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68
화
끈질긴 놈은 원래 인기가 없는 건데 그렇게 보면 이놈들은 정말 인기가 없을 거다.
사람이 움직이면 흔적이 남는다. 그리고 그런 흔적을 추적하는 것은 헌터들이 밥먹듯이 하는 행위다. 그 흔적 찾기로 몬스터를 추적하는 것은 사냥의 기본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흔적 찾기 혹은 흔적 쫓기가 에테르를 이용한 기술로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은폐 마법진을 작동시키고 이동을 하면 당연히 놈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 가다보면 여전히 뒤를 따르는 이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들을 따돌리려고 다시 은폐 마법진을 사용해도 그들은 우리가 지나간 곳을 어김없이 찾아서 따라온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우린 그들을 기다려서 기습을 했다.
이번에는 일곱 명이 한 팀을 이루고 있었고, 그들 중에는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러를 다루는 이도 한 사람 끼어 있었다. 그 말은 그 실력자가 포포니나 텀덤과 비슷하단 소리고, 과거 세바스찬의 경지를 뛰어 넘을 정도란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실력자도 한 순간 머나먼 우주의 공간으로 사라져버렸다.
그 뒤는 어렵지 않게 추격자들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들 중에 하나가 추적 기술을 지니고 있는 이였다.
그 기술은 헌터 연합에서도 고급 기술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개를 하지 않는 기술이어서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했다. 도대체 그 기술이 비공개일 이유가 뭔가 물었더니 헌터들 중에서 사냥터로 나서면 추적이 되지 않는 이들이 있단다. 그런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라는데 사흘 이내라면 흔적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사흘 거리를 두도 추적을 시작해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말이다.
나는 그 기술을 지닌 이에게 어떤 원리로 그 기술이 발현되는지를 자세히 묻고 또 기술을 배울 수 있을지 알아봤다. 하지만 그는 절대 기술을 알려줄 수 없다면서 고집을 부렸다. 그렇다고 고문을 해서 기술을 얻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어차피 헌터 연합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이라면 텔론으로 구해볼 수도 있을 거다. 그게 아니어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이알-게이트 혹은 내 개인의 위상이 높아지면 연합에서 알아서 대우를 해 줄 것이다.
이번 처가 방문이 끝나면 곧바로 듀풀렉 게이트를 공개할 생각이고, 거기에 부유 마법진과 확장가방까지 내 놓을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강화 탄성 스티커, 전투 지원 스티커, 부유기능 스티커 혹은 코어, 확장 가방과 듀풀렉 게이트라는 엄청난 물건들을 내가 만들고 또 배포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다.
이젠 숨길 생각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을 만들고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이 나 밖에 없게 할 거라는 사실이다.
이젠 마법진을 활성화 시키는 작동키를 스티커 이외의 물품에는 따로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코어를 이용한 모든 마도구의 활성은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 생각인 것이다.
마법진이 아닌 내 마법 서클을 이용한 활성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일례로 전투 지원 코어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이 작동하기 위해선 활성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전에는 전투 지원 코어의 마법진 내에 그 활성화 코드가 들어 있었다. 코어를 장착하면 자연스럽게 마법진이 활성화 되도록 만들었었단 말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이젠 내가 직접 활성화 시키지 않으면 그 마도구는 절대 동작을 하지 않는다.
모든 마법진에서 에테르를 이용한 마법진 활성을 불가능하게 할 결심을 했다.
여기서 예외가 되는 것이 스티커 종류들인데 그것들은 애초에 코어가 없이 만들어지고 마법진을 구성하는 재료 자체의 힘으로 마법진이 동작하게 되는 것이라서 마법진에 에테르가 흐르게 만들기만 하면 작동이 되도록 만들었다. 그 에테르가 초기에 흐르게 만드는 것이 스티커에 달려 있는 돌출부로 그럴 누르면 화학 작용에 의해서 마법진의 재료들이 반응을 일으켜서 에테르가 흐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현상을 다른 마도구의 마법진에는 적용을 할 수 없다. 그 형식 자체를 다르게 만들 생각이니 말이다. 호환 되지 않는 마법진들 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번 처가 방문 이후로 세상은 크게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런 결심을 하고 길을 나섰는데 자꾸 방해를 하는 놈들이 있으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운명은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잘 가라.”
나는 붙잡힌 추적자들을 모두 우주 공간으로 보내버릴 결심을 했다.
“자, 잠깐만. 우릴 그냥 두는 것이 좋을 거다. 우리가 소식이 없으면 쿠나메 님이 직접 나서실 것이다. 그 분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함께 하실 것이 분명하다. 너희가 아무리 신기한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그랜드 마스터 셋을 한꺼번에 상대할 수는 없을 거다. 그러니 이만 포기하는 것이 좋을 거다.”
하아. 이럴 때에는 한숨만 나온다. 이런 놈들은 이걸 협박이라고 하는 걸까? 그럼 살려두면 그 개같은 새끼들이 우리를 그냥 둔다는 말인가?
겨우 이런 하급자의 죽음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큰 흐름에서 이런 놈들의 죽음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놈들은 자신들의 무슨 큰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자신들이 죽으면 조직에서 뭔가 크게 복수를 해 줄 것이란 착각을 하는 거다. 웃기는 일이지.
“너희가 죽고 나서 무슨 일이 벌어지거나 그건 우리가 감당할 일이지.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너희를 살려 보내면 다음에 너희가 포함된 놈들이 다시 우리 앞을 막을 가능성이 있지만, 너희를 죽여버리면 적어도 다음에 만나는 놈들 중에 너희는 없을 것이 확실하단 거야. 그래서 나는 그렇게 생각해. 적이라고 생각되면 반격의 여지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야.”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여섯 명의 목숨을 끊고 그들을 모두 우주의 허공을 날려 보냈다.
진공의 우주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기들과 함께 그들 여섯의 모습은 삽시간에 사라졌다.
바닥에 입구를 만든 까닭에 주변에 큰 흔적이 남지도 않았다.
다만 대기가 무섭게 진동을 한차례 했을 뿐이다.
“아무래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그랜드 마스터 셋이 온다면 우리가 아무리 은폐를 한 상태라고 해도 위험해. 놈들 중에 추적 기술을 지닌 놈이 있다면 우리가 보이지 않는 어떤 수단을 써서 숨어 있다는 것 정도는 금방 알아차릴 거고 그걸 그랜드 마스터들이 세세하게 살피면 들킬 가능성도 있어.”
“응. 남편도 은폐 마법이 사용된 곳을 알 수 있으니까 그랜드 마스터들도 알 수 있을지 몰라.”
나야 내가 만든 에테르의 움직임이라서 쉽게 찾는 것이지만 그랜드 마스터는 그게 아니라도 에테르의 이상 현상을 더듬어서 은폐를 밝혀 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러니 잘못하다간 정말 위험해 질 수도 있다.
아 놔. 아직도 그랜드 마스터라면 일단 피하고 봐야 하는 건가? 그런데 뭔 그랜드 마스터가 셋이나 몰려 다닌다는 거야? 미친 것들이 도대체 뭔 생각으로 모성 쪽에 붙어 먹은 건지 모를 일이다.
그랜드 마스터라면 데블 플레인에서 무소불휘의 권위를 지는 존재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모성의 지시를 따른다는 것은 참 의아한 일이다. 모성에게 도대체 무슨 대가를 지불하고 그랜드 마스터를 부릴 수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차피 모성으론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이들이 그랜드 마스터들인데 모성에서 뭘 주기로 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 넷은 급하게 이동을 했다.
사실 그랜드 마스터들이 기습으로 나오지만 않는다면 우리가 위험할 일은 거의 없다. 그들을 발견하고 도망을 가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랜드 마스터의 궁극기라고 하는 형체 없는 검은 두렵다.
일컬어서 마음의 검이라고 하기도 하고 형테 없는 검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그랜드 마스터의 상징이라고 들었다.
포포니와 내가 쓰는 강기의 응축 같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비기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직접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랜드 마스터도 마음의 검만 아니면 걱정할 것도 없는데 말이지.”
“응, 맞아. 그래도 그게 그렇게 쉽게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그랬어. 아빠가.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이야.”
“정말?”
나는 포포니의 말에 반색을 했다. 적어도 듀풀렉 데드존은 준비 시간 따위는 없어도 된다. 그러니까 둘이 함께 공격을 시작하면 내가 더 빠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응. 그랬어. 하지만 일단 시전이 되면 막을 도리가 없댔어. 그거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거라서 공간도 의미가 없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나무나 바위 뒤에 숨어도 소용 없는 거라고.”
뭔 소린지 알겠다. 하긴 그 정도는 되어야 그랜드 마스터의 비기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눈에 보이는 공격이라면 나도 막을 방법이 있다.
듀풀렉의 출입구는 어떤 힘이라도 삼킬 수 있는 무적의 방패니까 말이다. 그 출입구 자제를 깨려고 하지 않는 이상은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떤 이쪽엔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그 정도면 정말 무적의 방패 아니겠어?
그나저나 그랜드 마스터 셋이 따라오고 있다는 말이 정말일까? 아니면 그 놈이 죽기 전에 거짓말을 한 걸까? 열심히 처가로 가면서도 등골이 또 다른 의미로 서늘해지고 있다.
차라리 장인 장모가 나을 것 같다. 장인 장모는 우릴 죽이려고 하진 않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이거 이렇게 되면 처가로 피난을 가는 못난 사위가 되는 건가? 젠장 어째 꼴이 우습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