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06
화
물의 일족들은 강을 통해서 물을 따라서 바다로 나갔다.
그리고 대지의 일족은 땅을 걸어서 백사장으로 향했다.
물의 일족 대전사 셋과 대지의 일족 대전사 다섯이 백사장의 괴수를 상대할 것이고, 다른 전사들은 자클롭을 상대한다. 그리고 포포니는 최대한의 속도로 자클롭 족장들 데드존에 담아서 나와 텀덤, 마샤가 기다리는 곳을 가지고 오는 것이 작전의 첫번째 과제다.
이 때에 포포니는 백사장의 괴수가 등장한 후에 움직여야 한다.
대전사들이 백사장 괴수의 이목을 끌지 않은 상태에서 접근을 하다가는 포포니가 먼저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백사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포포니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려니 아주 죽을 것 같이 초조하다.
무슨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차라리 내가 갔어야 하는 것이라고 몇 번이나 후회를 하고 있다.
사실 어제 잠자리에서도 포포니에게 내가 자클롭 족장을 데드존에 담아 오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포포니는 요지부동, 포포니가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으니 포포니가 하는 것이 맞다는 거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다. 포포니의 실력이 아직은 나보다 윗줄에 있고, 속도도 포포니가 더 빠르니 포포니가 그 일을 맡는 것이 옳기는 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험한 일로 내모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지금 당장 포포니가 위험한 백사장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속이 답답하고 미칠 것 같다.
“형님. 좀 진정하십시오. 형수님께서 잘 알아서 하실 겁니다. 백사장 괴수는 어르신들이 맡아 주시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남는 것은 자클롭 밖에 없는데 그 자클롭들은 속도가 느린 저라고 해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는 놈들이지 않습니까.”
그야 그렇다. 자클롭은 사실 앞으로 달리는 걸 하지 못하는 놈들이라서 상대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도망을 갈 때에도 자클롭이 앞이나 뒤로 움직이는 것이 느리다는 것만 염두에 두고 움직이면 자클롭에게 잡히거나 할 일은 없는 거다.
하지만 백사장에는 자클롭들이 떼로 몰려 있다. 그러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는 거다. 아, 함께 가야 했을까?
포포니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이곳에서 기다린다고 한 것이 잘못이었나?
자꾸만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를 헤집고 다녀서 정신이 없다.
콰과과광! 콰과광!
“엇!”
“붙었습니다.”
“시작했나봐요.”
기다리던 나와 텀덤, 마샤가 일순간 움찔 할 정도로 큰 소리가 백사장 쪽에서 울렸다.
아마도 백사장 괴수라는 그 문어와 대전사들이 싸움을 벌이는 소리일 것이다.
그럼 이젠 포포니가 자클롭 족장을 데드존에 넣을 차례다.
나는 슬며시 데드존 내부의 상황을 살폈다. 창고 형식으로 불러와서 입구를 열지 않고 안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을 쓰면 데드존 내부의 변화를 여기서도 알아볼 수 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무 변화도 없다. 그런 것을 지켜보는 내 심정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
“아직 안 들어오는데요? 무슨 일일까요?”
텀덤도 나처럼 데드존을 살피고 있었던 모양이다.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난다.
“그러게 말이다. 싸움이 시작되면 곧바로 달려가서 자클롭 족장을 데드존에 넣기로 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조금 늦는 것 같은데요?”
텀덤에게 대꾸를 하는데 마샤도 걱정을 한다.
“엇! 들어왔다.”
그런데 그 순간 데드존 안에 자클롭 족장이 나타났다.
포포니가 놈을 데드존 안에 넣은 거다.
크기가 보통 자클롭의 1.5배 정도 되는 것 같고, 역시나 등에 있는 몬스터 패턴이 엄청 화려하다. 즉 몬스터 패턴이 그만큰 복잡하단 말이다. 화이트 코어를 지니고 있는 족장 다운 패턴이다.
그러고 보면 저 몬스터 패턴이 일종의 마법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 패턴을 이용해서 뭔가 하는 것이 분명하니 내가 쓰는 마법진과 비슷한 용도일 것 같다. 저것도 언제 연구를 해 봐야겠다. 그냥 몬스터임을 나타내는 문양으로서으 의미가 아니라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호나 방식의 의미를 찾아보면 뭔가 발견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준비하자. 포포니가 오기 전에 텀덤이 먼저 시작을 하자.”
나는 계획대로 자클롭 족장을 공터에 꺼내 놓았다.
그리고 그걸 텀덤이 먼저 공격한다.
뭐 공격이라고 해봐야 약올리는 수준이다. 텀덤의 공격은 공격이 아니라 그냥 약을 올리는 거다. 텀덤의 에테르가 방어형으로 특화되어 버린 까닭에 몬스터에게 거의 피해를 주지 못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뭐 그래도 방어 쪽으로는 일반적인 헌터들에 비해서 몇 배는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텀덤이니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은 전형적인 예라고 할까?
어쨌거나 방어를 한다고 하지만 몬스터는 텀덤이 방어를 할 때마다 점점 텀덤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어지간한 일로는 다른 사람의 공격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지경이 된다.
텀덤이 그 작업을 하는 동안에 나는 자클롭 족장에게 디버프를 확실하게 걸어 준다. 이제 포포니가 도착을 하고나면 나와 포포니, 마샤가 나서서 저 놈의 등짝에 있는 몬스터 패턴을 공략해야 한다. 그러니 빨리 놈의 생체 에너지 장벽을 허물어서 칼질을 쉽도록 만들어야 하는 거다.
“남펴언. 나 왔어.”
포포니가 백사장 쪽에서 빠르게 달려온다.
왜 늦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지금은 자클롭 족장을 제압하는데 집중을 해야 할 때다.
포포니는 도착하자마자 상황을 살핀다.
“이제 된 것 같습니다. 시작하십시오.”
때마침 텀덤이 준비가 되었다고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포포니가 이미 뽑아들고 있던 쌍칼에 강기를 줄기줄기 뽑으면서 자클롭 족장의 등으로 뛰어 오른다. 그리고 그 곁에 마샤도 한 자리 차지한다.
카카칵 카칵. 카카카캉!
두 사람이 열심히 자클롭 족장의 두꺼운 등딱지의 몬스터 패턴을 공격하는 동안에 나는 다른 작업을 한다.
자클롭 족장의 몬스터 패턴 안쪽에 내 에테르를 작게 모아서 폭발을 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이전과는 달리 한 번 폭발을 시켜도 디버프가 풀리지 않는다. 나도 성장이란 것을 했단 말이다. 그래서 디버프 중에 에테르를 모아서 강제로 폭발을 시켜도 디버프가 풀리지 않는 안전한 범위를 찾았다. 그래서 에테르를 작게 모아서 폭발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마도 지금 자클롭 족장은 몸 안에서 개미들이 돌아다니며 물어뜯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 개미보단 더 큰가?
아무튼 내가 안쪽에서 몬스터 패턴으로 그렇게 무너뜨리는 동안에 디버프가 점점 자클롭 족장을 침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니 계속해서 방러력은 떨어지고, 그 상황에서 포포니와 마샤의 공격이 난무하니 자클롭 족장의 몬스터 패턴이 점차 형체를 잃어가고 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자클롭 족장이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한 쌍의 집게발로 텀덤을 공격하기를 수십 번, 하지만 번번히 텀덤의 방패와 칼에 막히고 또 반대로 텀덤에게서 묘하게 기분 나쁜 기운이 자클롭 족장에게 스며들어서 등에서 일어나는 공격 따위에는 신경 쓰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계속해서 텀덤에게 집중하며 온갖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이미 텀덤은 우리 장인의 공격도 견딜 수 있다고 수련에서 하산시킨 인재다.
비록 화이트 코어를 지니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봐야 남색과 보라색에 걸쳐 있는 몬스터. 실제 능력으로 보면 보라색 등급 중에서도 상급에 해당하겠지만 그 정도 수준도 우리 부부와 텀덤 부부가 있으면 잡지 못할 몬스터는 아니다.
시간이 조금 거릴 뿐인데 그것도 우린 이 놈을 완전히 잡아 죽일 필요도 없다. 몬스터 패턴만 완파하고 데드존으로 밀어 넣으면 그만인 것이다.
자, 이놈이 이제 그만 끝을 보자.
포포니와 마샤의 칼질에 등딱지의 몬스터 패턴은 이미 형체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 내부에 있는 몬스터 패턴도 내가 터뜨린 에테르 폭발에 난자되어 제 모습을 잃은지 오래다.
“자, 이만하고 비켜, 그 놈 데드존에 넣어 버리게.”
“웅. 알았어. 남편.”
“이정도면 절대로 화이트 코어는 나오지 않겠네요. 그만 해도 될 것 같아요.”
포포니와 마샤가 내 명령에 응해서 곧바로 족장의 등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나는 그 놈이 있는 바닥에 데드존으로 통하는 통로를 커다랗게 만든다.
“우아아악! 형님!”
그런데 어쩌다가 텀덤 놈이 자클롭 족장의 집게발에 집혀서는 함께 데드존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악, 텀덤씨!!”
마샤가 기겁을 한다.
“어떻게 해요? 어떻게!!” 포포니도 깜짝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아니 이 여자들이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나도 저 안에 들어갔다 나온 적이 있구만.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데드존 안쪽의 상황을 살폈다. 그나마 다행으로 데드존에 들어간 상태에서 족장이 집게발에 힘이 빠졌던지 텀덤은 집게발에선 벗어난 모습이다.
그런데 내가 텀덤을 꺼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텀덤의 모습이 데드존에서 사라져버렸다. 아이 이게 뭔 일이야?
텀덤아! 너 어디로 갔니? 텀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