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2
화
“그럼 다음 이야기를 하죠. 코어를 왜 숨겼나요?”
“평범하지 않은 코어니까요.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죄가 될 수도 있죠. 잘못하면 그걸 들고 오는 순간 지금같은 꼴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그걸 숨겼다고 똑 같은 꼴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호호호. 코어는 도시 안으로 들어오면 모두 감지가 되요. 어떤 작은 코어라도 특별한 공정을 거치지 않으면 모두 드러나게 되어 있죠. 더구나 그런 코어라면 말할 필요도 없죠.”
이것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나오 동료들은 하루가 되기 전에 잡혀서 연합의 지부 건물로 끌려왔다.
반항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우린 그저 병아리일 뿐이다.
“자, 그럼 이제 이걸 어떻게 할 건가요?”
“잘 뒀다가 쓸데가 생기면 쓸 생각입니다만?”
“개인적으로요?”
“물론 개인적으로 쓸 계획입니다.”
“아니 일개미, 아니 능력자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 초라한 그 능력으로 도대체 이런 코어를 어디에 쓸 생각이죠?”
“뭣하면 에테르 무기라도 만들 생각입니다. 들어보니 하얀 코어는 스스로 충전이 된다고 하더군요. 다른 것처럼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말이죠. 그러니 무기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뭐 그게 아니라도 영구 에너지 아닙니까. 어디건 쓸 곳이 없겠습니까?”
“호호호호. 그것 참. 뭐라고 해야 할지. 아는 것은 별로 없으면서도 아는 범위 안에서는 최선을 찾는 것 같네요. 하지만 하얀색 코어를 그렇게 쓰는 것은 낭비죠. 아까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하얀색 코어는 스스로 에테르를 충전해요. 그러니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죠. 하지만 이걸로 무기를 만들면 그건 바보 짓이에요. 왜냐하면 이건 기껏해야 주황색 코어 정도의 힘 밖에 내지 못하니까요. 그런 무기로 뭘 하려고요. 하급 몬스터나 겨우겨우 잡을 건가요? 아니 세이커 당신은 능력자니 무기가 조금 문제가 있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어쨌거나 그건 정말 낭비예요. 하얀색 코어는 일반 코어에 비해서 1천 배의 가격을 받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이 코어의 경우 그 충전량을 보면 300만 텔론 정도의 가치가 있어요. 쥐를 잡고 얻었다고 하기엔 굉장한 수치죠. 근데 이건 하얀색이니까 그 천배를 받아요. 그럼 30억 텔론이란 가격이 나와요. 어떻게 생각해요? 이걸로 무기를 만들고 싶어요? 아니면 돈을 받아서 무기를 사고 싶어요? 호호호호.”
물어볼 것이 뭐가 있나? 당연히 팔아서 무기를 사는 것이 옳은 선택이겠지. 하지만 왠지 나는 이 코어를 파는 것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이걸 알아야 해요. 당신은 지금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코어를 은닉하는 것은 범죄에 해당해요. 그걸 몰랐나요? 하긴 알았으면 그런 미련한 짓을 하지는 않았겠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가 빨리 출동을 해서 당신들을 잡아 온 것이죠. 그 때문에 은닉 죄를 묻기에는 너무 시간적인 여유가 짧았어요. 당신들이 날이 밝은 후에 신고를 하려고 했다고 우기면 할 말이 없거든요.”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뭘까?
“서로 돕는 것이 어때요? 당신은 코어를 넘기면서 당신 파티를 정식으로 인정 받고, 나는 하급이기는 하지만 화이트 코어를 얻는 공을 세우고 말이죠. 서로 좋은 일이 아닌가요?”
“일개미가 능력자가 된 부분은 어떻게 합니까?”
“그래봐야 하급 능력자가 된 것 뿐이니 그리 문제가 되진 않아요. 물론 일개미를 능력자로 만드는 것이 확산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테니 그건 당신과 당신 친구들이 알아서 해야 할 거에요. 조심하지 않으면 곤란하게 된다는 말이죠.”
그래 그렇겠지. 어디서 시체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지.
“결심을 했나요? 30억 텔론과 정식 헌터 파티로의 인정. 그리고 일개미가 능력자가 되는 문제에 대한 암묵적인 방관.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좋습니다. 욕심내지 않겠습니다. 부족 코어가 어디 그것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데블 플레인에 널리고 널린 것이 코어인데 뭐 나중에 지역 코어라도 하나 뽑아서 지금의 아쉬움을 달래 보죠.”
“호호호. 대단한 야심이군요. 뭐 좋을 대로 해요. 그럼 앞서 이야기 한 것은 모두 받아들인 걸로 하죠. 그럼 가실까요?”
“그러지요. 그런데 이름이 뭡니까?”
지금까지 자기소개도 없이 나를 심문하던 여자다.
“제3 데블 플레인의 5거점 도시 연합 지부의 부지부장, 율티 델리아예요.”
율티 델리아. 이 도시의 연합 지부 부지부장. 그 정도면 적어도 이 도시에서 나에게 한 약속 정도는 지킬 수 있을 것 간다.
“이번에 지부장 자리가 비죠. 그 경쟁에서 내가 이길 거예요. 이게 내 손에 들어왔으니까요.”
여자는 화이트 코어를 손에 들고 활짝 웃는다.
율티, 만만찮은 여자인 것 같다.
하기야 지금은 올려다 보기도 어려운 여자다. 실력도 안 되고 지위도 안 된다.
“자투리 빼고 화이트 코어만 30억. 그 중에서 3억은 파티 공금. 3억은 리더 지분. 남은 24억을 넷이 나누면 6억. 각자 6억을 받으면 그 중에 20%는 다시 내게 줘야하지. 그래서 1억 2천씩은 다시 내게 줘야 한다. 남는 것은 4억 8천이다.”
나는 조용하게 파티원들의 분배액수를 알렸다.
“4억 8천만 텔론. 이, 이게 꿈은 아니지?”
마토가 가장 먼저 반응을 한다.
그리고 렘리와 게리도 뭔가 벅찬 표정이다.
그 속에 내가 가지고 가는 돈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적어도 지금 봐선 그렇다. 다행스런 일이지.
하지만 일단 말은 해 둬야 한다.
“여기선 세금이 없다. 하지만 그걸 모성의 가족들에게 보내면 가족들의 수입으로 잡혀서 세금을 낸다. 대략 16% 정도가 세금으로 나간다고 하더군. 뭐 액수가 10억 이상이 되면 20% 세금이 붙고 50억 이상이면 25% 세금이 나온다더군. 그건 지금 당장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일이니 넘어가고. 먼저 내 지분이 많은 것이나 계약으로 너희 수익의 일정 액수를 가지고 오게 된 것은 당연히 이해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무, 물론이지. 그렇게 하기로 한 걸.”
“맞아. 마토 말처럼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렘리나 마토와 같다. 계약에 의한 것이고 이전에 합의에 의한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다른 생각은 전혀 없다. 말 그대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래야지.
“그렇다면 다행이다. 당연한데도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는 왕왕 있지만 너흰 앞으로도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물론이지.”
“당연한 이야기를.”
“그래. 다시 한 번 약속하지.”
“든든하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 파티 공금으로 있는 돈에서 툴틱을 모두 하나씩 마련하기로 하지. 거기에 적당한 에테르 무기와 방어구도 구해보자고. 더 좋은 것을 구하고 싶으면 너희가 돈을 보태면 된다. 각자에게 1억 텔론을 지원하지.”
“우와. 그럼 공금 전부를 쓰는 거잖아. 리더에겐 아무 혜택도 없는데? 그래도 되나?”
“괜찮아. 이번엔 내가 거하게 쓰는 걸로 하지. 물론 다음에도 기대하란 소리는 아니야. 처음이라 그러는 거니까.”
“역시 리더는 리더야. 우하하하. 좋구나 좋아.”
렘리의 웃음소리가 크다.
녀석 그래도 나를 추켜세우는 것이 어색하긴 한 모양이다.
“자, 마시자!”
내가 먼저 잔을 들어 건배를 한다.
우리는 오늘부로 일개미에서 온전한 헌터가 되었다.
게이트 이용 요금도 정산을 했고, 가족들에게 적잖은 텔론도 보냈다.
그 텔론으로 그나마 마음의 빚은 어느 정도 갚은 것 같다. 이후에 더 많은 텔론을 벌게 되면 그 때는 가족들의 의향에 따라서 다른 일반 식민 행성에 주거지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다시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동생들이나 부모님이 모성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그것도 이해해 줘야 할 일이다.
어차피 나는 게이트를 넘는 순간부터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기로 한 것이었으니 가족들의 거취 결정은 그들에게 맡겨 둘 생각이다.
이젠 그들은 어느 정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걱정은 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