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14
화
“그동안 훈련을 받느라 고생들 많았다. 본 조교는 여러분들이 미워서 괴롭힌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한다. 나가보면 알겠지만 지상에선 연일 몬스터들과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여러분이 아무리 헌터들을 보조하기 위해서 왔다고 하더라도 그 전투의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수차례 설명을 했다.”
미친, 그런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지, 언제 빈번하게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했어? 저건 아주 제멋대로군. 누굴 죽이려고?
“이제 여러분은 이 시간을 마지막으로 모든 훈련을 종료하고 지상으로 올라가서 본연의 임무인 헌터 지원 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물론 여러분이 배치되는 곳에서 여러분들은 세세한 임무를 배정받게 될 것이며 툴틱을 비롯한 개인 장비도 지급을 받게 될 것이다.”
툴틱을 준다고? 하지만 제5 데블 플레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툴틱에 올라오지 않는 걸로 아는데? 그것도 꽤나 오래 전부터 막혀 버렸지 아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동기들도 그 생각을 하는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약간씩 나기 시작한다.
“커엄. 여러분의 툴틱은 이곳 몬스터 전선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의 정보는 기밀로 취급되기 때문에 밖으로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취하고 있는 조치니 그렇게 알면 된다. 일단 여기 이 자료부터 보겠다.”
조교가 벽면에 설치된 모니터에 화면을 띄우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기한 것은 이곳에선 저런 식의 구형 모니터가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수 세기가 지난 것 같은 과거의 유물들이 이곳에선 아직 사용을 하고 있다. 그것도 전자 제품에 해당하는 것들을 말이다. 그래서 그게 어떻게 된 일인지를 고민해 봤더니 이곳에 에테르 농도가 다른 데블 플레인에 비해서 낮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래봐야 아주 정교한 전자 제품들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주 튼튼하게 만들어진 단순한 제품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실 그 때문에 저렇게 구형의 스크린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홀로그램을 썼을 것이다. 뭐 툴틱에 그 기능이 있으니 저 조교의 툴틱을 사용하며 될 것 같지만 그것도 곤란한 것이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볼 수 있을 정도로 툴틱의 화면을 크게 만들면 저 조교의 생체 에너지가 급격하게 소모되어서 수업 한 시간 하고 나면 쓰러져서 앓아눕는 사태가 생길 지도 모른다. 뭐 나같은 실력자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저 조교는 아무리 봐도 헌터로선 최하급이다. 거의 일개미에 가까운 에테르 능력을 지녔고 생체 에너지도 비슷하다. 그러니 많은 것을 바라면 안 될 사람인 거다.
“이게 바로 우리들이 상대할 몬스터다.”
제일 먼저 화면에 표시된 것은 사족 보행의 불가사리 형태의 괴물이었다.
발이 넷 달렸는데 그 모양이 다리 하나가 잘려나간 불가사리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그 잘려나간 다리 부분에 몬스터의 머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화면에는 놈이 움직이는 모습이 느린 화면으로 재생이 되고 있는데 다리가 네 개의 꼭짓점에서 안쪽으로 접히는 형태로 달려 있는데 곤충의 다리처럼 각질로 된 껍질이 있다.
“우리는 이 몬스터를 티니페라고 부른다. 그게 무슨 뜻인지는 나도 모른다. 처음 이것들을 발견했을 때 그 생긴 것이 불가사리를 닮았다고 불가사리와 관련 있는 단어로 이름을 정했고, 그 후에 그 이름 중에서 일부만 남아서 티니페란 이름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냥 이름이 티니페라고 외워라. 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 줄 것은 우리가 상대하는 몬스터는 이 티니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어? 그건 또 뭔 소리? 몬스터가 저거 밖에 없다니?
“저기 그럼 다른 몬스터는 오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우리가 그 티니페가 있는 지역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깁니까?”
오호? 샤마렐 어쩐 일로 그런 제대로 된 질문을 다 하냐? 언제나 불평불만만 입에 달고 살더니?
나는 옆자리에 앉아 있는 샤마렐을 새삼 다시 보게 된다. 이 녀석도 어딘가 제대로 된 구석이 있긴 한 모양이다. 나한테 들러붙어서 귀찮게 하는 거 말고도 할 줄 아는 것이 있었단 말이지?
“틀렸다. 이곳 몬스터 전선에는 오직 티니페 밖에는 없다. 다른 형태의 몬스터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뭐? 한 종류의 몬스터만 있어? 그게 정말일까?
“물론 이 티니페도 등급에 따라서 구별을 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붉은색 등급의 티니페 이상은 상대하기 어렵다. 사실 그런 것들을 만나게 되면 헌터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은 숨거나 도망가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훈련 중에 배운 것을 잘 활용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끄는 것이 가능하긴 할 테지만 역시 주황색 등급의 티니페만 되어도 여러분 수십 명이 협동을 해도 잡기 어렵다. 그러니 그런 경우에는 후퇴하도록.”
“그럼 저 티니페 중에서 등급이 높은 것은 어떻게 구별을 합니까?”
역시 샤마렐, 좋은 질문이다. 뭐 답이야 뻔한 거겠지. 똑 같이 생겼으면 구별이 어렵지. 그래도 다른 것이 있다면 아마도…
“몬스터의 크기와 몬스터 패턴의 크기, 그리고 그 패턴의 복잡성을 기준으로 구별을 한다.”
“에? 그게 무슨 말씀인지.”
“지금 설명을 하려고 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자 봐라.”
조교는 화면을 바꾸어서 여러 몬스터 패턴을 나열했다. 그것은 단순한 기호 몇 개로 되어 있는 것에서부터 높은 수준의 마법진 몇 개를 합쳐 놓은 것처럼 복잡한 것까지 여러 단계로 나뉘어져 있었다.
“보면 알겠지만 이것들은 몬스터 패턴을 나열한 것이다. 자 이렇게 단순한 것을 지닌 놈은 빨간색 등급이다. 그리고 이런 정도면 주황색이고 이런 정도면 노란색이다. 그렇게 해서 이것까지 이르게 된다. 이것은 등급 외의 몬스터가 지니고 있던 패턴이다. 이런 등급 외의 몬스터는 우리 몬스터 전선에서 한 번 밖에 잡힌 적이 없다. 하지만 그 전투에서 희생이 너무 컸기 때문에 등급 외의 몬스터가 등장하면 무조건 후퇴하는 것으로 전략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이런 몬스터 패턴은 티니페의 등이 아니라 배에 있기 때문에 쉽게 확인을 하기 어렵다. 물론 티니페는 이동을 도약이란 방법을 쓰기 때문에 제정신만 차리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선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패턴이 아니라 티니페의 크기로도 구별을 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 방법에는 오차가 30% 정도 된다. 그러니 그 사실을 잊지 말도록. 어쨌거나 티니페의 높이가 여러분의 허리까지 오는 것들은 빨간색 등급이다. 물론 그 중에 열에 셋은 상위 등급일 수 있다고 이미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가슴까지 오는 것들은 주황색 등급, 물론 열에 셋은 빨간색이거나 혹은 노란색 등급 이상일 확률이 있다. 다음으로 여러분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 무조건 도망을 가라. 그건 초록색 등급이다. 물론 주황색일 확률도 있다. 하지만 그래봐야 죽는 건 마찬가지다. 그러니 여러분은 그 정도 크기가 자신을 목표로 뛴다 싶은 순간 도망을 가야 살 수 있다.”
뭔 소린지 알긴 알겠다. 저것들은 한 번에 수십 미터를 도약해서 떨어지며 공격을 한다. 떨어지는 충격으로 사람을 공격하고 그 뒤에는 네 개의 다리를 사방으로 휘둘러서 공격을 하는 거다. 그 다리가 날카로운 것도 있지만 에테르가 휘감겨 있으니 일반인이랄 수 있는 일개미는 맞으면 사망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