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30
화
나는 급하게 움직였다.
새로운 성간-게이트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나를 들뜨게 하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것을 소수의 몇이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신경이 쓰이는 문제다. 뭐 그런 거 있잖은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내가 아닌 다른 이가 성간-게이트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꽤나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까흐제다. 나는 까흐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게 듀풀렉 포인터를 주면서도 그것이 모성의 손에 넘어가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다. 물론 모성으로 넘어간다 하더라도 상관 없는 문제였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해 주면 어떻게든 모성으로 건너가서 위력 시위라도 할 참이었다. 그런데 까흐제는 그런 시도는 하지 않았다. 다만 성간 게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제3 데블 플레인에서 실종이 되었다가 제7 데블 플레인에서 나타났다. 그게 문제인 거다.
나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까흐제의 움직임을 살피라고 해 놨더니 아랫사람, 그러니까 텀덤과 타모얀 종족, 이알의 회원들이 모두 나서서 까흐제를 감시해서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특히 교역 행성으로 통하는 성간-게이트를 통해서 외부로 나가지 않은 까흐제가 제7 데블 플레인에 나타났다는 것은 꼼꼼하게 성간-게이트 이용자들의 인명록을 살펴본 실무자의 노력 끝에 밝혀졌다.
그러니까 까흐제는 제7 데블 플레인으로 넘어가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알아낸 이후에 더욱 세밀한 감시를 했단다. 물론 그랜드 마스터를 감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저 까흐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정도는 어떻게든 가능했던 모양이고, 그런 감시 끝에 까흐제가 다른 데블 플레인으로 가는 수단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알아 냈고, 또 다른 그랜드 마드터들도 그런 수단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 그 방법이 뭘까?
대충 짐작하는 것처럼 데블 플레인에 있는 던전이 그 이동 수단이다. 물론 모든 던전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특이한 에테르를 품고 있는 던전이 바로 그런 기능을 지니고 있는 던전이란다.
즉 제3 데블 플레인의 에테르와 전혀 다른 성질의 에테를 품고 있는 던전은 다른 데블 플레인으로 통하는 통로인 것이다.
그러니 전에 까흐제가 세바스찬이 발견한 던전으로 찾아와서 던전을 독차지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던전을 두고 그랜드 마스터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도 보물을 두고 서로 싸우자면 상대가 죽거나 자신이 죽거나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것을 아는 까닭에 생긴 묵계와 같은 것이었던 거다.
“그래서 방법은 아직 모르고?”
“던전을 통해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만 알아냈고 정확하게 어떤 방법을 쓰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 던전이 몇 곳이나 있는지는?”
“헌터들 사이에서 알려진 것은 다섯 곳이고 선주민 사이에서 알려진 곳은 그 헌터들의 다섯 곳에 세 곳을 더해서 여덟 곳입니다.”
“그거 데블 플레인 숫자하고 겹치는 것 같은데?”
“우연입니다.”
“우연?”
“확인되지 않은 지역이 훨씬 더 넓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던전이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제1 데블 플레인에서 제9 데블 플레인까지에서 여기 제3 데블 플레인을 뺀 여덟 곳의 데블 플레인으로 통하는 입구는 아닐 거란 말이냐?”
“네. 그건 아닐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제5 데블 플레인만 하더라도 이미 한 두 곳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숫자에 속으면 안 되는 겁니다. 전에도 제1 데블 플레인이 몬스터들이 나타난 가장 오래 된 데블 플레인으로 오해하고 그랬잖습니까.”
“아, 맞다. 그렇지.”
역시 사람은 습관이란 것에 쉽게 속는 경향이 있다. 제1 데블 플레인에서 제9 데블 플레인까지 숫자를 붙여 놓고, 그런 오해를 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던전이 여덟 개라고 또 그런 숫자에 집착을 했다.
나는 텀덤을 따라서 옴파롱트의 광장으로 향했다. 거기에 우리를 기다리는 이가 있었다.
“반가워요. 오랜만에 보내요.”
“그렇군요. 고다비님.”
나는 고다비와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이제부터는 고다비와 거래를 시작해야 한다.
“잠시 걸으면서 이야기를 할까요?”
고다비가 지금은 갑의 입장이다. 그리고 저 여자는 그 지위를 제대로 이용을 해 볼 생각인 모양이다. 먼저 앞서서 걷는 고다비의 어깨가 활짝 펴져 있다.
“감쪽같이 속았습니다.”
“속다니요?”
“성간-게이트는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더군요.”
“호호홋.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세이커님의 게이트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죠. 솔직히 저는 지금 제가 이는 정보를 가지고 무얼 얼마나 얻어야 할지 계산이 서질 않아요. 솔직히 그렇게 큰 메리트가 없거든요.”
“성간-게이트에 대한 정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가치가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걱정은 제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랜드 마스터인 고다비님께 제가 드릴 것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거든요.”
“호호호홋. 설마 그런 걱정을 하시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전 욕심이 많지 않아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고다비 이 여자가 원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기준을 넘어서면 정말 곤란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던전을 이용해서 다른 행성을 오고가는 사람이 까흐제와 고다비 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고다비가 분에 넘치는 것을 요구하면 다른 이들 역시 그와 비슷한 수준을 요구할 것이고 그럼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솔직히 그런 상황이 되면 무력을 동원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가 없다. 나도 그렇게 성질이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 말이다.
“얼굴 표정이 무섭네요.”
“걱정을 하는 겁니다. 고다비님께서 무얼 요구하실지 몰라서 말입니다.”
“그보다는 더 무서운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설마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고다비도 알고 나도 아는 상황이겠지. 자, 그러니 이제 보따리를 풀어 보시죠. 고다비 그랜드 마스터.
“던전을 통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오직 데블 플레인 밖에 없어요. 그 행성들 중에는 아직 몬스터들이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곳도 있죠. 제가 배운 기술이 바로 거기서 얻은 거죠. 알죠? 비행 능력이요. 그걸 거기서 얻었어요. 거긴 제9 데블 플레인이라고 불러요. 거기도 선주민이 있고, 그 선주민과 교분을 쌓은 끝에 그들의 기술을 얻을 수 있었죠. 하지만 던전 중에는 데블 플레인이 아닌 다른 행성으로 통하는 곳도 있어요. 아, 그러니까 그곳 역시 몬스터이 날뛰는 곳이지만 모성의 플레인 게이트가 열리지 않은 곳이라서 데블 플레인이라고 할 수가 없는 곳이죠. 그런 행성들이 적지 않아요. 물론 몬스터 세상이 된 행성도 있죠. 제4, 8 데블 플레인 처럼요.”
“이상하군요. 듣자니 고다비님은 많은 행성들을 돌아다닌 것 같은데, 실제로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통하는 던전은 몇 되지 않고 또 기득권 때문에 서로 공유하는 경우도 별로 없는 걸로 아는데요?”
“그야 그렇지만 제가 갈 수 있는 그곳에도 또 던전들은 있어요. 그리고 그런 던전들을 통해서 이동할 수 있는 행성의 수는 적지 않죠.”
“그렇군요. 이곳에서 다른 행성으로 가고 또 그 행성에서 다른 행성으로 가는 방법이 있군요. 그러다보면 많은 행성들을 오갈 수 있겠군요. 멋진데요?”
“호호홋, 멋지다구요? 아뇨. 아주 위험하죠.”
“네? 위험하다구요?”
뭐지? 던전에 있는 몬스터들이 그렇게 위험한가?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라면 보라색 등급이라도 어느 정도는 해결이 가능한 존재들인데? 뭐 몇 마리가 몰려 나오면 위험할 수도 있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몬스터들이라면 또 상황이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