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22
화
이알-게이트를 타고 넘어오니 의외로 처가가 있는 대지의 일족 마을이 아니라 모라산 마을이다.
모라산 마을의 여관의 큰 방을 하나 비우고 거기에 장인 장모와 이크아니 프락칸과 텀덤과 마샤까지 함께 있다.
“아니 장인어른, 장모님 왜 여기에 계신 겁니까?”
원래 처가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조금 의외였다.
“어서 와. 그런데 보자마자 반갑다는 말이 아니라 왜 여기 있냐고 타박을 하는 거야?”
“커엄. 아무래도 사위는 우리가 반갑지 않은 모양이지?”
이거 보자마자 장인 장모가 콤비로 나를 볶으려고 드는군.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그냥 오늘은 처가에서 편히 쉬나 했는데 의외로 모라산 마을이니 놀라서 그렇지요.”
“오호? 대번에 여기가 모라산 마을인 걸 알았단 말인가?”
장인이 조금 놀랐다는 표정이다.
“이 여관에 제가 투자한 것이 얼만데요? 여기 주인이 제법 수완이 뛰어나서 여관을 하도록 내어 주긴 했지만 여기도 제 지분이 제법 됩니다. 그러니 이 건물 짓고 나서 한 번 둘러 봤지요.”
뭐 그 때에 큰 방들을 우선으로 한 번 훑어 본 기억이 있고, 그 때에 이곳 여관 방에 특징적으로 넣은 장식들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도착하자마자 여가기 모라산 마을 여관인 것을 알 수 있었던 거다.
“사위가 설렁설렁 노는 것 같아도 할 건 하고 사는 인사로구먼? 허허허.”
장인은 조금 무안한지 그렇게 웃어 넘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여관방을 대뜸 알아 본 것이 그렇게 이상했나? 설마 장인어른이 쓸데 없는 상상을 한 건? 으음. 어째 눈치가 영 그런 것 같은데? 왜 시선은 피하고 그러십니까?
“으음. 손님들 소개를 먼저 하지. 저 분이 그곳에 프락칸, 아니 깝딴인 모양이군. 풍기는 기운이 우리를 닮았어.”
장모님이 분위기를 때맞춰서 돌려주신다. 아니었으면 장인어른 저 민망함을 누가 구해주겠어? 크크.
“네. 여기 이 분이 제2 데블 플레인의 깝딴 중에 한 분인 하코테 님이십니다. 그곳의 지도자 가문의 따님이시고 또 스추알라의 동생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 곁에 있는 전사분들은 하코테 님의 배우자이시며 또한 호위로 오신 분들입니다.”
“반갑습니다. 하코테입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쩐지 하코테는 조금 주눅이 든 모습이다. 그런 하코테의 분위기를 읽은 것인지 아니면 우리 장인의 기세에 눌린 것인지 하코테의 남편들도 공손한 태도다.
원레 저 부족들이 꽤나 호전적이고 직선적인 면이 있는데 의외로 조심하는 몸가짐이라 보는 내가 다 놀랍다.
“어서와요. 그러데 괜찮아요? 아까부터 조금씩 기운이 엉키는 것 같은데?”
“아, 네. 제가 살던 곳과 이곳의 기운이 다르다고 들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그렇군요. 나도 듣기만해서 어떤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보아하니 조금 정양을 하면 될 것 같네요. 거기 호위분들도 마찬가지고요.”
“네넵. 저희들은 괜찮습니다.”
“네. 괜찮습니다.”
“커엄. 딱 보면 아는 건데 뭘 감추려고 그래? 거긴 어떤지 몰라도 우리 대전사들 정도 되는 실력자들도 다른 행성에 가고 그러면 적응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리는 걸로 알고 있거든? 거기 한 사람은 그래도 대전사 정도 되는 것 같고, 나머지 둘은 우리 사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 그냥 빨리 몸을 회복하는 것이 더 좋지. 여긴 우리 사위가 주인인 마을이야. 그러니까 안심해도 되는 곳이지.”
장인어른이 나서서 하코테의 남편들을 정리한다. 역시 장인어른에겐 찍소리도 못하고 굳어 버리는 모습이다.
나도 빨리 장인어른 정도 되는 기세를 지녀야 할 텐데 말이지. 아직 그랜드 마스터 경지도 오르지 못하고 있으니, 대전사 수준도 안 되다고 매일 타박을 받는 거 아니겠어?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텀덤이 그 사이에 슬쩍 끼어들어서 인사를 한다. 녀석 인사 한 번 하려고 해도 우리 장인 장모 때문에 눈치를 봐야 하는 신세라니 불쌍하기도 하지.
“수고는 무슨. 그저 대접 잘 받고 왔다. 너는 별 일 없었냐?”
“그 동안 한 번 괴수 사냥 갔었던 것을 빼면 별 일 없었죠.”
“그래. 이야긴 들었다. 백사장 괴수 보다는 수월하게 잡았다며?”
“강물에서 끌어내니까 금속도로 약해지던데요? 그래서 앞으로 수중 괴수는 무조건 땅 위로 끌어내서 해결을 하기로 했습니다.”
“물에 사는 거니까 당연하겠지. 그래 그것도 역시 데드존에 넣어서 끝장을 봤냐?”
“헤헤, 넵 당연하지요.”
“그 괴수는 누가 가지기로 했는데?”
“이번에도 이크아니 프락칸님께 양보했습니다. 어머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하셨죠. 이번 놈은 저번 놈보다 더 멍청해 보인다고 말씀이죠.”
이녀석이 이젠 우리 장모님을 어머님이라고 부를 정도가 된 거였어? 언제? 하여간 이 놈도 딱 보면 스추알라 그놈처럼 곰 같은 곰 놈이라니까.
“그래?”
“저기 잠시 이야기 좀 할까요?”
텀덤과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크아니 프락칸이 다가와서 살짝 나를 청한다.
그래서 그녀와 한쪽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장인, 장모는 하코테 일행과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번에 물고기 괴수를 잡고 나니까 문제가 생겼어요.”
물고기 괴수라, 생긴 것이 물고기를 닮았던 모양이지? 그런데 문제? 무슨 소리지 사냥은 아주 잘 끝난 걸로 아는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물의 구슬이 있어야 마을을 개척하거나 혹은 물을 정화할 수 있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물의 구슬은 두 개 밖에 없어요. 하나는 지금 있는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서 써야 하고, 하나는 수중 괴수 사냥에서 사용해야 하죠. 그러니 새로 마을을 세우는 것이 어려워요.”
음? 그건 그렇군. 나는 강변에 새로운 도시를 세울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계획에 지장이 생긴다.
“그래서 물고기 괴수로 물의 구슬을 만들까 생각을 했어요.”
음? 괴수로 물의 구슬을 만든다? 그것도 가능한가?
“그게 됩니까?”
“전에 문어 괴수를 정화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괴수는 화이트 코어보다 훨씬 더 강력한 코어를 지니고 있어요. 아니 몇 개의 화이트 코어를 삼킨 녀석이 괴수가 된 거예요.”
아, 그랬지, 스추알라가 괴수들은 새로운 지역 코어가 되기 위해서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놈이라고 했지? 그러니까 그것이 곧 부족 코어 이상의 코어를 지녔다는 뜻이 되는 거고. 그럼 그걸로 물의 구슬을 만들 수 있겠군.
“그렇군요. 그럼 물의 구슬도 엄청난 녀석이 나오겠네요? 축하합니다.”
“하아, 그게….”
이크아니 프락칸은 내 축하 인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또 뭐? 뭐가 문젠데?
“저와 스테이니 둘이서는 괴수를 물의 구슬로 연성해 내지 못해요. 그래서 다른 물의 프락칸들이 필요해요. 그것도 적어도 셋은 있어야 될 것 같아요.”
흐미 물의 프락칸 셋을 구해 오라는 소리다. 내가? 그걸? 어떻게?
미치겠군.
“물의 프락칸이라면 물의 일족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맞아요. 그렇죠. 그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해요. 제 이전에 프락칸이셨던 분께서 일족을 분리해서 떠나신 후로 어디로 가셨는지 알 수가 없어요. 스테이니가 어느 정도 완숙해지면 저 역시도 새로운 마을을 건설하기 위해서 떠나야 하겠죠. 그런데 막상 떠난다고 해도 이전같은 상황이면 어디로 갈지는 알 수가 없어요. 어디건 수중 괴물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하니까요. 그걸 찾아서 먼 길을 가는 거죠. 그렇게 물의 일족은 여기저기로 흩어져 있어요.”
환장하겠군. 그럼 이걸 어디서 찾지?
“혹시 저의 장인 장모님께서 알고 계시지 않을까요? 대지의 일족은 널리 퍼져 있으니 혹시라도….”
“아뇨. 모르신다고 하셨어요. 그냥 소문으로만 동쪽 해안가에 물의 일족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셨는데 너무 멀어요. 동쪽 해안은 극과 극이니까요.”
하긴 동쪽 해안으론 헌터들도 진출을 하지 못한 곳이다.
그럼 코무스 지역으로 불리는 그쪽 강의 상류나 하류 쪽으로 둘러 봐야 하나? 이거 참. 문제네. 어디서 물의 일족을 찾지?
“우웅. 에스폴 마샤도 모르는 거야?”
포포니가 웅얼거리듯 물어본다.
“우린 주로 땅 위로 돌아다녀요. 강이나 해안은 너무 위험해서 될 수 있으면 피하는 입장이라서 저도 물의 일족이 정착하고 있는 마을은 아는 곳이 없어요. 엔테이스 님께선 동쪽 해안에 있다고 하셨는데 아마도 그 쪽은 확실할 것 같아요.”
여기 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에스폴 종족인 마샤도 물의 일족이 정착한 마을은 모른다는 말이다.
그럼 확실하다는 거기로 가야지 뭐. 듀풀렉 게이트로 잠깐 불러 오는 일이야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다만 거기까지 가는 일이 간단치가 않을 것 같으니 그게 문제네.
아니, 허틀러 지부장을 통해서 연합에서 가지고 있는 부족 분포도 같은 것을 좀 얻어야겠군. 그걸 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연합하고 사이가 더 틀어지기 전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얻어야지.
아무튼 물의 일족 프락칸을 찾아야 다음 마을 건설을 할 수 있단 말이지? 하여간 뭐 하나 쉽게 되는 일이 없는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