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80
화
“아하하, 셜린 누나, 미셀 누나 반갑습니다. 오랜 만에 뵙네요. 여긴 제 아내 포포니입니다. 포포니 저 분이 셜린누나. 여긴 미셀 누나. 예전에 많이 친했는데 내가 수련을 하고 그러느라 연락을 끊고 지냈지. 그게 꽤 된 것 같은데 여기서 보게 되네. 아, 반갑습니다. 누님들.”
“오호호홋. 반가워 세이커 동생. 그리고 포포니 동생도. 동생이라 불러도 되지?”
“네. 괜찮아요.”
포포니는 셜린의 말에 선선히 응낙을 한다. 그런데 왜 등골이 아까부터 서늘하냐?
“자자, 이곳은 좁은 것 같은데 넓은 곳으로 갈까? 어때? 세이커 동생 생각은?”
“아, 이제 막 돌아오신 것 같은데 일행들과 하실 이야기도 있는 것 같고, 우리도 이젠 들어가서 쉬기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남편, 우리 식사도 아직 안 했어. 먹을 건 먹고 가야지. 뭐가 급해서?”
아, 그렇지 아직 음식 안 나왔지? 내가 지금 내 정신이 아니다. 아주 죽겠네.
“음? 자기 저 세이커씨랑 친했어?”
그 때, 뒤에 서 있던 놈씨 하나가 셜린 허리를 안으면서 묻는다.
“그으럼. 친했지. 아주 좋은 동생이었다니까? 지금은 더 대단하겠지만 저 동생이 디버프를 쓰면 몬스터 몇 마리가 오더라도 그냥 다 쓸어 버리고 그랬거든. 완전 대단했지. 수련만 아니었으면 계속 사냥해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을 걸?”
“그래? 대단한가 보네? 그렇지 않아도 저번에 셜린이 영상 보여주면서 아는 동생이라고 해서 놀랐는데 정말 이런 곳에서 보게 되다니 반갑습니다. 난 엑스트, 셜린의 남자 친굽니다.”
그래, 남자친구. 그나마 다행인가? 남자친구란 사람이 있으니 포포니도 더는 경계를 하진 않겠지? 아니 경계를 하고 있던 거였나? 왜 난 포포니가 다른 여자들을 경계한다는 느낌을 받는 거지?
“네. 반갑습니다. 세이컵니다.”
“하하, 이렇게 만나기도 어려운데 함께 자리를 합시다. 여긴 그렇게 어울리는 것이 일종의 문화 같은 거지요. 그래야 사냥터에서 만나도 서로 어색하지 않고 또 도움을 주고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여긴 수시로 위험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서로 돕고 지내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곳입니다. 이렇게 서로 교류를 하는 것도 생존의 한 수단이라고 봐야죠. 그리고 이건 아주 좋은 수단입니다. 여관 사장님은 확실히 쎈스가 있는 분입니다. 아마 여기 여관이 서게 되면 [테이블이 맺은 열매 여관]으로 이름을 짓는다고 했지요? 그거 아십니까?”
사내는 내게 굉장히 친근하게 굴었다. 엑스트라고 했던가?
“아니 몰랐습니다. 그런데 [테이블이 맺은 열매 여관]이라 역시 특색이 있는 이름이네요. 사장님 답다고 할까요?”
“흐하하하하. 맞습니다. 맞아요. 자 이리로. 남자는 남자끼리 어울리고 여자들은 또 여자들끼리 할 말이 있는 겁니다.”
아니 이사람이 왜 어깨는 걸고 그러나? 어딜 끌고 가는 거야? 포포니 곁에는 내가 아니 난 포포니 곁에 있어야 한다니까? 셜린이나 미셀이 뭐라고 할지 모른다고, 이 불안감을 안고 어떻게 있으라고.
결국 하얗게 불태우고 말았다.
음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으면서 셜린과 미셀이 우리 포포니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엑스트 놈의 건배 어택에 술인지 물인지도 모르고 받아먹다가 결국 포포니에게 안겨서 숙소로 돌아왔다.
거기다가 포포니도 한 잔 했는지 어깨를 콱 깨무는 통에 아주 광란의 밤을 보냈다.
보통은 살포시 깨물곤 했는데 이번에 정말 꽉 깨물었다.
어쨌거나 밤은 지나고 날이 밝았지만 우린 지쳐서 움직일 힘도 없다.
그렇다고 마냥 쳐져 있기에는 장소가 좋지 않다. 여긴 제5 임시 거점이고 아직도 심심하면 몬스터가 들이닥치는 곳이다.
우리는 억지로 몸을 추스르고 짐을 챙겨서 천막 밖으로 나갔다.
“남편 다음엔 그러지 마.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은 잊어 줄 테니까.”
“으, 응? 무슨 소리야 그게.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라니? 내가 뭘?”
낚일 뻔 했다. 우아, 대, 대답을 할 뻔 했어. 절대 아니다. 모른다. 그런 일 없다. 들켰어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것만이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결혼한 남편과 아내가 잊지 말아야 할 조상들의 진리다.
“우웅. 그냥 술 많이 먹지 말라고. 결혼 전에도 술은 별로 먹지도 못하면서 폭음을 하고 그랬다면서? 미셀 언니가 그랬어. 그러니까 앞으론 그렇게 먹지 마.”
“그, 그래. 알았어. 술 조금만 먹을 게.”
뭐가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아니라고 밀고 나가는 거다. 끝까지.
그렇게 다짐하며 포포니와 내가 천막 밖으로 나오는데 뭔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저 쪽에 천막 몇 개가 무너져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아, 일어나셨습니까?”
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나타나 인사를 한다. 정말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네. 좀 피곤해서 늦었습니다. 과음도 했고 말이죠.”
“그러시군요. 아, 저기 저건 오늘 아침에 난데 없이 몬스터가 나타나서 저 꼴이 된 겁니다. 뭐 다행스럽게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빈 천막들이어서요. 사실 외곽에 있는 천막들은 의례 빈 걸로 두지요. 그래야 몬스터가 와도 약간이나마 시간을 벌어 줄 수가 있거든요. 일종의 목책 같은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런 건가? 이 사장은 보면 볼수록 수완이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다들 일찍 나간 모양이지요?”
“그 천막이 특별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일 안전한 곳에 있으면서 방음이 확실하죠. 하지만 다른 분들은 아침에 몬스터 소동을 모두 잠이 깼죠. 그러니 일찍들 사냥을 나갔습니다. 남은 분들은 정비가 필요해서 하루 쉬겠다는 분들 뿐이지요.”
“그, 그렇습니까?”
어째 저런 사고가 있었는데도 우리가 몰랐던 것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특수 천막 덕분이었나? 하지만 이거 위험하기도 하겠다. 밖에서 뭔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안에선 태평하게 있을 테니 말이지.
“걱정하시는군요? 괜찮습니다. 그 천막에는 만약을 위해서 신호를 줄 직원이 따로 배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도 귀빈용인데 그 정도의 배려는 해 드려야지요.”
뭐 이건 생각도 못하게 하네. 그래도 그런 준비가 되어 있다면 딱히 걱정할 것도 없고 좋네.
“대신에 대실료가 좀 비싸지요. 하하하.”
그러시겠지요. 사장님. 장사꾼이 다 그런 거지 어쩌겠습니까. 그건 제가 이해를 하지요.
“뭔 거점을 옮길 때마다 물가가 이렇게 차이가 나?”
“남펴언. 그만 투덜거려. 사실 별로 신경도 안 쓰면서 괜히 그러는 거 다 알거든? 이제 옛날이야기는 그만하자. 답도 없는데 같은 질문만 하는 거 같아서 싫어.”
“응. 포포니. 그러자.”
고맙다. 포포니. 역시 넌 내겐 축복이야.
“그래. 이미 지나간 일인데 뭐. 난 다 이해할 수 있어. 우리 타모얀 남자들도 다 그렇다고 엄마가 그랬어. 결혼 전에는 마구 그걸 휘두르고 다니는 것이 자랑인 줄 아는 것이 남자라고 말이야. 그걸 못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거리도 없고 그래서 언제나 허리에 힘 주고 다니는 것이 결혼 전의 남자들이래. 그래서 나도 남편 이해해.”
“아니야. 절대 아니야. 난 절대로 결백해!!”
이 여자가 끝까지 나를 엮으려고. 그런다고 내가 넘어갈 것 같으냐?
“알았어. 남편 믿어 준다니까.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고 다른 이야기 하자.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남색 몬스터 나온다는 곳에. 이거야. 이놈들이 나온다는 곳에 가는 거야.”
“아, 크다. 엄청나게 크네?”
“그렇지? 지금까지 봤던 모든 몬스터를 통틀어서 이보다 큰 놈은 없었던 것 같아.”
“이거 잡으려고?”
“일단 구경만. 그 다음에 기회 되면 잡아 보고.”
“웅. 그런데 여기 보니까 몸통으로 박치기 한다는데? 그건 피할 수도 없데. 워낙 덩치가 큰데다가 박치기 순간 속도가 엄청 빨라서. 그런 경우엔 무조건 힘을 흘리면서 뒤로 몸을 날려서 충격을 해소 하야 한다네? 안 그럼 피해가 크다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