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34
화
“맞아요. 칼을 들고 있는 것도 같아요. 아마도 여기 있는 것과 같은 몬스터가 어찌어찌 성장을 해서 괴수가 되었을 거란 것이 제 생각이에요. 어쩌면 이곳에 있던 몬스터가 게이트를 넘어서 제3 데블 플레인으로 갔을지도 모르죠. 호호호. 아, 농담인거 아시죠?”
농담은 무슨 농담. 던전을 통해서 에테르 교환이 가능하다면 던전을 통한 몬스터의 이동이 불가능할 이유가 있나? 어차피 몬스터들은 에테르에서 태어나는 것들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니 에테르가 이동한다면 몬스터의 정보도 에테르에 담겨서 이동하고 그렇게 해서 몬스터가 널리 퍼지는 것도 가능하겠지.
다만 던전이란 것이 어떻게 생성되는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되는데 만약 던전이 한 쪽의 왕성한 에테르를 바탕으로 다른 행성에 자연스럽게 생성이 되는 거라면 문제는 커지는 거다.
에테르 생명체들이 그런 식으로 다른 행성으로 통하는 입구를 열 수 있다는 말이 되니까 말이다.
“던전이 어떻게 생기는지는 아십니까?”
나는 혹시나 하고 고다비에게 물었다.
“몰라요 그건.”
“그럼 혹시 다녀본 행성들 중에서 몬스터가 막 등장하기 시작한 초기의 행성도 있었습니까? 백년이나 그 안쪽으로 몬스터가 등장했던 뭐 그런 곳 말입니다.”
“글쎄요. 저는 아직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왜요?”
“던전을 통해서 에테르를 전파한다면 그 에테르에 몬스터의 정보를 담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만약 에테르가 전혀 없는 행성에 이런 몬스터 던전이 열리게 되면, 그런 식으로 에테르 생명체, 그러니까 몬스터의 세력 확장이 일어날 수도 있단 생각이 드는군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고다비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내 말을 받는다.
“굉장히 위험한 일인데 고다비님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군요?”
나는 그런 고다비의 태도가 이상해서 물었다.
“호호홋, 어차피 제가 사는 곳이 데블 플레인이고 또 지금껏 돌아다닌 곳도 그런 곳인데, 다른 행성이 몬스터의 침입을 받는다고 제가 걱정할 이유가 있나요? 어차피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말이죠.”
뭐 저렇게 말을 하면 또 할 말이 없기는 하다.
역시 던전 안에는 몬스터들이 득시글거린다. 하지만 그래봐야 남색 등급이고 또 조금 더 나은 놈이 보라색 초입 등급이다. 정신 차리고 상대하는 우리 넷을 당할 수가 없다.
“어머나 코어가 나왔네요? 호호홋.”
사냥이 끝나고 냉큼 코어를 챙기는 고다비다. 포포니가 불퉁하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만다. 하지만 다음에 코어가 나오면 절대로 고다비에게 빼앗기지 않을 거란 각오를 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포포니가 고다비에게 빼앗긴 코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음, 고다비님. 혹시 여기 던전을 지금 정리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이곳에도 던전 코어를 지닌 녀석이 있을 테니 그거나 사냥을 하죠.”
나는 고다비에게 던전을 파괴할 것을 슬쩍 건의해 본다.
“욕심이 많으시네요. 던전 코어가 필요하세요?”
고다비는 조금 전에 챙긴 코어가 신경이 쓰이는지 코어를 넣은 배낭을 등에서 한 번 들썩 거린다.
“어차피 계속 두고 볼 생각은 없습니다. 다른 데블 플레인과 통하는 던전들은 빠르게 정리를 해 버릴 생각이니까요. 그래도 또 어딘가에서 생기고 하겠지만 말입니다.”
“하긴 그렇긴 하죠. 하지만 부족코어처럼 그렇게 빨리 새로 생기진 않는 것 같아요.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한 번 없어진 던전, 그러니까 게이트가 있는 던전은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나야 새로 생기는지 알 수 없다고 했거든요.”
“어쨌거나 여기 던전 코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면 안내를 좀 부탁하죠.”
“뭐, 그렇게 하죠. 하지만 괜찮아요? 여긴 제3 데블 플레인과 비슷한 에테르 성질을 하지고 있기는 하지만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닌데요.”
“고다비님도 에테르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지 않습니까.”
“그거야 저는 이곳 에테르도 융합을 시켰으니까요.”
“그건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얼음 동굴에서 수련을 했었죠. 그래서 그곳의 에테르를 받아 들여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해 둔 상태라서 이곳에서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겁니다.”
“한동안 얼음 동굴에 머물렀던 것이 그 이윤가요? 그렇다고 해도 굉장히 빠른 시간에 에테르 융합을 했군요.”
뭐 그거야 우리에게 세포니 행성이 있으니까 그런 거다. 그곳의 기운이 여러 에테르를 융합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으니까. 또 거기다가 오러 호흡법은 정말 비교할 수 것이 없는 최고의 수련법이니까.
던전 코어를 지닌 몬스터는 확실히 일반 몬스터와는 차이가 있다. 하긴 일반 몬스터의 부족 코어를 지닌 녀석도 특별한데 이런 게이트를 지니고 있는 던전의 주인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긴 하지.
“황금일까요?”
텀덤이 조금 얼빠진 목소리로 묻는다.
“몸뚱아리 전체가 황금으로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그 꼴을 하고 저렇게 움직일 수 있겠냐?”
“남편, 그래도 저 갑옷하고 칼하고 그런 건 황금 아닐까? 우웅. 멋지다.”
쯧, 포포니 눈에는 번쩍거리는 황금빛으로 치장한 삼등신 몬스터가 멋져 보이는 모양이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던전의 주인을 공격하기 직전이다. 고다비의 안내로 던전 코어를 지닌 몬스터를 찾아 온 것이다. 그런데 그 코어 몬스터가 황금으로 만들어진 삼등신 몬스터다. 물론 저 몸뚱이 전체가 황금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을 해 보지 않았지만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보인다는 말이다.
“데리고 있는 부하들의 수도 여섯이나 되요. 그것도 전부 보라색 등급이죠. 거기에 사냥이 시작되면 근처에 있는 다른 몬스터들을 불러들일 가능성도 있어요.”
고다비가 조심스럽게 경고를 한다.
“하다가 안 되면 도망을 가죠. 고다비님도 그건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죠. 하지만 너무 많은 몬스터들이 몰려들면 도망가는 것도 불가능할 수가 있어요.”
“뭐 그렇게까지 되면 어떻게든 구해드리죠.”
나는 그렇게 고다비에게 약속을 했다. 함께 싸우는 동안은 동료니까 위험해지면 게이트를 열어서 안전하게 도망을 가야지 어쩌겠는가.
“우웅. 남편. 저거 그냥 데드존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아, 그거 참 궁금한 일이긴 하다. 그럼 어떻게 될까?
“형님 한 번 해 볼까요?”
텀덤도 몸이 달아 오른 모양이다. 하긴 저 삼등신 놈은 크기도 작으니까 데드존에 넣기도 편하다. 그리고 부족코어를 지닌 녀석을 데드존으로 보내면 다른 녀석들은 오래 지나지 않아서 사라지는 거다. 전에 타모약 물의 종족을 만나서 자클롭 족장을 사냥할 때에도 자클롭 족장을 데드존에 넣은 후에 자클롭들이 오래 지나지 않아서 하나둘씩 사라졌던 경험이 있다. 그러니 이곳 던전 코어가 사라지면 던전도 자연스럽게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코어 없애고 나서 던전 밖으로 나갈 시간이 있을까요?”
나는 고다비를 돌아보며 물었다.
“괜찮지 않을까요? 나가는 길은 어느 정도 익숙하게 알고 있으니까 일단 달려보죠. 그런데 데드존이란 거 그게 뭐예요?”
“전에 삼두신 괴수를 보관했던 공간이요. 일종의 감옥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게이트 입구를 열어서 그런 곳에 넣을 수도 있단 말이군요? 무섭네요.”
고다비가 살살 고개를 흔든다.
“뭐 저 놈의 부하들까지 한꺼번에 상대할 필요는 없죠. 그냥 간단하게 상대를 하면 될 문제니까요.”
“크기가 작은 몬스터들은 등급에 상관없이 처리를 할 수 있는 건가요?”
고다비가 궁금한 듯이 묻는다.
뭐 솔직히 괴수도 잡은 거니까 어쩌면 그보다 높은 등급인 지역 코어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솔직히 데드존에 넣었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꺼낸단 말인가. 더구나 지역 코어를 지닌 놈이 괴수보다 작을 거란 예상은 좀처럼 하기 어렵다. 제7 데블 플레인의 근원이란 곳에 있는 녀석만 하더라도 머리에서 꼬리까지 150미터가 넘는 놈이 아니던가.
“사실 보라색까지는 어렵지 않고, 괴수 등급이라도 크기가 작다면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은데 그 이상은 모르겠군요. 방심하지 않은 이상은 어렵지 않을까요?”
나는 그렇게 고다비의 질문을 얼렁뚱땅 넘겼다. 사실 데드존의 입구라고 하더라도 그건 단지 게이트 입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도 에테르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공격을 받으면 깨진다. 게이트로 받아들여서 흡수할 공격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고 게이트 입구가 깨지는 형태의 공격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약점까지 고다비에게 설명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아, 그렇군요. 전에 제2 데블 플레인 지역 코어 사태 때에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게이트 입구라도 해도 그랜드 마스터의 공격이면 파괴될 수가 있다고 말이죠.”
기억력 좋네. 뭐 그걸 기억하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