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94
94화
94.
최필석과 거리를 두기로 했지만 임고석도 다급했다.
실버스틱의 실질적인 무력인 오원구가 사라졌다지만 최필석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었고 미친개라고 불리는 고영민도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
“빌어먹을! 물건 간수 하나 못한 놈들이 잘못이지!”
임고석은 며칠 내로 둘 중의 하나가 쳐들어올 것이라고 여겼다.
그 때문에 자신의 조직원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혼자 돌아다니다 보면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었다.
“화물 훔쳐 간 놈들 행방은 아직도 알 수 없냐?”
“예. 사장님. 찾고 있는데 완전히 꼭꼭 숨은 듯합니다. 아무래도 그놈들도 멍청이는 아니어서 당장 유통을 하진 않을 겁니다.”
“그렇겠지. 그놈들 입장에서는 최필석이나 고영민 그리고 우리가 같이 망하길 기다리겠지.”
수백억 원어치의 물건이었다.
유통한다면 천억 원도 넘게 받을 수 있었다.
그런 큰돈을 쉽게 포기할 이는 없을 것이었다.
물론 천억이든 1조 원이든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인간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임고석은 아이언스틱의 관리 직원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전부 불러 모으니 대략 50명 정도 되었다.
웬만한 조직보다 훨씬 큰 규모였고 이 정도라면 공권력이 아닌 이상은 쉽게 볼 수 없었다.
물론 이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임고석도 꽤나 무리를 하고 있기는 했다.
제법 물류 창고를 크게 하고 있다지만 일반 직원들까지 해서 백 명 가까운 인원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불법적인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현준과 손을 잡는다면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물론 이미 영혼까지 검게 물들어 버린 임고석이 바뀌지는 않을 터였다.
그렇게 사무실과 창고에 조직원들을 다 불러 모았을 때 오진호도 사무실에 와 있어야 했다.
‘미치겠네.’
이제는 완전히 자신들의 가족이라도 된 듯 사무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서는 찾아온 오진호는 자신의 몸에 방검복을 입히는 장 부장을 볼 수 있었다.
“뭔 일 생기면 저기 저 방 있지? 거기 들어가서 숨어 있어라. 알았냐?”
“예. 예.”
“그래. 별일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우리 잘못이 아니야. 그 새끼들 잘못이지. 우린 그때 물건만 잘 넘겨 줬으면 끝난 건데. 그놈들이 하! 아니다. 일 봐라.”
“저기 저 학교는?”
“학교?”
“예. 학교 가야 하는데요.”
“하! 지금 학교가 문제가? 잘못하면 길거리에서 칼빵 맞는데 니네 엄마가 니 얼굴 8시 뉴스로 봐야겠냐?”
“…….”
갑자기 사무실에 일본 닌자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도륙하는 것만큼이나 인생이 흥미진진해지는 오진호였다.
물론 전혀 그런 흥미진진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경찰? 경찰 믿지 마라. 그놈들도 똑같다. 믿을 건 너하고 우리뿐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경찰에도 그놈들 끄나풀 있어서……. 니 나이 몇 살이지?”
“24살이요.”
“그래. 니 44살에 사회 나오게 된다.”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을 경험하고 있는 오진호였다.
‘아니! 내가 언제 조직 폭력배 조직에 가입한다고 했냐고!’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다행히 그날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배달 음식도 시켜 먹고 누가 가지고 온 것인지 모를 게임기로 게임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 또 죽었네. 너 생각보다 잘한다. 너 못하는 것이 뭐냐?”
“싸움이요.”
“아! 그래? 그러면 안 되는데. 내가 나중에 싸우는 방법 알려 줄게.”
거칠기는 하지만 심성은 착했다.
아니 착하게 느껴진 것인지 몰랐다.
조직 폭력배가 나쁘지만 사람은 착하다는 것이 사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이게 그 스톡홀름 증후군인가? 미치겠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에 다들 처음의 긴장은 다소 줄어들었다.
그래도 사무실에서 창밖을 주시하고 있는 이들은 여럿이었다.
보통 막내 조직원들이 하고 있었으니 본래라면 오진호도 누가 오는지 감시를 해야 했지만 일 잘하는 오진호는 사실 조직원도 아니면서 나름 서열이 높았다.
그리고 그때였다.
장 부장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오진호를 찾았다.
“진호 어디 있냐?”
“예! 부장님!”
“너 운전 할 줄 아냐?”
“예? 아! 예!”
“그래! 그러면 너 어디 좀 다녀와라.”
“어디요?”
“아는 회사에 보내야 할 서류가 있는데. 너 아직 우리 조직……. 아니. 회사 소속 아니잖아. 그치?”
“그…… 그렇죠. 아직 아니죠.”
앞으로도 아니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은 할 수 없었다.
‘유학 가자! 유학! 다음 학기에 해외 교환 학생 신청해야겠다.’
오진호는 학교에서 교환 학생을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이들과 계속 엮이면 곤란했다.
“그래. 너는 아무렇지도 않을 거다. 그 내가 입으라는 거 계속 입고 있지?”
“아! 예.”
방검복이었다.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조금은 든든했다.
“그럼 이거 서류 가져다주고 와라.”
“예.”
자신이 가야 할 곳의 주소를 받아서는 주차장의 차 한 대에 탑승을 했다.
“후우!”
이대로 경찰서로 가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장 부장으로부터 들었던 8시 뉴스에 나올 자신의 얼굴을 부모님이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아직 어린 오진호였다.
나중에 아중 그룹에서 구르고 구른 뒤라면 그딴 협박 따위에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을 터였지만 지금은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진호는 떨리는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서는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으로 출발했다.
중간중간 가는 길마다 혹시라도 자신을 쫓아오는 사람은 없는지 신경을 써야 했다.
다행히도 자신을 쫓아오는 차는 없었다.
‘혹시 갔다가 돌아가면 온통 피 칠갑인 건 아니겠지?’
다른 관리 직원들로부터 자세하게는 아니었지만 간단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온 어떤 화물을 자신들이 보관했다가 다른 업자에게 넘겨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물건을 넘겨받은 업자가 나가는 길에 어떤 놈들에게 강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죄 없는 자신들이 한 짓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억울해하는 관리 직원들의 말에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되어 버린 오진호도 기가 차서는 물건 받은 놈들을 욕했다.
물건 받은 놈이 관리 잘하고 욕을 하더라도 훔쳐간 놈들에게 해야지 물건 이미 판 가게에 와서 화를 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욕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칼 들고 찾아올 놈들이라는 것이었기에 이 난리가 나고 있었다.
그렇게 오진호도 어느덧 고영민을 욕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 오피스텔 건물이었다.
오진호는 혹시나 덩치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며 오피스텔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정말로 험악한 눈빛을 하고 있는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임 사장님이 보냈냐?”
“예. 정확하게는 장 부장님께서.”
“그래. 따라와라.”
“예.”
남자는 오진호를 데리고서는 한 오피스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처럼 꾸며져 있는 오피스텔에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오피스텔 밖을 보고 있었다.
“대표님. 임 사장이 보낸 사람입니다.”
“아. 왔어요?”
오진호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서는 이내 몸을 돌려 자신을 본 남자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넌 뭔데 여기 와 있냐?”
현준은 심부름꾼으로 오진호가 와 있는 것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시는…….”
“윤 부장님은 나가 계세요.”
“예! 알겠습니다.”
현준은 윤무덕에게 오피스텔 밖으로 나가라고 이야기하고서는 정신을 반쯤 놓고 있는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윤무덕이 문을 닫고 나가자 현준이 입을 열었다.
“미친 새끼야. 너 거기가 어디라고 거기에 있냐?”
“너…… 네가 범인이야?”
“뭔 헛소리를 하고 자빠졌어! 그냥 세영이하고 붙어먹든지! 거기가 어디라고! 얼씨구. 안에 뭐 입고 있냐?”
현준은 오진호에게 다가가서는 오진호가 옷 속에 받쳐 입고 있는 방검복을 건드렸다.
현준은 기가 찼다.
여차하면 아이언스틱까지도 한 번에 날려버리려고 생각 중이었던 현준이었다.
그 때문에 수십억 손해 보겠지만 거치적거리는 것을 완전히 치워 버리는 것이 나았다.
“아…… 아이언스틱. 조폭이냐?”
“하아! 너 어디까지 알고 있냐?”
현준의 질문에 오진호는 자신이 아는 것을 이야기했다.
현준은 화물 운송을 할 때 오진호도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더럽게도 꼬여서 하필이면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 아이언스틱인 듯했다.
“그러게 내가 아르바이트 자리 준다고 했잖아!”
“니가 언제!”
아르바이트는 아니고 직장 준다는 이야기였기에 억울한 오진호였지만 어차피 거부하기도 했었다.
현준으로서도 오진호가 어찌 되든 상관이 없었다.
‘하! 엄마 아빠가 저 새끼 8시 뉴스로 보게 하면 안 되는데.’
현준은 오진호가 자기 자신이라기보다는 말 어지간히도 안 듣는 동생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아무리 모질어도 혈육은 어쩔 수 없는 법이어서 차마 오진호가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너 나쁜 일도 하는 거였냐?”
“나쁜 일 같은 소리 하네! 서류나 줘!”
“어? 어! 여기.”
신경질적으로 오진호가 가지고 온 서류를 받아든 현준은 서류 봉투를 열고서는 안에 있던 서류를 확인했다.
“철호 알지?”
“어! 알아. 전에…….”
“임 사장하고 종합격투기 이벤트 경기 운영 협약을 맺기로 했다. 그 대회 주최를 임 사장이 하기로 했다고.”
“임 사장님 조폭 두목인데!”
“아이언스틱 물류 운송업 하는 정상적인 회사다.”
“그러니까. 임 사장님하고 거기 직원들 조폭…….”
“너도 조폭 조직원이고.”
“아니! 나는 아니고!”
“아니긴 뭐가 아니야! 새끼야! 엄마 아빠 얼굴 볼 낯은 있냐? 뼈 빠지게 고생해서 자식이라고는 한 놈밖에 없어서 좋은 대학 보내 놨더니! 하는 짓이 깡패 짓이야!”
“내가 무슨 깡패 짓을 했다고! 나도 억울하다고!”
“억울이고 나발이고!”
정말이지 답도 없는 오진호에 짜증을 내던 현준은 오피스텔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뭡니까?”
“대표님!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뭐…… 뭐가? 뭐가 시작되었는데?”
현준을 빤히 바라보는 오진호에 현준은 오진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대로 오진호를 아이언스틱으로 보내면 안 되었다.
그리고 오진호가 너무 많은 것을 알게 하면 안 되었다.
‘생각보다 똑똑한 놈이야. 끄응! 이놈이 나이니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임고석이 직접 왔어야 하지만 조직 간의 혈투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기에 오진호를 심부름꾼으로 보낸 것이다.
임고석이 알고 보냈는지 알지 못하고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임고석은 현준이 이 일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야만 했다.
“잘 들어.”
“……?”
“니가 살길은 하나뿐이다.”
재벌 3세인 현준이었다.
일반인인 자신과는 달리 권력도 있고 힘도 있었다.
더욱이 현준은 왠지 모르게 자신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혹시나 여자보다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잠시 했었지만 그건 아닌 듯했다.
왜 자신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진호는 본능적으로 현준을 따라야 살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물론 현준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은 점차 강해지고 있었다.
오진호에게 현준은 악의 화신과 같은 존재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