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4
화
“자, 이젠 부탁을 할까요? 제 옷도 좀 벗겨 줄래요? 그래도 직접 벗는 것 보다는 누가 벗겨 주는 것이 더 흥분이 되거든요.”
그걸 원하면 해 줘야지. 서로 즐길 수 있으면 그게 최상이지.
혼자만 좋자고 들면 여자가 괴롭지. 그리고 서로 좋아야 쾌감도 늘어나는 법이지.
뭐 이 몸으로야 이거 두 번째 경험이지만 기억 속에선 아내가 있던 몸이다.
몇 십 년을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을 나눴던 기억이 있으니 이 여자가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당신 멋진 분이네요. 배려를 알아요. 마치 정말로 저를 사랑하는 것처럼 대해 주시네요.”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그 위에 가만히 올라 온 내게 여자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지. 적어도 오늘 이 자리에선 당신만이 내 여자야. 그러니 당연히 사랑하는 여자로 대해야지.”
“호호. 멋지군요. 반할 것 같아요. 손님만 아니라면 홀딱 넘어갔을 텐데, 아쉽네요. 받은 돈이 있으니 물릴 수도 없고.”
“그럼 나중에 밖에서 보면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 보지. 그 때는 계산 없이.”
“어머, 뜻은 좋은데 내용은 공짜로 한 번 하자는 소리네요? 호호호.”
“그렇게 되나? 뭐 싫으면 말고.”
“그건 아침에 헤어질 때에 보고 결정을 하죠. 이 밤에 당신이 내게 어떤 사람이 되는지 봐야 할 일이니까요.”
“그래? 그럼 어디 볼까?”
“어머나, 아흑, 능숙하네요. 나이도 어린데 어디서, 하악!”
어디서는 어디서겠어. 내 아내를 녹이던 그 솜씨지.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이지만.
아니지 지금은 여기에 집중을 하자. 이게 얼마 만에 품는 여잔데 딴 생각을 할 여유가 어딨나?
“으으음. 거기는… 아, 좋아요. 좋아. 거, 거기…”
확실히 손으로 쓸어내리는 것만으로 여자의 성감대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오러를 익힌 보람이다.
스치는 잠깐의 순간에 보이는 여자의 반응으로 민감한 곳을 찾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래 오늘 어디 한 번 불타올라 봐라. 내가 확실하게 태워 주지.
내 손과 혀가 여자의 몸 위를 누비기 시작한다.
새삼 부드러운 살결에 다시금 온 몸에 전율이 인다.
분신이 아플 정도로 팽창을 하고 여자는 은밀한 곳에 닿는 내 분신을 느낀 모양인지 더욱 달뜬 숨을 내 쉰다.
“하악, 하악, 어서, 어서, 으응…”
초점이 풀린 눈으로 나를 보며 재촉하는 여자는 급한지 손을 내려 내 분신을 잡아 이끈다.
“어서 와요. 해 줘요. 으응.”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여자의 몸은 최대한 성문을 활짝 열고 나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린다.
마치 공성전을 포기하고 승자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래선 승리자요 점령군으로서의 맛이 덜하다.
“아앗. 으응.”
여자를 돌려 엎드리게 하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그래 이것이 점령군의 진군 모습이다. 이래야 내가 주인임이 확실해진다.
이제 당당하게 나아가자. 너는 나를 맞이해라.
“하악! 뜨거 뜨거워어. 조, 좋아. 너무 좋아. 더, 더, 더.”
그래?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지.
나는 두 손으로 여자의 허리를 잡고 더욱 강하게 박차를 가한다. 침대가 흔들리고 여자가 흔들린다.
손을 뻗어 양 손으로 여자의 가슴을 쥔다. 덕분에 여자는 내 몸무게에 짓눌린다. 그럼에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허리의 율동은 나와 여자의 공조다.
아직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것인가? 그럼 얼마나 견디나 두고 볼까? 자 간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멀다.
아직도 정복되지 않은 무엇이 이 여자에겐 많이 남은 듯하다.
직업 여성과의 잠자리는 그 마지막이 허탈함만 남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온 몸을 던져서 여자에게 흠뻑 뿜어 낸 후에도 여자를 안고 있으니 충만한 느낌이다. 날이 밝고 서로 헤어지면 다시 보지 않을 수도 있는 사이지만 그게 무슨 대수일까.
지금 이 순간 쌓였던 것이 모두 풀린 것 같은 이 느낌이 좋다.
“대단했어요.”
여자가 품속에서 속삭인다.
“정말인지는 몰라도 말이라도 그리 들으니 뭔가 뿌듯하군.”
“자신감을 가져도 돼요. 정말 오랜만에 죽을 만큼 좋았어요. 아직도 얼얼하게 쾌감이 남아 있어요.”
“아직?”
“여자는 남자보다 여운을 길게 느껴요. 그리고 한 번의 자리에서 몇 번의 오르가즘을 느끼기도 하죠. 정말 대단한 밤이었어요.”
정말 그럴까? 뭐 그렇다고 믿자. 괜히 의심해봐야 내게 좋을 것이 뭔가?
믿으면 이렇게 자신감이 생기고 뿌듯하기까지 한 일인데 괜한 의심을 할 이유가 없지.
“그럼 다음에 길에서 만나면 한 번 더 기회를 주나?”
“호호. 그건 곤란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저는 하루를 쉬어야 할 텐데요? 당신은 너무 강해서 견디기 어렵거든요. 하루 공치면 곤란하죠. 뭐 때가 맞아서 마침 쉬는 날이라면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죠.”
“그럼 길에서 마주치는 날이 쉬는 날이기를 빌어야 되겠군.”
“그보다는 사냥을 잘 해서 가게로 찾아오는 것이 쉽지 않겠어요? 콜넴 셀리나예요. 지명을 해 주면 더 좋고요.”
“장사 제대로 하는데? 이제 이름을 알려 준단 말이야? 그것도 본명이 아니고 가게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호호호. 아이, 그거야 뭐 어쩔 수 있나요? 여자는 다 그래요. 어머? 이 녀석은 확실히 제 컨디션을 찾은 모양이죠? 벌써 기운을 차렸네요?”
“내가 아직 젊다는 소리지.”
“그건 그렇지만 당신 솜씨는 그 나이에 전혀 맞지 않아요. 어쩜 그렇게… 혹시 전에 여자들만 후리고 다니고 그랬어요?”
“맹세하건데 난 오늘이 두 번째야. 그 전엔 단 한 번 밖에 경험이 없었다고.”
“그걸 누가 믿어요? 흥! 이 녀석 너 정말 내가 두 번째야?”
여자는 내 분신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묻는다.
“봐봐. 그렇다고 끄덕거리잖아. 키키.”
“어머 정말인가보네? 그런데 나를 이렇게 달궜다고요? 이거 다시 생각을 해 봐야 하는 건가? 흐음. 저기 나 쉬는 날 알려 줄까요? 툴틱 번호 있죠? 그거 줘요. 가끔 연락 하고 지내요.”
뭐 이게 장삿속이라도 괜찮다.
언제 가게에 들르라고 연락을 하더라도 뭐 가 주면 되지 않겠나.
이 여자가 싫증이 날 때까지야 그래도 될 것이다.
“어머, 아이 참, 흐읍!”
나는 여자의 머리카락을 잡고 내 분신을 얼굴로 들이밀었고 여자는 잠깐 저항하는 듯 하다가 분신을 다시 입으로 품는다.
그리고 나는 내 쪽으로 향한 여자의 엉덩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아직 밤은 남았다.
“다들 좋은 시간 보낸 모양이네? 게리 넌 왜 넋이 빠졌어?”
“으응. 아니야.”
“렘리, 마토, 너희도 정신 차리지? 여자야 앞으로도 얼마든지 안을 수 있어. 그것도 가게 여자가 아니라 애인을 만들 수도 있지. 우린 능력자 헌터라고. 충분한 기회가 있을 거야. 그러니까 정신 차려. 기껏 술집 여자일 뿐이야.”
나는 이 애송이들이 한 번 만난 파트너들에게 깊이 빠지지 않도록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다간 여자 밑구멍으로 가진 것을 몽땅 털어 넣는 놈이 나올 수도 있겠다.
“가자. 가서 수련을 해야지. 아직 너희는 완성된 것이 아니야. 겨우 시작을 했을 뿐이라고. 다음 사냥은 큰 쥐 따위가 아니야. 지금 실력으론 까딱하면 죽어.”
나는 죽는다는 말에 약간의 기세를 담았다.
그걸 느꼈는지 렘리 등은 움찔하더니 내게 시선을 바로 맞춘다.
“그저 회포나 풀자는 거였어. 저 여자들은 그게 직업이야. 미리 이야기하지만 만약 팁을 주고 나온 놈들이 있다면 어제 말한 대로 그건 호구 짓이었어. 그리고 그건 계산에 없던 거야. 여자가 턱도 없는 욕심을 부린 거지. 그런 여자라면 잊어. 다시 만나지도 않는 것이 좋아. 뒷끝도 좋지 않은 여자인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야. 내가 주고 싶어 준 거지 달라고 해서 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도 마. 그렇게 유도한 것일 테니까. 그게 저 여자들의 일이야. 그 쪽으로는 프로들이지. 그러니까 깊게 빠질 생각을 하지도 않는 것이 좋아. 어차피 앞으로 수련을 하느라 이런 곳에 올 시간도 없겠지만 말이야.”
나는 이들은 한동안 묶어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정말 겨우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이 놈들이 이렇게 빠질 수가 있는지. 하기야 면역이라곤 없는 놈들이니 그런 여자들 품에서 녹아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겠다.
하지만 내 파티원들을 그렇게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지. 즐기는 것은 즐기는 걸로 끝나야 하는 거다.
“가자. 할 일이 많다.”
나는 파티원들을 이끌고 우리들의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