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71
화
데드존에는 쿠나메와 사무스 두 사람만 살아 있다. 시체들도 모두 꺼내서 우주로 날려 버렸다.
그런데 나는 쿠마메와 사무스가 어떻게 그 공간 안에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 실제로 궁금한 것은 데드존이 어떤 곳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그래서 남편이 들어간다고?”
“응. 위험하다 싶으면 포포니가 꺼내 주면 되니까 괜찮잖아. 이전에 데드존에 들어갔다가 나왔던 사람들도 회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까 말이야.”
밖으로 나왔다가 죽은 여덟 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은 실제로 캡슐의 효과로 어렵지 않게 회복을 했고, 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들어가서 대화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대화가 되면 이야기도 좀 해 볼 생각이야. 그러니까 마눌이 보고 있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꺼내 줘.”
“우웅. 하지만 쿠나메나 사무스란 사람이 그곳에서 공격을 하기라도 하면?”
“그러진 않겠지. 그럼 다시는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을 알 텐데? 희망이 있을 때에는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거야. 나도 밖으로 꺼낸 사람들에 대해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생각이니까 말이야.”
“형님. 괜찮겠습니까? 그냥 제가 먼저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텀덤이 나선다. 하지만 텀덤을 먼저 보낼 수는 없다. 그것은 텀덤이 아랫사람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할 수 없기도 하지만 그가 내 동생이기 때문이다. 동생이란 가족을 의미한다. 가족에게 위험을 대신 짊어지라고 하는 경우는 없다.
“이번 일은 내가 한다. 텀덤. 그러니 너도 지켜보다가 나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꺼내라.”
“알았습니다. 형님. 형님에게 조금이라도 이상한 일이 있다 싶으면 곧바로 꺼낼 겁니다.”
“그래. 그렇게 해라.”
나는 텀덤과 포포니에게 몇 번이나 다짐을 받고 직접 데드존으로 걸음을 옮겼다.
보아하니 오러 능력이 뛰어난 이들일수록 오래 견뎠다. 그러니 나도 데드존 안에서 꽤나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커억.
이건 상상 이상이다. 마치 몸 전체가 강철로 된 틀 속에 박혀 들어간 느낌인데 그 강철이 내 몸을 쥐어짜려고 압착을 하는 것 같다. 모든 압력이 골고루 몸에 영향을 주니 어디 한 곳도 편한 곳이 없다.
“끄어어어어.”
낮게 내 뱉은 비명이 귓가에 선명하게 들린다. 말을 할 수 있다면 의사 소통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몸 안으로 파고드는 압력을 오러를 이용해서 막아내며 간신히 버티는 수준이다.
하지만 오러가 다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후나에.”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발음도 명확하지 않다.
지금 내 위치는 쿠나메와 사무스의 뒤쪽이다. 그들의 시야에 내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마음의 검을 쓴다고 해도 조금은 더 신경을 써야 할 거란 생각에서 내가 들어서는 위치를 이렇게 정했다.
“애송이!”
우와 저 인간은 몸에 이상이 거의 없는 건가? 발음도 확실하네?
“후나에.”
“네가 왜 여길 들어왔지? 설마 뭐가 잘못된 거냐? 그래서 너까지 여길 들어오게 된 거냐?”
쿠나메는 뭔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그나저나 여긴 에테르가 거의 없는 곳이다. 아니 전혀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에테르가 느껴지지 않는 공간인 것이다.
“쿠나에. 이러, 바름이 어망이군. 허버리 뭐를 약소케찌?”
“크하핫, 그게 궁금해서 여길 들어온 거냐? 내가 그걸 이야기 할 거라고 생각하나?”
“싸무스, 허버레게 받기로 한거시 뭐지?”
“……”
“그 늙은이는 지금 겨우 견디고 있는 중이다. 정신 능력자에겐 지옥 같은 곳이지. 여긴 정신 능력자가 사용할 에테르가 거의 없으니까 말이야. 크크큿. 그러니 대답을 할 수 없지. 아무렴. 크큿.”
그건 쿠나메 너도 마찬가지지. 언젠가 몸 안에 에테르가 바닥이 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너도 이전에 죽은 놈들과 마찬가지 꼴이 될 거다.
“크크큿. 넌 여기 들어오면 안 되는 거였다. 애송이.”
쿠나메가 속이 뒤틀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목과 머리에 바짝 붙어서 빛이 나는 칼날이 생성되었다.
“크크. 애송이 어떠냐? 숨 쉬는 것도 조심해라. 네 심장이 조금만 삐끗하고 잘못 뛰어도 너는 죽는다. 그건 정말 순간이지. 크큭. 그러니까 조심 조심 내 말을…..”
뭐라고 떠들지만 이미 나는 데드존 밖에 나와 있다.
“쿠후후후훅 쿠후훅 커컥 커컥.”
갑자기 압력의 변화가 생기니 가슴이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인데 그 느낌이 배와 머리까지 순간적으로 퍼져 나간다. 온 몸이 뒤틀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 다시 들어갔다 나오라면 사양하고 싶다.
창고 안의 물건을 인식하고 외부로 끌어내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고 또 내부에 있는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그러니 쿠나메는 어떤 낌새도 느끼지 못했다.
데드존 안으로 살피니 쿠나메가 약간씩 버둥거리며 뭔가 떠들고 있다. 하지만 이미 놈은 기회를 놓친 거다. 그와 함께 놈이 얼마나 위험한 놈인지 알게 되었다.
“위험해. 그 순간에 마음의 검을 만들어서 나를 위협하다니 말이야. 날 죽이려고 마음먹었으면 그냥 당했을 수도 있겠어.”
“맞아. 남편.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냥 생겼어.”
“그게 형님 머리 안이나 심장에 생겼으면 어떻게 할 뻔 했습니까? 정말 위험합니다.”
“저것도 에테르를 이용한 것이니까 체내에 만드는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저항이 가능하지 않을까?”
“당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 조심하셔야 해요.”
마샤까지 저렇게 말을 하니 다시 데드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못할 짓인 것 같다.
“그런데 남편, 저기 저렇게 움직이다가 창고 영역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하지?”
포포니가 버둥거리는 쿠나메의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며 하는 말이다. 정말 저 놈이 창고 영역을 벗어나면 곤란하다. 감시를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물론 저 놈은 어디까지가 창고의 영역인지 알 수도 없을 거고. 우리가 저들을 감시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신하진 못할 것이다.
“지금 움직이는 걸로 봐서는 꽤나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그냥 두고 보자. 저긴 정말 엄청난 압력이 존재하는 곳이야. 그러니 아무리 쿠나메라도 오래 힘을 쓰진 못할 거야. 힘을 축적하기 위해서라도 조용해질 때가 있겠지.”
나는 쿠나메가 얻는 것도 없이 버둥거리는 짓을 오래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예상대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조용해졌다.
우리는 일단 주변 정리를 대충 마치고는 곧바로 처가를 향해서 다시 출발했다.
원래 목적지가 거기였으니 당연한 이동이다. 그러면서 가끔 데드존의 쿠나메와 사무스의 상태를 살폈는데 그들은 마치 동면하는 동물처럼 아주 조용히 숨을 쉬며 버티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상태가 어떤지는 우리도 알 수가 없는 상태였다.
나는 그 둘을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물론 살려두려는 이유는 정보를 얻고 싶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그리고 어차피 그들은 죽일 것이다. 다만 그 전에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뿐이다.
“일단은 처가에서 일을 마칠 때까지는 그대로 두자. 그 후에 결정을 하지 뭐. 저들이 저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예 없으니까 말이지. 있다면 창고 영역 밖으로 달아나는 건데 그건 뭐 그렇게 하라고 하지. 없어지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테니까 말이야. 저기가 어딘지는 몰라도 내가 아는 식민행성의 정보 중에서 저런 곳은 없었어. 그러니 플레인 게이트가 열리지 않은 행성이거나 공간이란 소리고, 그렇다면 저들이 창고 영역을 벗어나면 그건 우리완 영원한 이별이란 소리가 되겠지.”
나는 그렇게 쿠나메와 사무스라는 두 그랜드 마스터의 처분을 결정했다.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우주 공간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그랜드 마스터라는 그 신분 때문인지 쉽게 죽이는 것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도 있고 해서 그냥 두고 보기로 한 거다. 그 신분에 어울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으리란 기대 때문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