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52
52화
52.
“안녕하세요! 신인 탤런트 공민지라고 해요!”
여자 보기 힘든 군대 내에서 그것도 연예인을 보게 되자 군인들은 감동의 눈빛을 한 채로 공민지를 바라보았다.
“너 어떻게 들어왔냐?”
“응? 높으신 분이 들여 보내줬는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연예인이라는 말에 부대 내로 들여보내 준 모양이었다.
공민지뿐만 아니라 소속사 매니저와 직원들도 현준의 면회를 왔다.
거기에 철호와 민지영까지 함께 딸려왔으니 현준은 담당 관리직 직원을 노려보았다.
‘시키지도 않은 짓을!’
괜히 난처해지기만 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너 가수 한다고 하지 않았냐? 갑자기 무슨 탤런트야?”
“소속사에 여자 연예인 지망생이 나뿐인데 어떻게 가수를 해. 지영이한테 같이 하자는데 절대 안 하겠다는데!”
“솔로는?”
“솔로 같은 소리 하네! 아무튼 지금 영화 찍고 있어.”
연예계 쪽은 신생이지만 대기업인 호성 그룹을 등에 업은 덕분인지 금방 데뷔를 할 수 있게 된 듯했다.
“군인 오빠들! 우리 소속사 사장님 잘 좀 부탁드릴게요!”
“아이고! 그럼요! 제가 우리 서현준 이병님 남은 군 생활 책임지겠습니다!”
공민지는 인지도 상승을 위해 군인 장병들의 환심을 사는 데 열심이었다.
그렇게 위문 공연 비슷하게 노래도 몇 곡 부르고 회사에서 장병들을 위해 치킨과 피자를 쏘면서 현준의 군 생활을 순탄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전혀 쓸모없는 일이기는 했다.
“공민지 학교 졸업은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계속 굴리세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현준은 기왕 투자를 하기로 한 이상 최대한 뽑아 먹기로 했다.
“너는 왜 왔냐?”
“어? 지영 씨가 간다고 해서.”
철호는 전혀 현준의 면회를 올 생각이 없었지만 민지영이 공민지를 따라 현준의 면회를 간다는 말에 따라온 것이다.
“너 다음 경기 잡혔냐?”
“어! 다음 달에 방어전 있어.”
“너 군대는 어떻게 할래?”
“아! 나 할아버지가 유공자.”
“…….”
범죄로 군대 안 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할아버지가 유공자여서 안 가도 된다는 철호의 말에 왠지 배가 아픈 현준이었다.
“이 새끼도 최대한 굴려요.”
“예! 알겠습니다. 사장님.”
“아! 왜에!”
현준은 철호도 스케줄 최대한 굴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아직 백일 휴가도 나가지 못했는데 면회를 받은 것이다.
이미 서대영 회장과 이연수 여사는 현준이 훈련소 퇴소 때 찾아와서 훈련소장과 함께 얼굴을 보았다.
자대에서도 언제 한번 찾아가겠다는 말은 들었지만 굳이 그러실 필요 없다고 사양을 한 현준이었다.
공민지와 다른 친구들이 면회를 온 것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렇게 부대를 발칵 뒤집고서는 떠나는 면회객들이었다.
면회를 오면 외출을 시켜주기도 했지만 현준은 귀찮다며 그냥 쫓아 버렸다.
그렇게 일과가 끝나고 생활관에서 휴식을 취할 때 다들 현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물어보지 못하고 현준의 눈치만 봤다.
어느덧 오늘 전입을 온 신병인 오진호는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진호야.”
“이병! 오진호!”
“저기 니 후임한테 가서 오늘 면회 오신 분 남자친구 있는지 한번 물어봐라.”
“예?”
당황해하는 오진호에 선임들은 정색을 했다.
“예에? 이 자식이 긴장 안 하지?”
후환 때문에 현준에게 함부로 못 하는 거지 오진호는 전혀 아무런 부담도 없었다.
“가서 빨리 물어봐.”
오진호도 현준이 무서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자신보다 후임이라지만 전혀 후임 같아 보이지 않았다.
선임들이 등을 떠미는 것에 오진호는 현준에게 다가가서는 현준을 불렀다.
“저기 서현준 이병님.”
“…….”
현준은 전생에서의 자신도 이토록 어리바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군 생활하면 고달플 텐데.’
결코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전생에서의 군 생활에 그래도 그다지 나쁘지 않게 군 생활을 했었다고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왜 그러십니까? 오진호 이병님.”
“이병! 오진호! 아!”
“편하게 하십시오. 오 이병님.”
“아! 저기 면회 오셨던 그 여자분 말씀입니다.”
“공민지 말하는 겁니까?”
“예. 혹시 남자친구분 있으십니까?”
현준은 오진호가 공민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전생의 자신이 이토록 개념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오진호가 세영이 아닌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민지라.’
오진호가 공민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진호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었다.
평범한 가정의 평범남이라고는 했지만 재벌 3세 여자인 세영이 데리고 다니기에 부끄럽지 않은 외모에 능력도 나름 있었다.
세영과 결혼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대기업에서 경험만 쌓으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현준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세영과 결혼을 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만 오진호가 세영과 다시 결혼을 하는 것도 찝찝하다.’
현준이 아닌 오진호의 모든 기억을 다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신이 오진호인지 아니면 현준인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었다.
비록 눈앞에 진짜 오진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혼란해 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은 오직 세영과 아중 그룹에 대한 복수만을 원할 뿐이었다.
어쩌다 보니 호성 그룹의 일원으로 환생을 하게 되면서 그와 관련된 인연들과 엮이게 되었지만 새로운 삶에서 행복을 꿈꿀 생각은 없었다.
완벽한 복수만 완성한다면 더는 삶에 미련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전생의 자신이 자신과는 달리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면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민지도 꽤나 험난한 인생이기는 하지만 심성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연예인을 할 수 있을 만큼 예쁘고 머리도 좋으니 오진호가 공민지를 마음에 들어 한다면 딱히 말릴 이유는 없었다.
‘그래. 김세영보단 낫다. 김세영보단 공민지가 낫지.’
공민지보다는 민지영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민지영은 철호가 짝사랑을 하고 있었다.
‘아니면 제시카를 소개해 줘서 미국으로 보내 버릴까? 그러면 아버지하고 어머니하고 외로우시려나?’
오진호의 부모님을 자신의 부모님으로 여기는 현준이었으니 부모님 걱정도 들었다.
“공민지에 관심 있으십니까?”
“예?”
현준의 말에 생활관에 있던 선임들이 전부 현준과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저 새끼 미쳤나?”
“현준이 약혼녀 채 간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현준이 여자친구까지 넘보네.”
“저 새끼 취향 확실하네.”
오진호가 현준과 취향이 100% 동일하다고 생각을 하는 선임들이었다.
“이건 밖에 나가서 친구들한테 썰 풀어도 안 통할 일이네.”
“카! 인생은 오진호처럼 노빠꾸 풀악셀!”
고참은 고참이라고 현준에게 공민지에 대해서 묻는다고 생각을 하는 선임들이었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는 오진호에게도 그대로 들렸다.
‘아니! 물어보라며!’
오진호도 어이가 없었지만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시킨 선임을 뒤돌아보자 시선을 회피해 버렸다.
그렇게 오진호는 군대에서 가장 무섭다는 한 달 윗선임의 힘으로 후임 여자친구를 노린다는 소문이 나게 되어 버렸다.
* * *
사회와 군대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고 하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입대를 한 지 100일이 되어 백일 휴가를 나가게 되었다.
본래라면 입대일이 더 빠른 오진호가 먼저 백일 위로 휴가를 나가야 했지만 전입을 온 지도 늦었고 중간에 상황이 꼬여서는 현준과 함께 백일 위로 휴가를 나가게 되었다.
“둘 다 잘 다녀오고. 힘든 일 있으면 중대장한테 전화해라. 괜히 힘들다고 미복귀하지 말고.”
현준은 쳐다보지도 않고 오진호에게만 말을 하는 중대장이었다.
현준이 미복귀할 리가 전혀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현준이는 진호 잘 챙기고.”
“걱정 마십시오. 중대장님.”
“그래. 너는 내가 믿으니까 걱정 안 한다.”
분명 선임은 오진호였지만 현준에게만 무한한 신뢰를 주는 중대장이었다.
오진호로서는 답답할 따름이었지만 확실히 현준은 부대 내에서도 에이스였다.
마치 군대 2회차인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들 정도였다.
그렇게 중대장에게 휴가 신고를 하고서는 위병소 입구까지 나온 현준과 오진호는 위병소에서 조금 걸어 나오자 대기 중이던 고급 외제차를 볼 수 있었다.
짙게 선팅한 외제차의 문이 열리고 현준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경호원이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련님.”
“아버지께서 보내셨습니까?”
“예!”
“탑시다. 오 이병님.”
“아니 괜찮습니다. 저는 그냥 버스 타고.”
“그냥 타세요. 어차피 같은 곳으로 가는데.”
현준은 오진호를 억지로 태웠다.
“출발합시다.”
“예! 도련님.”
“아! 먼저 오 이병님 집으로 갈 거니까. 그리 아세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현준은 자신의 집이 아닌 오진호의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렇게 오진호가 자신의 집 주소를 말하자 차는 출발을 했다.
서울이 집이 아닌 오진호였다.
“서 이병. 나 집이 서울 아닌데.”
“괜찮습니다.”
현준은 괜찮다는 말을 하고서는 그대로 오진호의 집으로 향했다.
현준의 집은 서대영 회장의 저택이었지만 전생에서 군대 전역 때마다 가는 곳은 오진호의 집이었다.
가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오진호를 보면서 전생의 부모님이 연신 떠오르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대전 인근까지 내려온 현준은 오진호의 집 앞에 도착했다.
“휴가 끝나는 날 데리러 가겠습니다.”
“안 그래도 되는데.”
“탈영하시면 안 되니까 데리러 오겠습니다.”
오진호는 탈영을 할 리가 없다고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중대장님이 현준에게 자신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덕분에 편하게 집에 올 수 있었으니 오진호는 현준에게 조심해서 잘 올라가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진호야.”
“어?”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집 앞에 오진호의 어머니가 서 있었다.
그냥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중년의 여인이었다.
여느 서민 가정의 여인이 그러하듯이 삶의 무게에 고생도 한 그런 여인이었다.
“아이고! 우리 아들! 고생했다! 고생했어!”
중년 여인이 오진호와 현준에게 다가오자 현준도 팔을 벌렸다.
“엄…….”
오진호가 자신의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것을 보며 현준은 입 밖으로 나오려던 것을 꾸욱 입안으로 밀어 삼켰다.
첫 휴가를 나온 아들이었으니 어머니의 마음에 안쓰럽지 않을 리 없었다.
그렇게 오진호가 어디 다친 곳이 없나 몸을 살펴보던 중년 여인은 그제야 현준을 보았다.
“누구?”
“아! 엄마. 같이 휴가 나온 후임이야. 같이 백일 휴가 나왔어.”
“안녕하십니까. 서현준이라고 합니다. 어머님.”
“아이고! 우리 아들하고 같이 군 생활하고 있어요? 아이고! 고생이 많아요.”
중년 여인은 현준의 두 손을 따뜻하게 붙잡아 주었다.
그런 온기에 현준은 왈칵 눈물이 솟아나려고 했다.
모든 것을 잃고 폐인이 되어 버린 자신을 걱정하던 어머니의 마지막 통화 목소리가 귀에 어른거렸다.
“오진호 이병님께서 잘 대해 주셔서 군 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어머! 참 반듯한 청년이네.”
오진호의 어머니는 현준이 마음에 든다는 듯이 현준의 몸을 쓰다듬어 주었다.
“엄마! 서 이병님 올라가야 해.”
“응?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밥이라도 먹고 가요. 밥 안 먹었지요?”
오진호의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온 현준에게 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말을 했다.
현준으로서도 당황을 했지만 한사코 밥을 먹고 올라가라는 말에 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차 키 주고 먼저 올라가세요.”
“예? 도련님.”
“제가 알아서 운전해서 올라갈 테니까. 차 키 주고 가시라구요.”
“알겠습니다.”
현준은 운전사에게 알아서 서울까지 올라가라며 차 키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