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90
화
“그런데 거기가 왜 위험해? 듣고 보니 별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히잉. 남편 뭘 듣고 있는 거야? 거기가 어디라고?”
“어디긴 어디야? 서쪽 해안가….”
아, 그거였다. 해안가. 그러니까 바다란 말이다.
이 제3 데블 플레인의 위험지역 중에서 감히 갈 생각을 말아야 하는 곳으로 손꼽는 곳 중에 한 곳.
물이 있는 곳은 위험하다는 단순한 명제를 잊고 있었던 거다.
강을 건너는 것도 조심조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닷가로 여행을 가는 것이 간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거기 뭐가 있어?”
나는 조금 긴장한 얼굴로 포포니에게 물었다.
우리는 소파 위에 서로 겹쳐진 상태로 나는 누워있고, 포포니는 엎어져 있다. 아, 그건 아니다. 우린 그냥 안고 있을 뿐이다. 옷 입고 있다고!!
“그 자클롭을 좋아하는 몬스터가 있어. 그거 먹고 사는 녀석인가봐.”
“응? 자클롭을 먹고 사는 몬스터가 있다고?”
“웅. 그렇다고 해. 언제나 나오는 건 아니지만 가끔 나와서 전사들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피해가 적지 않다고 했어.”
“가만, 근데 그걸 왜 공격하고 그러는 건데? 포포니는 그거 출산 준비로 잡는 거니까 한 마리 정도만 잡아도 되는 거잖아. 뭐 그게 아니어도 몇 마리 잡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걸 주기적으로 잡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네? 피해가 적지 않다고 이야길 하는 거 보니까?”
“우웅. 그러니까 거기에 타모얀 물의 일족 중에 한 무리가 있어. 수가 적은 타모얀 물의 일족이 거기 있는 거야. 거기서 사냥하고 그러니까 아는 거지.”
“물의 일족이라고? 바람의 일족하고 물의 일족은 거의 멸족을 했다면서?”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야. 바람의 일족은 보기가 더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있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고.”
포포니가 완강하게 나온다. 아마도 타모얀은 대지의 일족이나 바람의 일족, 물의 일족을 가리지 않고 동족이란 인식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서로 대지, 바람, 물로 성향이 나뉘어서 어울리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 알았어. 아직 남은 이들이 있으니 멸족은 아니지. 내가 말을 잘못했다. 마눌.”
“웅. 웅. 우리 타모얀은 이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야. 으음…그리고 남편이 그걸 많이 도와줄 거고. 그렇지 남편?”
뭐 이렇게 말을 하는데 ‘아니, 절대 그럴 일은 없어.’라고 할 미친놈이 있으면 그 놈은 그냥 혼자 살아야 하는 놈인 거다.
“하하. 당연하지. 마눌은 이 남편만 믿어. 내가 열심히 해서 꼭 몬스터들을 몰아내도록 할게. 응. 아무렴.”
“에헤헤헤. 역시 우리 남푠. 남푠이 최고야. 히히.” 어어. 이 여자가 지금 어딜? 어어어. 이봐 마눌. 나 지금 퇴근해서 저녁도 못 먹었거든? 응? 우리 저녁은 먹고…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 아, 아아. 에라 밥이 문제가 아니다. 모르겠다.
“으갸갹, 남편! 흐흑. 아앙. 저, 저녁은 먹어야…”
“그러니까 왜 그랬어? 약을 올리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 못 참아. 밥? 그건 중간에 잠시 쉬면서 먹어!”
“으응? 중간에?”
“열심히 하다가 잠시 쉬면서! 그러니까…”
“흐응. 하악! 아이, 남펴언! 아앙!”
지금은 세상이 무너진다고 해도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이거 그 동안 너무 많이 참았나? 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거 혹시 의무방어전 같은 성향이 있었던 건가? 아,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세상에 포포니와 나 사이에 의무방어전 따위는 없는 거다. 절대로 그럴 수는 없어. 힘을 내자. 힘을!! 오늘 포포니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말 테다. 봐라 포포니 아직 내 깨물깨물 안 했다. 포포니가 날 깨물 때까지 가는 거다. 우라차차차.
“뭔가? 사위 오늘 꼴이 말이 아니군.”
“저기. 장인어른?”
“왜 그러나?”
“이건 정말 이상한 질문입니다만, 하룻밤에 네 번 깨물려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으응? 커어엄. 네 번? 그건 약괄세. 나는 여섯 번을 깨물려 본 적이 있다네. 그리고 요즘도 서너 번 정도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 아무렴. 커어엄.”
우와 우리 장인 엄청난 분이시구나. 여섯 번이라니… 그걸 어떻게 견디지?
“보아하니 오늘은 무리하게 수련을 하기 어렵겠군. 그럼 오늘은 살살 하기로 하세.”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살살입니까? 저 지금 걸을 힘도 없습니다. 우와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포포니 그야말로 엄청나게 뜨거웠다니까요? 정말 뼈와 살이 녹는다는 느낌을 새롭게 알았단 말입니다. 이전에 뼈와 살이 녹는다는 느낌은 정말 약과였단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지요. 그런데 억지로 여기까지 왔는데 좀 쉬게 해 주시지.
그래도 장인어른의 명령인데 안 들을 수도 없잖아.
정말 열심히 수련에 임하는데 어째 평소보다 더 수련이 거친 것 같다. 뭐냐구요? 살살 하자면서요?
그런데 어쩐지 장인어른 눈동자에 불이 활활 타고 있는 것 같다. 뭐지 뭘까? 자꾸만 장인어른의 시선이 스칠 때마다 오한이 드는 것 같다.
“꺄하하하하. 어쩌면 좋아. 큰일 났다. 우리 남편.”
“응? 뭐가?”
나는 집에 와서 포포니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다가 장인어른과의 일을 이야기 해 줬는데 포포니가 자지러지듯 웃으면서 하는 말이 저거다.
“웅웅. 남편. 어디가서 그런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거야. 히힝. 네 번 깨물었다고 하면 어떻게 해? 아이 참, 어쩌지?”
“뭐가? 응?”
나는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선 어쩔 줄 몰라 하는 포포니를 다그쳤다.
“히잉. 엄마가 그랬단 말이야. 남편 깨물어도 조심해서 깨물어야 한다고. 가끔 한 번씩만 깨물고 자주 깨물지 말라고 했거든. 그래서 참고 있었는데 어제는 너무 좋으니까 그거 잊어버리고 몇 번이나 깨물어 버렸잖아. 히잉. 엄마가 아무리 많아도 두 번 이상은 안 된다고 했는데….”
“그래서 장모님 만난 후로는 조심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내가 의무방어전 어쩌구 하는 느낌을 가졌던 거로군. 호응이 부족하니 그런 느낌이었던 거였어.
“우웅. 남편 너무 괴롭히면 나중에 남편 고생한다고 젊어서 조심하고 아껴써야 한다고 했단 말이야. 히잉.”
“하하하. 걱정하지 마. 마눌. 이 남편 끄떡도 없어. 봐봐. 아침엔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팔팔하게 살아 났잖아. 뭐 네 번은 조금 무리라고 생각되지만 세 번 정도야 거뜬하지 않겠어? 흐흐흐. 안 그래? 마눌?”
“아이 참. 잠깐만. 흐응? 아니 그러니까 그게 하악. 아빠가 그 소릴 엄마에게 하진 않겠지만 혹시라도 하게 되면 어떻게 해? 나 엄마한테 혼 날 텐데? 하아앙! 흐윽.”
“나는 그거보다 장인어른이 더 걱정이다. 오늘 밤에 네 번 깨물리시면 어쩌지?”
“흐응. 아빠가 엄마한테 그 소리는 하지 않으실 거야. 설마 그러시기야 하시겠어? 히잉. 아이참. 어쩌려구 그래? 어제도 그렇게 했는데?”
“그 동안 참았다면서? 그거 풀어야지. 이리 와. 응? 밤참 준비 해 뒀어?”
“아잉, 조, 조금 있을 거야. 하앙.”
“그래 하다가 배고프면 먹고 또 하자. 으흐흐흐.”
“아이 참. 남펴언.”
뭐 그런 거다. 간혹 조금 식을 때도 있지만 또 급격하게 타오를 때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참에 아주 활활 태워 볼 생각이다. 뼈와 살이 녹는 것이 아니라 타오르는 거다. 자 태워보자. 이 밤을.
저기 장인어른 그 팔뚝의 그건? 거기다가 양쪽 팔뚝에 두 개씩이면?
“고생하셨군요. 오늘은 저기 그늘에서 좀 쉴까요?”
“커엄. 내가 쉬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보아하니 사위가 어제도 무리를 한 것 같으니 좀 쉬도록 하지. 그래 또 몇 번이나 물린 건가?”
“그냥 약소하게 세 번만 물기로 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모양인지 다… 흡.”
아니 이 양반이 왜 입은 막고 그러는 거야?
“저기, 사위? 자네 장모가 가끔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가 있다네. 그러니 말을 가려서 하는 것이 좋겠네.”
아하, 그런 거였어? 어제 대화를 장모님께서 들었던 거였어? 뭐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장모님은 예측 범위를 넘어선 분이시니 말이다.
“아, 그렇군요. 하하. 알겠습니다. 아무튼 어제는 말입니다. 세 번만 물기로 했는데 포포니도 전날에 피로가 남았던지 다 채우지 못하고 두 번, 두 번만 물었습니다. 하하핫.”
아, 장인어른 두 번이란 소리에도 안색이 흐려지신다. 어쩌면 좋을까? 몸에 좋은 거 구해다 드려야 하나? [여보 장인어른께 보약이라도 놓아 드려야 할 것 같아요.]같은 소리가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다. 응?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어투요 문구인 것 같지만 그냥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