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10
화
“오랜만에 뵙습니다. 총괄 리더님.”
“오랜만은 무슨 본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구만.”
“전에 세균 탈취 이후로 처음이지 않습니까. 그 사이에 교역 행성 쪽에는 몇 번 다녀 가셨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만 이쪽으론 통 발걸음을 하지 않으셨지요.”
“그랬나? 뭐 워낙 게리가 일처리를 잘 하니까 그랬지.”
“얼마 전에 유메로가 다녀갔습니다.”
“뭐? 유메로가 여길? 무슨 일로?”
유메로는 내가 식민 행성에 처음으로 만들었던 수하다. 마법으로 세뇌를 시켜서 뮤이네 행성과 다른 몇 개의 행성에 있는 근거지를 관리하는 일을 맡겼었다. 물론 그 후로 관리해야 할 근거지들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수하들이 생겼지만 유메로는 첫 번째라는 점에서 특별한 녀석이다.
“모성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으라고 했다면서요?”
“그랬지.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 같은 명령을 내려 뒀던 걸로 아는데? 그래 무슨 성과라도 있데?”
일부러 찾아왔다면 뭔가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 싶어서 내심 기대를 하고 물어 본 말이다.
“별 내용은 아닌데 세이커님도 아시는 것처럼 모성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플레인 게이트 밖에 없고, 그 플레인 게이트로 들어가는 것도 생명체는 절대로 안 되는 건 아실 겁니다. 거기다가 물건들도 전수 검사를 하죠. 일일이 검사를 해서 용도가 확인되지 않은 것은 플레인 게이트를 넘지 못하죠.”
“이미 아는 이야기를 왜 또 하고 그래?”
“그런데 거기에 약간의 구멍이 생긴 것 같다고 유메르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구멍이라고?”
이거 흥미로운데? 구멍이라니?
“지금 모성으로 들어가는 플레인 게이트는 세 곳입니다.”
“그래. 알고 있어. 우리 교역 행성에서 모인 것들을 모성으로 들여보내는 것이 하나고, 다른 식민 행성에서 모인 것들을 모아서 보내는 곳이 두 곳이 있지.”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분명 하나가 더 있어야 하죠.”
“응? 하나가 더 있어야 한다?”
“맞습니다. 제5 데블 플레인, 거기에 연결된 플레인 게이트가 베일에 싸여 있는 겁니다.”
“아, 맞다.”
나는 무릎을 쳤다. 모성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곳이 제5 데블 플레인이다. 사실 우리 교역 행성에서도 엄청난 코어가 거래가 되고 있지만 그 코어들 중에서 모성으로 들어가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워낙 상인들이 많다보니 그 상인들을 모성에서 모두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코어가 필요한 상인들은 코어를 구해서 자신들의 행성으로 돌아가서 그것을 소비한다. 코어는 이제 어느 정도 문명이 발달한 행성에선 없어선 안 될 에너지원인 것이다.
그러니 모성으로 보내는 것도 보내는 것이지만 식민 행성에서 자체적으로 소비를 하는 양도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제5 데블 플레인 같은 경우에는 오로지 모성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만약 모성이 그곳을 잃게 되면 정말 난리가 날 것이다.
그 제5 데블 플레인으로 통하는 플레인 게이트가 있고, 그곳에서 모성으로 통하는 플레인 게이트가 따로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제5 데블 플레인의 생산품이 거래가 되고 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곳에서 나온 것들은 모두 모성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별한 플레인 게이트를 통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 플레인 게이트에 대해서 뭐 얻은 거라고 있대?”
혹시나 하고 물었다. 유메르가 그저 제5 데블 플레인의 플레인 게이트에 대해서 언질을 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오진 않지 않았을까?
“일단은 거기 그러니까 제5 데블 플레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았답니다.”
“뭐?! 어떻게?”
나는 깜짝 놀랐다. 까흐제 그 양반도 거긴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모성에서 완전히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통하는 플레인 게이트는 폐쇄가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거길 들어갈 방법이 있어? 뭔 수로?
“그게, 요즘 상황이 좋지 않은지 제5 데블 플레인으로 갈 지원자를 은밀하게 모으는 모양입니다.”
“응? 사람을 모아?”
“그러니까 일개미와 헌터를 모으고 있는 겁니다.”
“아, 그러니까 거기서 일할 일꾼들하고 전투병들이 모자란다는 말이구나?”
“맞습니다. 그걸 모성에서 충당하는 걸로는 모자란 모양입니다.”
“그게 말이 되나? 모성 인구가 자그마치 100억은 될 텐데? 거기에 생활이 곤란한 준 빈민들이나 빈민들만 해도 30억은 족히 될 걸? 그 인구에서 일개미나 헌터가 되려는 이들은 넘치고 넘칠 텐데? 그런데 사람이 모자라?”
“하지만 기본적으로 에테르에 대한 저항력은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야 일개미라도 될 수 있죠. 거기에 헌터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하고 말입니다. 그런 헌터가 어디 쉽게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요?”
“하긴 그렇기는 하지. 그래서?”
“유메르가 거길 들어갈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 관리하고 있는 거점들을 관리할 사람을 보내 달라고 하더군요.”
“응? 음?”
나는 게리의 말을 들으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그 이유를 이제 알았다.
유메르가 이곳까지 왔다는 거다. 즉 데블 플레인에 들어왔다는 거지. 그건 문제가 되는 거다. 일반인은 데블 플레인에 들어오면 안 된다. 그러면 에테르에 감염이 되어서 돌연변이가 된다. 그런데 유메르가 여길 왔다 갔다는 소리는 그가 돌연변이가 되지 않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란 소리고 그건 그가 일개미나 혹은 헌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 그가 직접 제5 데블 플레인으로 들어가겠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유메르가 원하는 것이 듀풀렉 포인터야?”
“맞습니다. 그게 있어야 제5 데블 플레인으로 들어가서 리더님과 연결을 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가? 그것 참. 그렇게 되면 뭔 수가 생겨도 생길 것 같기는 한데 말이지.”
“그래서 급히 뵙자고 하는 겁니다. 따로 툴틱으로 연락을 하는 것도 요즘은 믿을 수가 없어서 직접 온 거죠.”
사실 툴틱을 관리하는 주체가 모성이니 사소한 통화로도 덜미가 잡힐 수가 있다. 그러니 유메르나 다른 하수인들이 내게 연락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있다고 해도 공적인 게시판 같은 곳에 특정한 암호로 남기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것도 잘 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시킨 일을 하며 지내다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내가 직접 가서 일을 시키는 정도다.
하지만 이곳 데블 플레인에서 사용하는 툴틱은 좀 다르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툴틱은 우리 이알-게이트에서 직접 만들어서 관리하는 것이라서 모성의 입김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아직도 예전 툴틱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선주민들에게 보급하는 것은 모두 새로 만든 것들이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유메르를 제5 데블 플레인에 들여보내는 문제다.
“그럼 내가 직접 가서 만나봐야겠군.”
“네. 그렇게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게리는 급히 서둘러야 할 문제라는 듯이 즉답을 한다. 하긴 제일 걸림돌이 되는 곳이 모성이니 어떻게든 모성을 공략할 방법을 찾아 둬야지 마음이 놓이겠지. 직접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공격을 할 방법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니까 말이지.
나는 유메르를 만나서 듀풀렉 포인터를 건네주고 곧바로 다시 제7 데블 플레인으로 돌아왔다. 뭐 유메르의 일은 그가 알아서 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듀풀렉 포인터를 무사히 제5 데블 플레인으로 가지고 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 확률은 반반일 것 같다. 개인 소지품을 모두 검사한다고 해도 기념품 같은 것은 허용을 해 줄 가능성이 높으니 팔찌 장신구로 만들어진 듀풀렉 포인터를 검역에서 빼앗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일체의 개인 용품을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확률을 반반이라고 하는 것이다.
일단 유메르에게 준 듀풀렉 포인터는 특별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것은 제5 데블 플레인에서 최하급이라도 코어를 하나 구해서 장착을 해야 작동이 되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라도 유메르의 몸에서 떨어지는 순간 망가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손목에 꽉 끼도록 되어 있는 팔찌는 안쪽이 느슨하게 되면 곧바로 탄력이 작용하면서 듀풀렉 포인터로서의 기능이 완전히 없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니 유메르가 그걸 압수당한다고 해봐야 그저 장신구용 팔찌를 빼앗긴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런 안전 장치를 마련한 상태로 유메르를 제5 데블 플레인의 헌터 모집에 응하도록 했다.
나도 유메르에게 헌터의 능력이 숨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어쨌거나 일이 잘 풀리면 제5 데블 플레인에 들어갈 길이 열리고, 또 거기서 잘 하다보면 모성으로 갈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제7 데블 플레인에서 근원에 있다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일이다. 예상이기는 하지만 지역 코어에 해당하는 녀석일 확률이 높다. 설마 거기 있는 녀석이 대륙 코어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거라면 그걸 사냥하러 갔던 섬사람들 절반 정도가 살아 온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까. 암, 절대로 대륙 코어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