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46
화
“쟤네들 뭐하는 거랍니까?”
텀덤이 모두의 허탈한 심정을 대변하듯 묻는다. 하지만 정말 누군가 답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질문은 아닐 거다.
나중에 나타난 세 마리의 괴수들, 그러니까 대지의 몬스터로 분류해야 할 그 놈들은 하늘에 떠 있는 괴수들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것들은 대지의 괴수들끼리 서로 견제하며 대치할 뿐이었다.
북쪽에서 나타난 괴수는 전에 봤던 나무 몬스터를 닮았다. 크기가 엄청나게 커진 것을 빼면 생긴 것은 나무 몬스터와 판박이인 거다.
거대한 나무의 중간이 부러진 것 같은 모양으로 가지와 뿌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런 몬스터인 것이다.
그리고 남쪽에서 온 녀석은 정말 처음으로 보는 인간형 괴수였다.
두꺼운 갑옷을 입은 인간처럼 생긴 괴수로, 그 비율이 조금 문제일 뿐 인간의 외양과 흡사했다.
다리, 몸통, 머리가 1:1:1의 비율인 것이 해학적인 느낌을 주게 생겼지만 그 크기가 100미터를 훌쩍 넘고 어깨 넓이가 40미터는 되고, 이마 넓이도 그에 약간 못 미칠 정도일 뿐이니 그 정도면 웃기게 생긴 것 따위는 아무 문제도 아니다.
거기에 키보다 약간 작은 방망이도 하나 들고 있으니 그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다.
“저게 제일 강해 보이지?”
장인께서 남쪽의 인간형 괴수를 가리키신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놈이 제일 강하다면 다른 두 놈이 연합을 할 텐데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대략 비슷한 전력 아니겠습니까?”
나는 장인어른의 질문에 그렇게 대답을 했다.
사실 저런 것들의 강약을 내가 어떻게 비교를 한단 말인가?
괴수들은 한 마디로 측정불가의 존재들이다. 적어도 내 수준에는 그렇다.
“하하핫, 역시 사위야.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지. 외모에 연연하면 안 되는 거야. 맞아. 다들 비슷한 수준이야. 저 하늘에 떠 있는 것들도 그렇고, 땅에 있는 것들도 그래. 모두가 비슷한 녀석들이야. 정말 강한 놈들이군. 예전에 내가 혼자 상대했던 괴수가 하나 있었는데 그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
아마도 언젠가 포포니가 이야기했던 그 몬스터일 거다. 그 때에는 보라색 등급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장인어른 수준을 알고 나서는 그것이 괴수라고 짐작했다.
뭐 장인어른이 결국 이기지 못하고 후퇴했다고 들었고, 그 후로 언젠가는 장인어른이 꼭 그 놈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었다. 그걸 이야기하는 걸 게다.
“저런 놈들이 여기 살고 있으면 정말 곤란한데요?”
“엥? 어째서?”
내가 곤란하다고 하자 장인어른이 무슨 소리냔 표정이시다.
“여기 이 분지가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든 차지해 볼까 했거든요. 그래서 몬스터들을 모두 몰아내고 선주민 자유 구역을 만들어 볼까 했지요.”
“그런데? 그게 왜?”
장인어른은 여전히 모르시겠단 표정이시다.
“저런 놈이 살고 있으니 그게 어렵겠다는 말입니다.”
나는 여섯 마리의 괴수를 손가락질 하며 말했다.
“어렵기는 뭐가? 잡으면 그만이지.”
엥? 잡아? 저것들을? 어떻게? 무슨 수로?
“뭘 그렇게 보나?”
내가 말도 못하고 장인어른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자 장인어른이 언잖은 표정으로 물어보신다.
“저걸 어떻게 잡아요? 가능해요?”
“지금은 안 되지. 하지만 차근차근하면 가능하지. 한 놈씩 떨어져 있을 때에 잡는 거야. 혼자 있으면 제 놈이 아무리 강해도 잡을 수 있어. 우리 대전사들이 떼로 몰려가는데 뭘 못 잡겠어? 뭐 저기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들이야 조금 문제가 있지만 땅에 있는 저것들은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잡아 줄 테니까.”
우와 장인어른 대단하십니다. 정말 자신만만하시군요. 하지만 그러시다가 한 방에 훅 가시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듀풀렉 게이트, 그걸 이용해서 우리 대지의 일족 사람들을 모두 모을 거야. 그래 사위 말대로 이기가 딱 좋아. 대지의 일족 뿐만이 아니라 타모얀의 세 일족을 모두 이곳에 모으는 거야. 그리고 정화 의식은 게이트를 이용해서 움직이면서 하는 거지. 전사들은 파견을 나가서 사냥을 하고, 그 사냥감들을 가지고 프락칸들은 정해진 곳에서 정화 의식을 하는 거지. 그렇게 대지를 정화해 나가는 거야. 어떤가 내 생각이.”
“그러니까 이번 대회합에서 타모얀 종족으로 모두 모아서 이곳 분지로 이동을 시키신다는 말입니까?”
“뭐 다는 아니지. 그러고 싶은 마을들만 옮기는 거야. 그리고 자네가 듀풀렉 게이트를 지원해 주면 되지 않겠나?”
“이동식 듀풀렉 게이트는 아직 조금 곤란한데요.”
나는 장인의 계획에 무조건 찬동을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개인이 지니고 다닐 수 있는 듀풀렉 게이트는 내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이들이 아니면 절대 내어줄 생각이 없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건 공격용으로도 쓸 수가 있는 위험한 물건이라서 함부로 줄 수가 없다.
“커엄. 그거야 차근차근 방법을 찾아 가면 될 일이지. 그래 마을간의 이동이라도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전력의 집중이 될 수 있으니 충분해. 아무렴.”
장인어른은 살짝 한 발 물러나신다. 지금 당장은 때가 아니라고 여기신 모양이다. 하긴 내가 언제 장인어른 뭘 하자는데 안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나? 거의 없었지. 그런데 지금 곤란하다고 하니 장인어른도 뜨끔하신 표정이다. 너무 벗겨 먹으려 했나 싶으신 모양이다. 하하하.
쿠오오오오오옹, 쿠라라라라라라, 지이이이이이잉.
쿵쿵쿵, 삐지직 삐지직, 쿠궁쿠궁쿠궁.
갑자기 대지의 괴수 세 마리가 엄청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하늘의 괴수와는 달리 셋이 한꺼번에 가운데로 달려와 부딪힌다. 그야말로 육탄 돌격이다.
그와 함께 엄청난 파장이 주변을 휩쓸고 지나간다.
자세히 보면 괴수들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 그들의 몸을 감싸고 있는 어마어마한 힘의 장벽들이 서로 부딪혀서 충격파를 만들어 내는 거다.
뭉둥이로 두르려도 상아로 가르고 찔러도, 나뭇가지와 뿌리로 패고 할퀴어도 결국은 괴수들의 몸을 두르고 있는 역장의 충돌일 뿐이다.
하지만 그 여파는 어마어마하다.
주변이 완전히 쓸려 나가고, 은폐하고 있던 마도구들까지 영향을 받는다. 거기다가 지상의 싸움에 흥분한 공중의 괴수들도 결국은 기운이 웅축된 구체를 쏘아 보냈다.
그런데 그 쏘아 보내는 위치가 셋의 중앙부분이다. 그러니까 어느 하나를 택해서 공격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모은 기운을 충돌시켜 힘의 우열을 가리기로 한 듯 보이는 모습이었다.
“위험하겠는데요? 은폐가 풀리겠습니다.”
나는 장인어른께 소리를 경고했다.
지상의 충돌은 그나마 여력을 남기고 싸우는 것이지만 저 하늘 괴수 놈들은 오랜 시간동안 기운을 모아서 대치하던 것을 한꺼번에 풀어 놓는 상황이다. 은폐 마도구와 마법진이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크. 피할 준비를 해야겠군. 사위 준비하게.”
그래도 지금 당장 가실 생각은 전혀 없으신 거다. 결국 저 충돌의 결과를 보시겠다는 거다. 그러니 은폐가 풀린 이후에 곧바로 도망을 갈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방법은 듀풀렉 게이트 밖에 없다.
만약을 위해서 하늘호수 마을로 리샤와 마샤 둘을 모두 보내서 번갈아가면서 게이트 입구를 열어 놓도록 했다. 중간에 끊기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그리고 이쪽에서 그 입구에 맞붙여서 입구를 열면 세포니 행성은 그냥 건너뛰고 가는 거다.
거긴 아직도 나와 포포니, 텀덤, 마샤, 리샤. 이렇게 다섯 명만 오가는 비밀의 공간이다. 물론 처가 식구들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챈 상황이지만 아직 개방은 하지 않고 있는 곳이다.
뭔가 비밀을 가지는 것이 처가에 미안하기도 하지만 또 완전히 털어 내보이는 것 보다는, 비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이 뭔가 있어 보이는 거다. 아무렴.
꽈과과과광!
쿠오오오오, 쿠아앙, 크라라라라
“커억!”
“남편!!”
“조심해. 날려간다. 모두 자세 낮추고 견뎌!!”
거의 순식간이다. 은폐고 뭐고 없다. 그냥 한 번에 땅거죽 일부가 벗겨지며 날아갔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라고 무사할 수가 있나. 우리도 한꺼번에 날려가는데 그런 중에도 장인어른은 균형을 잡고 자세를 바로 하고 계신다. 날려가는 것이 아니라 힘을 이용해서 날아가고 있는 모습인 거다.
“게이트 열게. 놈들이 우릴 봤네.”
그리고 장인이 소리를 지른다.
우와 장인어른 이 와중에 게이트를 열어요? 미치지.
나는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날려가는 대전사들 앞쪽으로 게이트를 열어서 그들을 받아 넣었다. 아마도 그들은 하늘호수 마을에 도착하면서 데굴데굴 굴러갈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게이트 안으로 넣고 있는데 텀덤도 나처럼 대전사들을 보내가 시작한다. 그러자 금방 사람들을 모두 호수마을로 보낼 수가 있었다.
“장인어른 가시죠.”
“커엄.”
내 말에 조금 아쉬운 표정으로 장인어른은 괴수들이 있었던 쪽을 본다.
그쪽에선 여섯 마리의 괴수들이 모두 우리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거 이러다가 정말 한 방에 훅하고 가는 거 아냐?
그나마 대지의 몬스터 셋이 위에서 터진 충격파에 적잖은 피해를 입은 모습이라 그건 좀 위로가 된다. 저것들 우리가 사라지면 대차게 한 판 붙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거다.
“가시죠.”
나는 장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게이트를 열어서 장인을 보내버렸다. 뭐 장인이 저항을 하면 입구가 그냥 깨졌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장인은 곱게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셨고, 그 뒤를 따라서 포포니와 텀덤,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무사히 게이트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그 짧은 순간에도 괴수들이 등 뒤에서 덤벼들면 어쩌나 하고 식은땀을 꽤나 많이 흘렸다. 후아,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괴수 사냥 그거 함부로 할 것이 아니다. 만약 듀풀렉 게이트 없었으면 사냥팀들 전부 죽은 목숨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위험했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