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31
화
꿈틀, 꿈틀.
키키잇. 키잇. 킷.
사, 살긴 산 모양이다.
다른 프락칸들도 그것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아아, 다행이에요. 틸라피가 무사해요. 조금 놀라긴 했지만 쉬면 괜찮아 질 거예요.”
이 말은 틸라피인가 뭔가를 안고 있는 거우거우미가 아니라 깜짝 놀라서 서 있던 가우가우미가 하는 말이다.
아니 그걸 가우가우미가 어떻게 안는 거지? 거기다가 다른 프락칸들도 가우가우미의 말을 신뢰하는지 한결 표정이 밝아진 모습이다.
원 이게 무슨 일인지. 그래도 일단 우리 부부가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니 사과부터 해야 할 문제다.
“죄송합니다. 워낙 빠르게 달려드는 바람에 가우가우미 프락칸을 공격하는 걸로 오해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걸 막는다는 것이 그만 이런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나는 프락칸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옆에서 포포니도 고개를 포옥 숙였다.
“미안. 난 몬스터인 줄 알았어. 미안해에.”
우리 부부가 그렇게 고개를 숙이자 프락칸들도 조금은 당황한 모양이다.
“아, 아닙니다. 충분히 오해를 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우리는 틸라피의 그런 행동에 익숙해져 있지만 처음 보신 세이커 님과 포포니 님께서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히려 대단하다고 해야겠죠? 그 짧은 순간에 틸라피가 달려드는 것을 막으셨으니 말이죠. 굉장한 실력이에요.”
가우가우미가 거우거우미에게서 틸라피라는 생물을 받아 들면서 밝은 표정으로 우리의 실수를 용서해 준다.
사실 용서라기보다는 그냥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넘어가 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뭡니까?”
나는 가우가우미의 가슴에 안겨 있는 생명체를 보며 물었다.
그것은 코알람이었다.
예전 툴틱에서 등급이 뭔지 확인이 되지 않는 몬스터로 헌터들의 관심을 끌었던 바로 그 녀석이다.
가우가우미의 품에 안길 정도로 자그마한 크기에 생긴 것은 코알라라는 동물을 닮은 녀석. 우리 귀여운 포포니가 이름도 지어줬었다. 코알라 몬스터, 줄여서 코알람.
그것이 지금 가우가우미의 품속에 있는 거다.
“웅, 코알람이 굉장히 작아진 거 같아.”
포포니도 그것의 정체를 알아봤다. 확실히 저것은 코알람이라고 포포니가 이름을 붙인 몬스터였다.
“코알람이라고요?”
거우거우미가 포포니의 말에 반응을 한다.
“네에. 저렇게 생긴 몬스터가 있어요. 크기는 사람 크기 정도 되는데 딱 저렇게 생겼죠. 그래서 코알라 몬스터, 줄여서 코알람이라고 제가 이름을 붙여 줬어요.”
포포니는 자신의 작명이 마음에 든다는 듯이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호호호. 맞아요. 그렇군요. 코알라를 닮았으니 코알람이라 괜찮은 이름이네요. 사실 저 틸라피는 하늘 코알라로 만든 거니까 코알람이란 명칭이 딱 어울리기도 하네요.”
거우거우미는 포포니의 작명이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네? 만들어요? 몬스터를요?”
“지금 저 몬스터를 만들었다고 했습니까?”
나와 포포니는 둘 다 깜짝 놀라 되물었다.
“아, 아니에요. 틸라피의 가족들은 몬스터가 아니라 이곳 주변에 살던 하늘 코알라라는 동물이에요. 그리고 지금 저 모습도 몬스터는 아니죠.”
거우거우미가 틸라피를 몬스터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저렇게 몬스터 패턴이, 아니 낙인이 분명히 있는데 몬스터가 아니라니요?”
나는 가우가우미의 품에 있는 녀석의 몸에서 몬스터 패턴을 얼핏 보았다.
“음, 이거요?”
가우가우미가 틸라피라는 놈의 몸을 돌려서 거기있는 몬스터 패턴을 잘 보이게 해 준다.
“네. 그거요.”
나는 다시 한번 패턴을 확인하고 대답했다.
“이게 괴물들의 낙인과 비슷하단 것은 맞아요. 하지만 낙인은 아니에요. 이건 제가 틸라피와 그 가족들에게 새겨준 거예요.”
“가우가우미 프락칸께서요?”
“맞아요. 하늘 괴물들 중에는 다른 괴물들을 부하로 부리는 종류가 있어요. 같은 종이 아닌데도 자신보다 약한 괴물을 자신의 수하로 부리죠. 그래서 그걸 잡아서 지식의 구슬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결국 비밀을 알게 되었지요. 그걸 활용해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이 딜라피 가족이에요.”
가우가우미는 틸라피의 푸른색 털을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틸라피는 가우가우미 프락칸의 포근한 가슴 안에서 나른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고 있다.
“그럼 그 틸라피는?”
“이 문양을 새겨서 저와 정신 소통이 가능한 녀석이에요. 가족이 다섯인데 그 중에서 가장 어린 녀석이죠. 사실은 그 다섯이 모두 제게 속한 다음부터는 성장이 멈춰버렸어요. 그래서 이 녀석은 이 상태로 머물게 된 거죠.”
“몬스터가 아니란 말이군요?”
“절대 아니에요. 일반 동물일 뿐이죠. 그런데 제게 속하게 된 후로는 조금 변해서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어요. 원래 하늘 코알라건 뭐건 코알라들은 몹시 느린 동물인데 제 실험 때문에 이상하져 버렸죠. 하지만 덕분에 그 녀석들을 멀리 산맥 너머로 보내서 이런저런 상황을 살필 수가 있었어요. 물론 괴물이란 오해 때문에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것들을 살필 수 있게 된 것은 아주 굉장한 일이었죠.”
“그렇군요.”
그래 대단하다. 저건 일종의 패밀리어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되는 건가?
그래서 가우가우미가 틸라피가 거우거우미의 품에 있는데도 상태 파악을 먼저 할 수 있었던 거로군? 정신 소통이 가능해서. 음 그런 거였어.
가만. 그럼 나도 저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패밀리어 마법은 마법진으로 가능할 것 같은데? 지금 저 틸라피처럼 몸에 마법진을 새겨 넣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음? 일반 동물 말고 몬스터도 가능할까?
몬스터를 패밀리어의 대상으로 삼는 것? 이것도 연구 해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은데?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세이커님에겐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 기술을 가르쳐 줄 수가 없어요.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죠. 아시는 것처럼 몬스터의 지식 구슬에서 얻은 능력은 학습으로 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틸라피 가족과 비슷한 것을 더 만들어 낼 수도 없었어요. 저도 다섯 마리 이상으로 늘릴 수도 없고요. 숫자의 제한이 있다는 걸, 다섯 마리를 모두 채운 후에야 알게 되었죠.”
내가 패밀리어 마법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중에 가우가우미는 내가 틸라피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알았는지 저런 말을 덧붙였다.
내가 틸라피를 어떻게 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오해를 한 모양이다.
뭐 내가 틸라피를 욕심내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슬쩍 웃으며 고개를 저어 주는 것으로 가우가우미 프락칸의 걱정을 덜어 주었다.
마음이 통했는지 가우가우미 프락칸도 표정이 풀렸다.
“자, 그럼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지요. 아까 거우거우미 프락칸께서 큰 결심을 하신 것을 들었습니다만, 사실 그렇게 걱정하실 일은 없습니다. 제가 이곳을 찾아 온 것은 이미 안전하게 프락칸 님들을 모시고 갈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틸라피라는 코알람 녀석 때문에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렸다. 우린 지금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던 중었답니다. 프락칸 여러분들.
“네? 안전하게요?”
“그게 정말인가요?”
“어떻게 할 생각인 거죠? 두 사람만 온 것 같은데.”
가우가우미를 비롯한 프락칸 일곱이 모두 활화같은 관심을 보인다. 뭐 당연하겠지. 지금 상황을 보니 마을이 고립된 상태로 말라 죽을 상황인 것 같으니 말이지.
“제가 아주 특별한 이동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맥 너머에 있는 대지의 일족 마을이나 물의 일족 마을까지 단번에 이동이 가능한 방법이 있습니다.”
“단번에?”
“그게 무슨 말인지 설명을 좀 해 주겠어요?”
가우가우미와 거우거우미가 다른 프락칸들을 손짓으로 진정시키고 대표로 나섰다.
자, 이제 분위기가 된 것 같으니 직접 보여주면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