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8
28화
28.
미국의 파티 문화는 유럽의 귀족 문화에서 시작된다.
유럽 귀족들에게 있어서 파티란 매우 중요한 문화이자 필수적인 행위였다.
그렇게 유럽에서 시작된 미국 또한 파티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귀족들과는 상관없는 평민 출신의 미국인들도 홈 파티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제시카도 홈 파티를 열었지만 제시카가 제네스코의 유일 상속녀이다 보니 홈 파티에 참가를 하는 이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았다.
지역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연예인들과 각종 셀럽 등이 참가를 하는 것이다.
그런 자리에 참석을 하는 것이었으니 현준은 나름 준비를 하긴 해야 했다.
“전에 한 번 참석을 하긴 했었는데.”
전생에서 한 번 제시카의 홈 파티에 참석하기는 했었다.
물론 제시카의 홈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한 것이 문제였지만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제시카 덕분에 어색해지는 분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었다.
홈 파티라고 하지만 제법 규모가 크고 사람도 많이 모였기에 정식 파티나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홈 파티는 홈 파티여서 홈 파티 주최자의 성향에 따라 분위기나 드레스 코드가 정해진다.
수십조 원의 상속녀인 그녀였지만 본래 서민이었던 그녀의 취향대로 파티의 드레스 코드는 자연스러운 복장이었다.
물론 찢어진 청바지나 가슴이 드러난 복장 정도의 자연스러운 복장은 아니었다.
참석 인원들도 정재계 쪽의 인사도 상당했기에 복장은 다소 보수적이었다.
그렇게 깔끔한 세미 정장 차림으로 차려입은 현준은 제시카에게 줄 선물을 꼼꼼히 골랐다.
그녀의 취향 정도는 전생에서 미리 조사해 놨기에 어렵지 않았다.
미국에 오래 있을 계획이 아니었기에 차를 구입하지 않은 현준은 고급 외제 차를 렌트하고서는 초대장에 표시가 되어 있는 제시카의 저택으로 향했다.
“초대장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여기 있습니다.”
덩치 큰 흑인 가드의 요구에 따라 제시카에게서 받은 초대장을 건네주고서는 저택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미 파티는 진행되고 있는 듯이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리고 있었다.
동양인 남자는 현준뿐이었다.
꽤나 넓은 저택의 홀이었기에 제시카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주최자가 마지막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아직 나와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현준은 그렇게 위스키 잔 하나를 들고서는 홀을 돌아다니며 파티의 참석자들을 살펴보았다.
대부분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지만 일부는 아는 얼굴도 있었다.
‘다들 젊어져서 어색하긴 하네.’
일부의 사람들도 전생에서 현준과 인연을 맺게 되는 것은 적어도 10년 정도는 지나고 나서였다.
그러니 다들 10년 전의 젊은 얼굴들인 것이다.
더욱이 서양인들은 동양인들보다 나이에 따른 노화가 빠르게 보이고는 했다.
10년이라고는 하지만 동양인 기준으로 20년은 더 늙어 보이는 얼굴로 마주하게 되니 알고 있던 이들도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동양인 남자 하나가 홀을 천천히 돌아다니는 모습이 꽤나 눈에 띄는 건 당연했다.
여느 동양인들과는 달리 키도 크고 깔끔하게 생겼으며 몸도 좋았다.
얼굴도 웬만한 백인들보다 하얗고 잡티도 없었으니 다들 현준을 모델로 여기기도 했다.
“헬로.”
현준은 한 젊은 여인이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것을 보았다.
‘헬레나였나? 연예인이었던 걸로 아는데.’
한국의 연예인도 별로 관심이 없는 현준이었으니 미국의 연예인에 대해서 관심이 있을 리 없었다.
그래도 워낙에 유명한 연예인이다 보니 대충 이름과 얼굴은 알고 있었다.
물론 지금보다 몇 년 뒤에 있을 영화에서 대박이 나면서 더 유명해질 헬레나였다.
“어떻게 오신 거죠?”
“제시카 양의 사업 파트너입니다.”
“어머! 모델 아니셨나요?”
“모델이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델이나 연예인으로 생각했는데 사업 파트너라는 말에 놀라는 헬레나였다.
“영어가 꽤나 능숙하시네요. 미국인이신가요?”
동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었다.
미국 사회에서도 동양인이 이제는 꽤나 많았지만 주류 사회에서 동양인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음에도 미국인이냐고 묻는 이들이 백인뿐만 아니라 흑인들도 많았다.
당장 파티 구성원의 3분의 1은 흑인이었으니 동양인이 현준 하나뿐인 것은 동양인의 위치를 어느 정도는 대변하는 것이었다.
“아니요. 한국인입니다.”
“한국?”
“예.”
미국인도 아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왔다는 현준에 헬레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국인들은 생각보다 무식하다.’
물론 파티에 참석한 이들은 무식한 미국인들과는 달랐다.
상당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었으니 무식하다기보다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무관심하다는 것일 터였다.
“한국이라니. 중국하고 일본 사이에 있는 나라 말이군요. 설마 북쪽은 아니시겠지요?”
한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인지 한 백인 남자가 농담을 하는 것처럼 다가와 물었다.
“남쪽입니다.”
“하하하! 남한. 정말 좋은 곳이지요. 우리 미국의 동맹국 아닙니까.”
“예. 잊혀진 전쟁에서 함께 싸웠고 베트남전에서도 혈맹으로 함께 싸웠죠.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미국은 언제나 함께하는 친구입니다.”
미국인들은 미국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세계 최강국의 국민들이었으니 자부심이 안 생길 리가 없었다.
“그래요. 맞습니다. 함께 싸웠죠.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싸울 것이고요. 아! 제 이름은 월리엄이라고 합니다.”
“서현준이라고 합니다.”
“써현준?”
“예. 성이 서이고 이름은 현준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미스터 서.”
유창한 영어 실력 덕분인지 아니면 모델처럼 잘 생긴 외모 덕분인지 현준은 겉돌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런데 미스터 서는 제시카의 사업 파트너라고 하던데 어떤 사업 파트너인지 물어봐도 실례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지 네버라고 하는 투자 전문 업체의 총괄 이사입니다. 미국과 한국에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제시카 고객님께서 흥미를 보이셔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 이지 네버. 들어 봤습니다. 매우 공격적인 투자로 상당한 이득을 얻고 있는 헤지 펀드라고.”
미래를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꽤나 공격적으로 보일 터였지만 현준은 매우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었다.
크게 먹기보다는 적당히 먹고 빠지는 방식이었지만 그래도 일반 투자 회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만들고 있었다.
그 때문에 다들 이지 네버를 헤지 펀드로 여기고 있었다.
“그 이지 네버의 대표를 이제야 만나 뵙는군요.”
모델이 아니라 사업가라는 것에 또다시 흥미를 보이는 파티 참석자들이었다.
“저도 한번 미스터 서와 사업 투자를 해 보고 싶네요.”
“죄송하지만 대표님은 따로 계십니다. 그리고 제가 올해 말 군에 입대할 예정이라 사업을 이어가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머! 군대를요?”
현준이 군대에 갈 예정이라는 말에 다들 놀라는 분위기였다.
모병제인 미국이었기에 징병제 국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의무적으로 2년의 군 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올해 말 군대에 복무를 할 예정입니다.”
“대단하군요.”
군대를 존경하는 문화가 있는 미국이었다.
더욱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미국도 군대는 필수적이다시피 했다.
그렇게 현준이 군대에 복무할 예정이라는 것에 경계심을 보이던 파티 참석자들도 꽤나 호의적이었다.
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던 중 파티의 주최자인 제시카가 2층에서 계단으로 1층 홀로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현준뿐만 아니라 다른 파티의 참석자들도 제시카를 바라보았다.
다들 화려하지 않게 나름 수수하게 차려입고 있었지만 제시카는 달랐다.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 양 남들보다는 더 튀게 입고 있었다.
‘애처롭군. 애처로워.’
제시카의 심리는 알고 있었다.
가장 초라한 자신이 부끄러워 가장 돋보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다.
신데렐라는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의 돈이 목적인 참석자들이었다.
제시카가 홀을 가로지르는 것에 다들 눈인사를 하며 그녀에게 선택받고자 했다.
어느덧 현준은 홀의 가장자리로 자리를 옮겨 위스키 잔의 위스키를 홀짝였다.
“술맛은 좋네.”
주인공이 왔으니 다들 주인공에게 온 신경이 가는 건 당연했다.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주목이 동물원의 신기한 동물을 대하는 것과 같음을 현준도 알고 있었다.
대충 파티가 끝나기 전에 자신도 왔다고 눈인사나 해주고 떠날 생각이었다.
주요 투자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어떻게든 이사벨이 아니 제시카가 아중 그룹과 손을 잡지 않게 해야 하는데.’
전생에서 제시카를 만났을 때는 이사벨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무슨 이유로 이름을 바꿨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아중 그룹이 잘되는 꼴은 못 보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아중 그룹의 사업 방해를 위해서라도 제시카와 인연을 다시 맺으려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조금 멀찍이 떨어져 제시카를 보고 있을 때 눈에 익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
‘저 사람. 아! 루크라는 남자였나? 제시카의 남편.’
제시카의 재산을 전부 강탈하는 남자였다.
물론 아직은 결혼 전이었지만 몇 년 뒤에 결혼을 하게 될 것이었다.
남자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자와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마치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 남자 질 나빠서 어떻게든 떨어트려 놔야겠는데. 문제는 방법이 없단 말이지.’
제법 잘 생기고 매너도 좋은 남자라고 들었다.
물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속은 들여다볼 수 없다고 루크라는 남자의 속마음이 뭔지는 알 수 없었다.
더욱이 부부 사이의 관계는 부부 이외에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루크와 대화를 나누던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서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현준은 그런 둘을 빤히 바라보다가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불안감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것은 어려웠다.
파티가 계속되고 제시카와는 별다른 접점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을 때였다.
제시카의 주위로 루크라는 남자가 다가가서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천장에 달려 있는 커다란 샹들리에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제야 현준은 떠올릴 수 있었다.
‘남편과 만나게 된 이유!’
생명의 은인이라고 했다.
이해심도 많고 매너도 좋았으며 잘 생긴 데다가 생명의 은인이기까지 했으니 화려한 신데렐라였지만 실제로는 일반 평범한 여자였던 제시카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리 없었다.
현준은 어쩌면 이것이 우연이 아닌 의도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인상을 찡그렸다.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이 그리도 재미있더냐.’
현준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는 제시카와 루크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서는 루크의 뒤로 이동을 해서는 그의 바지 끝단을 살짝 밟았다.
지직!
살짝 밟았지만 작정을 하고 한 것이었기에 루크의 바짓단이 찢어졌다.
“이…… 이런 죄송합니다.”
“이게 무슨!”
“어머! 서현준 씨. 오셨네요.”
짜증을 내는 루크와 현준을 보고서는 반가워하는 제시카. 그리고 현준은 천장에서 들리는 소리에 황급히 제시카를 안아서는 샹들리에 아래에서 몸을 피했다.
두둑!
쿵!
천장의 샹들리에가 홀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