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71
71화
71.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도 결국에는 흐르는 법이었다.
뒤집어 놔도 국방부의 시계는 앞으로 간다는 말처럼 현준도 전역을 할 시기가 왔다.
전쟁의 자신이었던 오진호는 한 달 전 먼저 전역을 해 버렸다.
자신보다 늦게 부대 전입을 해 온 오진호가 먼저 집에 간다는 것에 군대를 2번 경험한 현준은 영 마음이 편치 않았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찝찝해하기는 했지만 결국 현준도 전역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애들 괴롭히지 말고.”
“에이! 제가 애들 얼마나 잘 대해 주는데요.”
현준은 군대에서 체력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강구역에게 괜히 군대에서 사고 치지 말라는 말을 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며 사람은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현준이었지만 그동안 꽤나 공을 들여놓은 덕분인지 강구역은 완전히 현준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특히나 강구역의 어머니가 교통사고가 나면서 현준이 강구역의 어머니의 병원 치료까지 전부 처리를 해 주었다.
교통사고 치료 도중 몸 안에서 용종이 발견되어 그것까지 치료를 하면서 강구역은 현준을 은인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힘만 세고 머리는 비교적 나쁜 전형적인 의리남 캐릭터인 강구역이었다.
다만 무식하면 안 된다며 매일 같이 책 한 권씩 읽으라며 닦달을 한 덕분인지 일을 부려 먹기에 적당한 머리는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여전히 아이언스틱의 임고석이나 영호와 연락을 하고 있는 듯했지만 현준의 계획대로라면 강구역이 전역을 하고 나왔을 때는 아이언스틱이 그대로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래. 내가 너는 믿으니까.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히히! 저만 믿으시라니까요. 대표님!”
현준은 아주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강구역의 눈빛을 보며 혹시 남자를 좋아하는 타입인가 하는 생각에 몸을 움츠렸다.
힘이 워낙에 좋아서 현준이라고 해도 강구역을 당해내긴 어려웠다.
‘그 양반하고 붙으면 어쩌려나?’
현준은 문경의 그와 강구역이 붙으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철호와 강구역을 비교한다면 현준은 강구역을 더 위로 보았다.
실제로 전생에서 강구역은 철호의 왼팔로 무력을 담당했다.
힘이나 몸놀림에 있어서는 철호보다 강구역이 더 나았다.
물론 머리는 철호가 더 뛰어나서 강구역이 철호의 지시를 따르는 역할이었지만 강구역이 머리까지 따라줬다면 철호를 잡아먹고 마약왕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철호뿐만 아니라 강구역의 운명도 예정과는 크게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물론 전생 때처럼 철호와 강구역도 함께 엮이게 되는 건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현준은 자신이 보았던 최강이자 최악의 남자인 문경에서 지내는 남자와 강구역을 비교해 보았지만 역시나 비교 불가라고 생각했다.
“응? 왜 그러십니까? 대표님?”
“아니다.”
현준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젓는 것에 강구역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에이! 말씀해 주십시오. 저 궁금한 거 못 참는 거 아시잖습니까!”
“너하고 그 사람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생각.”
“그 사람이라니요? 철호 형님이요? 에이! 제가 철호 형님을 어떻게 이깁니까!”
철호는 이길 수 없다고 말은 했지만 강구역은 자신이 조금만 더 훈련을 하면 철호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철호는 자신의 위 선배이고 현준의 친구였기에 철호도 형님으로 대해야 할 대상이었다.
“철호 말고 있어. 내가 봤던 남자 중에 최강의 남자.”
“예?”
“아무튼 언제나 하늘 위에 하늘이 있는 법이다. 겸손해야 하는 법이야.”
“알겠습니다. 대표님.”
강구역은 현준이 그 남자라고 말을 한 이에 대해서는 말해 주지 않을 것을 느꼈다.
하지만 문득 궁금해지는 강구역이었다.
현준이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현준이 그 정도의 말을 할 정도라면 터무니없는 괴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조금 더 단련을 해야겠네.’
현준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군대 입대 전에는 시골 깡촌에서 막노동이나 하던 자신을 화려한 서울로 데리고 와 준 영호와 회사의 사장인 임고석에게 평생 충성을 다 바치겠다고 했지만 거기도 결국 막노동이나 다를 바 없는 창고 잡부였다.
열심히 하면 승진도 하고 좋은 일도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래 봐야 작업반장에 불과할 것이었다.
하지만 무려 재벌가 막내아들인 현준이 기적처럼 자신의 앞에 나타나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준 것이다.
힘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동네에서 깡패라고 유명하던 이도 강구역의 손에 걸리면 팔이든 다리든 뼈가 부러질 정도였다.
그렇게 차라리 깡패가 되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현준에 의해 생각이 달라졌다.
번듯한 정장을 차려입고 멋진 건물에서 운동을 하던 선배들처럼 경호원을 해 보는 것도 꽤나 폼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강구역이었다.
물론 현준은 자신보고 세계 최강의 남자가 되어 보라고 말을 했다.
철호가 노리고 있는 것처럼 세계 최고의 남자가 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강구역이었다.
그런 기회를 자신에게 준 현준이었으니 임고석에게 충성을 맹세하겠다는 말은 유치하게만 느껴졌다.
현준과 임고석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현준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현준은 부대장에게 전역 신고를 하고서는 전역을 했다.
전역 당일 부대 앞에는 호성 그룹의 회장인 서대영이 보낸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도련님.”
“애들 치킨이나 하나 사줘요.”
“예! 알겠습니다.”
부대에 남은 후임들에게 치킨 한 마리씩 돌리라는 말을 한 현준은 뒷자리에 앉았다.
전생 때보다는 편안한 군 생활을 한 현준이었다.
* * *
전역을 한 현준은 본격적으로 아중 그룹을 무너트리기 위한 행동에 나설 준비를 시작했다.
세영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약혼을 하기로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세영이 돌아올 때 아중 그룹이 멀쩡할지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현준은 전역 뒤에 비트코인이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의 환희가 절망의 절규로 변하는 것도 한순간일 터인데.”
복수는 생각보다 달콤하지는 않았다.
속 시원한 사이다도 아니었고 복수를 하면 할수록 현준의 영혼은 자신을 스스로 좀먹어 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는 해야만 했다.
자신의 온몸과 영혼을 불태우더라도 복수를 하지 않는다면 살아갈 이유조차 없었다.
현준은 입대 전에 사 모았던 비트코인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천문학적인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 천문학적인 돈을 세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연히 현준이 재벌 3세라고 해도 불가능했기에 이제는 제법 규모가 커진 미국의 투자 기업인 이지 네버를 통해 자금 세탁을 했다.
이지 네버를 통해 세탁을 한 자금은 이지 플랜을 통해 한국으로 유입시킨다.
웬만한 중견 기업 정도는 박살 내 버릴 만한 돈을 확보한 현준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대기업인 아중 그룹을 위협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아중 이노베이션으로 인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중 그룹이었다.
더욱이 현준의 도움으로 아중 건설의 김정수도 호실적을 내고 있었다.
아중 이노베이션이 워낙 실적이 좋다 보니 김정수의 성과가 눈에 띄지 않았지만 김정수도 마냥 무시할 정도는 아니었다.
현준은 이지 플랜을 통해 아중 이노베이션에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 * *
“뭐? 제품 단가 인하를 요구해 왔다고?”
“예. 사장님. 이지 플랜에서 고객사의 요청으로 탄소 원료 단가를 인하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아중 이노베이션으로 인해 자신만만해 하고 있던 김자성은 갑작스럽게 이지 플랜에서 제품 단가 인하를 요구해 오자 인상을 구겼다.
“저품질 탄소 섬유 원료를 오브셀에서 납품받고 있지?”
“예.”
공장 증설이 이루어지고 나면 오브셀을 버리고 직접 생산을 하려고 했지만 이지 플랜의 요구량이 계속 늘다 보니 계속 오브셀과 함께해야 했다.
저품질의 원료도 계속 품질 향상이 되고 있어서 저품질이라고는 하지만 초창기 고품질 원료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거기에 제품 단가 인하를 요구해.”
“이지 플랜에서 요구하는 제품은 고품질 원료입니다.”
“개자식들! 이제 와서 우리를 길들이려고 해!”
저품질보다 고품질 원료가 당연히 제작 단가가 더 높았다.
물론 그만큼 남는 것도 많았다.
저품질 원료는 제작 단가 인하 여력이 낮아 인하를 해도 한정적이었다.
그렇다고 거부하기에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전 세계 탄소 섬유 원료의 유통을 꽉 쥐고 있는 이지 플랜이었다.
미국과 유럽 등 원료를 거의 독점적으로 쥐고 흔들었으니 이지 플랜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물건을 팔아먹기 힘들 수도 있었다.
“일단 가격을 조금 낮춰줘야 할 것 같습니다.”
“끄응!”
김자성은 조금 낮추는 것만으로도 총 매출 감소는 필연적이라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당장 주식 가격의 하락은 필연적일 터였다.
“매출 감소는 어쩔 수 없지만 순수익은 지켜야 해. 오브셀에 사정 말하고 저품질 원료 납품 가격을 낮춰 봐.”
“알겠습니다.”
결국 이지 플랜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김자성은 언제까지고 이지 플랜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중국 쪽하고 거래처를 한번 물색해 봐.”
“중국 쪽이요?”
“그래. 이대로 가면 우리가 하청 공장 격이 되어 버리니까. 새로운 신규 고객을 찾아야 우리에게도 패가 하나 더 생기는 거니까.”
“하지만 현재 물량이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모든 물량을 이지 플랜에서 가져가고 있는데 신규 거래처를 뚫어 봐야 물량을 공급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의 거래처에서는 저희들이 생산하는 고품질 원료는 원하지 않을 겁니다.”
세계 최고 기업들에 공급되는 고품질 탄소 섬유 원료였다.
중국의 기업도 많은 성장을 하고 품질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 낸다지만 단가 비싼 고품질을 원하지 않았다.
오브셀에서 생산하는 저품질만으로도 충분했다.
“오브셀 쪽은 어때?”
“오브셀도 계속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조금 여력은 있는 듯합니다.”
“오브셀의 원료를 우리가 중국 쪽하고 공급을 하면 되겠어.”
“한번 확인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완전히 오브셀을 자신들의 하청 기업으로 여기고 있는 김자성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오브셀의 생산원료는 아중 이노베이션을 통해 이지 플랜에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아중 이노베이션도 중간 수수료로 꽤나 짭짤하게 이득을 얻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오브셀은 아중 이노베이션에 완전히 메여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실제 오브셀의 주인은 이지 플랜이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김자성으로서는 이지 플랜의 진짜 계획을 알게 된다면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 버릴지도 몰랐다.
그렇게 오브셀에 충분한 설비가 있음을 확인한 아중 이노베이션은 생산원료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아니! 지금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여기서 더 단가 인하를 해달라고 하면 우리는 어쩌란 겁니까! 절대 그렇게는 못 합니다! 그쪽 요구대로 대출받아서 설비 늘리고 공장 증설해서 겨우겨우 이자 내고 있는데! 단가 인하라니요!”
본래였다면 어쩔 수 없이 단가 인하를 하겠지만 믿는 구석이 있는 오브셀은 아중 이노베이션에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아중 이노베이션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