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49
화
포기할 수 없는 정신 능력 기술 디버프. 이게 파란색 등급의 몬스터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포포니가 증언을 해 줬다.
내가 디버프를 쓰면 훨씬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거다. 뭐 그래도 나는 내가 디버프 걸어 놓은 상태로도 파란색 등급의 몬스터에게 별로 상처를 주지 못한다. 그냥 정말 생체기 정도일 뿐이다.
이건 검강 수준은 되어야 답이 나올 것 같다. 검기로는 답이 안 나오는 거다. 그나마 상처라도 생기는 것은 디버프가 약간은 효과가 있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포포니가 시간을 끄는 동안에 파란색 등급의 몬스터를 대상으로 디버프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텔론 주고도 못할 좋은 경험이다.
그렇게 파란색 등급의 몬스터 사냥 겸 디버프 수련을 하고 나면, 이후에는 초록색 등급의 몬스터를 상대로 방어 기술 연습과 정신 능력을 이용한 공격 기술 연습을 한다.
이건 아주 진땀이 날 정도로 긴장이 되는데 알다시피 내가 정신 능력을 두 가지 동시에 쓰지 못한다. 그러니 정신 능력 공격과 방어를 순간순간 번갈아 가면서 해야 한다는 거다.
공격을 받는 순간 방어를 하고, 방어와 동시에 약간의 틈을 이용해서 공격을 한다. 전에 그랬지? 내가 에테르를 이용한 방패를 괭이 몬스터가 습격을 하는 그 순간에 만들어서 방어를 했다고 말이야.
바로 그거거든. 그걸 그대로 사냥에 사용을 하는 거지. 딱 공격이 오는 순간에 방패, 그 다음 곧바로 공격, 그리고 몬스터가 공격을 하는 순간 방패, 그 다음 공격.
이런 순서로 하는 건데 이건 아주 스릴이 넘치지. 그에 비해서 에테르 방패와 칼질을 함께 하는 건 꽤나 쉬워. 재미도 있지. 사실 칼질로도 방어를 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조금 더 여유가 있어서 재미가 있는 거야. 마지막으로 짜증나고 속이 답답할 때에 화풀이 하는 건 디버프 걸고 칼질을 하는 거야.
이건 뭐 초록색 등급이라도 그냥 잡아버리지. 이젠 제법 실력이 늘었다는 걸 그럴 때면 느끼게 되는 거야. 아주 좋지.
그래봐야 포포니 앞에 서면 기가 죽고 장인 장모 생각하며 눈앞이 캄캄하지.
어느 날인가는 포포니가 그러는 거야. 장인 장모랑 처제가 멀리서 우리 사는 거 보고 갔다고.
우와 그 순간 얼마나 기분이 묘하던지.
장인이랑 장모가 날 보고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약골 짝을 만나서 포포니가 신세 조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무서운 장인이 포포니 모르게 와서 내 목을 쓱삭 하지는 않겠지?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데 장모는 좀 나을까?
처제도 나보다 강하겠지? 나이가 이제 서른이 되었다니까 겨우 성인이 된 건데 그래도 나보다는 강할 것이 분명하겠지.
뭐 장인 장모가 코어를 통해서 전투 기술을 전해 줬을 것이고,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았을 테니 당연히 나보다 강하겠지.
아, 타모얀 종족은 서른 즈음에 성인식을 한다. 우리가 20살을 성인으로 취급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그리고 타모얀은 수명도 길다고 한다.
엉? 인간보다 오래 사냐고? 그건 또 아니지. 우리 인간의 수명은 경제력이나 권력에 비례한다고 할 정도니까.
뭔 소리냐고? 그야 돈 많고 힘쎈 놈이 오래 산다는 거지.
물론 불사는 아니야. 그저 꽤나 오래 산다는 거야. 아주 오래. 뭐 모성의 정부 고위직에 있는 이들은 젊은 사람이 2백 살은 넘었고 고령은 5백도 넘었다고 하던데. 사실 그것도 무슨 비밀이라고 정확히 알려지진 않고 있어. 대충 그러려니 하지.
과거 기록들을 살펴서 유추를 하기도 하는데 내가 그걸 알아서 뭐하겠어?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만 알고 있지.
뭐 나도 돈 좀 벌 수 있으니까 못해도 몇 백 년은 살지 않겠어? 응? 그거야 요즘 사람들이 더 수명이 늘어나니까 내가 나이를 먹게 되는 백년, 이백년 후에는 지금보단 훨씬 장수를 할 것 같지 않아?
뭐 그런 거지.
포포니? 포포니도 당연히 내 아내니까 그 혜택을 함께 누리고 살아야지. 사실 타모얀 종족의 평균 수명은 과학의 도움이 없어도 200년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라니 과학의 도움이 있다면 훨씬 더 오래 살지 않겠어?
하긴 파모얀의 뛰어난 전사들은 그 자체로도 300년을 넘게 살기도 하고, 아주 위대한 전사는 거의 전설처럼 오래 살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 전사는 포포니의 증조할아버지 때에도 존경받는 전사였다고 하고, 그 할아버지의 아버지 그러니까 고조부보다 나이가 많다고 하기도 했다.
응? 포포니 말에 따르면 타모얀의 세대는 거의 60년에서 80년 정도래. 한 세대가 그렇다는 말이니까 그 전사는 못해도 400년 이상 묵은 괴물이란 소리지. 그러니 전설이 되는 거야. 이 행성의 문화 수준으로 보면 뭐 당연하지. 솔직히 고조부 정도 되는 과거의 이야기는 기록 문명이 잘 발달하지 않은 세상에서는 전설이나 다름이 없는 거다.
그리고 이참에 알려주는데 타모얀의 한 세대가 60년에서 80년 정도로 보기 때문에 우리 사이에 아이를 갖는 문제는 많이 뒤로 미뤄도 될 것 같다. 포포니가 아직 50도 되지 않았으니 정상적으로 세대를 이어도 한 10년 후에 해도 된다는 말이거든.
거기에 대해서 포포니도 내가 좀 더 강해진 후에 아이를 갖는 것에 동의했어. 강한 씨를 받아야 한다나? 비록 영혼이 강하긴 하지만 몸까지 강한 상태에서 아이를 갖는 것이 더 좋다는 거지.
그 말을 들으면서 내 처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지. 열심히 수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야.
“나, 처음이야. 이방인, 그러니까 헌터들의 도시에 가는 거는.”
포포니가 신이 났다.
우리는 지금 내 집이 있는 제5 거점도시로 가는 길이다.
아직 수련을 더 해야 하는데 이렇게 도시로 가는 것은 준비물을 다시 챙겨오기 위해서다.
일단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 아니 문명 세계의 먹을 거리가 하나도 없다. 전부 포포니가 야생에서 채취한 것만 먹어야할 상황이 되었다. 그 동안은 그래도 야생과 문명을 섞어 먹었다. 그렇게 아낀다고 아꼈지만 결국 다 먹어버렸다.
거기다가 아무래도 마법진의 재료를 다른 방향에서 구해봐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도 이유다.
율티에게 여러 재료들을 부탁하고 강화탄성의 스티커를 개선해서 넘길 생각이다. 유효가간을 1년 정도로 늘려서 주고 생산량을 좀 늘려주면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재료가 비싸지면 가격도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건 일단 재료들을 보고 결정을 할 생각이다.
지금으로선 내가 실험했던 재료만 가지고도 충분히 그 정도의 스티커는 만들 수 있다. 그걸 빌미로 내 마법진 연구에 필요한 재료들을 모아서 실험을 해 볼 생각인 거다.
이게 성공하면 공간확장배낭이라는 획기적인 상품이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다. 응? 봉인 쥬얼? 그건 안 되지. 써도 나만 써야 하는 거 아니겠어? 그건 일종의 기술이나 능력 정도로 치장을 해서 쓸 생각이거든.
만들고 나서 생각할 문제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런데 그거 만들어서 팔게 되면 예전처럼 쌍둥이 만들어서 도둑질을 해 볼까? 그러다 걸리면 그냥 죽겠지? 흐흠. 뭐 일단 만들고 안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내 아들의 아들의 아들이 쓰면 그걸 어떻게 알 거야? 아니면 몇 백 년이 지난 다음에 노후대책으로 쓰면 좋지 않겠어?
아 이러니까 옛날 생각이 날 것 같다. 잊을 것은 잊어야 하는데.
“거기 집도 있다고 했지?”
“그래. 그런데 그 집은 내 파티원들과 함께 쓰는 곳이라서 새로 사야 할 거야. 우리 포포니하고 둘이 살려면 다른 놈들이 있으면 곤란하잖아?”
“우웅. 그렇구나. 그럼 집은 같이 사는 거야?”
“그야 당연하지. 그리고 거점 도시에 집은 비싸지 않아. 아, 그래도 우리가 살 집은 좀 비싼 걸로 사야겠구나. 우리 둘만 살려면 말이야.”
사실 거점 도시는 크지 않다. 하지만 건물들이 고층으로 지어진 것이 많아서 공간 활용은 좋은 편이고 그 때문에 집값이 비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전에 얻어 놓았던 집은 좀 비싼 편이었다. 개인주택이라 그런 건데 내가 실험을 할 지하실이 필요해서 비싼 임대료를 주고 빌렸었다.
그래놓고 지금은 내가 쓰지도 않고 있지만, 이번에 포포니와 함께 구할 집도 그런 걸로 구할 생각이다. 아니면 뭐 포포니 앞으로 선물이라도 하라고 할 생각이다. 연합이 생각이 있는 것들이면 포포니에게 집 정도는 냉큼 주지 않을까?
아니면 말고. 내가 집을 살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뭘 구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