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84
84화
84.
현준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은 서대영 회장 일가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서는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서는 응급실에서 붕대로 머리와 팔을 두르고 있는 현준을 볼 수 있었다.
“현준아!”
현준은 안색이 창백해져 있는 서대영 회장과 이연수 여사를 보고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크게 다치진 않았어요.”
“크게 안 다치긴 뭐가 크게 안 다쳐!”
걱정하지 말라는 아들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말에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들 말대로 크게 다치지 않은 것에 안도를 했다.
“대체 무슨 상황이야?”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의아해하는 서대영 회장에 응급실에 와 있던 경찰이 설명을 했다.
경찰도 사고를 당한 현준의 신분을 알고서는 허투루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뺑소니 사고인 것 같습니다.”
“뺑소니? 그게 무슨 소리요? 뺑소니라니?”
“그게 트럭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면서 아드님의 차량 뒤쪽을 가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수습을 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를 한 것이…….”
“음주 운전입니까?”
“그게. CCTV를 통해 차량과 운전자를 찾고 있습니다.”
재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트럭 운전자가 신호위반으로 사고를 내고서는 도망을 갔을 것이라는 경찰의 추정에 서대영 회장은 울컥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꾸욱 눌렀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직접 뺑소니범을 잡고 싶었지만 자신은 기업 오너이지 경찰이 아니었다.
다만 변호사를 고용해 뺑소니범을 민형사로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 뿐이었다.
“범인이 잡히고 나면 연락을 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서대영 회장의 비서가 경찰에게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경찰 쪽에서 연락이 안 오더라도 경찰서에 뻔질나게 드나들 것이었다.
그렇게 음주 신호위반 뺑소니인데도 크게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안도를 할 수 있었다.
병원 의사로부터 삼사일 정도는 경과를 지켜보자는 말에 입원이 결정되었다.
타박상 정도였기에 그냥 퇴원을 해도 상관은 없었지만 퇴원을 하겠다고 했다가는 난리가 날 것 같았기에 현준도 별다른 말 없이 응급실에서 1인실 병실로 옮겼다.
두 형과 형수들도 달려와서는 현준의 상태를 살펴보고 갔고 현준은 새벽이 되어서야 쉴 수 있었다.
“후우! 이제 좀 쉬겠네. 그나저나.”
현준은 침실 침대에 등을 기대고서는 사고가 나던 순간을 떠올렸다.
마지막 순간에 액셀을 밟지 않았다면 죽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사고가 날 것을 알고 있었고 최대한 액셀을 밟으면서 차량 중앙이 아닌 트렁크 쪽을 가격당했다.
사고를 낸 트럭은 머뭇거림도 없이 그대로 달아났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다.
음주 운전이라고 해도 사고를 냈으면 잠시 멈추었다가 도망을 가기 마련이었지만 그대로 사라진 트럭에 현준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드스틱? 경찰은 아닐 것이고. 루나틱인가 뭔가 하는 놈들인가?”
정체를 알게 되면 위험할 것이라고 김만춘이나 문채원을 통해 경고를 받았다.
위험해질 것이라는 것에는 별생각 없었다.
두려워서라기보다는 귀찮을 뿐이었다.
고작해야 이름밖에는 아는 것도 없고 현재의 아버지인 서대영과 공민지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밖에는 몰랐다.
골드스틱이라는 곳보다 더 정보가 없었으니 굳이 알아보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에 대한 경고인지 아니면 정말로 자신을 죽이려는 것인지 사고를 위장한 암살이 시도된 것이다.
아직 복수가 끝나지 않았다.
복수가 끝나고 난 뒤에는 자신이 죽든 말든 그건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복수를 끝내기 전에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면 현준도 가만히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거치적거린다는 이유로 아이언스틱을 자신의 발아래 두었고 실버스틱을 박살 내고 있는 중이었다.
만일 골드스틱까지 자신을 귀찮게 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양반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건든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만일 루나틱이 연관되어 있다면 그곳의 작자들도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이를 갈았다.
* * *
다음 날 아침부터 현준의 입원 소식을 들은 이들이 병문안을 찾아왔다.
철호부터 민지영과 공민지, 회사 직원들뿐만 아니라 아중 그룹의 김무연 회장 그리고 김자성과 김정수까지 현준의 병실로 병문안을 온 것이다.
꽤나 널찍한 1인실 병실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좁을 정도였다.
“몸은 괜찮냐?”
“예. 아버지.”
김무연 회장은 몸에 붕대를 묶은 채로 침대에 누워 자신을 아버지라고 불러주는 현준을 안쓰러우면서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서대영과 친구였기에 현준이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던 김무연이었다.
자신의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서대영이 자신의 자식들을 자기 자식으로 여기듯 김무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사석에서는 서로의 자식들이 김무연이나 서대영에게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래. 뺑소니범은 잡았다냐?”
“그게 아직 못 잡은 듯합니다.”
“아직도 못 잡아! 일 처리를 뭐 그따위로 해!”
서대영으로부터 음주에 신호위반에 뺑소니까지 한 운전자라는 것에 같이 화를 낸 김무연이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어딘가에 숨어서 술이 깰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술이 깨면 경찰서로 찾아올 것이었으니 음주는 범죄 사실에서 빠지게 될 것이었다.
그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경찰이 병실로 들어왔다.
“서현준 씨.”
“예. 무슨 일이시죠?”
“아! 그게. 피의자가 사망한 채로 발견이 되었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자살을 했다는 경찰의 말에 다들 할 말을 잃어야 했다.
분명 큰 사고이기는 하지만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이었다.
굳이 자살을 할 것까지는 없었지만 현준은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살을 당했나 보군.’
피의자가 사망했기에 사건은 내사 종결되어야만 했다.
“어떤 사람이랍니까?”
“아! 그게. 정보 보호법…….”
“그냥 이름만 알려 주세요.”
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피의자의 신분을 밝힐 수는 없었지만 상대는 거대 기업의 오너 아들이었다.
권력자였기에 난처해 하던 경찰은 사고를 낸 피의자의 이름을 알려 주었다.
현준은 나중에 조사를 해 보기로 하고 치료에나 힘쓰기로 했다.
몸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가 지나자 어깨와 허리가 아파왔다.
현준의 지인 방문자들이 다녀가고 난 뒤에 클럽 이지스의 방지혁이 병문안을 왔다.
방지혁은 팔을 다쳤는지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몸은 괜찮냐?”
“아. 예. 형은 괜찮아요? 팔 다쳤네요. 어쩌신 일로?”
“그냥 넘어졌어. 일하는 것에는 지장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운전자 자살했다며.”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요?”
“아! 들었어.”
방지혁은 현준이 사고를 당했다는 것과 함께 운전자가 자살을 했다는 사실에 뭔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이 아마도 지금 자신들과 싸우고 있는 실버스틱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현준이 클럽 이지스에 돈을 댔다는 사실은 비밀이었지만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일이기도 했다.
현준이 자신의 정체를 알 리는 없었다.
“조직 폭력배 때문에 형이 고생이네요.”
“아니야. 이쪽 세계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야. 클럽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예. 형만 믿을게요. 으윽!”
“그래. 얼굴 한 번 보러 왔다. 몸조리 잘하고.”
“예. 형도 고생하세요. 몸 다 풀리면 놀러 갈 테니까.”
“그래. 알았다.”
굳은 표정의 방지혁이 병실을 나가자 현준은 중얼거렸다.
“피비린내가 나네.”
무척이나 진한 피 냄새가 나는 듯했지만 그건 더 이상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자신을 죽이려던 것은 실버스틱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현준은 온종일 방문객들을 상대하느라 피곤해졌는지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 * *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을 때 울음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뜬 현준은 금발의 미녀가 침상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는 데다가 눈가의 화장이 번져 있는 모습에 현준은 손으로 눈가를 닦아 주었다.
“현준?”
“안 그래도 물어볼 것이 있었는데 잘됐네.”
자신의 사고 소식을 어떻게 들었는지 듣자마자 미국에서 한국으로 날아온 듯했다.
공항에서 바로 온 듯한 복장이었다.
“물어볼 것이 있다고요? 뭘요? 다 대답해 드릴게요.”
현준이 죽다 살아나서 자신에게 고백이라도 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가 되는 제시카였다.
당연히 그런 것이라면 바로 승낙을 할 제시카였다.
물론 그럴 일은 없었기에 현준은 힐끔 제시카의 뒤에 서 있는 덩치를 보았다.
제시카의 경호원인 델이었다.
꽤나 피곤해 보이는 것이 제시카를 말리려고 했지만 말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분명 중요한 일정이 있어도 무시해 버리고 그냥 날아온 듯했다.
델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검은 머리 사람은 믿는 것 아니라고 했다.
‘둘 다 금발이니 믿어도 되는 건가?’
하필이면 제시카와 델 모두 금발 머리였다.
전생에서도 금발 머리에 배신당해 보진 않았기에 현준은 병실 입구에 있을 경호원에게 외쳤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세요. 그리고 조금 떨어지고.”
“알겠습니다. 도련님!”
무슨 대화를 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경호원은 현준의 지시에 따라 절대 서대영으로부터 병실 입구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말을 들었지만 조금 거리를 두었다.
그렇게 대화가 새어 나갈 일은 없어진 것에 현준은 살짝 볼에 홍조가 생긴 제시카를 바라보았다.
그런 제시카의 홍조에 살짝 제시카가 오해를 하고 있음을 알았지만 그런 제시카의 기대를 채워 줄 수는 없었다.
“문채원.”
“예?”
“제네스코 코리아의 대표이사인 문채원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문채원 씨는 왜?”
갑자기 문채원에 관해서 물어보는 현준에 제시카는 의아해했다.
40대 후반의 여인인 문채원이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긴 하지만 현준이 매력을 느낄 만한 여인은 아니었다.
“내가 아는 사람과 닮아서요. 그 사람이 어렸을 때 엄마를 잃었는데 그 엄마하고 문채원 씨하고 닮았다고 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아! 그런 거였어요. 저도 잘은 알지 못하는데. 분명 미혼일 텐데요.”
문채원이 미혼이라는 사실은 현준도 알고 있었다.
“문채원 씨가 제네스코 본사 소속의 사람인가요?”
“아니에요. 문채원 씨는 루나틱 코퍼레이션이라고 하는 회사 쪽의 전문 경영인인데. 호성 그룹에서 합작 제안을 거절하는 바람에 한국 진출에 있어서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저희 쪽에서는 한국 실정을 잘 알지 못해서요.”
“루나틱 코퍼레이션?”
현준은 꽤나 당당하게 이름을 밝히고 있는 집단이 이름만 알고 있는 자신을 살해하려고 했다는 것에 기가 찼다.
“예. 루나틱 코퍼레이션.”
“거기 회사하고 문채원 씨에 대한 자료 좀 주실 수 있나요? 아! 루나틱 코퍼레이션에는 알리지 말고요.”
“음! 뭐 그런 거야 어렵진 않을 것 같네요.”
제시카는 문채원과 루나틱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의 정보를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딱히 비밀스러운 정보는 아니었다.
그렇게 일상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병실 문이 열리고서는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 또한 제시카처럼 어딘가에 들르지 않고 공항에서 바로 병원으로 온 듯한 느낌이었다.
“세영?”
“오랜만이네.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현준은 세영의 병문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