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60
화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에스폴 종족이 자주 거처를 옮기기 때문에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확인을 위해서 사람을 보냈는데 확인까지 사흘 정도가 걸린다고 하는군요. 만약 거기서 찾지 못하면 지금은 다른 에스폴 종족에 대한 정보는 없답니다.”
“찾으면 우릴 도와줄 것 같습니까?”
“타모얀 종족의 요청이라면 잘 거절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세이커씨가 끼어 있어서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답을 기다려봐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린 오랜만에 좀 쉬면서 연락을 기다리지요. 되거나 안 되거나 결정이 되는 대로 연락을 주십시오.”
나는 그렇게 부탁하곤 통신을 끊었다.
그런데 연합에서도 에스폴 종족의 그런 능력을 알고 있는 걸까?
“저기 포포니. 에스폴 종족이 몬스터의 장비가 증발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걸 연합의 이방인들도 알고 있을까?”
“우웅? 그건 아닌데?”
포포니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뭐가 아니야?”
“에스폴 종족은 죽은 몬스터의 장비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 하지만 그건 음… 그래 세이커의 디버프 비슷한 거야. 디버프와 비슷한 것으로 몬스터를 약하게 하지. 그 때문에 몬스터가 죽고 나서 그 몬스터가 가지고 있던 장비가 증발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야. 일부러 몬스터의 장비 증발을 막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 아, 그 중에서 실력이 뛰어난 에스폴 종족은 그거, 그러니까 디버프 능력을 몬스터의 장비에만 집중시켜서 그 장비가 증발하지 않을 확률을 조금 더 끌어 올리는 것이 가능한 사람도 있어. 아주 실력이 뛰어난 에스폴 인이지. 하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 그냥 운이야. 대신 다른 경우에 비해서 더 나은 확률로 몬스터의 장비가 남아 있게 될 뿐이지.”
그게 그런 거였어?
가만 그럼 그 능력이라는 거 나는 배울 수 없을까? 내가 디버프 하면 또 한 디버프 하잖아.
“남편, 에스폴 종족의 능력을 가지고 싶은 거야?”
표정이 읽힌 거냐?
“디버프와 비슷하다니까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야.”
“음. 다른 종족이 그걸 배웠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그리고 가르쳐 줬다는 소리도 들은 적이 없어. 어려울 걸?”
그렇게 말을 하지 않아도 쉽지 않을 거란 건 나도 아네요. 그래도 뭐 희망사항이니까. 뭔 상상인들 못할까?
“그럼 에스폴 종족도 타모얀처럼 잘 싸우나?”
이것도 정말 묻고 싶었지. 이 행성의 원주민들은 모두가 엄청난 존재들인 것 같아서 묻기도 겁이 나지만 그래도 안 물어 볼 수는 없잖아.
“뭐 비슷비슷 하지. 그들이나 우리나 같은 땅에서 같은 몬스터를 상대하며 사는 거니까. 대신에 에스폴의 싸움은 꼭 울 남편이 디버프 걸고 칼질하는 거나 아니면 디버프 걸고 원거리 공격하는 식으로 싸워. 자긴 디버프 걸면 다른 원거리 공격은 못하지만 에스폴은 그거 잘 하거든.”
워워, 그러니까 에스폴은 내가 하지 못하는 더블 캐스팅의 대가란 소리군. 거기다가 육체 능력도 뛰어난 편이고 말이야.
“굉장하구나. 에스폴 종족도.”
나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래도 우리 타모얀이 더 잘 싸워. 우리 남편이 디버프 걸고 칼질하는 것처럼 에스폴도 그렇게 하지만 에스폴은 보라색 등급과는 그렇게 싸울 수 있는 이가 별로 없어. 하지만 우리 타모얀은 전사가 되면 대부분 보라색 등급하고 싸울 수 있어.”
그래 포포니 네 말이 맞다. 싸울 수 있지. 그러다가 크게 다치거나 죽거나 하는 거지. 내가 전에 들었거든 장인이 특별히 강해서 보라색 등급하고 맞상대를 할 수 있다고 했던 거 같은데? 그리고 완전히 이기지는 못했다고 하지 않았나?
어쨌거나 에스폴 종족보다 자기네 타모얀 종족이 더 강하다고 하고 싶은 모양이니 그런 걸로 인정해 줘야지.
음. 그래야지 어쩌겠어. 그리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타모얀하고 에스폴 있으면 나야 당연히 타모얀 편인 거지 뭘, 당연한 거 이냐?
나도 반은 타모얀 종족의 일원이라고. 아직 장인 장모도 못 본 신세지만.
“그렇지. 당연히 타모얀이 최고지. 우리 포포니만 봐도 딱 알 수 있는 거잖아. 그럼 그렇지.”
“에헤헷, 그렇게 생각하지? 응응. 그런 거야. 우리가 더 강해. 음음.”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역시 선택을 잘 한 거야. 이로서 또 다시 우리 부부의 평화를 지켜냈다는 거지.
오랜만의 휴식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간혹 몬스터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우릴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었다. 그 놈들 중에 하나는 파란 코어가 되어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설설 놀고 있다가 대박을 맞은 거다. 사실 그 동안 사냥을 하면서도 파란색 코어는 그다지 모으지 못했는데 그게 똑 떨어지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언제 남색 몬스터를 잡아 봐야 하는데 말이지. 이건 아직 디버프가 제대로 먹히지 않으니 잡자는 소리를 할 수가 없다. 무서울 것 없는 우리 부부도 아직은 두 마리 이상의 파란색 등급 몬스터와 남색 이상의 몬스터는 피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휴식하며 기다리는 중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내게 이상이 온 거다. 그래서 포포니에게도 조심하라고 일러주기까지 했다. 그 때문에 포포니는 걱정이 한 가득이다. 정말 포포니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뭔가 될 듯, 안 될 듯 하면서 가물가물 거리면 짜증이 나고 신경질적이 되는데, 요즘 내가 그런 상태다. 그걸 표시나지 않게 어떻게든 감추고 있었는데 쉽지 않았다. 간혹 버럭 하고 성질이 나려는 때가 있었던 거다.
그 이유가 뭔지는 나도 안다.
그건 정신 능력이 한 단계 올라설 것 같으면서도 안 되고 있기 때문일 거다.
도대체 이건 뭐 방법이 없다. 그냥 갑갑증만 늘어나는 거다.
정체된 것도 알겠고 이걸 넘으면 성장을 할 거란 것도 알겠는데 그 방법은 전혀 모르겠고 정신 능력을 쓸 때마다 아, 씨앙 조걸 어떻게 하면 된다는 느낌이 오는데 조거라는 그게 뭔지는 모르겠고 하는 그런 상태인 거다.
그래서 포포니에게도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만약 내가 불퉁거리는 때가 있어도 이해를 하라고 했던 거다.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는데 여기 자리를 잡고 쉬기 시작한 이후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이 장소에 뭐가 있나 하고 살펴봤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그러니 더 답답해지고 그런 거지.
그러는 동안에 연락이 늦어지던 허틀러가 소식을 전해 왔다.
삼일이면 될 거라던 것이 열흘이 넘게 걸렸다.
짜증이 가득이라 한 소리 하려다가 지금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란 것을 잊지 말자는 최면을 걸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이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것 참 어지간하십니다. 연락을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세이커님께서 연락을 하실 줄 알았는데 끝까지 연락을 않으시더군요.”
이게 지금 내 상태를 몰라서 약올리는 거지? 너 그러다가 아주 작살난다? 그래도 참자, 참아보자.
“일이 있으니 그런 거겠지 하면서 있었습니다. 그래 무슨 일입니까?”
사실은 내 상태가 좀 그래서 다른 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던 거다. 그렇다고 허틀러 지부장에게 그렇게 이야기할 이유는 없지.
“그 에스폴 종족이 거처를 비우고 없더랍니다. 그런데 완전히 비운 것이 아니고 어딜 다니러 간 모양이라 직원들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돌아온 그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양해를 구했답니다.”
반가운 소식이네. 그래서 조금 성급한 걸 알면서도 곧바로 물었다.
“그럼 도와주겠다고 했답니까?”
“아, 그게 그 분이 포포니 님을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쉽게 허락을 받았답니다.”
잘 됐군.
그럼 또 한 고비는 넘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