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61
61화
61.
클럽 빌리언츠에 타격을 주기 위해 경쟁 업체를 세우려는 현준은 자신이나 정수가 직접 클럽을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복수를 위해 음지와 양지를 넘나들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현준은 양지의 인간일 수밖에 없는 신분이었다.
재벌 3세.
호성 그룹의 회장은 될 수 없는 막내아들이었지만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신분이었다.
물론 현준이 언론과 인터뷰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유흥업소를 운영한다고 한다면 이리 떼 같은 기자들이 몰려들 터였다.
그렇게 대신 나이트클럽을 운영해 줄 수 있는 바지사장을 구해야만 했다.
그것도 꽤나 능력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분명 아이언스틱이니 실버스틱이니 하는 놈들이 달라붙어 있을 테니. 사업장 접수하러 올 수도 있고.”
작은 규모의 유흥업소만 해도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는 보호세니 뭐니 하며 관리해 주겠다는 양아치들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규모가 커진다면 자연히 뒷세계 쪽의 조직이 끼어드는 건 당연했다.
현준이 하려는 규모라면 필연적으로 뒷세계의 조직이 군침을 흘릴 것이었다.
“그렇다면 건들지 못할 정도로 큰 조직을 옆에 끼워야겠지.”
골드스틱이 얼마나 대단한 조직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알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는 골드스틱보다 더 대단한 조직들이 널려 있는 법이었다.
“뭐 둘이 치고받고 싸우다가 둘 다 망해버리면……. 아! 그 조직은 절대 망하진 않겠군.”
현준은 피식 웃고서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
그 남자의 이름은 방지혁.
작은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남자였다.
뒷세계의 사람도 아니었고 40대 초반의 평범해 보이는 남자에 불과했다.
단, 그의 비밀스러운 정체를 모를 때의 일이었다.
-미국 CIA 한국 지부 비밀 요원.-
그것이 그의 비밀스러운 직업이었다.
전생에서 우연히 알게 된 정보였고 그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도 사실 잘 몰랐다.
당연히 방지혁이 현준이 자신의 비밀 신분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절대 알 리 없었다.
그렇게 현준은 방지혁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을 찾았다.
이 유흥주점이 미국 CIA의 비밀 기지로 이용이 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안다고 해서 별 상관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 건물 인테리어 새로 할 거니까. 세입자들에게 내용 증명 보내.”
현준은 이지 플랜의 명의로 미국 CIA의 비밀 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유흥업소 사장인 방지혁에게 건물을 비워 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
미국 CIA로서는 기가 찰 일이었지만 자신들의 비밀 안가를 들킬 수 있었기에 이지 플랜에 항의도 할 수 없었다.
방지혁으로서는 새로운 비밀 안가를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방지혁에게 새로 만들어지는 클럽 운영을 맡기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 * *
“이태원에 대규모 유흥업소를 만들 예정인데 저더러 그곳을 맡아 달라는 말입니까?”
“예. 방 사장님 정도면 클럽 운영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서요. 뭐 운영은 전적으로 방 사장님께 맡기겠습니다. 뭐 이익금만 주주들에게 잘 지급해 주시면 되는데. 어떻게 한번 맡아 보실 생각 있으십니까?”
안 그래도 새로운 비밀 안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들어온 제안이었다.
혹시나 한국의 정보부서가 눈치를 챈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꽤나 상황이 공교로운 것이다.
“그 주주분들께서 누구신지 혹시 알려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하! 그게. 뭐 비밀도 아니고 알게 될 일이지만. 아중 그룹의 김정수 건설사 부사장님하고 호성 그룹의 서현준 도련님이십니다.”
나중에 뒷조사를 해 보면 다 알 수 있게 될 일이기는 했다.
주로 클럽 빌리언츠에서 놀던 현준이었지만 방지혁의 클럽에도 제법 놀러왔었다.
현준과 정수는 클럽들 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하긴 했다.
돈을 그렇게 써대었으니 유명하지 않을 리 없었다.
“실은 도련님께서 방 사장님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요.”
“저를 말입니까?”
“예. 고급스럽기야 빌리언츠가 더 낫지만 방 사장님의 클럽 분위기를 더 좋아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아중 그룹 건설사에서 맡기로 하기는 했는데 방 사장님께 디테일한 인테리어 부분을 맡기고 싶어 하시기도 했거든요.”
현준이나 정수 모두 CIA에서 신원 조회를 해 볼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규모가 조금 큰 것에 조금 걸리는 부분도 있었다.
‘유흥업소를 비밀 안가로 쓰는 이유가 사람들이 워낙에 자주 드나들고 해서 웬만하면 의심을 받지 않기 때문이긴 한데.’
물론 한국의 비밀 안가는 방지혁의 유흥업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조용한 주택가에도 그리고 번화가의 오피스텔이나 사무실도 있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건물주의 나가라는 내용 증명에 내부에 있던 비밀스러운 문건이나 장비들을 옮기기 위해 골치 꽤나 아파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시 그런 장소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었다.
그러던 중에 자신에게 전적으로 운영까지 맡기고 싶다는 말을 하는 재벌 3세 망나니에 방지혁은 고민에 빠졌다.
유흥주점의 비밀 안가를 완전 철수까지도 고민하고 있었으니 현준의 제안을 거부한다면 결국 철수하게 될 것이었다.
“그 제안은 한번 고민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판단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현준이 보낸 사람에 클럽 이지스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방지혁은 자신의 클럽 철거 문제부터 집중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제안이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군인의 방문을 받아야만 했다.
“아! 씨! 비켜 새끼야! 어디서 내 몸에 손을 대려고 그래!”
입구가 소란스러웠다.
입구의 종업원들이 입구를 막고 있었지만 막무가내로 들어오려는 군인이었다.
일반 군인이었다면 그냥 쫓아내 버릴 수라도 있었지만 상대가 평범한 신분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냐?”
“아! 호성 그룹의 서현준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서현준?”
“예.”
“어! 방 사장! 나야! 나! 서현준!”
방지혁은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서현준인 것에 반가운 듯이 현준을 맞았다.
“아이고! 현준 씨! 어쩐 일이야!”
“아! 왜 벌써 문을 닫아! 방 사장! 이거 너무 하잖아!”
나이는 한참 어렸지만 세상 무서운지 모르는 재벌가 망나니였다.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여길 팔아!”
“판 것이 아니고. 이제 그만 할까 하는 거지.”
“그만은 무슨! 여기 새 건물주가 아주 악덕이라며! 선량한 사업가가 이래서 망하고 나가는 거지!”
현준이 투덜거리는 것에 방지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현준은 방지혁과 함께 클럽 내부로 들어갔다.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간 규모의 클럽이었다.
최고는 아니지만 나름 국내 클럽 시장에서 방지혁은 이름이 있는 인물이었다.
물론 그렇기에 현준이 그에게 찾아간 것이었고 그의 뒷배경을 이용하려는 것이었다.
“아우! 이 아까운 거 다 때려 부수네. 하! 전역하고 여기서 좀 더 놀려고 했었는데.”
현준은 아쉽다는 듯이 투덜대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방지혁에게 물었다.
“맞다. 내가 킵해 둔 술은?”
“집 주소 알려주면 보내 줄게.”
“정말 안 할 거야?”
“뭘?”
“뭐긴 뭘. 방 사장. 내가 사람 보냈잖아.”
방지혁은 현준이 자신의 신분은 비밀로 하고 사람을 보냈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에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꾸욱 참았다.
이런 망나니 도련님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을 리는 없었다.
“그러지 말고. 내가 방 사장 가게 분위기 좋아하는 거 알잖아.”
“빌리언츠를 더 좋아하는 건 아니고?”
“윽! 그건 그렇긴 한데. 거기 너무 비싸. 거기 다니다가 내 주머니 거덜 나겠더라. 하! 아니 재벌이 거기서 놀다가 파산하게 생겼다니까.”
현준은 자신의 군복의 호주머니를 밖으로 빼내며 고개를 내저었다.
“비밀인데. 내가 돈을 댈 테니까. 방 사장이 클럽 좀 운영해 줘. 나 이거 우리 아빠한테 들키면 맞아 죽으니까. 방 사장도 이거 그만두면 뭐 먹고살 거야. 그런다고 어디 시골 촌구석에서 바지사장이나 지배인 하면서 살 거 아니잖아. 기왕이면 대한민국 최고의 클럽 지배인 해야지! 안 그래? 나는 악덕 건물주처럼 그런 짓은 안 한다니까. 방 사장도 나 알지?”
나이도 어린 것이 반말을 찍찍 싸는 것에 방지혁은 어이가 없었지만 상대는 그런 행동을 해도 용납될 인간이었다.
“나는 그냥 은퇴하고 시골 내려가서 농사나 지을까 했는데.”
“농사 같은 소리 하네! 나 이제 일 년만 군 생활하면 끝나는데. 방 사장이 준비해 줘! 나 나와서 신나게 몸 좀 풀 테니까. 내가 월급 확실하게 챙겨 줄게! 아니! 이익에서 10%! 그래! 10% 준다! 동업자로 해 줄게.”
현준이 통 크게 자신을 영입하려는 것에 방지혁은 현준을 바라보았다.
“왜? 더 줘? 에이! 욕심은 더럽게 많네.”
“운영은 관여 안 할 거지?”
“내가 어떻게 해? 놀기 바쁜데. 그리고 나 위쪽 세계 사람이야. 경찰이든 검찰이든 방 사장이 알아서 찔러 줘. 나는 모르는 일이니까. 나 귀찮게 안 하게. 무슨 말인지 알지?”
귀찮은 일에는 전부 빠져나가 버릴 것이라고 말을 하는 현준이었다.
그냥 놀고 싶을 때 와서 신나게 놀다가 가겠다는 의미였다.
“깡패 새끼들은 어떻게 해?”
“깡패? 깡패가 왜?”
“아니. 아니야.”
CIA 한국 지부의 비밀 안가였지만 방지혁의 클럽도 군침을 흘리며 다가오는 조직 폭력배들이 있었다.
물론 그 때문에 위장 조직을 만들어서 클럽을 보호하고 있기는 했다.
“그럼 하는 거다.”
“생각을 좀 해 보고.”
“에이! 진짜! 빨리 결정해 줘. 안 그러면 다른 지배인 찾아야 한다니까. 하! 누굴 해야 하냐? 봉팔이네 클럽한테 해 달라고 해야 하나?”
현준의 말에 방지혁의 표정이 굳어졌다.
현준은 모를 테지만 봉팔이라는 별칭을 가진 인물도 뒷세계의 인간이었다.
생각 이상으로 좁은 세계였다.
서울에 많다고 해도 중대형 클럽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나름 서로 견제와 어둠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런 이에게 대형 클럽을 넘긴다면 골치 아팠다.
현준은 정말이지 순수하게 클럽의 운영에는 관심이 없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원하고 있었다.
“너 약하려는 건 아니지?”
“응? 뭔 약?”
방탕한 재벌 3세의 마지막 종착역 정도는 알고 있었다.
“봉팔이 녀석 질이 안 좋은 녀석이니까 괜히 친해지진 말고.”
“왜? 그런 소문이 있어?”
“아무튼 그러니까. 봉팔이는 안 돼.”
“하! 우리 방 사장이 나 걱정해 주는 거였어? 그런데 이미 리모델링 건물 사들였다고 돈도 많이 들었는데 방 사장이 안 맞아 주면 방법 없잖아.”
현준은 방지혁이 봉팔을 견제하는 것으로 압박을 넣었다.
“일단 알았으니까. 휴가 언제까지야?”
“이번 주 금요일까지.”
“그럼 그때까지 연락할게.”
“그래. 나 전역하고 우리 사무실 직원들하고 놀러 갈 거니까. 확실하게 해 둬.”
현준은 이미 방지혁이 맡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여기고서는 클럽 내부를 다 뜯어내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고서는 클럽 밖으로 나갔다.
외부인이 보면 민감한 내부였지만 일반인들은 봐도 뭔지 모를 것이긴 했다.
물론 현준이 일반인은 아니었고 방지혁의 정체도 알고 있었기에 확인 사살을 끝냈다.
‘자. 미국 정보기관과 골드스틱과의 전쟁이라. 그런데 설마 골드스틱이 CIA까지 손을 대고 있는 건 아니겠지?’
현준은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지혁의 신분을 아는 이는 없을 것이었다.
현준은 클럽 입구에 나오며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명의 백인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제 앞으로 사장님이라고 불러!”
현준은 자신을 막았던 백인들에게 한 대 때릴 것처럼 행동을 하며 자신을 사장님이라고 부르라는 말을 남기고서는 떠났다.
백인 두 명은 어이없이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저 새끼 우리 진짜 신분 알면 깜짝 놀랄 텐데.”
“알 리가 없으니까 놀랄 일은 없겠지.”
“그러긴 해서 아쉽구만.”
어린 동양인의 비위를 맞춰 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둘 다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