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33
화
“사냥하던 전사들이 위험합니다.”
뭐? 뭐시라? 전사들이 위험해? 그게 말이 되나? 아니 그 정도 전력이면 헌터 연합도 쓸어버릴 전력인데 뭐? 위험?
“무슨 소리야?”
“아버님 계신 쪽에 괴수가 등장한 모양입니다. 지금 한창 싸우고 있다는데 다친 사람도 있고, 죽은 사람도….”
“뭐? 주, 죽어?”
이런 개같은 경우가 있나. 사망자가 나왔단 말이야? 가볍게 사냥이나 하자고 모인 상황에서 사망자가?
미칠 일이네.
“어디야? 어디?”
나는 급하게 텀덤에게 물었다. 내게도 툴틱이 있는데도 텀덤에게 물을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거다.
“남펴언!”
포포니도 얼굴 가득 걱정이다.
그나저나 왜 또 장인이 있는 곳에 괴수가 나타난 거야?
“남펴언 어떻게 해?”
어쩌긴 뭘 어떻게 해? 일단 달려야지.
나는 급하게 부유선을 꺼냈다. 내 공간 확장 가방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녀석이 이때는 정말 든든하게 느껴진다.
“텀덤도 타!”
나는 텀덤까지 뒤에 태우고 급히 출발을 했다.
부유선에 타자마자 은폐 기능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에 다른 몬스터들을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그렇지 않았으면 하늘 몬스터들 때문에 급하게 움직이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부유선은 최고 속도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는 그곳에 도착했다.
“세상에….”
“저게 뭡니까?”
“엄청나게 크네. 저게 어떻게 하늘에 떠 있는 거지?”
우리는 싸움터에 도착하자마자 허공에 떠 있는 몬스터를 보고 입을 떡 벌렸다.
꼬리를 뺀 몸통 길이만 100미터는 넘는 엄청난 가오리가 허공에 떠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분명 가오리였다. 다만 물이 아니라 하늘을 헤엄치는 가오리란 것과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문제다.
더구나 가오리는 꼬리부분에서 붉은 색의 번개를 만들어서 지상으로 쏘아 내며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지상에서 가오리를 공격하는 방법은 대전사들이 마음의 검을 만들어서 원거리 공격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일반 전사들은 이미 퇴각을 한 모양인지 보이는 사람들은 대전사들 밖에 없다. 죽었다던 전사들의 시체도 보이지 않는 것은 아마 퇴각하던 이들이 수습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포포리!!”
갑자기 포포니가 소리를 지른다.
그래서 살펴보니 장인 어른 곁에 포포리 처제가 있다.
이런 젠장!!
아니 처제가 언제 온 거지? 거기다가 처제가 왜 사냥터에 따라 나선 거야?
포포리 처제를 보니 이제 조금 상황이 이해가 간다.
저 가오리 녀석이 바로 하늘호수 마을의 프락칸들을 죽였다던 그 괴수인 모양이다. 포포리 처제도 예비 프락칸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몸이니 저 놈이 프락칸으로 인식을 하고 공격을 한 것이다.
그러니 사냥 중에 엉뚱하게 공격을 받은 사람들이 대처를 제대로 하기도 전에 희생이 생겼을 거고, 그나마 포포리 처제는 장인어른이 곁에 있으니 지금까지 무사한 거겠지. 그리고 지금쯤은 모두들 저 괴수가 포포리 처제를 노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장인 곁에 두고 있는 것일 터.
생각 같아선 포포리 처제를 후퇴시키고 싶겠지만 가오리의 계속되는 공격에 후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눈에 선하다.
“하늘 몬스터를 약하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까? 전에 문어 괴수 잡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텀덤이 답답하단 듯이 묻는다. 하지만 나도 바람의 일족 프락칸인 가우가우미에게 하늘 일족의 구슬이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아니 하늘 몬스터를 어떻게 잡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들은 적이 없다.
사실 나도 그 동안 바쁘게 돌아다니느라고 첫날을 빼곤 프락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것이다.
“우웅. 없는데? 하늘 일족은 그냥 사냥을 하는 거야. 하늘 몬스터가 땅으로 가까이 내려오면 기습해서 공격하거나 하늘 몬스터가 덤비면 잡는 건데?”
포포니는 그래도 나보다는 마을 사람들과 많이 어울렸기에 아는 것이 좀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도움이 될 대답은 아니다.
“저거 위에 올라가면 저 놈이 어떻게 공격을 할까요? 형님.”
텀덤이 가오리의 몸통 위에 올라가자는 소리를 한다.
“저 붉은 색 번개가 무섭지도 않냐?”
“하지만 그건 꼬리에서만 나오는 거 아닙니까. 설마 그 번개를 제 몸에다가 쏘지는 않겠지요. 쏜다고 해도 피하면 그만이고 말입니다.”
번개를 피해? 그래 지금 대전사들이 그렇게 하고 있긴 하지. 피하거나 막거나. 하지만 그게 쉬운 건 아니지. 쉬웠으면 사망자가 나왔겠냐? 지금 대전사들도 힘겨워하는 것이 안 보이냐?
“위험하다.”
“아는데 말입니다. 제가 또 튼튼하기로 따지면 세상에서 제일 아닙니까. 아버님도 그건 인정을 하셨다니까요? 그리고 이 정도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제가 크게 다칠 일도 없으니 급하면 뛰어내리죠 뭐.”
하긴 텀덤 저 놈은 200미터 정도 높이라도 죽지는 않을 거다.
“그럼 셋이서 한꺼번에 올라가 보자. 그러다가 위험하면 무조건 피하는 거다. 정 급하면 허브 기지로 들어가도 되고.”
“알겠습니다. 형님.”
“웅웅. 좋았어.”
“우리 목표는 저기 보이는 저 몬스터 패턴이다. 저 중심을 공격하기로 하자.”
“넵. 형님. 하하하.”
“웅, 그래. 남편. 어서 가. 포포리 오래 못 견딜 것 같아.”
포포니는 아래쪽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지켜보며 포포리 처제가 누적되는 번개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번개란 것이 막는다고 완전히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전기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닌가. 그러니 장인어른 곁에 있는 포포리 처제도 조금씩 번개의 영향을 받는 거다.
자자 그럼 가 보자고. 비록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나도 함께.
파지직!
“이크! 역시 알아차렸어.”
나는 가오리의 위쪽으로 부유선을 이동시키다가 갑자기 날아온 번개에 얻어 맞고 말았다.
부유선이 아무리 빨라도 날아오는 번개를 피할 재주는 전혀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부유선은 절연이 된다는 거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라서 만들 때부터 번개가 치는 것을 고려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부유선은 번개를 겉 표면에서 흘려보낼 수 있다. 절연체가 괜히 절연체가 아니다.
“우웅, 괜찮은 거야?”
“몇 번은 괜찮을 거야. 번개에 물리적인 힘도 깃들어 있는 것 같은데, 몇 번은 더 견뎌 줄 거야. 이거 제법 튼튼하게 만들었으니까.”
“형님. 등판 위에 다 왔습니다.”
“이번에 번개 한 번 더 맞은 다음에 곧바로 문을 열고 뛰어 내린다. 알았지?”
“넵. 준비 되었습니다.”
“나도. 나도 준비 됐어. 남편.”
그런데 우리가 뛰어 내리면 부유선은? 아, 두 사람 뛴 다음에 부유선에 매달린 상태로 부유선을 가방에 넣어버려야겠다. 그럼 나도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거지 뭐.
꽝! 파지지지직!
“크윽, 이건 좀 쎈데요?”
“같은 번갠데 부유선에 흠집이 생겨서 충격이 커진 걸 거야. 암튼 뛰어.”
“넵. 으라차차차!!”
“하앙!”
텀덤과 포포니가 묘한 기합소리와 함께 가오리의 등으로 뛰어 내리고 뒤이어서 나도 부유선을 가방에 넣으면서 떨어져 내렸다.
“으갸갸갸갸. 이 녀석 몸에도 전기가 흐릅니다. 그리 강하진 않지만 전기가 흐르고 있어요.”
“흐응. 남편 기분이 이상해. 짜릿짜릿한게….”
포포니, 느끼지마! 이건 그거 아니야!
“자 서둘러! 꼬리 공격 조심하고. 혹시 모를 다른 공격도 조심해. 위험하면 무조건 허브 기지로 들어가. 남은 사람이 다시 입구 열어 줄 테니까.”
“알았습니다. 형님. 좋은 생각입니다.”
“우웅. 남편. 히야아아아! 공격!!”
포포니의 기합소리를 듣고 있자니 전쟁놀이 하는 어린아이를 보는 것 같아서 맥이 다 빠진다.
하지만 포포니의 쌍칼에서 솟아나는 기운은 무시무시한 것이다.
“차앗!! 받아 봐라!”
포포니가 가오리의 등짝을 공격하기 시작할 때에 텀덤이 가오리가 날린 번개를 방패로 막아섰다.
피하라고 했더니 결국 한 번은 맞아 봐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다.
그리고 텀덤은 멋지게 번개를 막아내는데 성공을 했다.
“에구구. 이거 정말 짜릿합니다. 형님. 그래도 견딜만 하네요. 이제부터 날아오는 번개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어차피 꼬리에서 날아오는 거니까 어렵지도 않을 겁니다.”
텀덤이 자신감을 보이며 큰소리를 치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가오리 꼬리는 원래 몸통까지 휘어져 닿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놈은 꼬리가 마치 촉수같이 휘어지기 때문에 직접 공격도 가능할 것 같다.
“번개가 아니라 꼬리로 직접 공격을 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아마 그 어떤 공격보다도 강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포포니도 조심하고.”
“히야아압!! 히얍!!”
포포니는 내 말을 뒷등으로 듣는지 열심히 가오리를 공격하는 중이다.
우리가 있는 곳이 가오리의 등 가운데로 엄청난 크기의 몬스터 패턴의 중앙이기도 하다.
내가 일곱 고리의 대마법을 썼던 전생에서도 이정도 크기의 마법진은 흔치 않았다. 그나저나 정말 이 몬스터 패턴들을 제대로 해석하기만 해도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텐데. 아무래도 그러려면 지식 코어를 좀 더 많이 얻어서 몬스터가 지닌 능력과 몬스터 패턴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가 필요할 것 같은데 지식 코어 얻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라야 말이지. 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