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90
90화
90.
현준은 윤무덕의 보고를 받았다.
현준이 베스트 프렌드와 굿 프렌드의 대표 이사 자리에서 내려와 있었고 윤무덕은 베스트 프렌드의 부장 직급이었지만 윤무덕은 현준을 따르고 있었다.
“영호 씨 잘 놀다 갔습니까?”
“예. 회장님.”
“거 회장님 소리 듣기는 아직 많이 이릅니다.”
“그럼 대표님이라고 하겠습니다.”
“뭐 호칭이 뭐 중요하겠습니까.”
생각보다는 일을 잘했다.
전에는 길거리에서 흔하게 보이는 중년 아저씨였지만 고급 정장과 구두를 빼 입히고 머리도 정리를 하자 잘 나가는 샐러리맨으로 보였다.
옷이 날개라면 날개였다.
그렇게 윤무덕도 뒷세계의 중간 보스에서 번듯한 기업의 임원급이 되자 몸조심을 하고 있었다.
봉급이 전보다 많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현준의 도움으로 제법 좋은 동네의 번듯한 아파트로도 이사했고 자동차도 깔끔한 승용차로 바꾸었다.
그렇게 바뀐 삶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이었다.
집에 가면 짜증스러운 표정의 아내와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자식들이었지만 좋은 동네의 아파트와 좋은 학군의 학교로 이사와 전학을 가자 사람이 달라진 것인지 변해 버렸다.
한 번 맛본 멋진 삶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젊은 날 사람까지 죽여 가며 얻었던 것이 고작 몇 달 번듯한 직장에 다니게 되면서 얻은 것보다 형편없었다.
물론 자신이 잡은 동아줄이 보통 동아줄이 아닌 황금 동아줄이기에 가능한 것일 터였다.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인 현준이었다.
능력도 있고 배포도 있으면서 미래도 밝았다.
자신이 모시기에 과분할 정도였다.
그렇게 마치 빛 그 자체인 현준에게 오물이 묻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 편하게 하세요.”
윤무덕은 현준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현준이 나중에는 자신에게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아이언스틱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언스틱이요? 왜요? 본래 나쁜 짓 하던 사람들이 정신 차리고 열심히 일하려는 거 말하시는 겁니까?”
“예? 아시고 계셨습니까?”
“뭐 옛날에 윤 부장님이나 임 사장님이 어떤 일을 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업 하는 사람은 안 거둘 수가 없거든요. 옛날에 어쨌느니 하는 것보다 현재가 중요하고 미래가 중요한 법이지요. 열심히 살겠다는 사람들을 옛 편견 때문에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요. 뭐 어린놈의 개똥철학이니 뭐니 하겠지만 윤 부장님 하는 일, 행동 다 보고받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시는 거 보기 좋더라구요.”
현준의 미소에 윤무덕은 가슴 속에서 울컥했다.
물론 조카뻘인 현준 앞에서 눈물을 보일 만큼 윤무덕이 여린 인간은 아니었다.
“실망 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예. 그렇게 해 주세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내 사람 하나 챙기는 건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런데 아이언스틱과의 관계를 끊으셔야 합니다.”
현준은 아이언스틱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윤무덕에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요?”
“그 옛날에 하던 나쁜 짓들을 지금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 짓이라. 어떤 나쁜 짓이죠?”
“그게. 후우! 약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약?”
“예. 마약입니다.”
현준은 무척이나 망설인 끝에 말을 하는 윤무덕에 한동안 말이 없이 생각에 잠겼다.
“그것 말고 또 있습니까?”
“그…… 그게.”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윤 부장님께서 그 말을 꺼낸 순간부터 우리는 같은 배를 타게 된 것이니까요.”
“죄송합니다.”
오직 빛인 현준에게 자신이 오물을 묻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윤무덕이었다.
“여자를 일본 쪽에 공급하기도 합니다.”
“인신매매입니까?”
“과거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유흥 쪽 취업 알선 쪽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뭐 자발적이라고 하겠지만 인신매매군요.”
“예.”
현준은 역시나라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그…… 그게.”
“뭔가 들어왔나 보군요.”
“예.”
윤무덕은 몸이 덜덜 떨렸다.
자신이 왠지 실수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현준이 아이언스틱과 가까이하지 않았다면 이런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임고석. 아니 그 위에 최필석이라는 자가 있는데 매우 위험한 자입니다.”
현준은 마침내 그 위의 조직이 나오는 것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저를 이용해 먹으려고 할 수 있다. 그 말씀이신가요?”
“그…… 그게. 그게 아니더라도 대표님께서 알게 모르게 이용당하실 수가 있으십니다.”
“뭐 그럴 수도 있겠군요. 같이 한잔하다가 제 술에 뭘 탈지도 모르고.”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엮은 이가 한둘이 아닙니다. 아중 그룹의 김자성! 헉!”
윤무덕은 순간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이미 흘러나온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었다.
“김자성? 지금 김자성이라고 했습니까? 아중 그룹의 장남인 김자성.”
“그게. 후우! 예. 대표님의 처가가 될 김자성 사장이 젊은 시절 최필석에게 설계 당했습니다.”
“설계라. 어떻게 설계를 당한 겁니까?”
윤무덕은 결국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아야만 했다.
“일본에서 신형 마약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신형 마약이요? 그 좀비 마약 같은 거 말입니까?”
“그런 쓰레기와는 다른 겁니다. 자신이 중독된 것인지도 모르고 검사를 해도 검출이 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마약입니다.”
“엄청난 걸 만들어 냈나 보군요.”
“예.”
“그런데 말입니다.”
“예?”
윤무덕은 현준의 말에 의아해했다.
“그런 엄청난 비밀을 알고 계신 윤 부장님을 그 조직이라는 곳에서 너무 쉽게 놔준 것이 이상한데요?”
현준의 말에 윤무덕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본래라면 절대 자신이 풀려날 수 없었다.
사실 지금도 풀려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현준을 설계하기 위해 달라붙어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문제는 명령을 내리는 실버스틱이 의문의 조직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의문의 조직은 현준이 붙여다 준 방지혁의 CIA였다.
방지혁의 CIA도 실버스틱을 조사하며 일본의 야쿠자들과의 연관성을 찾아내었고 그들과 실버스틱이 특수한 약물을 거래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당장이라도 최필석을 죽일 수 있었지만 주시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최필석이 오원구와 김만춘 모두 잃으면서 몸을 매우 사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방지혁을 잡으러 보낸 자신의 조직원들이 박살이 나면서 몸을 숨겼다.
최필석은 다른 조직이 자신의 세력을 노리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최필석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돈이 필요해졌다.
그리고 그 돈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화물을 받은 것이다.
화물의 내용물을 자신의 하부 조직에 넘겨 현금화와 함께 조직 장악을 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 쪽의 야쿠자 조직원들도 한국으로 입국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으니 윤무덕이 큰 소란 없이 나온 것이다.
물론 소란이 잠잠해지면 윤무덕에게 다시 접근해서 현준을 설계하라는 지시가 떨어지게 될 터였다.
윤무덕은 그런 지시를 자신이 거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현준에게 이 비밀을 말한 것은 윤무덕도 자신에게 달라붙은 어둠에서 벗어나고만 싶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자신에게 은혜를 준 현준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기도 했다.
“최필석이 경쟁 조직과의 전쟁 중이어서 그렇습니다.”
“전쟁 중이라. 그 이야기는 최필석이라는 자가 무너지길 바라는 것 같군요.”
“예?”
“왜요? 윤 부장님 손 씻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최필석이만 없어지면 윤 부장님 자유의 몸이 되는 거 아닙니까?”
“그…… 그게.”
“음! 임 사장님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현준의 말에 윤무덕은 자신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 정도 일을 벌일 정도라면 최필석이라는 작자의 뒤에도 꽤나 큼지막한 놈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 그건. 아마도 그럴 겁니다.”
뒤를 봐주는 이가 없고서야 대한민국에서 그런 짓을 하기란 어려울 터였다.
“경찰 선에서는 손을 댈 수도 없을 것 같고.”
현준은 경찰에 이 비밀을 알려 봐야 꼬리나 자르고 말 것이라 생각했다.
“최필석이도 혼자 죽지는 않겠다고 할 것이고.”
“예. 예.”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그 화물 언제 옮긴답니까?”
“예?”
“왜요? 그 화물 없어지면 최필석이가 아주 곤란해 할 것 같은데. 아! 임 사장님도 살려면 정신없겠네요.”
윤무덕이 본 현준의 표정은 장난꾸러기의 모습이었다.
“우리 좋은 일 좀 할까요?”
“대…… 대표님.”
“저한테 그런 비밀 털어놓으셨을 때부터 그걸 원하신 거 아닙니까?”
“그게.”
“에이! 윤 부장님! 왜 이리 소심하십니까.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그 화물이라는 거 태워 버립시다.”
마냥 순진하기만 할 것 같았던 현준이었지만 윤무덕은 자신이 재벌가의 혈통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는 못 속이는 건가?’
윤무덕도 자신이 사는 길은 최필석을 죽이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천벌이 내리려는 것인지 김만춘도 죽었고 오원구도 사라졌다.
실버스틱의 이인자와 삼인자가 사라진 것이다.
물론 그들을 메우는 새로운 이인자와 삼인자가 나타나겠지만 아직은 뚜렷하게 나오는 인물이 없었다.
있다면 최필석의 아들인 최재현이었지만 아직은 어렸다.
최필석만 제거한다면 최재현이 조직을 이끌어 가기에는 무리였다.
‘거기에다가 임고석마저 제거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윤무덕은 조직에서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사나 다를 바 없는 곳에서 임원으로 자유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제가 몇몇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제가 도와드리지요.”
“계획을 세워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 * *
현준이 아이언스틱의 물류 창고에서 화물을 탈취해 없애버리려는 계획을 세울 때 오진호는 주말에 아이언스틱의 물류 창고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하아! 평일에는 뭘 했대요?”
“우리 진호가 할 일 남겨두고 있었지!”
주말이라 일반 직원들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나마 깡패 같은 관리 직원들만 할 일 없이 사무실에 와서는 놀고 있었다.
오진호는 꽤나 쏠쏠한 일당을 주는 아이언스틱에서 알바인지 직원인지 모를 일을 하고 있었다.
엉망진창인 서류들을 정리하고 난 오진호는 장 부장에게 말을 했다.
“부장님. 창고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혼자 갔다 올 수 있지?”
“예? 혼자 가라구요?”
“그럼 내가 같이 갈까?”
장 부장은 창고 열쇠를 오진호에게 던져 주고서는 푹신한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창고 안의 물건들과 서류상의 수량이 맞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오진호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물류 창고로 향했다.
“혼자 하려면 오늘도 야근이네.”
규모는 꽤나 큰데 운영은 주먹구구식이었다.
중소기업이 다 그런다지만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진호는 창고 문을 열며 투덜거렸다.
“내가 물건 빼가면 어쩌려고?”
이대로 창고 안의 물건을 훔쳐가도 모르겠다고 투덜거렸지만 이내 창고 곳곳에 있는 CCTV를 보며 그렇게 허술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진호는 창고 재물 점검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