있다. 동양의 재벌.’
현준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그가 한국에서 오고 한국으로 출국을 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더욱이 이지 네버가 투자를 하는 주요 지역이 한국이었다.
미국의 기업에도 투자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한국의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벤자민은 한국에 관심을 보여서 나름 조사를 해 보았다.
그리고서는 현준이 한국의 대기업의 총수 가문의 일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만일 현준이 한국의 대기업이라는 재벌가의 일원이라면 이지 네버의 진짜 주인은 재벌 총수일 터였다.
그리고 총수의 아들일지도 모를 현준이 이지 네버를 마음대로 다루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벤자민이 직접 자신의 회사의 주인일지 모를 재벌 총수에게 연락을 하지 못하는 이상 현준에게 대신 보고를 해야만 했다.
“뭡니까?”
“대표님을 만나 뵙기를 원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투자자입니까?”
이지 네버는 투자 회사였다.
일반 투자가들의 투자도 받았지만 대부분의 투자금은 현준의 자산이었다.
돈 벌자고 만든 투자 회사가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투자 지시에 따라 이지 네버가 커지다 보니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 제법 돈 많은 투자자가 이지 네버의 대표를 만나보고 싶어 하는 듯했다.
“예. 제시카라는 분이십니다. 이지 네버에 이천만 달러를 투자하신 고객님이신데, 대표님이나 대표님의 대행인을 한 번 뵙고 난 뒤에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이천만 달러라면 200억이 조금 넘는 수준의 투자금이었다.
현준에게 있어서는 푼돈이었으니 굳이 만나야 할 이유도 없었다.
물론 추가 투자금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관심은 없었다.
“추가 투자를 하실 필요 없다고 하세요.”
“대표님!”
벤자민은 진짜 대표에게 연락을 하지도 않고 큰 손의 투자자를 내쳐 버리는 현준에 경악했다.
“그분의 총자산이 30억 달러에 달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3조 원이요?”
대충 환율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계산하기 좋게 1달러에 천원으로 계산을 하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3조 원의 자산가라는 투자자였지만 역시나 시큰둥하기만 했다.
어차피 귀찮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내 현준은 자신의 회사에 찾아온 여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이 이지 네버의 대표이신가요? 꽤나 젊으시네요.”
현준은 한 젊은 서양 여인이 제법 도발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