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34
화
이 세상이 과학이 발달하고 치료술이 발달한 상황이라고 팔 다리 하나 날아가도 다시 재생하면 된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마라. 물론 팔다리 재생 된다. 하지만 날아가버린 오러 로드는 재생이 되지 않는 거다. 공을 들였던 만큼 다시 공을 들여서 원래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그런 의료 센터를 믿고 설치기도 어려운 것이 오러 로드의 개척이다.
그래고 세포니 행성에서의 일이지만 마법 서클이 네 번째 고리까지 만들어지면서 그나마 조급한 내 마음을 풀어 줬다.
사실 내가 호흡법을 가리친 이들도 오러 로드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오러 로드는 오러 그릇을 만들어서 거기에 오러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에 끌어 쓰는 것에 필요한 것이다.
포포니 조차도 그 정도에서 멈췄다. 나처럼 몸 안에 오러 로드를 세세하게 그려나가는 방식을 쓰지는 않는 거다. 그건 이전의 게리, 렘리, 마토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몸 안에 오러 그릇에 담은 기운과 몸 여기 저기에 깃들어 있는 기운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한다. 거기에 포포니는 외부의 기운까지 끌어 쓰는 경지에 있는 거다.
나와는 많은 차이가 나는 에테르 사용 방법인 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처럼 세세하게 오러 로드의 손상에 대해서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그들은 굵고 튼튼한 오러 로드를 이용한 흐름만 사용하는 것이니까.
다만 나는 아주 가느다란 미세 혈관과 같은 오러 로드까지 이용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에테르의 성질이 거친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나마 세포니 행성의 에테르 덕분에 마스터의 극점을 찍은 것은 다행인데 그 이상은 아직도 넘볼 수가 없다. 더구나 제1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가 기존의 오러에 더해지면서 조금 더 성질이 거칠어 진 느낌이다. 이걸 풀어 내기 위해서는 다른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를 더해서 성질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내 몸에 있는 오러 로드를 몇 내는 더 탄력이 있고 질기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 역시 쉽지는 않은 일이다. 오러 로드도 근육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쓰면 쓸수록 발달하지만 조금 과하면 상처가 나고 파열되기도 한다. 또 그것이 치유되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상태가 되기도 하지만 이전보다 못한 상태가 되어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나는 여전히 경지가 오르지 못하고 답보 상태인 거다. 뭐 오러의 총량은 많이 늘었고, 그 오러가 가지는 파워도 늘었지만 경지가 제자리라 겨우 강기를 뽑아내는 수준에서 머무는 거다. 강지를 한 차례 더 응집을 시켜서 에너지를 실체화 시켜야 포포니의 경지가 될 수 있는데 몸 속의 오로를 억지로 끌어 내서 응집시켜서 비슷한 것을 만들 수는 있지만 포포니의 그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하긴 흉내 따위로 따라갈 경지가 아니긴 하지.
“흐응. 이렇게 세 곳을 번갈아 다니면서 수련을 하면 정말 좋겠구나. 내게도 도움이 되고 말이야. 하지만 여기서 성급하게 다른 에테르를 섞는 건 좀 조심을 해야할 것 같아. 내가 딱 봐도 우리 텀덤 총각이 제일 빨리 시작을 했는데도 아직 안정이 되지 않고 있어. 지닌 에테르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란 소리지.”
“네? 전 아무렇지도 않는데요?”
텀덤이 타샤님의 말씀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건 아니야. 총각이 몰라서 그런데 지금 불안정한 상태야. 지금 상태론 무슨 짓을 해도 상관은 없는데 거기다가 성질이 다른 어떤 에테르가 더해지면 아마도 폭주가 일어날 거야. 그러니까 그걸 제대로 안정시키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해.”
“그건 어떻게 아는 겁니까? 전 아무리 가늠을 해 봐도 알 수가 없는데요?”
“훙훙,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알려 줄 수 있는 거 같아? 텀덤 총각이 내게 관심을 좀 보여 주면….”
“타샤 님. 장난 좀 그만 쳐요.”
“포포니. 누가 장난이라고 하든? 나 장난 아니란다. 호호홋. 설마하니 저런 눈을 가진 총각을 만날 줄은 몰랐지 뭐니.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저 총각을 꽉 잡아서 시집이나 가 보려는 데 너 자꾸 끼어들고 그럴래?”
“아니. 타샤님은 엄마 친구잖아요. 거기다가 텀덤은 우리 남편 동생이라고요. 뭔가 꼬이는 거 같지 않아요?”
포포니가 그렇게 말려보는데 타샤님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듯이 보인다.
“몰라, 몰라. 어쨌거나 에테르를 안정시키기 전까지는 다른 성질의 에테르에 욕심내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 그리고 세이커, 세이커는 이상하게 전혀 반발이 없어. 경지가 낮아서 그런 건가? 아무튼 에테르가 가장 안정적이야. 그냥 서로 융합이 되면 그걸로 안정이 되는 그런 상태인 걸로 보여. 그러니까 세이커는 상관 없어. 앞으로로 다양한 에테르를 받아 들도 된다는 소리지. 어떤 수단을 썼는지 모르지만 참 대단한 것 같아. 이런 사실을 그랜드 마스터들이 안다면 아마 세어커를 잡아다가 비밀을 밝히겠다고 눈이 벌겋게 될 놈이 몇 놈은 있을 거야. 호호홍.”
좋으시겠습니다. 그렇게 겁을 주고 뭐가 그렇게 즐거운 표정이십니까?
“저기 그럼 타샤님. 앞으로 에테르를 모으는 것도 줄여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텀덤이 에테르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타샤의 말에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아, 그건 아니야. 총각. 에테르의 양과 안정과는 별로 상관이 없어. 음, 일종의 적응이라고 보면 되는 거지. 몸이 새로운 에테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종류와 질의 문제지 양의 문제는 아닌 거야. 그럼 그렇지. 그러니 수련을 하는 건 상관이 없을 거야.”
타샤님의 설명에 포포니와 텀덤은 물론이고 굴리야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보면 타샤님을 만나면 항상 큰 도움을 받는 것 같다. 전에는 생명까지 구함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에테르 융합에 대해서 조언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세이커 듀풀렉 샘플인가 하는 거 하나 줘봐. 아니 아니다. 텀덤 좀 빌려 줘. 우리 둘이서 얼음 들판으로 갈 테니까 말이야. 뭐 그래봐야 잠은 이곳에 와서 잘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타샤님 더 걱정을 하게 하는 말씀인데요? 잠은 이라니요? 그럼 또 뭐가 있는데요?
“후후훗, 설마 내가 사고라도 치겠어? 그냥 어차피 가야 할 곳이니까 우리 둘이서 쉬엄쉬엄 가겠다는 것뿐이야. 어차피 당분간 텀덤 총각은 제3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를 모아야 할 시기니까 나랑 같이 가도 되지 않겠어? 다른 사람들은 아직은 제1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를 더 모아야 하니까 굳이 함께 움직일 필요는 없잖아. 안 그래?”
말씀이야 맞는 말씀입니다만, 어째 텀덤이 걱정되는데요?
“남편, 타샤님 믿고 보내도 되는 걸까?”
포포니가 옆구리를 살짝 찌르면서 묻는다. 아니 마눌,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째? 타샤님에 대해선 마눌이 훨씬 더 잘 알잖아.
“혀, 형님.”
“아니면 함께 갈까? 얼음 들판에 가긴 가야하는데 말이야. 세이커 어떻게 생각해? 함께 갈래? 아니면 텀덤이를 빌려 줄래?”
으흠. 좀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뭐 어쩌겠어. 미안하다. 텀덤아.
“잘 다녀오십시오. 텀덤이가 듀풀렉을 가지고 있으니까 언제라도 허브 기지로 돌아오실 수 있을 겁니다.”
“호호홋, 고마워. 흐응. 역시 세이커라니까. 마음에 들어. 호호홋.”
포포니 타샤님은 내게 무슨 관심 같은 거 없어. 그냥 하시는 말씀이야. 타샤님은 텀덤이에게 관심이 있으시잖아.
나는 내가 마음에 든다는 타샤님의 말씀에 움찔하며 내 팔을 끌어안는 포포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런 뜻의 눈빛을 보내 안심을 시켰다.
사실 알아들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포포니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곧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에스폴 종족의 호감 표시에 뭔 뜻이라도 있나? 왜 포포니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