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9
9화
9.
마침내 비트코인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전생에서도 딱히 좋아하진 않았다.
도박이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이유를 알 수 없는 극심한 변동성에 손을 대지도 않았던 비트코인이었다.
“하지만 복수를 위해서라면.”
복수를 위해 악마와 손을 잡겠다는 생각까지 한 현준이었다.
물론 현준도 바보는 아니었다.
엄청난 숫자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 막대한 비트코인을 한국에서 현금으로 바꿀 생각 따위는 없었다.
현준은 미리 미국에 투자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조세 회피처에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돈을 벌 목적이 아니기도 했고 워낙에 천문학적인 돈이기도 했기에 현준은 미국에 세금을 내더라도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처분하기로 했다.
때마침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였기에 대학도 방학 때였다.
방학 때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핑계로 미국으로 입국한 현준은 자신이 만든 투자 회사로 향했다.
투자 회사는 현준의 자금 지원과 지시에 따라 소소하게 사업을 꾸려가고 있었다.
자신들의 보스가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출신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뉴욕의 맨해튼이었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낡은 빌딩에 자리를 잡고 있던 EG NEVER(이지 네버)란 이름의 투자 회사에 자신들의 보스가 나타났다.
“벤자민 씨 계십니까?”
“누구시죠?”
“한국에서 왔습니다.”
“한국?”
이지 네버 사에 찾아온 젊은 동양인 남자에 회사의 카운터에 앉아 있던 비서인 에번은 뭔가 싸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회사 매니저로부터 자신의 회사 보스가 한국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자신들의 일은 한국에서 보내온 투자 정보를 받아 투자를 실행하는 일이었다.
자금 또한 보스로부터 보내져 왔다.
“약속을 하셨습니까?”
“보스께서 자신의 회사에 사람을 보내는데 약속이 필요한 건가요?”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보스가 보낸 사람으로 여겨졌다.
보스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동양의 재력가인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불법적인 조직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동양에도 서양의 마피아처럼 삼합회나 야쿠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에번은 자신의 회사 매니저에게 연락을 했다.
‘미리 간다고 연락할 걸 그랬나?’
현준은 직접 찾아오기는 했지만 자신이 보스라고 소개를 하진 않았다.
이지 에버 투자 회사에 오기 전부터 현준은 수염을 길렀다.
물론 길러봐야 일주일 정도밖에는 되지 않아 멋들어진 수염은 아니었지만 뿔테 안경을 함께 쓰면서 얼굴을 알아보지는 못하게 했다.
‘워낙에 천문학적인 돈이라 이 작자들을 다 믿을 수는 없지.’
현준의 비트코인은 현준의 품 안에 있는 하드 디스크에 들어 있었다.
그것도 숫자가 무려 10만 개에 달했다.
2천만 원에 전부 처분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략 2조 원에 달하는 돈이었다.
‘전부 처분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이 정도 물량을 한 번에 처분하게 되면 최정점에 도달하기 전에 폭락할 수도 있을 텐데.’
어차피 국내에서는 처분하기 불가능한 물량이었다.
물론 일부 물량은 현준의 활동 자금을 위해 국내 거래소를 통해 처분을 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물량은 미국에서 처분할 생각이었다.
잠시 후에 매니저인 벤자민이 달려왔다.
“한국에서 오셨다구요?”
“예. 벤자민 씨이십니까?”
제법 능숙한 영어를 하는 현준이었다.
여느 동양인과는 달리 수염을 기르고 있었지만 눈빛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더욱이 몸도 운동이라도 한 것인지 체격도 크고 키도 컸다.
벤자민은 혹시 자신들의 보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그러기에는 다소 젊어 보였다.
‘보스의 심부름꾼인가 보군.’
동양인은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는 사실을 벤자민도 알고 있었다.
수염만 없었다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일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20대 후반일 수도 있었고 어쩌면 놀랍게도 30대일 수도 있었다.
서양인이 동양인의 나이를 짐작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보스께서 보내신 분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사무실은 마련해 놓았겠지요?”
“예.”
“안내해 주십시오.”
“이쪽으로 오시지요.”
매번 청소만 해 놓을 뿐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이 하나 있었다.
행여라도 한국에서 올 보스가 사용할 사무 공간이었다.
현준은 그다지 크지 않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는 짐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짐 정리라고 해 봐야 자신이 가지고 온 007 가방에서 몇 가지 물건을 꺼내는 것뿐이었다.
“필요하신 것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아. 커피 한 잔 부탁드립니다.”
“예.”
사무실의 컴퓨터에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다.
그 비밀번호는 이지 네버 투자 회사의 매니저인 벤자민도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 비밀번호를 빠르게 쳐서는 컴퓨터를 켜는 현준에 역시나 보스가 보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은 그렇게 커피를 한 잔 가져다 달라는 말을 하고서는 컴퓨터에 하드 디스크를 설치했다.
몇 가지 보안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야 활성화가 되었고 이지 네버 사의 법인 계좌를 통해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에 접속했다.
“일단 절반 정도인 오만 개만 넣어 볼까.”
아직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이 폭등하기 전이었지만 현준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일부를 팔고 사들이면서 거래 실적을 만들기 시작했다.
개당 몇백 원 하던 비트코인은 1달러를 넘어 2달러에서 3달러 사이를 맴돌고 있었다.
3달러라고 해도 현재 오만 개의 비트코인의 가격은 1억 5천만 원 정도였다.
투자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의 액수였다.
10만 개도 고작 3억이었으니 웬만한 재력가들에게 있어서는 껌값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런 10만 개의 비트코인의 가격이 2,000만 원을 넘게 되고 10만 개의 비트코인은 2조 원이 된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사 모을 걸 그랬나?”
나름 제법 열심히 사 모았지만 개인 간 거래로 10만 개를 모으는 것만 해도 힘들었다.
돈이 있어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지금도 계속 채굴을 하고 있었고 다른 코인들도 채굴하고 있었기에 최종 확보 자금은 훨씬 많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3년 뒤에 최정점에 가격이 오르기에 그때 한 번 더 자금을 쏟아내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비트코인의 거래 실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몇 차례 투자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현준이었다.
“흐음! 손해만 봤네.”
나름 조금이나마 숫자를 늘려 보겠다고 거래를 해 보았지만 손해만 보았다.
현준은 역시나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서는 거래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의 지갑에 들어 있는 비트코인의 숫자는 여전히 5만여 개에 달했다.
“분명 한꺼번에 다 팔 수 없다. 여기도 세력이 달라붙어 있을 거고.”
현준은 자신이 확보한 10만 개의 비트코인을 이번 폭등장에 전부 처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고점에 파는 것도 불가능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1차 폭등 지점인 만 달러대에서 매도를 시작하기로 하고 최종적으로 만삼천 달러에서 만사천 달러 대에서 최대한 매각을 하고 하락기에서는 팔천 달러까지 매각한다.”
내년인 2019년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3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당연히 그 지점에서 매입해 이 년 동안 보유한 뒤에 모든 물량을 다 털어버리면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기다렸다.
이미 이지 네버는 현준이 보내준 십여억 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100억에 가까운 자금을 굴리고 있었다.
일반인들에게야 엄청난 돈이었지만 재벌인 현준에게는 그다지 크지 않는 돈이었다.
당연히 구골이나 테스라 그 밖에 아플과 같은 미국의 IT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이 투자도 몇 년 지나지 않아 엄청난 이득으로 돌아올 것이었다.
그렇게 지금 당장은 작은 투자 기업에 불과했고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장 회사의 직원들도 회사가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의 그 날이 찾아왔다.
비트코인이 폭등을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몰랐다.
몇백 달러짜리 데이터 쪼가리가 왜 천 달러를 넘는지 몰랐고 이천 달러를 넘더니 단번에 4천 달러까지 치솟았다.
잠시 다들 의문이 들었는지 가격이 폭락하기는 했지만 이미 광풍은 불고 있었다.
단번에 6천 달러를 넘더니 1만 달러를 돌파해 버리고 말았다.
현준은 폭등이 오기 시작하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기 시작했다.
너무 일찍 많은 물량을 풀어버리면 최정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폭락이 올 수 있었기에 현준도 긴장을 유지해야만 했다.
그렇게 조금씩 비트코인을 팔아가면서 이지 네버의 계좌의 숫자가 커져가기 시작했다.
“제길! 파는 것만인데도 정신이 없을 지경이군.”
24시간 돌아가는 코인 거래소였다.
자신도 처음 보는 액수의 돈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에 현준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운명의 그 날이 왔다.
비트코인이 무려 2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물론 대규모 거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주 살짝 몇 개의 비트코인만이 거래가 되었고 현준도 간신히 2개 정도를 최고점에 팔 수 있었다.
그리고서는 떨어지는 칼날이었다.
2만 달러를 찍은 비트코인이 1만 달러까지 폭락하는 것은 며칠 걸리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현준은 계속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아대었다.
패닉셀.
공포에 질려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이나 코인을 파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현준의 모습도 그런 패닉셀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다.
비트코인이 몇백 원 하지 않을 때부터 구입한 현준이었으니 패닉셀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얼마까지 떨어질지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지금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현준은 한국대의 개학이 있기 바로 전 주까지 10만 개 중에 7만 개의 물량을 매각해 버렸다.
“제길! 1조 원이 안 되네.”
현준은 환율 계산기를 두드리며 확보한 자금이 1조 원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아직 3만 개의 비트코인이 더 있었기에 그것까지 매각한다면 1조 원은 충분할 터였다.
하지만 거래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었다.
물건을 내놔도 제대로 소진이 되지 않았기에 현준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하아! 이걸 다음에 또 해야 한다니. 환장을 하겠네.”
현준은 자신의 컴퓨터를 정리하면서 남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비트코인은 7,000달러 아래까지 내려왔다.
“벤자민 씨.”
현준은 벤자민을 호출해서는 그에게 투자 회사 명의로 1만 개의 비트코인을 넘겨 주었다.
현재의 시세로도 70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액수의 비트코인이었다.
물론 회사 명의로 1조 원에 가까운 현금이 쌓여 있었지만 해당 계좌는 벤자민이 접근을 할 수 없는 계좌였다.
오직 현준만이 접근할 수 있었기에 지금 자신의 회사 사내 유보금이 1조 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벤자민도 알 수 없었다.
“비트코인 1만 개를 회사 자산으로 넘길 테니 관리를 해 주세요.”
“예? 비트코인 1만 개를요?”
“그렇습니다. 한동안 계속 가격대가 내려갈 테지만 굳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가격이 5,000달러 아래로 내려간다면 팔지 마시고 3,50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매입을 하셔도 됩니다.”
벤자민은 석 달 가까운 시간 동안 홀로 사무실에 처박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창 뉴스에서 화제인 비트코인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것에 기가 막혔다.
이미 고점에서 엄청나게 폭락한 비트코인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내려가는 와중이었다.
그런데 무려 1만 개의 비트코인을 팔지도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친놈인가? 아니 설마 고점에서 계속 사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벤자민은 현준이 고점에서 팔았다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로 하룻밤이 지날 때마다 자산 가치가 폭락 중인 비트코인 1만 개를 받아들였다.
현준이 가격대를 지정해줘서는 사고파는 것을 허용해 줬지만 다시 폭등장이 올 때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이지 네버는 추가적으로 수백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