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33
33화
33.
제네스코 그룹.
미국의 기업으로 부동산과 식품 영역의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도 주목을 받는 기업은 아니었지만 유일의 상속녀로 유명해졌다.
수십조 원의 재산을 외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젊은 여성 부자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그 유일한 상속녀인 제시카의 재산만 수십조 원이고 제네스코의 기업 자산 총액만 수백 조 원이었으니 웬만한 대한민국의 대기업 못지않은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제네스코의 이사회 회장의 직함을 가진 젊은 여인이 호성 그룹에 연락을 해 온 것이다.
무려 자신의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시카 알렌타. 나이는 현준이보다 한 살이 어린데. 이놈 대체 미국 가서 뭔 짓을 하고 있었던 거야?”
호성 그룹의 서대영 회장은 자기 아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제시카 알렌타라는 여인이 직접 한국으로 입국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제네스코 그룹의 정보 보고서를 살펴본 서대영 회장은 곧바로 현준을 호출했다.
생명의 은인이라는 보고는 받았지만 자초지종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서대영 회장의 호출을 받은 현준은 전혀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모습으로 서대영 회장의 서재로 들어왔다.
“부르셨어요. 아버지.”
“그래. 니가 미국에서 무슨 사고를 치고 다니는 건지 한번 들어나 보자.”
“사고는 무슨 사고에요. 그냥 미국은 클럽이 어떤가 싶어서 갔다가 본 여자 하나하고 친해졌는데 그게 미국 재벌 가문의 여자였던 거죠.”
“로또라도 맞은 거냐?”
“뭐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긴 한데. 그런데 제 취향은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호성 그룹만 한 미국 대기업의 유일 상속녀가 자신의 취향은 아니라는 막내아들의 말에 서대영 회장은 기가 찼다.
“그래. 생명의 은인은 뭐냐?”
“아. 파티 초대받아서 갔는데. 홈 파티요. 홈 파티.”
“홈 파티? 흐음! 뭐 미국 애들은 파티 많이 한다는 말은 들었다만. 그래. 그래서?”
“거기서 갑자기 천장의 전등이 떨어졌는데 그거 구해줬어요. 저는 괜찮다고 하는데 그걸 생명의 은인이라지 뭐예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현준에 서대영 회장은 자신의 서재 천장에 붙어 있는 조금 큰 전등을 바라보았다.
다치기야 하겠지만 저런 거로 죽을 리는 없었다.
물론 제시카의 저택 홀 천장의 전등은 다치는 것 정도로도 끝날 수 있었지만 죽을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았다.
“그런데 뭐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그 난리를 치는 거냐?”
“에이! 그게 왜 제 잘못입니까. 아버지 어머니 잘못이지!”
“뭐?”
“아니! 잘나게 태어나게 만드신 분이 책임지셔야지. 이렇게 태어난 제 잘못입니까!”
현준의 다소 뻔뻔한 대답에 서대영은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하! 그래! 그건 니 애비 애미 잘못이기는 하지! 하여간 우리 잘난 막내아들한테 반했다는 소리구나.”
아들 잘났다는 것을 싫어할 부모는 없는 법이었다.
회사 내에서는 호랑이같이 무서운 회장님이었지만 집 안에서도 무서울 이유는 없었다.
더욱이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막내아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제 취향은 아닙니다. 적당히 서울 구경이나 시켜 주고 보낼 생각입니다.”
“왜? 제네스코 그룹의 유일 상속녀여서 그 여자하고 결혼을 하면 미국 대기업이 네 것이 될 텐데.”
조금 아쉽기는 했다.
수백조 원의 대기업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더욱이 기업 운영에 대해서 잘 모르는 여자였으니 현준과 결혼을 하면 당연히 현준이 제네스코 그룹의 회장이 될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약혼녀가 될 세영이 걸리기는 했다.
‘뭐 약혼을 한 것도 아닌 상태인데.’
만곡동 재개발 사업으로 생긴 앙금이 완전히 가시진 않은 듯했다.
그렇게 세영의 문제가 있었지만 현준은 굳이 세영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서대영 회장의 잠시의 생각처럼 제시카와 더욱 친밀해진다면 세영과의 약혼은 파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터였다.
하지만 현준은 미국으로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럼 네가 알아서 해라.”
“알겠습니다.”
현준은 서대영 회장의 의심을 해결하고서는 자신의 어머니인 이연수 여사에게 끌려갔다.
또다시 잘난 아들 만든 제작자의 잘못이라 떠넘기는 현준이었다.
혹시나 외국인 며느리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던 이연수 여사는 현준이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에 안도와 함께 왠지 살짝 서운해졌다.
그녀도 제시카가 어떤 여자인지를 안 것이다.
세영과 결혼을 한다고 해서 아중이나 호성 그룹의 회장이 될 수는 없지만 제시카라는 여자하고 결혼한다면 미국의 재벌 기업의 회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조금이나마 아들이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서대영 회장과 이연수 여사를 달래고서는 한국에 입국한 제시카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 주기로 했다.
* * *
“뷰티풀!”
현준이 선물해 준 한복을 곱게 입은 제시카는 경복궁 구경을 하고 있었다.
연신 예쁘다며 즐거워하는 제시카였다.
“서울은 전통문화하고 현대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각종 관광지와 먹거리도 많지요.”
“먹거리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현준.”
제시카의 눈에는 사적인 감정이 가득했다.
현준은 그런 제시카의 눈빛을 힘겹게 외면하며 생각했다.
‘외국 바이어 모신다고 생각하자. 전생에서 자주 했었던 일이잖아.’
전생에서 외국 바이어들의 접대를 종종 했었던 현준이었다.
더욱이 제시카도 그 외국 바이어 중 한 명이었다.
그렇게 제시카가 좋아하는 취향 정도는 전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문인지 제시카는 더욱더 감동을 해야만 했다.
“어머! 어쩜 이렇게 맛있죠?”
“맛있으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제가 땅콩 알러지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아셨어요?”
“예? 아! 전에 땅콩 크림은 못 드신다고 했던 것 같아서요.”
“제가 그런 말을 했었나요? 현준은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사업하는 사람한테 기억력은 필수죠.”
“하긴 현준 한국에서 가장 명문대학교 학생이라고 하셨죠?”
“예. 한국대 다니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들었지만 머리도 똑똑하다는 것에 더욱 마음에 드는 제시카였다.
문제는 현준에게 생명의 은인으로서 대접을 해 주고 싶은데 받기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준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예.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하고 경호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멋지네요. 제가 투자를 해도 될까요?”
어떻게든 현준에게 도움이 될 것을 해 주고 싶은 제시카였다.
현준은 그런 제시카의 모습에서 자신에게 완전히 빠졌음을 느끼고서는 난감해졌다.
‘이거 곤란한데.’
외국 여자들은 이렇게 적극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시카의 경호원들과 현준의 경호원들이 그런 둘의 주변에서 함께 걷고 있었지만 제시카는 현준과의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목 안 마르세요? 제시카.”
“아! 조금 마르네요.”
목이 마른다는 제시카에 현준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때마침 눈에 띄는 커피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경호원들과 현준 그리고 금발의 서양녀가 함께 있다 보니 주변의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몰려들고 있었다.
아마도 유명한 외국 연예인인가 하는 생각을 한 듯했다.
당장 현준만 해도 꽤나 준수한 외모에 연예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렇게 카메라로 현준과 제시카의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으니 그것을 피할 목적으로라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현준 한국에서 엄청 유명한가 봐요.”
“예?”
제시카도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당연히 자신이 아닌 현준을 찍으려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아닙니다. 제시카 양께서 아름다워서 그런 것이겠죠.”
“어머! 호호호호! 감사해요.”
현준을 바라보는 제시카의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듯했다.
카페의 다른 테이블에 앉은 제시카의 경호원인 델은 현준의 경호원인 준호를 힐끔 보고서는 난처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이거 나중에 아가씨가 상처 입으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
델은 현준이 제시카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남자의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분명 제시카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그녀의 외모뿐만 아니라 재산까지도 마다할 남자 따위는 없을 터였다.
그런데 그런 모든 것을 마다하는 남자가 있는 것이다.
혹시 남자를 좋아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현준의 주변에 여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델이었다.
“커피 맛은 어떠세요?”
“커피 맛이요? 아! 좋네요.”
커피 맛이 좋은지 어떤지 제시카는 알 리 없었다.
‘맛이 어떤지 알게 뭐야.’
맛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즐긴 사람이 중요한 법이었다.
“카페루리아. 한국 내에서는 제법 괜찮은 프랜차이즈입니다.”
“카페루리아?”
“사업 이야기를 잠시 나누자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현준의 말에 제시카는 자신이 혹시라도 한국에 정착했을 때를 대비한 투자 기업 의뢰를 떠올렸다.
그제야 제시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적당히 사람도 많았고 인테리어도 꽤나 세련되고 깔끔했다.
미국의 스타파일이라는 커피 전문점 정도는 아닐 터였지만 한국 내에서는 제법 괜찮은 커피 전문점인 듯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예.”
현준은 카운터로 가서는 무언가를 주문했다.
잠시 뒤에 음료 하나가 나왔고 현준은 해당 음료를 제시카의 앞에 놓았다.
“한번 드셔 보세요.”
하얀 음료였다.
제시카는 냄새를 한번 맡아 보고서는 현준의 눈치를 보며 살짝 한 모금 마셔 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에 화들짝 놀라는 제시카였다.
“어머! 이건 뭐죠?”
“무슨 맛이 나시죠?”
“어! 그러니까. 고구마?”
“예. 고구마라떼입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음료였다.
“고구마로 라떼를 만든다구요?”
“예. 마음에 드세요?”
“잠시만요.”
제시카는 한 모금 더 마셔 보았다.
현준으로부터 녹차라떼를 선물로 받아서는 정말 아껴가며 마시고 있었다.
녹차라떼도 좋았지만 고구마라떼는 더욱 좋았다.
자신의 최애 음료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미국에서도 통할 겁니다.”
“그러네요. 확실히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현준은 아중 그룹이 인수하려는 카페루리아를 제시카가 인수하도록 하려는 속셈이었다.
전생에 제시카를 접대할 때 그녀가 고구마 라떼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정말 좋네요.”
“마음에 드셔서 다행이네요.”
아중 그룹이 하는 일을 또 방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이지 해맑게 웃는 현준이었다.
두근!
그리고 그런 현준의 해맑은 미소에 괜히 제시카의 가슴도 뛰었다.
그렇게 현준이 인수를 제안한 카페루리아에 제시카는 손해를 보더라도 무조건 인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택은 전에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제…….”
“서울이요. 서울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저 여기에 집 하나 살게요.”
“제주.”
“서울!”
“…….”
현준은 서울 집값 오를 것을 귀신같이 알아차렸는지 서울에 집에 사겠다는 단호한 제시카를 보게 되었다.
왠지 서울에 집 생기면 별장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여기서 살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자신이 소개해 주지 않아도 서울에 집을 살 것 같은 제시카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조금 침울해 보이는 현준에 제시카는 뭔가를 깨달았는지 현준에게 말했다.
“아! 제주에도 추천해 주시는 집 살게요.”
“두 채를 사시려구요? 굳이.”
“아니요. 별장으로 사용하면 되니 두 채 다 사죠.”
돈이 많으면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법이었다.
소개비 몇 푼 정도는 현준에게 용돈으로 줬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현준 씨와 놀러 갈 때 쓸 별장으로 사용하면 되지. 뭐.’
제주도가 꽤나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고 한국 사람들의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하다는 말을 들은 제시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