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66
화
마법진과 마법이란 분야는 이 세상의 학문과는 전혀 동떨어진 법칙의 성립이다.
사실 과학이란 분야의 아주 기초적인 형태는 제여넌의 세상에도 있었다. 삶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기물들이 그 과학의 초기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과학보다 더 기적적인 힘을 깨닫고 사용하게 되면서 마법과 연금술이 발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곳에서 과학이라고 할 분야의 대부분이 정체된 세계가 제여넌의 세상이었다.
물로 화학이나 분자학 같은 경우는 연금술과 연관 지어서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영역이 있기는 하지만 그조차도 이 세상의 과학과 제여넌 세상의 마법, 연금술은 너무도 다른 방향으로 극점을 찍은 상태라서 통합이나 조합이 어렵다.
덕분에 세이커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힘을 지니게 된 것이니 운이 좋다고 해야 할 것이다.
“좋아. 이젠 완성!”
“우웅. 남편 뭐야? 웅?”
포포니가 내 외침을 들었는지 에테르를 모으는데 집중하던 자세를 깨고 나를 보며 묻는다. 이런 조금 흥분해서 포포니를 방해한 꼴이 되었다.
“음. 이건 부유마법이야.”
“부유 마법?”
“하늘을 날아다니게 만드는 거지.”
“우앙? 하늘을 날아? 그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처럼?”
“겉으로 보긴엔 그 사람처럼 할 수 있어. 원리나 그런 건 다르지만 효과는 같지.”
“우아, 대단해. 남편. 그럼 고다비처럼 빠르게 날아다니는 것도 가능해? 고다비 빠르잖아.”
포포니는 하늘을 빠르게 날아다닌다는 말에 흥분한 모양이다.
“속도는 이제부터 조절을 해야지. 이건 단지 부유, 즉 뜨게 하는 거야. 높이 조절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수평 이동은 아직 준비중이야. 다른 방법을 찾을 생각이지. 그리고 이건 사람이 쓰기 보다는 물건에 장착하는 거야. 커다란 탈것을 만들어서 하늘로 날아서 이동을 하는 거지. 모성이나 다른 식민 행성에 있는 탈것들과 같은 형태로 쓸 수 있는 거야.”
중력의 반발력을 이용해서 지면에서 일정한 높이로 날아다니는 탈 것은 이미 상용화 된 것이 오래 전이다. 다만 데블 플레인에서 그런 것이 쓰이지 못하는 것은 에테르 때문이다.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들은 그러한 과학적인 장비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거다.
간단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진 장비들은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복잡하고 세밀해지는 기기들은 데블 플레인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에테르란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대기중에 충만한 상태에서 모성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는 이상 현상을 일으키고 오작동을 한다. 그렇다고 원시적인 기관을 사용하는 기계를 쓸 수도 없는 일이다. 기름 따위를 쓰는 엔진을 쓴다고 해도 결국은 그 시동이나 유지에 전기적인 에너지 이동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오작동을 일으키곤 한다.
어쨌거나 그래서 전기 에너지, 혹은 전기를 사용한 많은 활동이 제약을 받게 되고 그래서 결국 전기적인 장치들이 퇴출된 곳이 데블 플레인이다.
그나마 쓸 수 있는 전기 에너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체 에너지다. 생체, 즉 몸 안에 존재하는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서 기기를 작동시키고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툴틱이 존재하고 사용 가능하다.
다만 그 툴틱의 신호들을 데블 플레인 전체에 송출하는 기술에 코어 에너지를 사용하게 한 획기적인 발명이 없었다면 그 툴틱 역시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아홉 곳의 데블 플레인은 지금보다 더 암울한 상태로 개척활동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에 내가 만든 부유 마법진은 데블 플레인에 또 하나의 혁신을 가지고 올 것이 분명하다.
이전에 반중력 자동차가 처음 나와서 세상을 뒤흔든 것처럼, 데블 플레인에 그런 변화를 만들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공중 몬스터들이다.
예전에 물 속에는 등급 외의 몬스터가 존재한다는 이야길 했었다. 그런데 그건 공중에도 마찬가지다. 고도 800미터 이상으론 절대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데블 플레인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 높이 이상에서는 에테르가 요동을 치고 또 기괴한 결집과 분열 현상들이 불규칙적으로 일어난다. 거기에 그 속에도 몬스터가 살고 있다.
사실 어떤 모양이고 어느 정도 크기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존재하고 있고 감시 대적 불가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사실 데블 플레인의 육,해,공 중에서 헌터들이 그나마 힘을 쓰는 곳은 육지 밖에 없는 거다. 그런데 만약 부유 마법진으로 하늘에 대한 도전이 가능하게 된다면 도전정신이 남다른 인류들은 데블 플레인의 하늘을 향해 진격을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그 결과야 어떻게 되건 말이다.
하지만 나는 하늘에 대한 또 다른 도전 가능성이 있다. 나는 마법사이며 마법진의 조합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간단하게 부유선에 은폐만 걸어도 하늘을 정찰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을 해 볼 수 있는 일이다.
어쨌거나 부유 마법진의 완성은 내게 또 다른 힘을 가지게 해 줬다.
세포니의 허브 기지의 지상에 거주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은 은폐 마법진을 완성한 기념으로 먼저 시험을 해 보기 위한 것이다.
남색 등급의 화이트 코어를 이용해서 세포니 행성에 은폐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그 결과 지상에 지름 70미터 정도의 공간을 주변으로 부터 완전히 격리시킬 수가 있게 되었다.
외부에서 보기엔 그저 평범한 숲이고 작고 쓸모없는 나무들이 듬성듬성 나 있는 황무지의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그곳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오감에 미치는 에테르의 영향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숲 밖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시각은 물론이고 청각, 촉각에까지 영향을 주는 마법진은 마법진의 영향권 밖으로 침입자를 유도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마법진이 있는 공간을 피해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주 특별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면 마법진의 간섭을 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직접 해결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예를 들어서 전투지원 코어 같은 것이 작동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방법 말이다. 아니면 우리 쪽에서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쨌건 세포니 행성에서 우선 실험을 마친 후에는 제1 데블 플레인과 제2 데블 플레인, 그리고 얼음 들판까지 시험을 해 봤다.
몬스터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살피고 또 헌터들의 이목은 어느 정도나 가릴 수 있는지도 확인을 했다.
그 결과는 만족스러울 정도다.
내가 아니면 포포니와 텀덤도 작동이 시작된 은폐 마법진의 영역을 찾거나 뚫고 들어오지 못했다.
그 정도면 그랜드 마스터라도 어느 정도는 안심할 수준이 아닐까 하고 자신할 정도였다. 뭐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포포니와 텀덤이 제2 데블 플레인에서 에테르 수련을 시작했다. 그 동안 체내의 에테르 융합과 안정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벽을 넘어서 마스터를 뛰어 넘었다. 그렇다고 그랜드 마스터가 된 것은 아니지만 포포니의 경지에 가뿐하게 다가선 것이다.
사실 차근차근 성장하는 포포니에 비해서 나는 몸 안에 오러 로드를 완성하는 것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한다. 이번에 만들어낸 오러 로드는 몸 전체를 세밀하게 관통하며 엄청난 오러 운용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었다. 아직도 활용 방법을 찾아야 할 오러 흐름이 무궁무진 할 정도다. 하지만 포포니의 비기인 물방울은 이제 나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아니 포포니보다 더 빠르고 더 크게 만드는 것이 가능할 정도다. 물론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어쨌거나 칼질로도 포포니나 텀덤에게 뒤지지 않게 된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