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92
화
“남편 이거 얼마나 빨리 가는 거야?”
“음. 그건 코어의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부유 마법진은 코어의 힘을 이용해서 중력의 방향을 바꾸는 거거든. 그런데 그 방향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서 부유선의 이동 방향이 결정되지. 위로 앞으로 혹은 옆으로 뒤로, 아무튼 허공에 뜨는 것부터 움직이는 모든 것이 부유 마법진의 활용이야. 그래서 마법진의 힘을 강하게 해서 앞쪽 방향에서 중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하면 앞으로 날아가게 되는 거지. 그러면서 전점 가속도가 붙게 되고 말이야.”
“앙. 그렇구나. 그래서 얼마나 빠른 건데?”
포포니 너 이해를 못하고 있구나? 그냥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느냐에만 관심이 있는 거지?
“그거야 이제부터 시험을 해 봐야지? 얼마나 빨리 날아갈 수 있는지 말이야. 그러니까 꽉 잡아. 포포니!”
“웅? 어딜 잡아? 뭘? 꺄악!!”
“커억. 포포니 그걸 잡으면 어떻게 해. 아아악. 뽀, 뽑힌다.”
“꺄아악. 하지마안, 너무 빨라아!!”
“포포니 남편 죽어!! 우아아아.”
뽀, 뽑히는 거 아닐까?
우아아, 잘못했으면 의료센터 가서 재건 수술을 받을 뻔 했다. 위험했어.
“우웅. 미안 남폄. 하지마안 너무 갑가지 그렇게 그러니까….”
“그래. 괜찮아 포포니. 내가 너무 포포니를 놀라게 만든 잘못이지.”
“그런데 정말 괜찮아? 응? 어디 봐봐.”
“아니 이 여자가 지금 어딜 보자는 거야? 훤한 대낮에?”
“아잉, 어차피 하늘에 있고 또 은폐도 있으니까 볼 사람도 없잖아. 그러니까 봐봐. 어떻게 된 거 아냐?”
“크큿. 겁나? 이게 어떻게 되기라도 했을까봐? 걱정하지 마. 괜찮아. 뭐 포포니가 워낙 강하게 쥐어서 이 놈이 화가 잔뜩 나 있기는 하지만….”
“흐응. 내가 봐도 화 많이 난 것 같다. 남편. 얘 어떻게 해? 내가 달래줄까?”
“커엄. 달래긴 뭘… 안 그래도….”
“잠시 기다려봐. 응? 이렇게?”
“어헛, 이 여자가 남편 거시길 어딜 그렇게 함부로…”
“뭐 어때? 어차피 이건 내 거잖아. 헤헤.”
뭐 그렇게 말을 하면 할 말이 없기는 하다만. 애라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늘에서 한 번…
스르륵. 스륵.
“어머? 남편 이거?”
“커엄 처음 만들 때부터 이렇게 만든 거야. 여길 이렇게 하면 뒷좌석도 앞으로 당겨지면서 이렇게 펼쳐지지. 그리고 앞좌석은 이렇게 당겨서 뒤로 눕히면 짜잔!!”
“에헤헤헤. 침대다. 침대.”
“이젠 우리가 어디 여행 다닐 때에 이렇게 하면 편하겠지?”
“웅웅. 남편. 멋지다. 헤헤.”
“자, 그럼 이게 이게 어떻게 잘 만들어졌나 시험을 해 볼까? 으흐흐흐.”
“어머! 아이 참. 오호호호호.”
뭐 이렇게 사는 거지. 별 거 있겠어? 멋지잖아? 하늘에서 아내랑 이렇게 멋진 시간을 보내고 말이야. 아, 부유선 뚜껑은 다시 만들어야겠다. 투명하게 해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해야지. 작은 창 하나론 부족한 감이 있네?
일단은 우리들의 아이를 위한 코어부터 만들기로 하고 목적지까지 곧바로 날아왔다.
흠. 곧바로 왔다니까? 아니 뭐 중간에 잠깐씩 쉬기도 하고 그러는 거야 무슨 상관이야? 그래 가끔 나오는 비행 몬스터도 몇 마리 데드존에 쌓아 두기는 했다. 그거 말고? 뭐? 뭐어?! 아니 왜 남의 부부 생활에 관심이 그렇게 많아? 그런 쪽은 관심 끊어 주셔.
아무튼 바닷가라고 해서 왔더니 이건 뭐 끝도 없는 백사장이야.
“저기 저기 있어. 자클롭!”
포포니가 백사장 멀리 파도가 치는 곳과 맞닿은 곳에서 자클롭들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건 예상과는 많이 다르다. 백사장의 넓이가 너무 넓다. 음. 어디 보자. 툴틱으로 밀물과 썰물에 대해서 찾아 봤다.
역시나 지금은 썰물이다. 지금 저길 갔다가는 곧바로 밀려드는 바닷물에 잠겨버릴 것 같다.
“지금은 아냐. 나중에 밀물이 되서 바닷물이 들어오면 저 자클롭들도 이쪽으로 오게 될 거야. 그럼 안전하게 끌어 들여서 사냥을 하자. 그런데 포포니 자클롭에게선 어떤 지식을 코어에 담는 거야?”
“웅? 아 그거 말 안 했어? 자클롭은 크고 튼튼해. 그래서 자클롭의 지식을 얻으면 크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어.”
응? 크고 튼튼? 설마 장인이나 포폰 같이?
“저기 포포니. 만약에 딸이면 어떻게 하려고? 아무래도 장인이나 처남같이 되면 안 되잖아. 딸은 포포니를 닮아야지.”
“우헤헤헤. 걱정하지 마. 자클롭에서 얻은 건 아들에게 주는 거야. 딸에게 줄 거는 다음에 또 따로 얻어야 해.”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이번 자클롭 사냥은 미래의 아들을 장인처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 코어를 얻기 위한 거구나. 그런데 정말 장인 닮은 아들이 좋기는 한 걸까? 좀 너무 크잖아.
“저기 포포니 우리 아이가 장인어른처럼 클 수 있을까?”
“웅? 우리 아이가 왜 아빠처럼 커져?”
“그거야 자클롭 잡아서 그걸 아들이 익히게 되면 크고 튼튼하게 자라니까 장인어른이나 포폰처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우웅. 그건 좀 어려운데? 우리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아빠가.”
그러니까 조상 중에 누군가가?
“갑자기 엄청나게 커졌거든? 그래서 그 뒤로 우리 집안의 남자들은 모두 컸어. 무지무지 컸는데 지금은 조금 작아지고 있다고 했어. 아주 조금씩 작아지는 거야. 그래서 포폰도 아빠보다 조금 작아질 거라고들 하는데 모르지 뭐. 아무튼 자클롭 코어를 익혀도 아빠나 포폰처럼 되기는 어려워. 설마 남편 부모님이나 그 아빠의 아빠들 중에서 그렇게 크신 분이 있었어?”
없었지. 우리 집안은 대대로 모성의 중하급 이하의 생활을 해 온 가문이거든. 뭐 가문이랄 것도 없지.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수 많은 모성의 시민들 중에 하나일 뿐이니까. 말이지. 뭐 지금이야 일개미로 보냈던 아들이 헌터가 되어서 막대한 텔론을 송금해 주니 편히 먹고 사는 모양이지만 말이야.
아, 가족들은 플레인 게이트를 넘어서 식민 행성으로 나올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고. 그들이 나와서 식민 행성에 자리를 잡으면 나도 그들을 만날 수 있고, 또 그쪽에 정착을 해서 살 수도 있는데 가족들은 그걸 거부했어.
동생이 그 이유를 이야기 해 줬는데 더는 가족들이 내 발목을 잡지 않겠다는 것이 그 이유래. 일개미로 나가서 헌터로 크게 성공을 했으니 이젠 모성에 사는 사람들은 잊고 내 마음대로 살아 보라는 말이더라고. 그 쪽은 충분히 풍족하게 살 여건이 되었으니 이젠 그 쪽 사람들은 신경쓰지 말고 이쪽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라는 이야기지. 가족들로선 나름의 배려인 셈이야.
뭐 따지고 보면 내가 가족들의 후원을 받아서 일개미로 온 것도 어쩌면 가족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답답한 상황에서의 탈출이었을지도 모르지. 그 당시의 상황으로 보면 내가 희생한 것인지 가족이 희생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니 말이야.
어쨌건 그렇게 모성의 가족들과는 다시 만날 기약이 없어진 상태가 된 거야. 뭐 간혹 연락을 하긴 하지만 그것도 이젠 그만하잔 소리나 나와. 텔론도 더는 보내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말이야. 내 살 길 찾으라는 말이지.
아무튼 우리 조상 중에 거인은 없다.
“없었으면 자클롭 코어을 익혀도 울 남편보다 많이 커지진 않을 거야. 울 남편도 굉장히 강한 사람이니까 아들도 아빠 닮겠지. 대신에 튼튼하긴 할 거야. 자클롭은 정말 튼튼하니까 말이야. 그래서 포폰이랑 아빠랑 그렇게 튼튼한 거야. 암암.”
포폰? 그래 처남이 엄청 튼튼하긴 하지. 열 살도 안 된 아이가 주황색 몬스터랑 씨름을 할 정도니까 말이야. 특별한 기술을 익힌 것도 아닌데 포폰 처남은 주황색 몬스터와 뒹굴어도 크게 상처를 입지 않는다. 그게 알고 보니 자클롭 때문이었던 거였어? 아니 그거 아니라도 그 동안 포포니가 우리의 아이를 위해서 준비한 것들을 생각하면 그것들을 익히며 자라는 아이는 확실히 대단할 것 같기는 하다.
그러니 타모얀 종족의 대지의 일족, 그 중에서도 장인과 장모가 이끄는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강자가 많은 거였어. 어릴 때부터 그렇게 키워지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은? 당연히 우리 아이들 역시 그렇게 강한 아이로 자라날 거라는 소리지. 우히히히히. 자자 어서 사냥을 하자. 그래서 우리 아들에게 줄 코어를 만들어야지. 크크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