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53
화
실버 코어에 대한 실험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어금니 괴수의 코어는 실버 코어가 아닌 골드 코어였다.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사실 나하고 포포니 밖에 없다. 왜냐면 내가 직접 들어가서 코어를 꺼냈고, 그걸 허브 기지에 있었던 포포니가 가져온 나무 괴수의 코어와 바꿔서 사람들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뭐 사실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욕심도 났고 말이다. 어차피 내가 가지기로 한 코어인데 그게 실버가 아니라 골드라고 해 봐야 보고 듣는 사람들 속만 태우게 할 뿐이다. 그래서 그냥 실버라고 보여 준 것이다.
거기다가 사실 어금니 괴수의 코어가 실버가 아닌 골드가 된 이유가 따로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걸 연구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속인 이유도 있다.
나무 괴수나 어금니 괴수나 삼등신 괴수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비슷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던 놈들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어금니 괴수의 코어가 골드 코어가 된 것은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거기에서 나는 지역 코어의 후계자가 되기 위한 괴수들 중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녀석이 어금니 괴수라는 데에 골드 코어가 된 실마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실버 코어는 지역 코어로 성장할 조건을 충족시킨 몬스터가 가지게 되는 코어의 색이고, 골드 코어는 지역 코어가 될 자격을 획득하면 가지게 되는 코어의 색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당연히 실버와 골드의 코어 차이는 색깔 뿐만이 아니라 어떤 굉장한 비밀이 숨어 있을 걸로 봤다.
하지만 역시 거기서 연구는 벽에 막혀 버렸다.
아직 최하급의 코어에 대한 연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버니 골드니 하는 코어에 대한 연구는 너무 막연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알-게이트에 의뢰를 했다. 이전부터 모라산 마을에 조금씩 만들어지기 시작한 연구 단지에 코어에 대한 연구를 맡긴 것이다.
물론 그런 연구는 이미 오랜 세월동안 여러 과학자들이 진행해 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정보는 기본적인 것들 말고는 알려진 것이 없다.
그래서 그쪽도 좀 알아보게 하고, 또 우리 스스로 연구 자료를 축적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해서 이알-게이트 회원들에게 의뢰를 한 것이다.
그건 게리가 알아서 처리를 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전력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선주민쪽이 강하지만 그 외에 과학적인 지식이나 능력으로 따지만 헌터들 쪽이 월등하다.
그래서 선주민들과 헌터들 어느 쪽도 소홀히 해선 곤란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물론 이참에 선주민 거주 구역이 하늘 호수 분지 안에 만들어지게 되면 선주민들을 대상으로 모성 수준의 교육을 시작해 볼 생각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은 어렵지만 어린 아이들은 단지 몇 십 년이면 지금의 헌터들보다 뛰어난 과학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투자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알-게이트 회원들과 선주민 사이의 융합 정책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것 참 할 일이 많기도 하다.
아무튼 그래서 실버와 골드 코어에 대한 연구는 그 정도에서 멈췄지만 그래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발견되었다.
기본적으로 화이트 코어와 같이 스스로 코어 에너지를 회복하는 능력이 있고, 그것도 일반 화이트 코어에 비해서 몇 배는 빠르게 회복을 한다. 또한 품고 있는 에너지의 양은 짐작하건데 보라색 등급의 부족 코어보다 열 배 이상은 많은 것 같았다. 단지 의외는 실버나 골드나 그 차이가 거의 없다는 거지만 뭐 그 놈들 죽을 때의 수준을 생각하면 동격이었으니 에너지 총량이 비슷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넘어갔다.
아무튼 이 특별한 코어를 이용하면 듀풀렉 게이트를 상시 작동시키는 것도 가능한 일이 된다.
물론 양쪽에서 동시에 가동을 해야 하니 하나론 불가능하고 두 개의 코어를 모두 사용해야 하지만 어쨌거나 듀풀렉 게이트를 계속해서 열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아무리 먼 거리라고 해도 두 장소는 한 장소나 다름이 없게 된다.
더구나 그것이 듀풀렉 게이트가 아니라 이알-게이트에 적용이 된다고 생각하면 두 개의 데블 플레인이 하나로 묶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플레인 게이트를 상시 개방한 상태로 유지한다는 말이나 같은 것이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하지만 나는 두 개의 코어를 그냥 보관만 하기로 했다.
듀풀렉 게이트는 세상에 드러내고 보급을 하기로 했지만 행성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이알-게이트는 아직까지 내 놓을 계획이 없고, 듀풀렉 게이트는 상시 개방이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간을 정해서 정기적으로 게이트를 오픈 하는 것이 사실 관리가 더 편한 면이 있다.
거기다가 이동 요금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는데 그건 일단은 선주민들은 마을의 책임자인 촌장으로부터 몬스터 코어로 그 대가를 받기로 했다.
장인장모도 거기에 대해선 아무 반대가 없으셨다. 듀풀렉 게이트의 설치와 운영에 대해선 내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양해를 하신 것이다.
어쨌거나 다가오는 타모얀 종족의 대회합은 엄청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가 된다.
빨리 그 날이 왔으면 하면서 나는 오늘도 세포니에서 이런저런 연구를 하는 중이다.
“남편, 남편 이거, 이거 어때?”
포포니가 소란스럽게 내 연구실로 뛰어들어온다. 그런 포포니의 손에는 작은 동물 하나가 들려 있다.
“응? 그건 뭐야?”
“밖에 나갔던 아저씨가 잡아 왔다. 이거 아주 용감한 녀석이다.”
딱 봐도 성깔이 있어 보인다. 그랜드 마스터인 포포니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가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포포니도 잡고 있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을 정도다. 별로 크지도 않아서 중짜 고양이 정도 되어 보이는 녀석이 무척 사납다.
생긴 것은 고양이 여우를 떠올리게 한다.
고양이 여우? 그런 동물이 있나? 난 그저 느낌을 이야기 한 것이다. 얼굴과 머리는 여우고 몸은 고양이, 꼬리는 너구리나 스컹크쯤 되어 보이는 녀석이다. 특이하게 생겼지만 전체가 황갈색 털에 끝단에는 짙은 빨간색과 검은 색의 털들이 있어서 귀여운 면도 있다. 머리에 난 세모꼴의 귀도 한쪽 끝에는 검은 색, 반대쪽엔 빨간색의 털이 나 있다. 다리도 앞쪽은 검은 색, 뒤쪽은 빨간색이고 꼬리에도 검은 털이 있어서, 먹물 먹은 서예 붗을 연상하게 했다.
“처음 보는 녀석인데?”
“웅웅. 이 녀석은 자기 영역이나 가족 지키는데 굉장히 민감해서 뭐든 침입을 하면 공격을 해. 그래서 많이 죽었어.”
“왜 죽어?”
“응, 괴물한테도 덤벼서 그래. 괴물하고 싸우다가 많이 죽어서 보기 어려운 녀석이야.”
“응, 몬스터랑 싸워? 그런 경우도 있나?”
나는 일반 동물이 몬스터와 싸운다는 말에 조금 놀랐다. 사실 몬스터와 일반 동식물은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 몬스터도 일반 동물을 잡아먹거나 하는 경우가 없고, 일반 동물들도 몬스터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런데 영역 싸움에서 몬스터를 적으로 규정하고 싸움질을 하는 동물이 있다니 놀랍니다.
“아니야. 예전에는 많았어. 그런데 다들 싸우다가 죽어서 얼마 남지 않은 거야. 괴물들 나쁘니까 열심히 싸웠는데 그래도 이기지 못하고 많이들 죽어서 안 보이는 거야. 다른 종류들도 많이 그랬다고 했어. 먼먼 조상 때에는 그래서 동물들과 함께 싸우는 종족도 있었다고 했는데 요즘은 거의 보이지 않아. 어른들은 그들이 사라진 것은 아닌지 아쉬워하고 해.”
“그래?”
나는 포포니의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몬스터와 싸우는 동물이 없지만 과거에 몬스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에는 많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하나씩 멸종을 당한 것이겠지. 그리고 그 뒤를 선주민들도 차근차근 따라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녀석으로 하려고?”
“웅, 할 수 있어?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우웅.”
포포니는 꼭 되었으면 하는 눈빛으로 나를 본다.
응? 뭘 하는 거냐고? 그건 전에 코알람 새끼인 틸라피를 보고 느낀 것을 직접 실험을 해 보려고 하는 거지. 일반 동물을 정신으로 제압해서 자신의 뜻에 따르도록 만드는 마법이 있다. 그걸 실험을 해 보려고 한 거다.
물론 이미 작은 동물들로 실험을 해서 성공을 했다.
나같은 경우에는 지금 한 마리의 주머니쥐를 패밀리어로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거 아나? 주머니쥐의 주머니는 아래에서 위로 주머니가 있어서 뭘 넣고 다닐 수가 없다는 거 말이다. 원래 그 주머니는 새끼를 기르는 육아 주머니지 물건을 보관하는 주머니가 아니다. 거기다가 쥐들은 땅을 파는 습성이 있어서 흙을 앞에서 뒤로 흩뿌린다. 그러니 주머니가 위에서 아래로 뚫려 있으면 흙이 그 주머니로 들어가서 속에 있는 새끼를 곤란하게 만든다. 그래서 주머니는 다리에서 가슴 쪽으로 거꾸로 나 있다.
내가 그걸 알고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모른다. 주머니쥐라서 거기에 작은 물건이라도 넣어서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던 것이 헛된 것이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아쉬웠지.
아무튼 포포니는 이전부터 코알람 새끼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내가 패밀리어에 성공을 했다는 말을 듣고 마을 어른들에게 부탁해서 동물을 하나 잡아 온 것이 바로 저 놈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