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5
5화
5.
너무나도 달려져 버린 현준이었지만 현준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아쉽거나 당황스러운 것은 현준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었고 주위 사람들은 현준의 눈치만을 볼 뿐이었다.
현준은 오직 복수만을 위한 방법을 계획하고 실행할 뿐이었다.
“좋아. 비트코인은 구입했다.”
몇백 원도 하지 않는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천만 원이 넘는 워크 스테이션을 자신의 방에서 돌렸다.
전기세가 꽤나 나오겠지만 재벌가에서 그깟 전기세 걱정은 하지 않을 터였다.
남는 여유 자금으로 아중 그룹이 훗날 인수를 할 기업들의 지분을 최대한 매입했다.
딱히 비밀로 할 생각은 없었지만 현준이 기업 주식을 매입하자 호성 그룹의 회장인 서대영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아차렸다.
“주식 샀냐?”
“경험 삼아 한번 해 보려구요.”
현준은 당황해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래. 그런 것도 한번 해 봐야지.”
별다른 경험도 없는 미성년자가 주식을 한다는 것은 일반가정이었다면 깜짝 놀라며 극구 말릴 일이었다.
하지만 재벌가에서는 오히려 권장을 할 일이었다.
차라리 어리고 시드머니가 작을 때 손해도 봐 보면서 배워야 하는 것이라 여겼다.
“주식이라는 것이 기업 가치만 보고 올라가는 것만은 아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회장님.”
“훗!”
평소 아빠라고 하던 막내아들이 이런 때는 자신을 회장님이라 부르며 가르침을 받겠다고 하자 서대영 회장은 기분이 좋아졌다.
마냥 어린 아들로만 보았는데 어느덧 훌쩍 큰 것이 자랑스러운 것이다.
얼마 전 아들이 경기를 일으키며 병원으로 갈 때만 해도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가슴이 철렁했던 서대영이었으니 막내아들의 재롱이 너무나도 귀했다.
그렇게 현준에게 주식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사실 서대영보다 현준이 주식을 하는 것에 더 잘 알고 있었고 미래에 크게 오를 주식이 무엇인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서대영의 말을 공손하게 듣는 것은 서대영에게서 떨어질 콩고물 때문이었다.
“니가 돈이 되겠다 싶은 주식 몇 개 말해 봐라. 몇 개 사 줄 테니까.”
막내아들의 안목이 대단치 않으리라는 것은 서대영도 알고 있었다.
다만 막내아들이 어떤 성향인지를 알아보려는 의도이기도 했다.
‘안정형인지. 모험형인지. 한번 확인이나 해 볼까?’
우량주를 사 달라고 할지 아니면 성장주를 사 달라고 할지 그것도 아니면 테마주나 무가치한 주식을 사달라고 할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남들이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평범한 주식을 사 달라는 현준의 부탁을 들어야만 했다.
커다란 대기업이나 유망한 중소형 기업도 아닌 연식도 어느 정도 되었고 성장도 정체인 기업의 주식이었다.
물론 주식은 신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우량주를 샀다고 주식이 오르고 잡주를 샀다고 주식이 내리는 것도 아니었다.
‘뭐 손해도 봐 봐야 교훈을 얻는 거지. 오히려 주식으로 알량하게 돈을 벌면 오히려 신세를 망치는 법이지.’
서대영 회장은 현준이 원하는 기업의 주식이 딱히 오를 것 같지도 그리고 딱히 내리지 않을 것 같기도 했지만 십억이 넘는 가격만큼을 사 주었다.
적당히 주식 가지고 놀기 좋은 액수였다.
그렇게 현준은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아중 그룹이 해당 기업들을 인수하려고 할 때 골치 아프게 해 줄 수 있을 만큼을 확보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좀 더 매입을 해서 훗날 아중 그룹이 인수를 하려고 할 때 거부권을 행사할 생각이었다.
“기업은 되었고 다음은 사람이지.”
현준도 꽤나 치사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복수에 눈이 돌아가 있어서 앞뒤 가릴 생각이 없었다.
현준은 미래 아중 그룹에서 핵심 인재가 될 인물들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일개 직원이었지만 훗날 임원으로 성장하면서 아중 그룹이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인물들을 알고 있었다.
“어이! 거기 학생! 뭐야! 저리 비켜!”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뭐? 반말? 어린 놈의 새끼가!”
능력은 있지만 다혈질의 김주성 차장.
훗날 아중 그룹의 전략기획실장으로 아중 그룹을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을 시키는 인물이다.
직장 생활을 해 보면 고위 임원들치고 성격 부드러운 사람은 드물었다.
다혈질이 리더쉽은 아니라지만 각양각색의 직원들을 끌고 목표에 도달하려면 보통 성격으로는 힘들었다.
교복을 입은 고삐리가 까부는 것에 김주성 차장은 결국 손찌검을 했다.
아직 시대가 버릇없는 학생을 혼내는 것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건든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도련님인 줄 몰랐습니다!”
“모르면 남의 귀한 아들 때려도 되는 거야! 너 뭐하는 새끼야! 뭐하는 새끼인데 감히 우리 아들을 건드려!”
“죄송합니다. 사모님.”
서대영 회장보다 아내인 이연수 여사가 더 화가 났다.
안 그래도 아파서 기억도 온전하지 못한 막내아들에게 주먹질을 한 이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더욱이 그 상대가 자신의 호성 그룹과 친한 아중 그룹의 직원이라고 하니 남편이 말리지 않았다면 당장에라도 아중 그룹의 김무연 회장에게 따지러 가려고 했다.
그렇게 평소 무척이나 온화하던 이연수 여사는 불같이 화를 내었고 서대영도 자신의 그룹 직원도 아니었지만 아중 그룹의 김주성 차장을 가만 놔둘 수 없었다.
아중 그룹도 서대영 회장의 막내아들을 폭행한 김주성 차장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가 없었다.
능력은 있지만 많고 많은 직원 하나 때문에 호성 그룹과 척을 질 수는 없었다.
결국 훗날 아중 그룹의 핵심 임원 중에 하나를 내보내야만 했다.
* * *
-어! 그래. 서 회장. 내가 미안해서 말이야. 그래. 그 날 보자고.-
“그래. 알겠네. 미안하기는. 자네가 그런 것도 아니고 말이야.”
아중 그룹의 김무연 회장은 자신의 직원이 서대영 회장의 막내아들을 두들겨 팬 것에 대해 사과도 할 겸해서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서대영도 김무연과 굳이 어색한 관계를 유지 할 이유는 없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두 그룹이 협력 관계였고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아들과 딸을 훗날 결혼시키자는 약속을 하기도 할 정도로 친했다.
더욱이 자신들의 아들과 딸인 현준과 세영이 같은 학교 같은 반이기까지 했으니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성인이 되고 난 뒤에 결혼을 하게 될 것이었다.
물론 현준이 세영과 아중 그룹을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서대영의 아내인 이연수도 자신의 며느리가 될 세영과 오랜만에 본다는 생각에 저녁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김주성 차장 문제가 있었지만 하필 아중 그룹의 직원이었을 뿐 김무연 회장 일가와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 일정은 당일 날 현준에게도 전해졌다.
“아중 그룹 회장님하고 저녁 식사요?”
“그래. 니 장인어른 될 김 회장하고 저녁 먹기로 했다.”
“장인이라니요.”
“장인이지. 세영이하고 너하고 결혼하게 될 테니까.”
“…….”
현준은 치가 떨릴 만큼 싫은 세영과 결혼을 할 사이라는 서대영 회장의 말에 운명이 참으로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김무연 회장과 세영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직은 이를 드러낼 때가 아니었다.
그렇게 현준은 김무연 회장의 저택으로 따라가게 되었다.
‘여기도 딱히 변한 것 없어 보이네.’
자신이 처음 김무연 회장의 성북동 저택에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변한 것 없어 보였다.
물론 중간중간 가구나 내부 인테리어가 조금 변하기는 했지만 저택 입구의 위압적인 느낌의 문은 달라지지 않았다.
처음 세영과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찾아왔을 때는 거의 기어가듯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김무연 회장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세영을 달라고 구걸을 하다시피 해야만 했다.
사위를 본다는 것이 아닌 역적이나 원수를 보는 듯한 김무연 회장의 눈빛을 마주해야만 했다.
이미 각오를 한 것이었고 세영에 대한 사랑으로 간신히 버텨내었지만 그때부터 현준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야만 했다.
두근! 두근!
현준은 전생에서의 기억이 떠올라서는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어서 오십시오! 서 회장님!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자! 들어가지.”
저택의 입구에서는 젊은 외모의 박 실장이 맞아 주었다.
현준도 알고 있는 박 실장이었다.
자신이 세영과 결혼을 하고 아중 그룹의 임원이 되고도 박 실장은 항상 현준을 깔보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김무연을 곁에서 모시는 박 실장이었기에 김무연이 현준을 바라보는 시선과 같이 현준을 대하는 것이었다.
현준과 박 실장의 눈빛이 마주쳐졌다.
박 실장은 현준을 보자 이내 입가에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보다 나이도 어린 현준임에도 자신이 모시는 가문 사람을 대하는 듯했다.
전생에서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표정과 눈빛을 받게 되자 현준은 꽤나 허탈했다.
지금 보여주었던 눈빛을 한 번만이라도 전생에서 보여줬다면 복수에 울부짖던 자신은 없었을지도 몰랐다.
박 실장을 지나쳐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마당에 젊은 시절의 김무연 회장이 서 있었다.
“아이구! 서 회장! 어서 오게. 이 여사님도 어서 오십시오! 하하하하!”
사람 좋은 웃음을 터트리는 김무연은 서대영과 이연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리고서는 따뜻한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이가 많이 컸네. 어디 아팠다면서 몸은 괜찮니?”
“예. 김 회장님.”
“김 회장님이라니! 뭘 그렇게 딱딱하게 그래. 우리 사이에. 그냥 큰 아빠나. 큰아버지라고 하면 되지.”
“큰아버지는 무슨! 작은 아빠지.”
김무연의 말에 서대영이 한소리를 했다.
그만큼 둘이 친한 사이임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니면 그냥 장인어른이라고 불러라. 우리 현준이라면 얼마든지 장인어른으로 불러도 돼! 하하하하!”
“세영이는?”
서대영이 세영을 찾자 김무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가 지우고서는 말을 했다.
“쑥스러운가 봐. 안에 있어.”
“쑥스럽기는. 매일 학교에서 같이 볼 텐데.”
세영이 어른들 앞에서 현준을 보는 것이 창피해서라는 생각이 드는 서대영과 김무연이었다.
“아무튼 어서 들어가지.”
“그래. 들어갑시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식탁에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셨어요.”
“예. 최 여사님.”
김무연 회장의 아내도 손님을 환영했다.
두 회장가의 아내들은 서로의 손을 꼬옥 잡으며 반갑게 덕담을 나누었다.
“세영이는요?”
“예쁘게 하고 나온다고 방에서 저러고 있네요.”
“안 꾸며도 예쁜데.”
“시어머니한테 예쁨받고 싶은가 보죠. 호호호호!”
“아유! 우리 세영이를 제가 얼마나 예뻐하는데.”
대화들만 보면 이미 현준과 세영이 결혼을 한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현준은 왜 자신이 전생에서 세영과 결혼을 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김무연과 최지원 여사가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엄한 놈이 세영을 채갔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니 이해 못 할 것은 아니겠네.’
물론 이해가 간다고 해서 결혼을 하고 몇 년 이상을 고생고생해가며 헌신했던 자신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까지 이해가 가는 건 아니었다.
“세영아! 서 회장님 오셨어! 빨리 나와서 인사드려!”
최 여사의 성화에 잔뜩 꾸민 세영이 1층의 식당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내려온 세영과 현준의 눈이 마주쳤다.
세영은 학교에서 계속 지켜보던 현준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싸늘한 눈빛을 보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