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38
화
“던전에 간다는 말이구나?”
“네. 고다비님.”
“에스폴이 재료를 얻기 위해서 가는 거라고?”
“맞습니다. 고다비님.”
포포니가 준비한 음식을 깔끔하게 먹어치우고 우리는 그 자리에 둘러 앉아서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그녀는 우리가 던전으로 간다는 말에 에스폴인 마샤를 보고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얼마 후에 다시 그 이야기를 묻는 거다.
“정말 그 뿐이냐? 다른 이유는 없고?”
“음. 다른 이유라면 던전에 있다는 특이한 에테르가 어떤 건지 경험을 해보려는 정도죠. 까흐제 님이 차지한 던전에는 제6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와 비슷한 에테르가 흐른다고 해서요. 그 소리를 들은 후에 마샤가 이곳 던전에도 특이한 에테르가 흐른다고 해서 호기심에 따라 나섰지요. 뭐 마샤가 함께 가서 도와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지만요.”
“그래. 네 말을 듣고 있으면 그게 거짓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게 좀 이상하단 말이지.”
“네? 뭐가요?”
나는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가 살짝 날카로운 기세를 끌어 올린 것을 느끼고 바짝 긴장을 했다.
“그게 말이지. 너희 넷 모두 에테르가 좀 이상하거든? 이곳의 에테르가 아니야. 여기 제3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에….”
“제1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가 섞여 있지요.”
나는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의 말을 중간에서 끊으며 먼저 답을 이야기했다.
“그래. 그거지. 그런 이들 넷이 또 이곳 던전까지 온 것은 혹시 이곳의 에테르도 그렇게 융합을 시켜볼 생각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든 거란다.”
말과 함께 고다비에게서 무서운 기세가 피어 오른다.
“에이. 아시면서 그러세요? 우린 아직 몸 안에 있는 에테르를 안정시키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정이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마샤가 그 정도는 알 수 있죠. 그런데 여길 새로운 에테르를 얻기 위해서 왔겠습니까? 뭐 나중에 아주 나중에는 또 모르죠. 하지만 이번에는 아닙니다. 순전히 얼음비단을 얻기 위해서 온 것 뿐입니다.”
“응? 얼음 비단?”
내 대답에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의 기세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얼굴 가득 반가운 기색이 가득찬다.
“네. 마샤가 그게 필요하다더군요. 이번에 옷을 만드는데 그게 꼭 있어야 한다고요.”
“아, 그걸로 옷을 만들 거구나. 흐흥. 그럼 그거 내가 도와줄테니까 나도 그 옷 좀 만들어 주면 안 되나?”
고다비의 시선이 이젠 마샤를 향해 있다.
“곤란한데요? 그 옷은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누구에게 쉽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마샤는 딱 잘라서 거절이다. 그런데 고다비는 그 대답을 이미 짐작을 했다는 듯이 별로 화를 내지도 않는다.
“흐음. 누굴까? 이번에 새로 결혼을 한 모양니데 말이야. 그 전에 누구였을까? 얼음 비단으로 옷을 만드는 에스폴이라… 음… 타샤. 그렇군. 타샤가 마샤가 된 거야. 오호홋.”
뭔가 큰 비밀을 알아내기라도 한 듯이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는 잠시 고음을 웃더니 마샤를 쳐다본다.
“저기 언니,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렇게 시치미를 떼고 모른 척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예요?”
“어, 언니라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난 마샤예요. 마샤.”
마샤가 언니라는 소리에 기겁을 한다.
“그거야 에스폴 사이에서나 그런 거고. 나에겐 여전히 언니죠. 뭐 이름을 바꿨다니 마샤로 불러 줄게요. 마샤 언니.”
“안 돼! 절대로 안 돼요. 난 마샤예요. 텀덤씨의 아내인 마샤라고요.”
“그래요. 언니 언니는 마샤예요. 그런데 우와 텀덤이란 이 분은 참… 그러고 보면 언니도 참…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언니가 텀덤 저 분을 배우자로 삼은 건 좀… 뭐 에스폴 종족이 원래 결혼과 함께 다시 태어나는 종족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흐음. 가만 보자 그러니까 언니 나이가….”
“마, 만들어 줄게요. 고다비 님. 만들어 준다고요. 하지만 한 번만 더 그러면 그 때는 정말로 모든 에스폴을 적으로 돌려야 할 거예요. 알았어요? 고다비 님?”
우와. 마샤, 잘하면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를 찢어 죽이겠다. 저 눈빛 좀 봐라.
“호호호. 아이 뭘 그렇게 화를 내고 그러니? 내가 장난이 좀 심했지? 좋은 남편 만나서 행복해진 모습을 보니까 질투가 나서 그런 거지. 정말 뜻이 그랬겠어? 뭐 그래도 옷은 잘 입을게.”
이건 뭔 소린지. 결국 마샤가 고다비의 옷을 만들어 주기로 한 거고, 고다비는 앞으로 마샤를 지금 상태의 마사로 대하기로 한 것 같다.
마샤에게 언니라고 한 것이 그렇게 충격이었나?
가만 그러니까 고다비가 그랜드 마스터니까 못해도 나이가 음… 150은 넘었을까? 그런데 마샤에게 언니라고 했다면 흐음, 나이가 굉장히 많은 거네? 하기는 우리 장모님 친구라고 했으니 적지 않은 나이였겠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남편?”
“응? 아니야. 그냥 저 둘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뭔 거래가 오간 것 같은데 그걸 보고 들었는데도 이해가 잘 안 되는 거야. 그래서…”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그건 에스폴에게 무례한 행동이었어. 과거를 들먹여서 결혼한 에스폴을 난처하게 하는 건 좋지 않아.”
포포니는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의 행동이 못마땅한 모양이다.
“호호호. 거기 타모얀은 내가 한 행동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네? 그래 맞아. 그래선 안 되는 거야. 그래도 마샤가 내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는 걸 생각해 봐. 정말 마샤가 화가 났다면 절대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거야. 그건 에스폴에게 있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도 마샤가 물러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야.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강자이기 때문은 절대 아니야. 그건 우리 둘 사이의 은밀한 비밀 때문이지. 우리 둘 만의 비밀 말이야. 호호홋.”
비밀, 그러니까 알려줄 수는 없는 그 무엇이란 말이다. 즉 호기심만 잔뜩 뿌리곤 사라지는 그런 악독한 짓을 지금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가 한 거다.
나하고 포포니, 거기에 텀덤까지 도대체 뭔 일인가 싶어서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게 생겼다
“아니야. 비밀 따윈 없었어. 텀덤씨 비밀은 없었어요. 그냥 전에 고다비님이 내 생명을 구해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한 것 뿐이에요. 전에 던전에서 얼음 비단 구할 때에 도움을 받았거든요. 그 때도 옷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걸 마다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기회를 잡았다고 여기고 달려드는 거예요. 뭐 만들어 주기로 했으니까 만들어 주긴 해야죠. 하지만 고다비님. 제가 그 옷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는 제 마음이에요. 열기를 증폭하는 기술을 넣을 수도 있고, 옷 자체에서 서늘한 기운이 뿜어 나오게 할 수도 있고 뭐 그런 거요.”
“아아아, 마샤. 그러지 마라. 응. 내가 잘못했다니까? 그러니까 용서해 줘라 응?”
“알았어요. 고다비님은 주로 화염 공격을 하시니까 그 쪽으로 증폭이 되도록 만들어 볼게요. 그럼 되잖아요.”
“마샤. 잘못했다니까 응? 내가 미안해. 그러니까 그러지 말고 서늘한 옷, 그거 만들어 주라. 응? 제발.”
“몰라요. 전 고다비님께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서늘한 기운이 나오는 옷 따위는 만들 수 없어요. 고다비님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힘 써 볼 거예요.”
“정말 이럴 거야? 응? 마샤. 내가 마샤, 마샤 하면서 잘 하고 있잖아. 응? 그러면 너도 좀 양보를 해야지. 응? 어쩜 이럴 수가 있어?”
“고다비님이 제게 한 행동을 생각하세요. 텀덤씨와 짝이 된 것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거기에 대고 언니, 언니라니요? 저 완전히 죽고 싶었다고요.”
워워워. 이게 뭔 난리냐?
저게 아까 봤던 그 그랜드 마스터 고다비 맞는 거야? 그리고 공격을 증폭시키는 옷을 만들어 준다는데 왜 싫다고 저리 뻗대는 거야?
이젠 마샤 다리를 잡고 매달릴 기세잖아? 거 참 그랜드 마스터도 인간이구나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