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00
화
그나저나 생각을 해 보니까 타모얀 종족의 이 지식코어를 만드는 능력은 정말 엄청난 것 같다. 대지의 일족이 몬스터로부터 얻는 지식은 별 것이 없는 것 같았는데 물의 일족이나 바람의 일족을 생각해 보니까 정말 사기적인 능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을 내 놓아도 되는 겁니까?”
나는 그런 보물을 쉽게 내 놓을 것이 아니란 사실을 너무 잘 안다. 보물은 쓰임이 없더라도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던가.
“우리 일족의 아이들, 그 미래를 위해서 준비한 것인데 점점 물의 기운이 약해지면서 아이들도 많이 태어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애지중지 모았던 것들이 그냥 쌓인 거죠. 그걸 대지의 일족과 나누고 대신에 우리는 우리 일족의 미래를 밝힐 수 있기를 바라는 거예요.”
“자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위, 사위가 좀 나서서 힘을 써야겠어. 일단 이곳에 있는 물의 구슬에 에너지를 많이 쌓아 둘 필요가 있으니까 사위가 데드존으로 자클롭들을 쓸어 담아.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정화 의식을 몇 번 하고, 그 다음에 자클롭이란 그 게딱지의 모체를 잡는 거야. 뭐 그걸 부족코어라고 하니 우리도 그렇게 부르도록 하지. 아, 아무튼 그 부족코어를 지닌 놈을 처리하고, 그 놈에게서 물의 구슬을 만들면 그걸 가지고 강의 상류로 가면서 좌악 정리를 하는 거야. 이게 계획이지.”
어제 밤 세워 수다를 떠셨다는 것이 그거였습니까?
“그래서 우리 대지의 일족 전사들 중에서 몇을 추려서 이곳으로 데리고 올 거야. 일단 물 속에 집어 넣어서 훈련을 시켜야지. 음, 사위도 일단 수고를 하니까 지식 코어를 주도록 하지. 포포니는 딸이지만 능력이 있으니 주마. 대신에 열심히 노력해서 물의 일족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그리고 포포리와 포폰은 물론 제외. 능력도 안 되는 것들이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거다. 물의 일족이 그것들을 내어 놓는 이유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라는 건데, 포포리와 포폰은 아직 멀었어.”
“엄마!”
“포포리, 너는 프락칸 수련이나 제대로 해. 대지의 프락칸이 어떻게 물의 지식을 가지겠다고 설쳐? 니가 제 정신이야?”
워워. 포포리 처제. 예비 프락칸이었어?
포포리 처제는 장모님의 일갈에 찍 소리도 못하고 고개를 팍 숙인다. 하긴 대지의 프락칸이 되실 귀하신 몸께서 수중 몬스터의 지식 코어를 어떻게 해 볼 생각을 하다니, 역시 아직 포포리 처제는 많이 모자란 것 같다. 나이도 제법 먹은 걸로 아는데 어째 철이 너무 안 든 것 같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 고생일까? 나하고 포포니는 지식 코어 두 개씩을 낼름 삼킨 죄로 매일같이 자클롭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 뭐 그렇다고 몸이 고된 것은 별로 없다. 데드존으로 밀어 넣고, 시간 되면 꺼내서 물의 일족 전사들에게 넘기면 끝난다. 아, 물의 전사들은 내가 빌려준 공간확장 가방에 자클롭 두 마리를 채우면 마을로 가서 비워 놓고 다시 달려오는 것이 일이다.
물의 일족 전사들은 자클롭을 장난처럼 처리하는 우리 부부를 경외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본다.
하긴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도 전사 십여 명이 필요한 자클롭을 하루에도 수 십 마리씩을 잡아내는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거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있다.
나는 물의 일족의 전사들이 어째서 강자들이 부족한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물의 일족 전사들도 대지의 일족 전사들 만큼이나 강한 이들이 있었다.
다만 문제는 그들이 제 능력을 다 보일 수 있는 곳이 물 위나 물 속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백사장에서 자클롭을 잡을 때에는 능력을 모두 보일 수가 없는 거다.
그렇다고 바다로 들어가서 자클롭을 사냥할 수도 없다. 바다는, 아니 물의 구슬의 영역 밖의 물은 그랜드 마스터급 전사라도 하더라도 안전을 장담하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아래의 전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대전사라는 그랜드 마스터 급의 전사들이 제법 있는데도 물의 일족이 물에서 사냥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그 괴수라고 부르는 것들은 엄청난 놈들인 모양이다.
“세이커, 그 쪽으론 더 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사 수와젠이 백사장 안쪽으로 향하려는 나를 말린다.
아참, 내가 정신이 없군.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 가려고 했을까?
물의 일족 전사들은 물론이고 이 백사장에 대해서 아는 이들은 누구나 이곳에 괴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백사장에 대한 이야기에선 반드시 그 괴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물속에 사는 녀석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물 밖에서도 잠시 동안 활동이 가능한 생명체,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나?
그래 바로 그 녀석이다. 맥주 안주로 아주 그만인 녀석.
이곳에 그 놈이 몬스터로 존재하고 있다.
그것도 자클롭을 주식으로 삼아서 살아가는 녀석이라고 한다.
다리의 수는 여섯 개로 일반적인 문어나 오징어에 비해서 수가 적은데 그 신축성이 엄청나서 약 200미터 까지 순식간에 뻗어 낼 수 있단다. 그래서 절대로 바닷물이 닿는 곳에서 300미터 이내로는 접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놈이 아주 교활해서 백사장에 굴을 파고 들어가서 숨는데 일단 숨고 나서 밀물과 썰물이 한 번 지나가면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거다. 그 상태에서 땅 속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자클롭을 사냥하는데 어쩌다가 인간이 그 놈의 감각에 걸리기라도 하면 곧바로 공격을 해 온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땅 속에 있기 때문에 감각 범위가 그리 넓지 않아서 200미터 내로 들어가야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뭐 그 놈의 다리가 뻗을 수 있는 최대 거리가 놈의 감각 범위와 일치하는 것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클롭을 사냥할 때에도 백사장 안쪽으론 깊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아, 조심해야죠. 잠깐 흥을 내다가 잊고 있었습니다. 돌아나가죠.”
나는 곧바로 수와젠과 함께 백사장 외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곁에서 포포니도 군소리 없이 따라 온다. 나도 그렇지만 포포니도 위험을 자초해서 모험을 하는 성향은 아니다. 우린 정말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은 사람들인 거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자클롭 모체를 잡는 것도 쉽지 않겠습니다.”
나는 자클롭의 모체가 언제나 바닷물과 백사장이 만나는 부분에서 서성이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다.
그 놈을 잡으려면 그 근처까지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그 백사장 괴수에게 걸릴 가능성이 너무 높다. 어쩐 일인지 그 괴수가 자클롭 모체 가까운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더더욱 걱정이 된다.
“그 때에는 우리들과 대지 일족의 대전사들이 나설 겁니다. 육지 쪽에선 대지 일족의 전사가, 바다 쪽에선 우리들이 그 괴수를 상대해야죠. 잡을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안동안 붙들어 둘 수는 있을 겁니다. 그 사이에 자클롭 모체를 처리해야 하는 거지요. 그 때문에 두분 프락칸께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계신 걸로 압니다.”
“그 백사장 괴수 크기가 얼마나 되지요?”
“엄청나게 큽니다만 사실 그것의 크기는 말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는 놈을 지니고 있으니…”
“아, 그렇겠네요.”
“혹시 그 놈을 그 데드존이란 곳에 넣어 버릴 생각이십니까?”
“일단 그게 가능하기만 하다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에 거기 넣는다고 죽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주 오래 넣어 두면 혹시 죽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지요. 더구나 그곳에 들어가면 이곳의 상위 코어와의 연결이 완전히 끊긴다고 하니 뭔가 변화가 생길 수도 있고 말이지요.”
“하지만 어려울 겁니다. 괴수는 기본적으로 자클롭 몇 마리를 더해 놓은 것보다 크니까 말입니다. 자클롭을 씹어 먹고 사는 놈이니까요.”
하긴 듣고 보니 그렇다. 정말 그렇게 크다면 이 놈을 데드존으로 넣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