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21
화
“지랄! 하필이면 이런 곳에 주둔을 하다니 위에 것들은 하여간 대가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것이 분명하다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그래 샤마렐 나도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티니페들은 주로 점프와 함께 떨어져 내리면서 공격을 하는 것이 기본 행태다. 그런데 이렇게 몸을 숨길 곳이 많으면 티니페 놈들이 도약을 볼 수가 없다. 그러니 놈들의 공격에 대비할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자연히 희생자가 늘어나게 된다. 거기다가 도약이 아니라 무너진 건물 틈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갑작스럽게 공격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처럼 오러를 통해서 놈들의 기척을 살피는 능력이 없는 일반 일개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 방에 죽거나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부상자가 늘어나면 당연히 치료용 캡슐 등의 보급품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그런 보급품도 전부 코어를 주고 교환을 하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사냥꾼의 수는 줄어들고 써야 하는 코어의 수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그게 계속 이어지게 되면 결국은 보급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부상자를 치료할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샤마렐은 투덜거리고 있다.
“조장, 우리 4조도 이젠 딱 마흔 남았습니다. 뭐 조장 덕분에 많은 수가 남기는 했지만 이제 1조부터 인원 배치를 다시 하게 되면 우리 조에 남을 사람도 몇 되지 않을 겁니다. 어쩔 겁니까?”
“뭘?”
“우리도 올라갈 거냐고 묻는 거지 뭐가 뭡니까?”
“글쎄?”
“대장 실력이면 헌터로 들어가지 왜 일개미로 온 겁니까?”
“헌터?”
“그게 속인다고 속여집니까? 딱 보면 아는 거지. 대장 곁에 있으면 몬스터들이 도끼질 한 방에 뻗어 버리고 칼질에 잘려나가는데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한 겁니까?”
“그게 내 탓이라고?”
“나도 들은 거 있습니다. 헌터들 중에서 고급 헌터들, 그러니까 다른 데블 플레인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헌터들 중에서도 정신 능력자들이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대장도 그거 아닙니까. 다른 데블 플레인에서 활동을 하다가 은퇴했던 헌터. 그런데 돈이 필요하니까 다시 이곳 몬스터 전선으로 지원한 거 아닙니까. 분위기나 보자고 일단 일개미로 들어온 거고 말입니다.”
뭐 그렇게 생각을 해 주면 좋기는 한데.
“그래서 조장 실력이 어는 정도나 되는 겁니까?”
“실력?”
“어떤 등급까지 잡을 수 있냐고 묻는 거 아닙니까. 혼자서.”
“후훗. 글쎄? 보라색? 한 마리 정도는?”
저 봐라 그 말 한 마디에 입이 떡 벌어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나는 그런 샤마렐에게 피식 웃어주고 만다.
“에이 참, 노, 농담도. 그런 농담은 하지 말고 말입니다. 우리 몬스터 전선의 최고 지휘부에도 보라색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헌터는 없는 걸로 압니다. 그런데 그런 농담을 하고 그럽니까? 간 떨어지게.”
“그랜드 마스터가 없다고?”
“없습니다. 여기 티니페들은 대충 영역 구분이 정확하게 되어 있어서 우리가 있는 곳에는 빨간색 등급하고 주황색 등급만 나옵니다. 그리고 노란색이나 초록색 등급은 가끔 새로 진출하는 곳에서 등장을 하는데 그럼 즉시 후퇴를 합니다. 뭐 후퇴를 한다고 해도 희생이 굉장하지만 일단 노란색이나 초록색 등급이면 중군의 헌터들이 나서야 합니다. 그러니 우린 위치만 알리고 빠지는 거죠. 뭐 주황색과 노란색 등급이 섞여 있는 경우에는 소군 단위에서 어떻게 해 본다고 하지만 역시 무리하기 보다는 부대를 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거하고 그랜드 마스터가 없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랜드 마스터가 있었으면 적어도 파란색이나 남색 등급 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을 했을 거 아닙니까. 더구나 그런 놈의 코어라면 그거 하나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고 하는 말입니까? 그런데도 지금까지 파란색이나 남색 티니페가 잡힌 것은 정말 몇 번 안 되는 일입니다. 그걸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죠.”
글쎄 그럴까? 여기 지휘부가 머리가 있다면 절대로 고급 코어는 넘기는 않는다. 어쩌다가 사냥에서 획득을 하더라도 그건 숨기지. 왜? 그런 것을 넘겨봐야 저 쪽의 기대치만 높여주게 될 텐데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는 거지. 지금도 그렇지만 1코어에 두 사람이 한 달 먹을 식량을 주는 놈들이다. 그건 어떻게 봐도 착취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그런 놈들이 같은 양의 식량을 2코어나 3코어를 받겠다고 나서지 않을 이유가 있나? 어차피 죽기 싫으면 사냥을 해서 바치고 그에 해당하는 식량을 얻어야 하는 것이 이곳 몬스터 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운명이다. 플레인 게이트는 이곳에서 작동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성에서 통제하는 것이니 이곳에서 플레인 게이트를 점령한다고 무슨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지휘부에서도 적당하게 타협하면서 코어를 넘기고 이쪽에 필요한 물품을 받고 있는 상황인 거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여기서 모습을 드러내고 실력 행사를 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유배자들이나 마찬가지니 탈출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으면 모두 내 편으로 만둘 수 있지 않겠나? 그럼 또 그렇게 모성의 코어 보급에 차질을 줄 수 있는 문제고 말이다. 더구나 지금 내가 어디 가서 맞아 죽을 정도로 능력이 처지는 것도 아닌데 이제 상황 파악이 어느 정도 되었으니 이번에 입체 프린터만 도착을 하고 듀풀렉을 만들기만 하면 곧바로 이기 몬스터 전선의 사람들을 모두 탈출을 시켜야겠다. 뭐 교역 행성으로 나가게 하면 되겠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웃습니까?”
샤마렐 넌 티니페가 오는지 안 오는지 감시할 생각은 않고 내 얼굴만 보고 있냐? 그 우락부락한 얼굴도 이젠 지겹거든?
“남쪽 집단군 생각하고 있었다.”
난 이야기를 딴 곳으로 돌렸다. 이런 때에는 가벼운 농담거리를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고, 그런 방법으론 남부 집단군에 대한 이야기가 최고다.
“우헤헤헤. 조장님이 말입니까?”
“왜 난 그러면 안 되냐?”
“하지만 웃기지 않습니까? 조장님이 릴리 집단군을 생각하다니 말입니다.”
“몽땅 여자라며?”
“그건 그렇죠. 하지만 여기서 여자가 별겁니까? 여자도 싸우지 못하면 죽고 그러는 겁니다. 거기 집단군 얘들도 여자가 아니라 군인이고 전사죠.”
하긴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처음에는 남녀 혼성 부대를 만들었다가 이후에 문제가 자꾸 생기는 바람에 여자가 독립해서 하나의 집단군으로 떨어져 나갔단다. 그래서 그 후로 여자들은 무조건 남부 집단군에 보내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쪽은 사실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있다고 할 정도로 폐쇄적인 집단이 되어 있단다.
여자에겐 사실 티니페나 남자들이나 양쪽 모두가 적인 때가 있었다고 한다. 뭐 이곳처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에서 인간은 본성을 잃거나 혹은 본성을 내보이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 본성이 착한 것이거나 혹은 악한 것이거나 어느 쪽이건 겉으로 표현되는 것은 참으로 역겨운 작태들이 들어나곤 한다. 그런 상황에서 희생자는 여자가 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뭐 여자에게 희생되는 남자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건 이상하게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는 세상이기도 하고.
어쨌거나 그런 문제 때문에 여자들은 그 쪽에만 몰려서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들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들 남자에게 좋은 농담거리가 되는 것이다.
“본 적 있냐?”
“지휘부에 들어가거나 할 때나 간혹 볼 때가 있죠. 아니면 못 봅니다.”
“그래?”
“넵.”
“그럼 여기 놈들은 몇 년 동안 거기에 곰팡이 껴서 살고 있는 거냐?”
“뭐… 손도 있고, 거시기도 있으니까 어떻게든 해결을 하고 사는 거죠.”
손은 이해가 간다만 거시긴 또 뭐냐? 아, 아니지. 그런 거 물었다고 귀가 썩을 일은 없지. 그냥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