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43
43화
43.
아중 그룹의 아중 이노베이션은 미국의 기업인 이지 에버의 주문에 따라 첫 번째 탄소 섬유 원료를 수출했다.
원료 수출 대금은 차질 없이 입금이 되었고 추가 주문을 받아서는 생산량을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일을 잘하는 이지 에버는 전 세계에서 탄소 섬유 원료 주문을 물어와서는 아중 이노베이션에 주문을 했다.
“현재의 생산량으로는 이지 에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결국 공장 증설을 해야 한다는 건가?”
“예. 고객사에서 품질에 만족한다며 내년 중반 이후 두 배 이상의 물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공장 증설이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지 않나.”
신공장 증설이 들어갔지만 공정이 간단한 제품이 아니기에 공장 증설 후에도 제품 생산까지는 시간이 꽤나 걸릴 것이었다.
아중 이노베이션의 사장인 김자성은 기회라면 기회가 찾아온 것에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무능력한 동생인 김정수가 만곡동 재개발 사업을 성공시키면서 아버지인 김무연 회장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아직 그룹의 후계 문제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김자성은 신경이 쓰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였다.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지지부진하다는 것이었다.
이지 에버에서는 연신 자신의 회사의 물량을 요구하고 있는데 아중 이노베이션이 제대로 소화를 해 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지 에버가 거래를 끊거나 다른 경쟁사로 물량을 돌리게 된다면 김무연 회장의 분노를 받아내야 하는 건 김자성 자신이 될 것이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방법? 뭐야?”
김자성 자신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이영준 상무였다.
곤란한 문제가 발생을 할 때마다 이영준 상무는 그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국내에 탄소 섬유 원료를 생산하는 곳이 한 곳 있습니다. 충분한 양은 아닙니다만 어느 정도 이지 에버의 요구량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곳이 있었나? 기술력은?”
“그게. 기술력은 조금 부족해 본사의 기술진들이 조금 도와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기술이 유출되면 어쩌려고?”
“이지 에버에서 요구하는 원료 등급이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고품질인데 그건 우리 쪽 공장에서 생산하고 다른 하나인 저품질 원료를 하청으로 주면 기술 유출의 우려는 크지 않을 겁니다. 더욱이 공장 증설이 완료되고 나면 하청 업체를 정리해도 됩니다. 물론 계속 이지 에버와의 거래가 커지면 계속 저품질 원료 하청을 계속하면 되는 것이고요.”
이영준 상무의 말에 김자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상황에서 그렇게라도 해서 수출 물량을 확보해야 했다.
“차라리 해당 공장을 매입해 버리는 건 어떤가?”
“그게 조사를 해 봤는데 그곳의 대주주가 절대 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대주주 지분이 얼마나 되길래?”
“51%입니다.”
아중 그룹에서 아무리 용을 써 봐야 절대 매입이 안 된다는 것에 김자성은 인상을 구겼다.
“겁을 좀 줘 볼까요?”
“아니야. 괜히 그러다가 물량 확보 못 하게 되는 수가 있어. 일단은 어르고 달래 봐야지.”
불법적인 행동도 하는 이영준 상무였다.
별다른 뾰쪽한 수가 없는 것에 김자성은 해당 공장과 하청 계약을 맺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문제는 해당 공장이 별로 아쉬울 것이 없었기에 제품 단가를 꽤나 높게 쳐줘야 했다.
물론 지금이야 갑이 하청 공장이었지만 몇 년 지나면 갑과 을이 바뀔 것이었으니 몇 번만 장난질을 친다면 통째로 하청 공장을 먹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 * *
김자성의 지시를 받은 이영준 상무는 오브셀이라는 국내 탄소 섬유 원료 생산 기업을 찾았다.
“어서 오십시오. 오브셀의 사장인 장인걸이라고 합니다.”
“아중 이노베이션의 이영준 상무입니다.”
공장은 제법 컸다.
최근에 증축한 듯이 보였다.
이영준은 공장을 한번 훑어보고서는 자신들이 요청을 할 물량을 충분히 채워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사장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공장장 같은 느낌의 장인걸 사장이었다.
‘이지 에버가 여길 알아내었다면 이쪽으로 물량을 요청했을지도 모르겠군. 뭐 기술력 부족으로 포기했으려나.’
꽤나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이지 에버였다.
아중 이노베이션으로서도 간신히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으니 저품질 탄소 섬유 원료를 생산하는 오브셀이 이지 에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물론 아중 이노베이션이 도와준다면 오브셀도 고품질은 아니어도 저품질 탄소 섬유 원료를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었다.
당연히 이지 에버와 오브셀이 직접 거래를 하려고 한다면 아중 이노베이션이 도와줄 리는 없었다.
“귀사의 탄소 섬유 원료를 구매하고 싶습니다.”
“하하! 저희야 팔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팔려고 하지요. 그런데 아중 이노베이션이라면 원료를 직접 생산하지 않으십니까?”
탄소 섬유 제품을 가공 판매까지 하는 아중 이노베이션이었다.
당연히 원료도 직접 생산을 하고 있었으니 경쟁사라면 경쟁사인 오브셀에 원료를 구매할 일은 없었다.
한 가지 있다고 한다면 대형 고객을 붙잡아 자신들이 생산하는 원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아시겠지만 저희들이 생산을 하는 물량으로 감당하기에는 다소 힘들어서 귀사와의 협력을 요청하려는 겁니다.”
“허허허! 아주 큰 고객님을 붙잡으신 모양이시군요. 축하드립니다.”
질투가 날 수도 있겠지만 장인걸 사장은 이영준 상무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했다.
모략이나 술수에는 그다지 능통하지 않은 전문 기술자 같은 장인걸 사장이었다.
이영준 상무는 나중에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은 장인걸 사장에 미소를 지었다.
“장 사장님과도 아주 좋은 관계를 이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로서는 겹경사가 될 것 같군요.”
“하하하! 뭐 저희야 그러면 좋지요. 그런데 어떤 원료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장인걸 사장은 이영준 상무가 준 제품 원료 품질 요청서를 받아서는 살펴보았다.
꽤나 눈빛을 반짝이며 살펴보던 장인걸 사장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하아! 이거 죄송해서 어쩌지요. 이 정도 품질이라면 저희 쪽에서 힘들 것 같습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오브셀에서는 아중 이노베이션이 요구하는 품질의 원료를 공급해 주기 어려웠다.
이영준 상무는 욕심이 들 것인데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장인걸 사장에 살짝 아쉬워하면서도 사람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품질 요청서에는 공급 원료 물량도 적혀 있었다.
그 물량만 해도 증설한 공장을 24시간 돌려야 할 것이었다.
당연히 막대한 이득이 올 만한 거래인데 힘들 것 같다고 고개를 내젓는 것이다.
“저희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품질 최소치입니다. 국내에서도 아중 이노베이션만 감당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호! 역시 그렇군요. 나름 기술 개발을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아쉽게 되었습니다.”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서 팔 곳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렇게 오브셀과 아중 이노베이션의 거래가 시작도 못 해 보고 끝나는 듯했다.
오브셀에서 무조건 된다며 원료 생산을 했다가 아중 이노베이션의 요구치에 미치지 못한 원료를 공급하면 그걸 가지고 손해 배상을 청구하면서 오브셀에 영향력을 미치려고 했다.
‘어쩔 수 없지. 처음에는 을의 위치에서 시작하는 수밖에.’
아중 이노베이션이 가진 고품질의 원료보다는 한 단계 낮은 저품질의 원료 기술을 오브셀에 넘겨야 했다.
당연히 각종 제약을 가해야 했지만 아쉬울 것이 없는 오브셀로서는 그런 제한 조건을 받아들일 리 없었다.
당장 급한 건 아중 이노베이션이었다.
“저희 쪽에서 기술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예? 기술 지원을요?”
“그렇습니다. 저희도 고객사와의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오브셀과의 협력 관계도 이어가고 싶으니 저희 쪽의 기술을 제공해 서로 협력을 하기를 원합니다.”
“하! 저희야 기술 협력을 환영합니다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제한이 과도하다면…….”
“그러진 않을 겁니다. 일단 5년 동안 저희가 제공을 하는 원료 생산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전량 저희에게 공급해 주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 이후에는 별다른 기술료를 받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저희 회사에 공급을 하는 원료의 기술료도 받지 않겠습니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기술로 생산을 하는 원료를 5년 동안 다른 기업에 팔지 않는다면 기술료를 받지 않겠다는 제안이었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오브셀로서는 꽤나 좋은 조건이었다.
아니 엄청나게 좋은 조건이었다.
물론 5년이 지나면 현재의 기술은 뒤떨어진 기술이 될 것이었다.
오브셀이 아중 이노베이션에 기술적으로 종속되도록 유도를 할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중 이노베이션과 오브셀은 기술 지원과 함께 탄소 섬유 원료 공급 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리고 장인걸은 공급 계약이 끝나고 난 뒤에 어딘가로 연락했다.
“예. 말씀하신 대로 아중 이노베이션과의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술 지원을 받기로 했고 해당 기술을 습득하는 대로 자료를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장인걸은 오브셀의 최대 주주의 지시에 따라 이미 생산 설비 증설을 완료한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후우! 정말로 공급 계약이 맺어졌네. 이거 공급 계약이 안 맺어졌으면 큰일 날 뻔했는데 말이야.”
무리하게 확장한 공장 증설이었다.
하지만 이제 기술도 얻고 늘린 설비들도 정신없이 돌리게 될 것이었으니 남은 것은 돈만 벌면 될 것이었다.
물론 걱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무리하게 늘린 공장과 설비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 * *
아중 이노베이션이 오브셀과 접촉했다는 보고는 곧장 현준에게도 전달되었다.
“자! 트로이의 목마는 심어졌고.”
현준은 아중 이노베이션의 기술을 빼내기 위한 트로이의 목마를 마침내 심을 수 있었다.
현준이 아중 이노베이션의 경영 정보 전반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기술적인 부분까지 전부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나중에 아중 이노베이션을 손절하더라도 경쟁사를 키워 줄 업체의 기술력을 확보시켜야만 했다.
그 경쟁사로 오브셀을 선택한 것이고 작년부터 오브셀의 지분을 확보했다.
그리 큰 공장은 아니었기에 오브셀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에는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오브셀의 공장 증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
아중 이노베이션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에 오브셀과 접촉을 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만에 하나 아중 이노베이션이 오브셀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현준으로서도 꽤나 곤란했을 터였다.
이지 에버가 확보한 거래사들은 오브셀의 제품 품질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었다.
물론 정말로 돈이 되는 고품질의 탄소 섬유 원료 기술은 여전히 아중 이노베이션이 가지고 있었기에 그것을 노리는 것이 중요했다.
저품질 탄소 섬유 원료는 아중 이노베이션이 공장 증설을 하면 굳이 더 이상의 공급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뭐 아중 그룹의 계획이야 어차피 다 아는 것이고. 아무리 증설을 해 봐야 부족하게 될 것이니 아중 그룹으로서는 오브셀을 계속 키워 줘야만 하게 될 것이다.”
현준은 자신이 최대 주주인 중소기업인 오브셀을 아중 그룹이 알아서 중견 기업까지는 키워 줄 것이라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고품질 기술도 결국에는 오브셀이 확보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가 아중 이노베이션의 파산 선고일이 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