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21
화
스추알라와 나는 어쨌거나 서로 협조를 하기로 했다.
깝딴 하코테를 통해서 제2 데블 플레인의 깝딴이 제3 데블 플레인에서 활동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그게 가능하다면 서로 깝딴과 프락칸의 교차 지원도 고려를 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깝딴이 부족 코어를 본연의 기운으로 돌려보내면 그 부족 몬스터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된 지역에 선주민들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고 프락칸이 땅을 정화하면 농사나 목축과 같은 먹고 사는 일도 조금은 쉬워질 것이다.
확실히 두 존재가 힘을 합치면 꽤나 모양이 좋은 협력 체계가 나오게 되는 셈이다.
어쨌거나 되면 좋은 일이고 되지 않는다고 해서 별로 손해는 없는 일이다. 거기다가 이번에 와서 스추알라에서 당한다 당한다 했지만 은폐 마법진을 괜찮은 가격에 팔 수 있는 판매망이 생긴 것도 나쁘지 않은 수확이다. 이들의 코어가 헌터들에게 흘러 들어갈 여지를 조금이라도 없애게 되면 헌터 연합은 물론이고 코어가 필요한 많은 이들을 조급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선주민들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입장에서 거래를 할 수가 있다.
어제부턴가 나는 헌터들이나 모성을 적으로 두고 선주민들의 편에 서게 된 것 같다.
아마도 포포니가 선주민이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연합이란 것들이 이미 권력을 쥐고 있는 놈들이고, 나는 그 권력을 빼앗으려는 입장이다 보니까 선주민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아무튼 제2 데블 플레인에서 그나마 헌터들과 관계하고 있던 세력은 이제 내 수중에 들어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제2 데블 플레인을 먹어 치울 생각이 아니라면 스추알라를 통해서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다가 나중에 내가 헌터 연합을 대신해서 제2 데블 플레인의 외부 세력을 대표하는 자리에 서게 되면 그걸로 좋은 일이 아닐까? 헌터들 보다 내가 선주민들과 가깝고 또 모성이나 다른 식민행성에서 원하는 것을 더 잘 얻어 줄 수 있는 입장이면 당연히 나를 통해서 거래를 하려고 하겠지. 그럼 헌터 연합은 물 먹게 되는 거고 말이다.
“그래서 가는 건가?”
“일단 가서 시험도 해 봐야 하고. 스추알라 네가 부탁한 그 은페 도구들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거기다가 저 쪽도 너무 오래 비워두면 좋지 않고 말이야.”
“하긴 지도자는 자리를 오래 비우면 안 되지. 그럼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올 수도 있는가?”
“전에 봤던 텀덤이 올 수도 있어. 아니면 내가 와야지. 이렇게 행성을 오고가는 일이 간단한 일은 아니니까 말이야.”
“그를 통해서 우리가 필요한 것들도 보급을 해 줄 건가?”
스추알라가 묻고 있는 것은 암암리에 제2 데블 플레인에서 헌터들과 선주민 사이에서 행해지는 밀거래를 대신해서 스추알라가 보급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그 거래에서 보급 담당은 내가 이끄는 이알-게이트의 이알 상점이 맡게 될 것이다.
듀풀렉이 설치된 도시를 알려줬다. 아직 정확한 위치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 곳을 점령하고 도시를 건설하라는 이야기를 스추알라에게 해 뒀으니 오래지 않아서 처리를 할 것이다.
그곳은 몬스터 사태로 헌터와 선주민 모두가 떠난 도시지만 기반이 잡혀 있는 곳이니 새로 자리를 잡기에 나쁘진 않을 거다. 스추알라가 직접 나설 텐데 그 정도도 못해서야 나와 거래를 할 자격이 없는 거지.
또 그 정도 위치는 되어야 헌터들에게 들키지 않고 오래 거래를 할 수 있다.
“정확한 것은 가 봐야 아는 거야. 어쩌면 그곳에 새로운 상점을 개설할지도 몰라. 내가 이알 상점이라고 상점들을 몇 개 가지고 있거든. 그걸 거기 하나 차릴 수도 있지.”
“그렇게 되면 좋겠군.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이란 좋은 거니까.”
“이알-게이트를 최초로 상시 설치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그렇게 할 거야. 완벽하게 만들면 말이야.”
아직 행성간의 이동에는 약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스추알라에게 이야기를 해 뒀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거다.
“ 알았다. 그럼 조심해서 가라. 그리고 부탁한다. 내 동생.”
“동생만?”
“크음. 나머진 알아서 하겠지. 가지 말라고 해도 무슨 일이 있어도 따라간다고 하니 말릴 수가 있나?”
“알았다. 손님으로 잘 대접하겠다.”
“그래. 그럼 또 보자. 친구.”
나와 스추알라는 서로의 등을 대고 하늘을 두 번씩 본 다음에 헤어졌다.
돌아가는 길은 허브 기지로 직접 통로를 열고 허브 기지에서 다시 제3 데블 플레인을 가는 방법을 써야 하지만 함께 가는 동행들이 있어서 미리 툴틱으로 연락을 해서 텀덤이 허브 기치 창고에 출구를 만들면 이쪽에서 같은 시간에 출구를 붙여 만들어서 중간에 허브 기지를 건너 뛰어 제3 데블 플레인으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아직 세포니 행성은 보여 줄 수가 없다.
“여기서 간다는 건가요?”
하코테 깝딴이 아무것도 없는 들판에서 걸음을 멈추는 나를 보며 묻는다.
그녀의 곁에는 그녀의 세 남편들이 나를 곱지 않은 눈빛으로 보고 있다.
사실 그들도 내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일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하코테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코테가 나를 선택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나는 그 선택을 단호하게 거절한 사람이다. 그러니 저들이 나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입장인데도 자신들의 아내가 무시당했다는 것에서 울컥해선 저렇게 눈빛이 사납다.
“하코테 깝딴은 전에 듀풀렉을 이용하지 않았던 모양이군요.”
나는 어딘가 있을 문을 찾는 듯한 하코테를 보며 물었다.
“그래요. 나는 그 때에 부족의 땅에 있었어요. 오빠가 없는 부족에 나라도 있어야 했으니까요.”
뭐 족장의 아들인 스추알라가 떠나 있으니 그의 여동생인 하코테라도 있어야 부족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았을 거란 말이다. 알고 보니, 저 하코테가 스추알라와 함께 솟구치는 번개 부족에선 꽤나 유력한 후계자 위치에 있었다고 했다. 그랬던 것이 스추알라가 급격하게 위상이 올라가면서 완전히 자를 굳히게 되면서 후계자에서 탈락을 한 상황이라는데 두 오누이가 모두 누가 후계자가 되건 별로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권력 때문에 싸우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들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부족을 다스리는 것은 절대 용납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핏줄 중에 누군가는 상관없는데 다른 녀석들은 절대로 봐 줄 수가 없다. 뭐 이런 의식이라고 할까?
“우리는 지금부터 멀고 먼 곳으로 갑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곳은 이 행성이 아니라 다른 행성입니다. 우리 헌터들이 이곳을 제2 데블 플레인으로 부르고 있고, 그곳을 제3 데블 플레인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것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 아닙니다. 그저 발견된 순서로 붙인 이름이지요. 하여간에 여기서 거기까지 일반적은 방법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워낙 먼 곳이라서 우주선도 쓸모가 없으니 말입니다. 어쨌거나 그곳으로 가게 되면 먼저 이곳과 다른 에테르에 적응해야 합니다. 세상의 기운이 이곳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괜찮아요. 이미 알고 있어요. 헌터들의 정보에서 그런 내용들을 알아 뒀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하코테는 내가 말을 길게 하는 것이 싫은 모양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절대 그곳에서 제2 데블 플레인 출신이란 말은 해서 안 됩니다. 그게 누가 되었건 헌터들이 있는 곳에선 절대 안 됩니다. 나와 여기 포포니, 그리고 내가 소개시켜주는 일행을 제외하곤 누구에게도 그 말만은 하면 안 됩니다.”
“몇 번이나 들은 이야기를 또 하는 건 우리가 머리가 나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닐 테고, 그만큼 중요하단 이야기겠죠? 하지만 너무 과하면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해요.”
하코테의 목소리가 뾰족하게 가시가 돋기 시작한다.
이쯤에서 그만 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더 하다간 부작용만 생길 것 같다.
“마침 시간이 된 것 같으니 준비하십시오.”
“에헤헤. 드디어 집에 가는 거야? 우웅, 너무 오랜만인 것 같다. 남편.”
“그래. 마눌. 일단 장인 장모님 뵙고 그 후엔 좀 쉬자. 그 동안 우리 마눌 수련하느라 힘들었지?”
“우웅. 남편도 고생했어. 에헤헤.”
이 여자가 또 남편 머리를! 으음. 뭐 아주 가끔하는 귀여운 짓이니까 봐 준다.
“지금 뭐하는 거죠? 안 갈 건가요?”
“부인, 화내지 마십시오. 부인에게 우리들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사랑하는 하코테 기분 풀어요.”
“자자 이리 와요. 내가 어깨를 주물러 주겠습니다.”
하아, 저것들이 아주 단체로 지랄들을 한다. 우리 부부가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잡으려고 하면 꼭 저렇게 자신들의 애정을 과시하려 든다. 뭐 남의 가정사에 별 관심은 없지만.
자, 드디어 돌아갈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