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regression, the strongest defense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
세계 최강의 사내, 최선재 (完)
크림반도의 동쪽 국경 코앞까지 이동한 러시아 군대가 진격을 멈췄다.
이제부터 대기.
국경을 사이에 두고 우크라이나 군대는 긴장했고 러시아 군대는 푸틴의 명령을 기다렸다.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지대지 미사일과 함포를 준비한 흑해 함대들은 여전히 대기 중이다.
러시아 공군 기지를 향해 세 대의 Su-30 전투기가 돌아오고 있었다.
세바스토폴 상공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 받은 푸틴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가 아는 바로는 우크라이나에 스텔스 전투기는 없었다.
그러나 Su-30 전투기 조종사들의 증언과 블랙박스, 위성 영상을 확인한 러시아 항공 우주군은 새로운 종류의 스텔스 전투기가 출현했다고 판단했다.
〔최소한 미국의 F-22급 이상이라는 분석입니다.〕
항공 우주군의 전화를 받은 푸틴은 이번에도 티탄이 개입했음을 깨달았다.
F-22 한 대가 웬만한 국가의 공군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상의 전투기라니? 그것도 확인한 것만 두 대이다. 몇 대가 더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인공위성 영상에는 아덴만에 떠 있는 핵잠수함 아쿨라의 모습이 계속 나타났다.
아쿨라의 갑판에 드러난 12개의 SLBM 발사구를 노려보던 푸틴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쿨라에 실린 SLBM에 핵탄두가 장착됐는지 확인도 못 했다.
Su-30 전투기가 당하는 바람에 이후의 작전은 대기 중이다.
‘아쿨라를 넘기는 게 아니었어.’
잠시 후, 크림반도 동쪽에 집결한 러시아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향은 러시아 쪽이었다.
그리고 흑해함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경계임무로 돌아갔다.
* * *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러시아 군대가 물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이 종료됐다.
오바마가 세바스토폴 상공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된 것은 다음 날 오후였다.
Z-1과 Z-2 전투기가 Su-30 전투기를 물리친 사실과 티탄에서 F-22 이상의 전투기를 개발했다는 사실이 오바마에게 보고됐다.
오바마 역시 Z-1과 Z-2 전투기가 찍힌 첩보위성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테이블에 놓인 노트북에서 Z-1과 Z-2 전투기가 하늘을 나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마침 CNN의 크리스 기자가 촬영한 겁니다.〕
〔당분간 CNN 가지들한테 질문 우선권이라도 줘야겠군요. 연말의 백악관 파티 때 크리스 기자는 따로 초대해요. 그러니까 이게 티탄에서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라는 겁니까?〕
〔네, 현재까지 열한 대가 생산됐는데 그 이상의 생산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미스터 최가 그러던가요?〕
〔네, 열한 대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건방진 말이지만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바마와 맥코이 부국장은 이미 ‘Z’ 전투기의 성능이 F-22를 능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메가로돈의 위치는 파악됐습니까?〕
〔러시아가 도발을 멈춘 직후에 아덴만에서 사라졌습니다. 현재로서는 메가로돈의 위치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우연히 발견한다고 해도 메가로돈에서 전 세계 잠수함의 음문을 자유자재로 흘리기 때문에 정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오바마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독재자 푸틴이 군대를 물릴 수밖에 없었겠군요. 미스터 최의 말대로 크림반도에서 그가 보인 활약은 트러블 슈터가 맞겠군요.〕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친구로 지내는 게 좋겠죠?〕
〔물론입니다.〕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협상이 들어오면 풀어주도록 합시다. 미스터 최한테 내 생각을 전달하고 잠수함 통신 기술을 이전 받는 건 어때요?〕
* * *
우크라이나 항공의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들어온 선재가 입국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김정훈 국정원장과 국정원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원장님.”
“최 대표, 어서 와!”
김정훈 국정원장이 선재를 와락 끌어안았다.
18대 대통령이 새로 취임했지만 남북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한 김정훈이다.
“크림반도에서 한바탕 제대로 했다고? 세상에, 푸틴을 밀어내다니 자네 정말…….”
김정훈 국정원장이 감탄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 때문에 좀 바쁘긴 했죠.”
“스텔스 전투기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
“차차 말씀드릴게요.”
선재의 입에서 아니라거나 헛소문이라거나 하는 말이 나올까 봐 내심 걱정했던 김정훈 국정원장의 입이 귀에 걸렸다.
선재에게 F-22를 능가하는 스텔스 전투기가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다 모였습니까?”
“응, 지금 바로 청와대로 가자고.”
선재가 한국으로 들어온 이유는 땅굴을 확장해서 남북한의 터널을 연결하는 작업 중에 폭탄 테러가 있었기 때문이다.
“몇 명이나 희생됐습니까?”
“다섯 명이 사망했고 열두 명이 부상당했어. 이번 테러 역시 북한의 군부에서 벌인 일인 모양이야. 19국의 특수 보안국에서 범인을 색출했는데 영관급 장교 몇 명이 걸렸어. 문제는 앞으로도 남북통일에 불만을 가진 자들의 테러가 또 있을 수 있다는 거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한 선재와 김정훈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다.
선재의 전생에서는 임기 중에 물러났지만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김정훈 국정원장에게 대통령 주변 인물을 철저히 단속하라고 할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대통령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재는 자신이 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대통령 집무실에는 대통령과 류우진 비서실장과 이상호 국방부 장관도 있었다. 그리고 차명길 국장이 내려와 있었다.
회의가 시작됐다.
“지도자 동지께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네다. 기렇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엄중한 처벌과 단속을 약속하셨습네다.”
테러의 원인을 제공한 북한 측 차명길 국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서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관이 DMZ 터널과 도로 공사에 투입되는 인력들의 철저한 보안 검사 대책에 대해서 의견을 내놓았다.
검색 장치와 보안요원들의 확충으로 이야기가 이어졌고 디펜스 코리아에서 최대한 빠른 시기에 검색 장치의 업그레이드를 마치기로 했다.
“그런데 사과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류우진 비서실장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우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 정서를 생각한다면 김정남 위원장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괜히 감정까지 상해서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멈출 수는 없으니까요.”
“알갔습네다. 길티 않아도 지도자 동지께서도 그 부분을 심사숙고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전하갔습네다.”
차명길 국장이 말했다. 그러자 검색 장치의 업그레이드 이외에 아무 말도 없던 선재가 입을 열었다.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선재의 말에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왜? 김정남 위원장의 사과 정도는 있어야 이번 일이 더 이상의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을 텐데.”
“그래, 나도 국정원장과 같은 생각이야. 위원장의 사과가 없으면 야당과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할 거야. 시끄러워진다고.”
“그렇지만 북쪽의 분위기도 생각해야 합니다. 김정남 위원장이 사과를 하면 통일을 반대하는 군부의 일부 세력들은 절대 테러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자신들의 지도자가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통일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더욱더 큰 테러를 계획하겠죠.”
선재의 말을 들은 차명길 국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 선생 말대로 꼴통 같은 아새끼들이 있다믄 테러를 멈추지 않을 겝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통령이 선재에게 물었다.
“최 대표는 따로 생각한 게 있나요?”
“통일을 반대하는 게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보여주면 됩니다.”
* * *
DMZ 터널에서 테러가 일어난 장소에 꽃과 편지가 놓이기 시작했다.
현장에 놓인 꽃과 편지의 사진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SNS 게시물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SNS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한 집안의 가장이었으며 누군가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고 누군가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손자였다.
사람들은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했고 테러범을 저주했으며 통일이 헛된 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제일 먼저 언론과 방송이 움직였다.
“저는 더 이상의 안타까운 희생에 반대합니다. 남북이 분단된 이후로 얼마나 많은 적대적 행위와 희생이 있었습니까? 통일의 적은 미움과 불신입니다. 아직도 통일을 반대하고 테러를 생각하는 무리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이 원하는 게 진정 무엇이냐고. 폭력을 신봉하고 미움과 불신으로 뭉친 당신들은 섣불리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스스로도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저와 대한민국은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고. 그리하여 어떤 시인의 시처럼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리고 싶다고.”
DMZ 터널 테러와 관련된 뉴스를 내보낸 9시 뉴스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삼삼오오 모여서 통일을 부정하고 북한의 테러에 복수해야 한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유명 연예인들과 아이돌들이 자신의 SNS에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리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 시작했다.
화가들은 꽃과 새와 호랑이가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꽃과 새와 짐승들이 함께 어울린 합성 사진들이 SNS에 올라왔다.
독일의 통일은 동독과 서독의 꾸준한 교류와 이해와 양보, 타협이 밑거름이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일시에 무너진 것은 동독에서 서독을 오가는 것이 자유로워졌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그 발언을 들은 동독 시민들은 베를린 장벽을 넘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독의 통일이 말실수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동서독을 오갈 수 있는 자유를 통일로 받아들인 시민들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년 뒤에 정식으로 통일됐다.
“독일의 통일에 관리의 실수와 우연, 그리고 시민들의 행동이 있었다면 한반도의 통일에도 적당한 이벤트가 필요할 겁니다.”
테러 현장을 추모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선재가 상황을 키우고 발전시킨 것이다.
그리고 청와대의 연설비서관을 시켜서 9시 뉴스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쓰게 했다.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9시 뉴스 앵커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고 파급 효과는 순식간에 남북을 하나로 만들었다.
남북을 오가는 버스에는 꽃과 새와 짐승이 한자리에 모인 그림과 문구가 새겨졌다.
눈치 빠른 자동차 기업에서 남북통일과 관련된 이벤트를 실시했다.
‘한반도의 통일은 언제일까요? 날짜를 맞춰보세요.’
응모 자격은 한반도에 거주하는 남한과 북한 사람들 모두였다. 경품은 자동차 ‘38선’을 상징하는 자동차 ‘38대’였다.
자동차 회사에 이어서 각종 ‘00빵’들이 등장했다. 빵에 들어 있는 꽃, 새, 짐승 스티커를 모두 모으면 빵 하나를 경품으로 주었다. 학생들은 짐승 중에서는 호랑이를 찾았고 새 중에서는 삼족오를 찾았다. 꽃은 진달래와 무궁화가 희귀템이었다.
남북한 모두에게 통일은 이념과 정치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됐다.
통일은 월드컵을 기다리듯 당연한 축제가 됐다.
한편 용암포로 넘어간 선재와 최명길은 19국의 정보망을 최대한 활용해서 통일에 적대적인 당 고위 간부와 군부 세력을 적극적으로 도청하기 시작했다.
“도청이라믄 공화국의 오랜 전통이디요. 걱정마시라요. 내레 아주 반동 간나새끼들의 뿌리를 뽑아버리갔습네다.”
계급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무차별 도청이 시작됐다.
선재가 가져온 도청기가 고위직들의 집무실과 회의실에 침투했고 초소형 드론이 24시간 북한 전역을 날아다녔다.
그 결과 한 달 사이에 고위 간부 123명과 군 장성급 8명, 영관급 25명과 추종자들이 모조리 체포됐다.
김정남은 그들 모두를 광장에 몰아넣고 공개 처형했다.
그들의 죄목은 반역이었다.
이제 북에서는 더 이상 어떤 테러리스트나 반통일 세력도 함부로 준동할 수 없었고, 남쪽에서는 기업과 정부의 은밀한 거래가 시작됐다.
통일 이후의 각종 기간산업과 이권 사업을 두고 기업 간의 경쟁도 시작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기업의 이권을 챙겨주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통일 비용과 각종 건설, 복지, 통신과 교통 인프라 사업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기업으로서는 이 역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이었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통일 비용과 복지 투자는 기업의 부담이 됐지만 그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개성 공단.
김정남과 대한민국 대통령의 비밀 회담이 시작됐다.
남북의 통일을 선언하는 날짜는 2013년 8월 15일 정오로 정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열흘 뒤에 남북한 통일 정부의 수반을 뽑는 총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남한의 후보는 현직 18대 대통령이고 북한의 대표는 김정남 위원장이다.
그러나 이미 약속한 대로 김정남은 투표 전날에 후보를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요직을 맡은 뒤 북한 지역의 지자체장 투표에 나설 것이다.
파주 공단에서 북한의 김정남과 남한의 여성 대통령이 통일에 합의했다.
“이제 한반도는 하나입니다!”
한반도는 일 년 안에 총선과 지자체 선거를 하기로 했다.
* * *
〔미스터 최, 아프리카 지역의 독재자들이 인권을 유린하고 적대적인 부족을 함부로 학살하고 있어요. UN에서 평화 유지군을 보내긴 했는데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요.〕
2014년 5월에 CIA의 국장이 된 맥코이가 선재에게 전화로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말리아에서 내륙으로 이동 중입니다. 저의 방식이 UN 평화 유지군보다 거칠다는 건 아시죠?〕
〔물론입니다.〕
〔아프리카의 독재자들이 아직도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마약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알려줘야겠어요.〕
〔트러블 슈터, 잘 부탁합니다.〕
〔오케이, 맥코이!〕
선재의 지프 뒤로 300명의 레드 셀을 태운 경갑차와 군용 트럭, 10대의 무장헬기와 30대의 육상 전투 로봇이 뒤따르고 있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