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96
화
일단은 부유선에 타고 있는 상태, 이 대로는 저들과 대화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일단 나나 포포니는 이쪽 행성의 언어를 전혀 모른다. 물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에테르 활용이라면 상대에게 내가 지닌 감정을 에테르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 우리에게 적대적인 의사가 없다는 정도는 어렵지 않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모습을 보인 상태에서 할 일이지 이렇게 부유선을 타고 하늘 위에서 할 짓은 아니다.
“일단 내려가야겠다. 포포니.”
“웅, 그래도 섬 안에 내리지는 말자. 남편. 침략자로 생각하면 곤란하니까.”
“그래. 그럼.”
나는 포포니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섬에서 조금 떨어진 수면에 부유선을 띄우고 둘이서 부유선 밖으로 나섰다.
“이건 어쩌지?”
“그냥 두자. 남편. 갑자기 없어지고 하면 놀랄지도 몰라.”
“그렇긴 하지. 자 그럼 저 사람들에게 다가가 볼까?”
이젠 섬의 끝부분에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와 포포니는 물속으로 들어가서 목만 내민 상태로 섬을 향해서 헤엄치기 시작했다.
우리가 다가가는데 섬 사람들은 여전히 저희들끼리 뭐라 떠들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래서는 섬에 올라가기 어렵겠다. 조금 물러나서 우리가 올라갈 공간을 만들어 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목만 내민 상태로 뭔가 대화를 시작해야 할 판이다.
섬사람들의 모습은 조금 마른 체격의 인류의 모습이었다. 길을 걷다가 딱 보고 ‘저 사람은 많이 마른 편이구나.’하고 느낄 정도의 체격이었고, 팔과 다리나 이목구비는 나나 포포니와 다를 것이 없었다. 어디 아가미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지느러미가 난 곳도 없어 보였다. 신발은 신지 않았고 몸에는 딱 붙는 가죽옷을 입었다. 팔목과 발목까지 그 가죽 옷으로 가려져 있는데 얼굴 쪽은 턱 바로 밑까지 가죽으로 가려져 있다. 그리고 그 가죽옷에는 가까이서 보니 희미한 문양들이 얽혀 있는데 딱 봐도 몬스터 패턴이다.
“저기 좀 올라가면 안 될까? 이야기나 좀 하지?”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저들이 우리 말을 알아들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걸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뭔가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다.
하지만 저들은 또 다시 저희들끼리 뭐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 말소리가 너무 가늘고 높아서 제대로 들리지를 않는다.
“남편, 뭐라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그러게, 그 헌터 놈들은 언어 자료가 있을 텐데 그걸 숨기고 내 놓지를 않으니 다른 데블 플레인의 선주민 언어를 알 수가 없단 말이지. 여기 제7 데블 플레인인 것 같은데 그 놈들 말을 들어보면 적대적이라고 했거든? 도대체 뭔 짓을 해서 가는 곳마다 섡주민들과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어 놓은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나와 포포니가 소근소근 떠드는데 갑자기 섬사람들의 말소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모두가 우릴 쳐다보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나서서 내게 손가락을 뻗어 가리킨다.
– 무엇을 훔치러 왔나?
우와! 놀랐다. 말을 했어. 아니 이건 텔레파시 같은 거다. 그냥 의미의 전달 그런 거네? 이거 마법만 할 수 있으면 나도 어느 정도는 가능한데 말이지. 의지의 전달이라니 멋진데?
“훔치기는 뭘 훔쳐? 우리 부부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온 사람들인데. 그나저나 손님이 왔는데 적어도 거기 좀 올라가겐 해 줘야 하는 거 아냐?”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내가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은 내가 주로 쓰는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리고 저 사람은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아마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을 거다. 의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면 의지를 읽은 능력도 있을 테니 말이다.
– 이곳에 어딘지 모르고 왔다고? 도둑들이 만들어 놓은 구멍으로 왔으면서? 거짓말!
“어어어, 기다려.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그 도둑이라는 놈들이 만들어 놓은 구멍으로 온 것이 아니야. 다른 방법으로 왔다고.”
– 다른 방법으로?
“맞아. 솔직히 말하는 그 도둑놈들이란 사람들하고 내가 사이가 별로 안 좋은데 그 놈들이 그 플레인 게이트, 뭐 구멍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그걸 통해서 여러 행성에 통로를 만들 놓은 것은 사실이거든? 그런데 나는 그 비슷한 것을 만들 수는 있는데 그 많은 행성들을 찾아가서 그걸 설치할 능력은 없단 말이지. 그래서 내가 아는 사람에게 부탁을 해 뒀어. 구멍들을 통해서 다른 행성으로 가게 되면 내가 그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내 도구 하나를 던져 두고 오라고 말이야. 그래서 그 도구를 통해서 이곳으로 온 거야. 구멍이랑은 조금 다르지. 이건 그 놈들 것이 아니라 내 거니까 말이야.”
믿어라 응? 거짓말 아니거든? 이럴 때엔 정말 속이라도 뒤집어 보여주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으니 답답하단 말이지. 뭔 니들은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그런 능력 같은 거 없냐? 그런 거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지.
– 도둑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군. 그럼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가능하겠군.
“그야 어렵지 않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오기 어렵지. 이곳으로 올 수 있는 뭔가를 설치해야 다시 올 수 있는데 그건 아직 설치를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지.”
– 그건 좋은 일이군. 우리는 이방인을 반기지 않으니까 말이지. 다시 올 수 없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다. 그러니 돌아가라. 우리가 힘으로 쫓기 전에.
“어이, 그렇게 매정하게 굴 것은 없잖아. 서로 뭔가 이야기를 좀 해 보자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이곳과 마찬가지로 몬스터들, 여기선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지만 우린 몬스터나 괴물이라고 부르는 그 생명체와 생존 투쟁을 하고 있단 말이지. 그런 행성이 셋이 이번에 연합을 했어. 그리고 그 연합 덕분에 그것들을 상대하는데 꽤나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아 냈지. 그러니 당신들과 의논하면 그 괴물들을 상대할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우린 그런 목적으로 찾아온 거야. 뭔가 여기서 가지고 갈 생각은 없다고.”
어째 성격들이 까칠한 것 같으면서도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라면 뭐 어떻게든 수가 생기지 않겠어? 저 봐 당장에 우리를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잖아.
– 다른 행성들과 교류를 한다고? 그것도 악마들과 싸우기 위해?
악마? 이건 또 뭔 말이야? 아, 그러니까 이들의 생각에 그 몬스터는 악마, 아주 최악의 존재라고 인식이 되어 있는 거로군. 그래서 내겐 저 사람의 의지가 악마라는 뜻으로 전해진 거고? 음 그렇군.
“악마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우린 몬스터라고 해. 아무튼 그것들이 침략한 행성들 아홉 개를 알고 있고, 그 중에 한 곳이 여기야. 그리고 나머지 여덟 중에서 둘은 완전히 점령을 당해버렸지. 그 중에 셋이 연합을 하고 서로 교류를 하며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는 거야. 그것들이 먹어치우는 행성의 기운을 다시 행성에게 되돌리는 여러 방법들이 논의되고 또 효과적인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야.”
– 악마의 기운을 원래의 기운으로 되돌린단 말인가? 그건 우리도 알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너무 늦게 알았다. 우리가 하나를 바꾸면 악마들은 열을 바꾼다. 우린 겨우 이곳을 중심으로 겨우 버틸 뿐이다.
“그러니까 도움이 필요한 거지. 우린 사실 외부의 도움 없이도 언젠가는 우리 행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행성의 상황이 어떤지도 알고 싶었지. 여유가 생기니 다른 쪽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 맞을 거다. 아직 일방적으로 도울 수는 없지만 서로 돕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어떤가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 있는가?”
내 말에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던 이가 손가락을 내리고 곁에 있는 다른 이들과 뭐라고 떠들기 시작한다.
“남편, 남편 이야기는 들리는데 저 사람이 뭐라고 한 건지는 못 들었어.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야? 응? 저 사람이 뭐래?”
포포니에겐 나와 이야기했던 이의 뜻이 전해지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집중을 해야만 1인에게 의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수법인 모양이다. 나는 포포니에게 그와 내가 나눈 대화의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아마도 저 사람도 내가 포포니에게 하는 설명을 동료들에게 하고 있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