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18
화
“오오, 그거? 먼 곳을 한 번에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그것을 설치했다고? 그런 것이 있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깝딴들은 수가 많지 않아서 언제나 길 위에서 먹고 자야 한다. 그래도 필요할 때에 필요한 곳에 도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쭈 은폐 기능에 대해선 반응이 없어? 역시 호전적이라서 어린 아이들이 죽는 것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않는 걸까?
“깝딴이란 이가 몬스터의 기운을 세상의 본래 기운으로 되돌리는 일을 하는 이인가?”
“으음. 깝딴은 코어를 되돌리는 이를 말한다.”
“코어를 되돌리다니?”
“헌터들이 말하는 화이트 코어. 부족 코어를 되돌리는 거다. 그래서 그것을 세상의 기운으로 돌려주고 다시는 그 화이트 코어가 나타나지 않게 한다.”
“정말인가? 그럼 다른 코어들도 그렇게 할 수 있나?”
나는 스추알라에게 물었지만 스추알라는 고개를 흔든다.
“의미 없다. 화이트 코어 하나에는 엄청난 코어가 포함되어 있다. 화이트 코어를 되돌리면 거기에 포함되어 있는 코어들이 쓸모가 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작은 코어들은 깝딴들이 신경쓰지 않는다.”
“그 코어들이 다시 상위 코어로 흡수된다는 것을 모르나? 중간에 부족 코어가 사라지면 그 부족에 속했던 몬스터와 그 코어와 그 물품들까지 전부 다시 상위 코어로 되돌아 간다. 그걸 모르는 건가?”
“안다. 그래도 화이트 코어를 되돌리면 다시 화이트 코어가 나타나려면 몇 십 배의 시간이 걸린다. 강한 몬스터의 화이트 코어는 더욱 더 오래 걸린다. 다시 나타나려면. 하지만 깝딴은 언제나 곁에 없다. 깝딴이 없는 전사들은 그냥 사냥을 하고 깝딴이 있으면 의식을 한다.”
“그냥 화이트 코어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아니다. 깝딴은 강력한 조력자다. 그의 힘을 빌려서 화이트 코어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를 제압하고 그 상태에서 의식을 해야 한다.”
“몬스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만 깝딴이 의식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맞다. 그래서 깝단은 유능한 전사들과 함께 언제나 여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친구가 말한 그것이 많이 있으면 깝딴들이 사냥 준비가 된 전사단을 찾아다니며 의식을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몬스터를 물리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다.”
“그럼 깝딴들이 지역 코어를 되돌리게 되면?”
“전에 그 기회가 있었는데 헌터들이 방해를 했다. 마지막 의식을 행하는 중에 기습을 해서 꼼짝 않고 있던 지역 코어 몬스터를 죽였다. 그래서 의식이 실패했다.”
응? 이건 뭔 소리야? 그러니까 전에 지역 코어를 획득했다고 했던 것이 선주민들이 의식을 행하는 중에 공격을 해서 지역 코어를 지닌 몬스터를 잡았다는 말이잖아? 아니 그 전에 지역 코어가 몬스터 몸에 있던 거였어?
“지역 코어도 몬스터가 지니고 있는 거였나?”
“몰랐나? 던전 코어를 제외하고 모든 코어는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다. 몬스터들이 먹고 먹히는 싸움을 하면 거기서 새로운 지역 코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힘이 안정된 상태가 된 코어들은 그 자식을 만드는 것이다. 그 자식은 코어가 만든 몬스터들이 서로 싸워서 이기는 승자가 된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지역 코어가 생기고, 이 지역 코어는 다른 지역 코어들의 영향력이 적은 교차점을 찾아가서 자리를 잡고 새로운 몬스터들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점점 지역 코어는 늘어나고 지역 코어가 담당하는 지역의 크기는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 좁은 지역에 많은 몬스터들이 존재하게 되고 우리들은 점점 살 곳이 없어진다.”
허허. 이곳에선 또 이런 식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어쨌거나 지역 코어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새로운 정보다. 그러니까 몬스터가 아주 많이 늘어나서 한계가 되면 그 몬스터들이 서로 싸워서 그 중에 하나가 지역 코어로 성장을 하고 다른 지역 코어들의 영향력이 맞닿는 경계 같은 곳에 자리를 잡고 새로운 몬스터를 만들어 낸다는 거로군.
결국에는 그 지역 코어들 역시 더는 늘어날 공간이 없으면 서로 싸워서 대륙 코어를 만들지 않을까? 그런 일은 아직 없었나? 아니 있었는데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 헌터들의 역사는 몬스터와 선주민의 역사에 비하면 그리 길지 않으니까 말이지.
“그래서 그 코어들을 세상의 기운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너희 역시도 그 몬스터들이 세상의 기운을 바꾸어서 그들에게 적합단 것으로 만들고 그 기운을 이용해서 또 다른 몬스터들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안다는 거군?”
“당연하다. 그걸 막지 못하면 우리 후손들은 더 이상 땅을 밟고 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땅만 지켜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물과 하늘도 지켜야지.”
“깝딴들은 어떤 몬스터도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전사들은 물에 가지 못하고 또 하늘에 가지 못한다. 그래서 계속해서 땅에서만 싸우고 있는 거다. 그래도 호수와 해안에선 여전히 전사들이 용맹하게 싸우고 있다.”
“괴수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건 어떻게 하지?”
“괴수? 그건 뭐지?”
스추알라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모양이다.
“일반적인 몬스터보다 강해서 그랜드 마스터도 상대할 수 없는 몬스터를 말하는 거다.”
“그게 지역 코어가 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깝딴들이 몇 명이 모여서 사냥한다. 그걸 그대로 두면 결국 지역 코어가 되기 때문에 보일 때마다 전사들과 깝딴들이 동원되어어 사냥을 한다. 그 한 마리 잡는 것이 화이트 코어 몇 십 개를 되돌리는 것 만큼의 효과가 있다.”
“그럼 깝딴들을 모으고 전사들을 보내서 그 괴수들을 수색하게 한 뒤에 그곳으로 깝딴들이 가서 전사들과 함께 그 놈들을 잡는 것은 어떤가?”
“전사들을 여러 무리로 나눠서 수색을 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것을 발견한다고 해서 곧바로 깝딴을 부를 수 있나? 그러려면 그 여러 전사단들이 모두 그 듀풀렉? 그걸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귀한 것을 그렇게 많이 줄 수 있겠나?”
흠. 그렇지. 전사단 하나라면 굳이 깝딴들을 모아서 기다리게 할 이유가 없지.
“이렇게 하자. 내가 듀풀렉을 다섯 쌍을 준비하겠다. 그럼 다섯 전사단이 그것을 하나씩 가지고 움직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평소대로 사냥을 하고 부족 코어를 되돌리는 의식을 하면서 지내다가 다섯 전사단 중에 어떤 전사단이 그 괴수를 발견하면 다른 네 전사단의 깝딴들이 그곳으로 가서 괴수를 잡는 거다. 어떤가?”
“멋진 생각이다. 하지만 친구의 귀한 보물을 그리 내어 줘도 좋은가?”
스추알라 역시 이놈은 생각이 다른 놈이야. 준다고 그냥 덥썩 받아 챙기는 놈이 아니란 말이지.
“물론 나도 원하는 것이 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가 그것이다. 네가 말한 깝딴, 그 중에 한 명을 내 동료로 데리고 가고 싶다.”
“뭐? 뭐라고?”
스추알라가 놀라는 만큼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이들도 놀라서 웅성거린다. 이거 파장이 만만찮은 일인 모양인데?
“깝딴의 능력이 내가 사는 곳에서도 쓸 수 있는 것이라면 내가 사는 곳에서도 생존을 위해서 싸우는 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탁을 하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다.”
“친구의 가족들이 많이 어려운가? 거긴 땅과 물과 하늘을 정화하는 프락칸들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프락칸은 전사들이 사냥한 몬스터로 정화 의식을 한다. 그래서 땅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고 일정 영역의 물에 본래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 하늘을 정화하는 이들은 아직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그들도 역시 몬스터를 사냥해서 그 몬스터가 지닌 기운을 원래의 하늘 기운으로 바꾸는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깝딴들은 당장에 몬스터를 줄여주는 일을 하지 않는가. 프락칸이 땅을 정화해도 몬스터는 서서히 줄어들 뿐이다. 그러니 깝딴들은 땅을 확보하는데는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커엄. 하지만 몬스터가 사라져도 땅이 제 기운을 찾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몬스터가 살았던 땅에서는 작물도 잘 자라지 않고 가축도 힘들게 큰다. 프락칸의 능력, 우리도 있으면 좋다.”
이거 지금 딜을 하잔 거지. 깝딴 줄 테니까 땅의 프락칸 내 놓으라는 뭐 그런?
“그럼 이런 것은 어떤가?”
“뭘 말인가? 방법 있나?”
이 능구렁이 같은 스추알라. 뻔히 답이 나온 상태에서 제 입으로는 끝내 말을 안 하려고 든다.
“깝딴과 프락칸이 각자 다른 땅에서도 활약을 할 수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일단 깝딴을 파견 형식으로 내가 있는 곳에 보내게. 그럼 일단 시험을 해 보고, 내 쪽에서도 프락칸을 데리고 와서 시험을 하는 거지. 어떤가?”
“그렇군. 서로 돕는 거니까.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족장들과 상의를 해 봐야 한다. 족장들이 허락을 하지 않으면 힘들다. 내가 거느린 깝딴은 수가 많지 않아서.”
뭐시라? 그럼 이 놈이 지금 제가 거느린 깝딴이 있다는 소리잖아.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을 안 주겠다고 버티는 거였어? 이런 욕심이 목구멍까지 찬 놈을 봤나. 너 그러면 내가 듀풀렉 값을 호되게 받는 수가 있다. 응?
이건 뭐 곰같이 생긴 놈이 정말 곰처럼 머리까지 굴려? 내참 뭐시 이런 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