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92
92화
92.
임고석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현준과 철호는 반갑게 맞아 주었다.
“고석이 형님! 오셨습니까?”
“오! 서 대표님! 철호 씨는 잘 지냈어요!”
“예! 안녕하세요. 사장님.”
다들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자리에 앉으시죠.”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뭘 이런 것 가지고요.”
임고석은 식당 안으로 들어올 때 윤무덕을 보았다.
윤무덕은 임고석을 보고서는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해 왔다.
그런 윤무덕에 고개만 끄덕이며 인사를 나누고서는 식당 안으로 들어온 임고석이었다.
이제는 자신이 아닌 현준을 모시고 있는 윤무덕이었다.
그렇게 현준의 귀가를 위해 차량에서 기다리고 있는 윤무덕에 임고석은 별다른 의심을 하진 않았다.
윤무덕의 위치라면 저런 대우를 받을 것이 아니었지만 사기를 당한 것의 타격이 너무 컸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했으니 현준의 옆에 붙어서 열심히 하면 먹고 사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터였다.
그렇게 사업 이야기를 하자는 현준에 임고석은 철호를 바라보았다.
독종이었다.
임고석이 본 철호는 분명 독종이었다.
잔인해질 수 있다면 자신보다 더 잔인해질 수 있고 머리도 잘 돌아갔다.
꽤나 탐나는 인재였고 그래서 작업을 쳐 보려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철호의 옆에는 현준이 있었다.
그냥 재벌가의 망나니 막내아들이 아니었다.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것이 경험과 연륜만 더 쌓인다면 어디서건 거물이 될 수 있을 인물이었다.
다만 아직은 놀기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작업을 하기에 좋은 대상이었다.
아무리 현준이 대단하다 한들 뒷세계의 방식은 모를 것이었다.
“이번에 저희가 이벤트 대회를 개최하려고 하는데. 온라인 방송까지 함께할 생각입니다.”
“자체적인 방송을 하시려는 겁니까?”
“예. 그래서 후원사들도 좀 모으고 선수 발굴도 좀 하고 해서 흥행이 되면 정식 대회로 꾸준하게 진행을 해 볼까 합니다.”
“좋은 계획인 것 같으십니다.”
현준의 종합격투기 사업에 임고석은 얼마나 흥행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초를 칠 수는 없었기에 좋은 계획이라고 말을 했다.
어차피 돈은 현준이 낼 것이었다.
물론 임고석을 부른 이유는 후원사로 참여를 하라는 것일 터였다.
거기에 더해 대회 운영에 협력을 해 달라는 부탁이나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물론 고작 물류창고업 기업인 아이언스틱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홍보를 한다고 한들 종합격투기는 대한민국에서 마이너한 스포츠였다.
“자금은 제가 대겠으니 임 사장님께서 운영 회사 하나 차려 주십시오.”
“예? 운영 회사를요?”
“예. 마땅히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없다 보니 임 사장님 정도면 잘 운영을 할 수 있으실 것 같아서요. 뭐 일단 이벤트 대회의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긴 할 겁니다만 저희가 정식 대회를 운영하면 아무래도 말이 많아질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체육관 선수들에게 판정을 후하게 내준다며 판정 시비도 있을 거구요.”
“확실히 그럴 것 같습니다.”
임고석은 현준이 베스트 프렌드의 소속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체육관의 선수들을 전부 끌어모으려는 생각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벤트 대회의 상금은?”
“아! 기왕이면 흥행을 위해 100억 원을 쏠까 합니다.”
“예? 백억 원이요?”
임고석은 통 큰 현준에 화들짝 놀랐다.
“백억이나?”
철호도 알지 못했던 것인지 놀라서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너무 큰 돈이 상금으로 걸린 것이다.
“기왕 할 거면 그 정도는 해야지. 짜잘하게 1억이나 10억으로 무슨 대회를 여냐.”
“손해 안 보겠어?”
“투자지. 투자. 그래야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법이야. 국내에서만 놀 거야? 외국 애들도 불러서 제대로 해야지.”
현준의 통 큰 계획에 다들 얼이 빠졌다.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지 그룹의 수익이 예상보다 훨씬 잘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비트코인으로 한몫 단단히 본 현준은 돈을 물 쓰듯이 써도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 큰 이벤트를 개최하기로 했다.
상금만 100억이지 다른 부대 비용까지 한다면 수백억 원이 투입될 이벤트 대회였다.
물론 임고석의 정신을 쏙 빼기 위해서기도 했다.
임고석은 생각보다 판을 크게 벌이려는 현준에 화물에 대해서는 잠시 잊어버렸다.
불법적인 일도 좋았지만 생각보다는 위험함에 비해 수익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합법적인 일도 수익이 꽤나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임고석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뒷세계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은 임고석도 알고 있었다.
더욱이 임고석의 본성은 결코 선해질 수 없었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는 법이지. 그나저나 창고업은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현준은 아이언스틱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는 것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 * *
현준이 임고석과 만나고 있을 때 충북 진천으로 향하던 정 부장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한 창고 건물이었다.
주변에 인가도 없어서 평소 어두워지면 인적도 없는 곳이었다.
그런 장소에 사람들이 제법 나와 있었다.
끼익!
차량들이 창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창고의 문이 닫혔다.
“정 부장이 왔네.”
“예. 형님. 사장님께서 앞으로는 저더러 책임지라고 하셨습니다.”
“무덕이는?”
“그…… 그게, 설계 중입니다.”
“그래? 거물인갑네. 무덕이가 직접 설계 중이면.”
“예. 제법 거물입니다.”
정 부장은 창고 안에 있던 한 남자를 향해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물론 현준이 거물인지는 현재로써는 논란이 있었지만 미래에는 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 부장이었다.
“물건은 확실하지?”
“예.”
“그래. 내 정 부장은 믿을 수 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해야 안 되겠나?”
“예! 확인해 보십시오! 화물칸 열어라!”
정 부장의 말에 탑차가 열렸다.
“확인해 봐.”
“예! 형님.”
화물을 수령하러 온 남자의 지시에 그의 부하가 탑차 안으로 올라갔다.
그리고서는 화물을 열고서는 내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내부에는 예술품으로 보이는 장식품들이 있었다.
물건을 확인하는 자들은 장식품을 아무렇지도 않게 깨트리고서는 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어서는 봉투 안의 하얀 가루를 확인했다.
“맞습니다. 형님!”
“물건 옮겨라!”
화물을 다시 봉인하고 창고 안에 있던 지게차가 탑차 안의 화물을 다른 차량으로 옮겼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광경을 오진호는 지켜보고 있었다.
‘미치겠네!’
대충 뭐하는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경찰서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의 목숨은 없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믿었던 정 부장이 자신을 이딴 더러운 짓에 끌어들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오진호였다.
더욱이 증거도 지금 눈앞에서 다른 자에게로 넘어가고 있었으니 경찰에 신고해 봐야 소용이 없을 터였다.
오진호는 정 부장이 웬 조직 폭력배 같아 보이는 남자에게 돈 가방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받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 차에 타라!”
“예. 부장님! 진호야. 타라.”
“아! 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화에서 나오던 것처럼 갑자기 누군가 총을 뽑아 난사하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각자 가만히 서 있다가 화물만 빠르게 챙겨서는 이동을 하는 것이다.
화물을 싣고 온 정 부장과 아이언스틱의 조직원들이 먼저 창고에서 나가고 나자 유통책인 고영민이 보낸 동생 고영훈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우리도 가자.”
“예. 형님!”
차를 나눠 타고서는 정 부장이 내려간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이동을 했다.
좁은 산길이었지만 조금만 나가면 대로가 나오는 길이었다.
물론 이 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에 고영훈은 별다른 문제가 생길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고영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왔다.”
“시작합니까?”
“그래. 굳이 죽일 필요는 없으니까 몽둥이찜질만 해.”
“그런데 뭔 물건입니까? 혹시…….”
“야! 이 개X끼야! 너 내가 호기심 가지지 말라고 했지?”
“죄송합니다.”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우리야 돈만 받으면 되는 거니까. 돈 받고 물건 옮겨 놓고! 한국 뜬다.”
“알겠습니다.”
일만 제대로 처리하면 손 씻을 정도의 돈이 들어온다.
지긋지긋한 뒷세계의 일에서 손을 털 수 있는 기회였다.
무려 천만 달러였다.
깨끗하게 세탁도 되어 있다며 선수금으로 백만 달러를 받은 뒤였다.
그 백만 달러만으로도 해 볼 만한데 천만 달러라면 손을 씻고 살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달러로 준다는 이야기는 한국을 뜨라는 의미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도 상대가 누구인지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었기에 한국을 뜨는 것이 낫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좁은 산길을 내려오는 트럭과 차량들에 곧장 자신들이 준비해 간 트럭으로 길을 가로막았다.
“뭐야? 저 새끼는?”
산길에서 일반 도로로 나가는 길목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시내가 나오지만 아직은 외진 길이었기에 다들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몽둥이를 든 사내들이 몰려와서는 차량을 두들겨 깨며 차 안의 사람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이! 이 새끼들이! 죽고 싶어! 감히 우리가 누군지 알고!”
“두들겨 패! 반항하면 라이트 써! 라이트!”
저항을 하려고 했지만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라이트로 얼굴을 향해 쏘고서는 몽둥이로 온몸을 두들겨 팼다.
이미 단단히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었기에 고영훈의 패거리들은 순식간에 제압이 되었다.
“야! 물건 옮겨! 빨리!”
“알겠습니다! 형님!”
화물차 뒤쪽에 숨겨 놓았던 지게차가 고영훈의 트럭 화물칸에 실려 있는 물건을 자신들의 트럭으로 옮긴 건 순식간이었다.
쫓아오지 못하도록 고영훈의 차와 트럭의 타이어에 칼을 쑤셔 넣어 주고서는 물건을 챙겨 사라져 버렸다.
몽둥이찜질을 받아 정신이 없던 고영훈은 멍하니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는 트럭을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서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혀…… 형! 무…… 물건 털렸어.”
자기 형의 무서움을 잘 알기에 고영훈은 이렇게 전화를 걸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내 고영훈의 형인 고영민의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어떤 놈들이야?-
“모…… 모르겠어. 어떤 놈들인지는…….”
정말이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기도 했고 다들 얼굴을 가리는 두건을 쓰고 있었다.
손에도 장갑을 착용해서 정체를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프…… 프로 같아.”
-임고석이는?-
“걔들은 물건 주고 떠났지.”
-그놈들 뭐 하는지 알아봐! 그리고 당장 물건 찾아와!-
한두 푼 하는 물건이 아니었다.
더욱이 이미 돈도 넘겨 준 뒤였으니 화물 분실의 책임은 자신들이 져야만 했다.
물론 임고석이 수작질을 부린 것이라면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고영민은 임고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어째서인지 임고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더욱이 정 부장도 지금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는 렉카들로부터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 차들 지나가는 데 방해되니까 빨리 차 빼야 한다니까요!”
“야! 이 새끼야! 건들지 마라니까!”
“새끼! 이 양반이 나 언제 봤다고 욕이야! 욕은!”
전국구 조직 폭력배 출신인 정 부장이었지만 양아치 같은 렉카 기사들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사고 난 차량을 걸겠다며 몰려오는 렉카 기사들 덕에 난장판이었다.
“아! 이 씨! 왜 전화를 안 받고 X랄이야!”
정 부장에게 전화를 건 고영훈은 임고석과 정 부장이 수작질을 부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