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3
3화
3.
눈앞에 복수의 대상이 서 있다.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줄로만 알았는데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뭘 그렇게 쳐다봐?”
“응? 어! 아니야.”
앳된 얼굴이었다.
교복을 입은 모습은 과거의 화려한 세영이 아닌 수수하고 풋풋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한때는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여인이었지만 지금은 가증스러운 복수의 대상이었다.
물론 환생을 하게 되어 복수를 해야 할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하지만 복수를 할 것이다.’
다시 세영과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일은 없었다.
이미 현준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물론 세영과 결혼을 할 평범남이 아닌 세영과 같은 재벌가의 재벌 3세였다.
“너 입원 했었다며. 몸은 괜찮아?”
“내가 몸이 어쨌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뭐?”
아직 아중 그룹과 호성 그룹은 경쟁 관계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은 협력 관계였다.
세영과 현준도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고 전생의 평범남이었던 현준이 세영과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현준이 결혼을 했을 가능성이 컸다.
같은 레벨의 현준과 세영이었기에 서로의 집도 찾아가며 어울리고 있었다.
그렇게 현준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서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순간 현준은 차갑디차가운 말투와 눈빛으로 세영을 바라보고서는 지나쳐 버렸다.
“쟤 뭐야?”
세영은 자신을 무시하는 듯이 지나가 버리는 현준에 아침부터 뭘 잘못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내 자리가 어디지?”
현준은 세영을 지나쳐 교실로 들어왔지만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어? 그…… 그게. 저…… 저기 창문 자리.”
“아! 그래? 고마워.”
“…….”
현준은 자신의 옆에 있던 안경을 쓴 반 친구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었고 자리를 알려주자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런 현준에 자리를 알려준 반 친구는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았다.
세화 고등학교가 명문 고등학교로 잘 사는 집안의 학생들이 많다지만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현준 정도면 재벌 3세였기에 잘 사는 축에서도 제일 높은 축이었다.
학교도 집단이었기에 학생들 사이의 계급이 나누어져 있었고 현준은 세화 고등학교에서도 일진과 비슷한 위치에 있었다.
학교의 선생님들조차 함부로 건들 수 없는 현준이었고 하니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도 다들 쉬쉬했다.
조금 전의 학생도 평소 현준에게 괴롭힘을 받던 학생이었기에 현준이 고맙다는 말을 한 것에 놀란 것이다.
그런 전후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는 현준이었기에 태연하게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전날 교과서를 확인한 현준이었다.
‘다시 학창시절로 되돌아가다니.’
1학기가 거의 끝나가는데 교과서는 마치 새 책처럼 깨끗했다.
‘어지간히 공부도 안 하는 놈이었나 보네.’
그룹을 이어받을 장남과 차남은 어릴 때부터 혹독한 교육을 받았지만 늦둥이로 태어난 현준은 다소 오냐오냐하며 컸다.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놀기 좋아하는 제멋대로인 현준이었지만 지금의 현준은 서민층의 평범남이라고는 하지만 꽤나 모범생 타입이었다.
경영 스타일도 꼼꼼하고 섬세했으니 아무리 다시 시작된 학창시절이라지만 허투루 할 생각이 없었다.
“자! 수업하자!”
선생님이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현준은 복수도 복수지만 일단 학생으로서의 본분은 지켜야 한다며 나름 열심히 수업을 받았다.
‘아! 그런 것이었구나.’
명문 사립고의 수업 수준은 꽤나 높았다.
일반계 고등학교 출신이었고 일반적인 수업을 받았던 현준은 명문 사립고의 뛰어난 교사의 수업에 자신이 어렵게 공부했던 내용들이 너무나도 쉽게 이해가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돈이 좋다더니 이래서 좋은 거였군.’
현준은 씁쓸해졌다.
무엇이나 오래되어 전부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수준 높은 수업을 받자 대부분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조금만 열심히 해 주면 제법 성적이 나올 듯싶었다.
‘그나저나 복수를 어떻게 하지?’
전생 때는 세영을 죽이겠다고 수십 번도 다짐을 하고 또 다짐했다.
지금도 자신을 속이고 자신의 인생을 망친 세영을 죽이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런 복수를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세영뿐만 아니라 자신을 종처럼 부린 아중 그룹의 재벌가에도 복수를 하고 싶었다.
전생에서였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지금은 현준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아중 그룹을 무너트려 주마. 그것이 너와 너의 집안에 대한 복수가 될 거다.’
현준은 그냥 죽이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복수가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자신이 괴로웠던 것만큼 고통스럽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시기적으로 과거로 돌아왔다. 미래의 일을 알고 있어. 더욱이 아중 그룹의 비밀 정보를 다 알고 있다. 더욱이 비리도.’
지금 당장 아중 그룹을 무너트릴 수는 없지만 천천히 몰락을 시킬 수 있는 정보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현준은 복수할 계획들을 세워가기로 하면서 나름 충실한 학창 시절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과거의 현준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주변의 사람들이 당황했다.
“현준이 쟤 뭐 잘못 먹었나?”
“병원 입원했다잖아. 듣기로는 기억 상실이 조금 있다고 하던데. 그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그런가? 하! 뭔가 적응이 안 되네. 저놈이 저러는 것이.”
“쉿! 듣겠다.”
어차피 다들 본래의 현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현준의 모습을 보기는 불가능할 터였다.
현준은 오전 수업을 착실하게 받고 점심 식사 후에 학교를 둘러보기로 했다.
딱히 말을 걸어오는 학생들도 없었고 어차피 성인의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었기에 어린 학생들과의 대화가 통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학교생활은 해야 했기에 학교를 둘러보려는 것이다.
그렇게 학교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중에 여자아이의 짧은 비명을 들었다.
“꺄아악! 이러지 마. 제발!”
“낄! 낄! 낄! 뭘 이러지 마.”
“그래. 우리가 뭐 한대? 키키키!”
현준은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남학생 셋이 여학생 하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런 명문 학교에도 저런 놈들이 다 있나?”
조금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지만 여느 학교나 불량 학생은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성인으로서 어린 학생들의 잘못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였다면 겁을 먹고 외면할 수도 있었지만 현준은 대기업의 임원이었던 중년의 사내였다.
“어이! 이봐! 학생!”
“응? 선생이야?”
“어? 현준인데.”
“뭐? 현준이?”
현준의 외침에 여학생을 희롱하던 남학생들은 화들짝 놀랐다가 자신들을 부른 이가 현준임을 알아보았다.
이내 남학생들은 미소를 지으며 현준에게 외쳤다.
“어! 현준아! 퇴원했네!”
“아! 미안하다! 너 퇴원한 줄도 모르고.”
“그러게 너 몸은 괜찮냐? 기억 상실이라는 말도 있던데.”
세 명의 불량 학생들은 현준과 아는 사이인 듯했다.
물론 지금의 현준은 그 불량 학생들이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니들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그 여학생 괴롭히지 마라.”
“뭐?”
“현준아.”
현준은 꽤나 불량스러워 보이는 학생과 전에는 어울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앞으로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불량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여학생의 팔을 잡아서는 끌어당겼다.
“어! 사…… 살려줘.”
“하아! 교실로 돌아가. 걱정하지 말고.”
“뭐?”
“교실로 들어가라고.”
“어!”
민지영은 불량 학생들의 우두머리인 현준이 자신을 구해주고 교실로 그냥 가라는 말에 무척이나 놀랐다.
오히려 현준이 나서서 자신을 괴롭힐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물론 현준이 불량스럽다는 것은 직접 당해본 것이 아니라 말로만 전해 들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민지영을 보낸 현준은 민지영만큼이나 황당해하는 불량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가만히 있는 애들 괴롭히지 말고 학교생활 열심히 해. 학창 생활 두 번 오는 거 아니다.”
어른으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충고를 하는 현준이었다.
“혀…… 현준아. 너 괜찮아?”
“그래. 아직 아픈 게 다 낫지 않은 모양이야.”
현준은 자신의 몸의 주인이 꽤나 개망나니였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착실하게 지낼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도 착실하게 학교생활 해.”
현준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야! 서현준!”
현준은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화가 잔뜩 나 있는 남학생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안절부절못해 하는 두 명의 학생들과는 달리 남학생 하나는 현준을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으로 보건대 현준과 대등한 관계로 보였다.
‘재벌가 자식인가?’
현준이라고 해서 모든 재벌가의 자식들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더욱이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들이니 아는 얼굴도 미쳐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었다.
“너 우리 모임에서 빠지겠다는 거냐?”
“뭔 어쭙잖은 모임인지는 모르겠지만 불량스러운 일을 하는 모임이면 당연히 빠져야지.”
“뭐? 불량? 이 새끼가!”
한 대 칠 것 같은 남학생에 현준은 말로는 안 통할 상대임을 알아차렸다.
“좋게 타이를 때 들어라. 괜히 귀찮게 하지 말고.”
“뭐? 귀찮게? 너 미쳤구나!”
“야! 철호야! 그만해!”
“이거 놔! 새끼야!”
말리는 두 남학생의 만류에도 철호라는 이름의 학생은 현준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철호의 이름과 누군가를 닮은 얼굴에 누군지 알아차렸다.
“아! 박철호.”
“하! 박철호오? 이제 기억났냐? 기억 상실이라더니. 그래. 내가 박철호다.”
“쓰레기 새끼.”
“…….”
현준의 말에 마치 시간이 멈춘 듯이 다들 몸이 굳어 버렸다.
그리고서는 철호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듯이 주먹을 쥐고서는 현준에게 휘둘러 왔다.
“이 새끼가! 보자! 보자 하니까!”
재벌 3세인 현준이었기에 웬만하면 건들지 않으려고 했지만 철호는 이번만큼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했다.
철호가 재벌가의 자식은 아니었지만 철호 또한 꽤나 힘 좋은 집안의 자식이었다.
그렇게 주먹을 휘둘러 오는 철호에 현준은 고작 어린 애들하고 드잡이질을 해야 한다는 것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철호가 미래에 어떤 놈이 될지를 알기에 지금 버릇을 고쳐 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호야. 너를 생각해서 형님이 따끔하게 혼 좀 낼게.”
현준은 철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서는 손바닥으로 뺨을 후려쳤다.
짝!
어린 시절의 막싸움은 기세가 센 쪽이 이긴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침착한 쪽이 유리해진다.
고등학생쯤 되면 성인과 다를 바 없는 체격이라지만 아직 여물지 않은 뼈와 근육이었다.
현준도 지금은 고등학생의 몸이었지만 정신은 성인이었기에 침착하게 주먹을 피하고서는 일방적으로 철호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싹수가 노랗기는 했구나.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앞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 철호야. 형님이 정말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악! 악! 이 새끼가! 너 죽여 버릴 테다!”
“어린놈이 왜 이리 험한 말을 하니. 좀 예쁜 말 좀 하자.”
현준은 침착하게 철호를 두들겨 팼다.
계속 두들겨 맞으니 철호도 별수 없었다.
“미…… 미안해! 현준아! 내가 잘못했어! 그만 때려! 현준아! 미안해!”
나름 동급이라 생각했던 철호는 현준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자 꼬리를 내리고서는 그만 때리라고 빌었다.
“앞으로 말썽 안 부리고 착하게 살 거지?”
“어? 어! 그래. 절대 안 개길게! 미안해.”
“아니 착하게 살라고. 담배도 피우지 말고. 그것도 하지 말고.”
“알았어! 안 할게! 안 할게! 절대 안 할게!”
현준은 국회의원 손주인 철호가 훗날 마약 유통을 하다가 언론에 크게 보도된다는 사실을 떠올리고서는 두들겨 팬 것이다.
워낙 크게 마약을 유통해서 전국적으로 엄청난 중독자를 양산한 사건이었다.
‘아무래도 불안한데. 학창 시절 동안에는 이놈 철저하게 관리해야겠어.’
자신의 복수와는 상관이 없었지만 성실하고 바른 사회인으로서 미래의 마약왕을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