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49
화
“화이트 코어가 필요하네.”
“그렇습니다. 형님.”
“일단 듀풀렉 데드존은 공격용 무기로 삼아서 우리가 모두 하나씩 만들어 가지기로 하자. 그걸 위해서 화이트 코어가 다섯 개가 필요하고, 듀풀렉 게이트 이건 이미 드러난 거니까 나중에 도시간이나 도시와 거점 간에 설치를 해서 이용료를 받아도 꽤나 수입이 괜찮을 것 같다. 이번 제2 데블 플레인 사태가 지나가면 수익 사업으로 진행을 시켜봐야겠어.”
“그런데 만약에 이게 행성간이나 데블 플레인 간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큰일 아닐까요?”
마샤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서 준비를 해 뒀어. 만약에 내가 설치한 듀풀렉 포인트를 뜯어서 다시 제설치를 할 경우에 작동이 되지 않도록 할 거야. 그리고 작동이 되더라도 데드존으로 열리게 만들어 둘 생각이지. 크큭. 아마 깜짝 놀랄 거다. 들어가긴 했는데 나오진 않으니 무슨 일인가 싶겠지. 그리고 계속 넣어 볼 테지만 그들은 듀풀렉 게이트를 창고처럼 이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니 아무 소용이 없지. 그건 우리만 아는 거니까 말이야.”
“남편 이거 색깔 못 바꾸는 거야?”
포포니가 듀풀렉 포포니의 입구를 작게 열면서 묻는다. 회색의 불투명 평면 판. 그게 색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흠. 포포니 나도 바꾸고 싶은데 아직은 방법이 없네? 나도 이걸 투명하게 바꾸거나 하고 싶거든. 특히 듀풀렉 데드존 같은 경우는 무기로 사용하려면 완전 투명한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연구를 해 봐야지.”
“우웅. 나중에 할 수 있으면 포포니는 이거 흙 색으로 바꿔 줘.”
역시 대지 일족의 딸 다운 주문이다. 흙 색이라니.
“그래, 알았어 포포니. 그렇게 하자.”
뭐 원하는 대로 해 준다.
“그럼 형님. 저는 황금색이 좋습니다.”
“저는 은색으로 해 주세요. 호호.”
뭐 할 수 있으면 해 주지. 그거 해 준다고 세상이 거꾸로 도는 것도 아니고.
나는 일단 고다비를 기다리는 동안에 듀풀렉 데드존을 남색 등급의 코어로 일행의 숫자만큼 제작을 했다. 데드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세상에 몇 없다.
데드존에서 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듀풀렉을 이용해서 빠져나올 수 있다. 허브 기지로 이동을 하면 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데드존은 우리만이 가진 최강의 무기인 셈이다.
“언제 보라색 등급 몬스터들을 이걸로 쓸어버리는 거야. 아빠가 잡지 못했다는 거 놈도 이걸로 잡으면… 히잉. 안 되겠다. 입구가 너무 작아서 안 들어갈 것 같다.”
좋아하던 포포니는 입구의 최대 크기를 생각하더니 실망한 표정이 되었다.
“나중에 엄청나게 큰 입구가 만들어지는 걸로 하나 만들자. 그걸로 사냥을 하는 거야. 응?”
나는 포포니를 이렇게 달래야 했다. 그런데 창고의 크기를 크게 하는 것이 가능하긴 했는데 이곳에서도 같은 원리로 적용이 될까? 이공간을 불렀는데 다른 행성 공간이 나오는 이곳이선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뭐 그래서 재미가 있는 것도 있고.
화이트 코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색 등급의 몬스터 코어로 듀풀렉 데드존을 하나씩 착용하게 되자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어졌다.
사실 그랜드 마스터라도 까딱하면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함부로 내보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감은 충만했다.
“딱 여섯 개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형님. 그럼 모든 방향을 다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상자를 만들어서 가두는 것 처럼요.”
텀덤은 우리 넷이 하나씩 데드존의 입구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한참 고민을 하더니 이런 말을 한다.
“쯧. 나중에 보고 어떻게 해 보자. 하지만 한 번에 두 개의 듀풀렉을 여는 것은 솔직히 어렵지 않냐? 듀풀렉 포인트나 세이브 처럼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면 의지로 조절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그러니 다수의 듀풀렉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건 무리가 있지.”
“넵.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 어떻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지. 하지만 듀풀렉도 코어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화이트 코어로 만든다고 해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횟수에는 제한이 있다. 그걸 잊으면 낭패를 당할 거다.”
나는 혹시 몰라 텀덤에게 주의를 주었다.
굉장히 강력한 무기지만 또 그만큼 사용에 조심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알겠습니다. 형님. 조심하겠습니다.”
텀덤은 내 말을 흘려듣지 않고 똑 부러지게 대답을 한다. 그래, 그래야지.
그렇게 텀덤을 보며 흐뭇해하는데 툴틱에서 허틀러의 통신이 들어왔다는 표식이 뜬다.
“네. 접니다.”
“세이커님, 이쪽에 준비가 되었다는데요. 고디비님께서 연락을 달라고 하십니다.”
뭔? 직접 나한테 연락을 하면 될 일을 허틀러를 시키고 그러나?
이것도 자존심 싸움인가?
“알았습니다. 이쪽에서 연락을 하죠. 허틀러 지부장님은 나중에 다시 뵙죠.”
“아, 저도 지금 연합 본부에 와 있습니다. 전에 연락 받자마다 고다비 님께 협조 요청을 한 후에 곧바로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제2 데블 플레인 쪽의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진행시켜 놓았습니다. 거기다가 플레인 게이트 허브에서도 곧바로 이동이 되도록 준비를 해 뒀습니다.”
“알았습니다. 그럼 일단 듀풀렉 게이트부터 열고 보죠.”
나는 허틀러의 말을 중간에서 끊고 고다비의 툴틱으로 통신을 열었다.
“그래. 나다.”
뭔 인사가 이따윈지… 그래 너 잘 났다.
“일찍 도착을 하셨군요. 수고 하셨습니다. 그럼 이제 전에 설명드린 대로 코어를 장착해 주십시오.”
“알았다. 그렇게 하지. 음…. 됐다. 네 이야기대로 회색의 평면이 나타났다.”
“알겠습니다. 그곳에서 뵙지요.”
나는 고다비의 말을 듣자마다 듀풀렉을 작동시켜서 그 입구를 저쪽 듀풀렉의 추구와 겹쳐 붙을 정도로 만들었다.
“자, 이동들 하자.”
내가 그렇게 신호를 주자 먼저 텀덤이 들어가고 뒤따라서 마샤가 뛰어들었다.
그리고 나와 포포니는 손을 마주 잡고 회색 입구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한 걸음 내 딛는 것으로 우리는 전혀 다른 장소에 서 있었다.
눈 앞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엇!”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의 내 등 뒤를 보면서 놀란 듯이 소리를 질렀다. 뭐 예상했던 반응이다. 나와 포포니가 나온 뒤에 출구가 사라졌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나는 뒤쪽을 한 번 보고는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보았다.
“흐음. 어서 오게. 또 보는군.”
헌터 연합의 수장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 왔다.
“네. 반갑습니다. 그런데 바쁘지 않습니까? 플레인 게이트를 이용해서 제2 데블 플레인으로 넘어가는 것이 우선이지 싶은데요?”
나는 그와 사적인 대화를 할 생각이 없었기에 일부터 하자는 투로 말을 꺼냈다.
“흠.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우리끼리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그냥 공짜로 일을 해 줄 수는 없는….”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일인데 거기서 무슨 대가를 받겠다는 겁니까? 거기다가 그런 이야기라면 툴틱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 일을 시작해야 하는 때에 그런 이야기를 꺼내다니 이건 또 뭔 경웁니까?”
나는 아무튼 이렇게 정치니 뭐니 하는 놈들이 정말 싫다.
왜 싫으냐면 내가 그 정치니 뭐니 하는 것에 이득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언제나 자기 배를 불리기 위해서 일을 꾸민다.
“아니 그게….”
“대가를 받아도 제가 받습니다. 연합장님이 도와주실 것은 제가 플레인 게이트를 이용해서 제2 데블 플레인으로 가는 것을 이렇게 막아서지 않는 것입니다. 한 시가 급하다고 고다비님까지 동원한 것을 잊으신 겁니까?”
“아니 이 사람아 그래도 뭔가 이야기는 하고 가야…”
지랄, 이 새끼들은 언제나 이래. 그러니까 그런 이야길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 한다고 이 사람아. 우리가 고다비 기다리면서 놀고 있을 때에 말이야.
“됐습니다. 연합은 이번 일에서 빠지십시오. 난 당신들과 협조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뭘 얻겠다고 하는 모양이 보기 좋지 않군요. 지금 우리를 제2 데블 플레인으로 보낼 건지 아닌지만 결정하십시오. 우릴 이용해서 무슨 득을 보겠다는 헛생각은 하지 말고 말입니다.”
내 말이 너무 직접적이었을까?
연합장을 비롯한 몇 명이 얼굴이 벌겋게 변해서는 헛기침들을 한다.
“아니, 세이커님 그렇게 감정적으로 하지 마시고.”
“허틀러 지부장님께도 실망입니다. 이게 뭡니까? 사람 죽어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돕겠다고 나섰더니 그걸로 뭘 어떻게 해 보겠다는 발상이나 하고 말입니다. 이 이야기 분명히 말하는데 툴틱으로 올립니다. 두고 봅시다.”
“이런 새파란 놈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나?”
내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듣고 있던 이들 중에 하나가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그 기세가 사뭇 흉흉하다.
아, 똥 밟았다. 그랜드 마스터다. 뭔 그랜드 마스터가 이렇게 가는 곳마다 밟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