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72
화
“엇, 마눌 조심!”
파카카카캉! 파캉! 카드득!
“마눌!”
우와 저 여자가 누구 간 떨어져 죽는 꼴을 보고 싶나? 뭐하는 거야? 왜 공격을 그대로 맞고 있는 건데? 뭐 하긴 우리 장인 어른이 때리는 것을 맞아도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나를 생각하면 포포니가 더 튼튼하니 저 정도의 공격은 그닥 위험할 일 따위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우리 마누라 머리카락 하나도 다칠까 노심초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란 말이지.
“흐응? 겨우 이 실력으로? 그래도 죽이겠단 의지는 잘 받았어. 그러니까 나도 어쩔 수 없는 거야. 받은 건 되돌려 줘야 하니까 말이야.”
어어, 마눌 설마 진심이야?
츠릿 츠리릿!
아, 끝내 해 버렸다. 우리 마눌. 마눌이 한 손에만 끌고 갔던 칼을 휘두르면서 등에 매달고 있던 다른 하나까지 뽑아 들었다. 아니 짧지만 화려한 칼춤을 추었다. 2미터가 되지 않는 포포니가 2미터가 간신히 되는 두 개의 쌍칼을 들고 춤을 추는데 줄기줄기 뻗어나가는 강기의 길이는 칼보다 훨씬 길다. 그런 칼 두 개가 복도를 가득 채우며 현란하게 빛을 내다가 다시 포포니의 등 뒤로 내려 앉았다.
그리고 에테르 능력자들은 잠시 굳어 있다가 둘 혹은 세 조각으로 나뉘어서 바닥으로 허물어진다. 우와 사람을 저렇게 작살을 내는 건 또 처음 보는 것 같다.
나는 급히 포포니 곁으로 다가가서 포포니의 어깨를 잡고 돌려 세워서 눈동자를 들여다 봤다.
역시나 포포니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있다. 그럴 걸 왜 이렇게 무리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남편.”
“응?”
“나 여기 싫어.”
“그래?”
“응, 이 사람들. 죽고 싶어 했어.”
“응?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죽을 거 알고 있었어. 상대도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죽고 싶어 했어. 에테르 기관 때문에 괴물로 변하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사람으로 죽고 싶다고 했어. 사람일 때에 죽고 싶다고.”
아니 이 여자야 이 사람들이 언제 그런 말을 했는데?
이 여자가 또 신기가 발동을 했군, 그래서 그런 거였어. 상대의 영혼을 읽어 내는 능력이 하필 여기서 쓰인 거야. 그래서 저 사람들의 영혼이 원하는 것을 들어 준 거였어.
몸뚱이가 원하는 것과 영혼이 원하는 것은 서로 다를 수가 있지. 어차피 본질은 영혼에 있는 거니까, 그건 세뇌 마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 내가 거는 마법은 육체에 걸리는 것이라서 영혼은 다르거든. 전에 포포니가 그랬지. 내가 마법을 걸어서 하수인으로 만든 사람들의 영혼은 내 마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말이야. 자유를 빼앗기고 몸뚱이가 남의 말을 따라 움직이니 몸의 주인인 영혼의 입장에서는 무척 짜증스러운 일이 되는 거라고 했던가? 뭐 그래봐야 영혼은 육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내 마법을 깨고 나올 정도의 영혼은 찾기 어려울 거랬지.
사실 마법으로 건 세뇌는 강력한 의지로 깨어질 수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강력한 의지는 육체의 힘이 아닌 영혼의 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영혼의 힘이 그렇게 강력한 이들만 마법을 깨고 자율 의지를 되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영혼을 지닌 사람이 뒷골목 깡패 인생을 살지는 않을 거다. 그래서 내가 만든 하수인들의 세뇌가 풀릴 걱정은 거의 하지 않는 거다. 그리고 사실 마법을 걸다보면 저항이 강력한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된다. 그런 경우엔 나도 조심을 해서 세뇌를 걸거나 혹은 기억을 지우고 풀어 주거나 하는 거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지. 지금 우리 마눌이 무척 화가 났다는 것이 중요한 거다.
“영혼에 문제가 생겨?”
“웅. 괴물이 되면, 에테르 때문에 육체가 변하는 것과 동시에 영혼에도 영향을 미쳐. 그래서 본래의 영혼이 에테르에 물들어서 다른 영혼으로 바뀌는 거야. 아니 완전히 그렇게 되지는 않지만 뭔가 원래 영혼과 달라지게 되는 모양이야. 그래서 영혼이 간절하게 인간으로 죽고 싶다고 하고 있었어.”
이건 또 나름대로 문젠데? 그냥 돌연변이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 거기다가 이런 일이 모성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고? 더구나 모성 밖의 우주 공간에서도 연구실을 차려놓고 연구를 하고 있지?
나크림이 있는 그 우주의 연구소도 실상은 모성의 어느 회사가 남모르게 운영하고 있는 곳일 가능성이 높지. 아니면 몇 개의 회사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지.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면, 리샤에게 들으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모성의 정부에선 굳이 나크림이 있는 수준의 연구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 그들은 그 정도 수준의 연구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내고 훨씬 높은 단계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리샤가 증언을 해 줬다. 물론 리샤는 그런 연구에 참여하기 위해서 기초 교육을 받다가 에테르 정항력을 키우는 실험에 동원된 후에, 연구가 끝나자마자 버림받은 유형이라서 연구 지식 자체는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그곳에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받는 기초 교육은 모두 배웠던 상황이라서 그곳에서 행하는 연구의 수준 정도는 알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 그곳, 즉 모성의 정부, 중앙 건물에서 하지 않아도 될 연구를 굳이 진행하고 있는 우주의 연구소는 회사 차원의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이다.
“부셔줘?”
“응?”
“몽땅 부셔버려 남편.”
“그, 그래?”
이거 참, 포포니가 원한다니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 연구소 컴퓨터에 들어 있는 연구 자료들이 무척 탐이 나긴 하는데 그것이 포포니가 치를 떨 정도로 문제가 있는 연구라면 굳이 호기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곳보다는 모성의 행정청에 훨씬 더 발전한 연구 기록이 있을 테니 그 쪽을 노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건 돌연변이 현상을 해결한 연구 결과가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말이다.
“이보게 그게 무슨 소린가? 여기까지 와서 설마 그런 짓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펠로건 회장이 깜짝 놀라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펠로건 회장은 내게 그리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저 사람이 말린다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는 거다.
펠로건 회장에게서 등을 돌리고 품 속에 손을 넣어서 듀풀렉 창고에서 에테르 폭탄 하나를 꺼냈다. 이건 좀 강하다. 위력이 훨씬 강력해서 범위기 1Km정도는 된다. 반지름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 안에 있는 전자기기는 모두가 녹아내린다. 전기가 통하는 모든 것은 그 꼴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혹시라도 에테르로 방어막을 친다면 또 모를까.
아, 맞다. 에테르 방어막이 있으면 에테르 폭풍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연구소에 그것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봐, 멈추라니까!”
내가 에테르 폭탄을 꺼내는 것을 본 펠로건 회장이 다급하게 고함을 지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가 지나왔던 복도 쪽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들이 몰려온다. 수십 명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다. 뭐지?
나는 잠시 에테르 폭탄의 작동을 늦추고 상황을 보기로 했다.
그리고 곧이어 꺽어진 복도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면 펠로건 회장의 전후좌우를 둘러싼다. 그리고 그들이 들고 있는 총구가 우리에게로 향한다.
“어머나 놀래라.”
리샤가 깜짝 놀라서 양손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슬금슬금 나와 포포니가 있는 쪽으로 걸어온다.
“멈춰!”
검은 색의 갑옷을 입고 헬멧을 착용한 이들 중에 하나가 리샤에게 총구를 겨눈 상태로 명령을 내린다.
“아, 하지만 나는 여기 있기 싫은 걸요? 무섭다고요.”
리샤가 진심인지 장난인지 모를 소리를 하면서 계속 슬금슬금 걸어서 우리 쪽으로 온다. 등 뒤에 벽을 붙이고 옆으로 걷는 걸음으로 오는 모습이 희극적인다.
파콰광!
총을 쏘는 소리도 들리지 전에 벽에 구멍이 나면서 엄청난 굉음이 난다.
“저건?”
“에테르 석궁하고 비슷한데 그것 보다 위력이 더 좋은 거 같아.”
“그래봐야 전투지원 스티커보다 못한 것 같은데?”
“우웅. 그래도 남색 코어 쓴 거 비슷한 위력은 나오는 것 같은데?”
어쨌거나 리샤는 진행 방향의 벽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을 보고는 걸음을 멈춘 상태다.
“경고 사격이어서 위력이 조금 떨어지는 거라네. 그러니까 굳이 무리하지 말게나.”
펠로건 회장이 리샤를 보며 웃는 얼굴로 충고 아닌 충고를 한다. 음, 저 정도 위력으로 리샤를 막을 수 있을까? 리샤 화나면 무서운데? 리샤가 내 디버프 기반 에테르 폭발 기술을 익혔다는 이야길 했던가? 지금 리샤는 마스터 초입까지는 소리소문 없이 학살 할 수 있는 능력잔데?
어이, 거기 너희들, 조심해야해. 너흰 지금 리샤의 디버프 범위 안에 있거든? 쯧쯔. 뭘 알고 협박을 해도 해야지. 저걸 어쩌나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