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09)
필드의 외계인-109화(109/404)
제109화
【 엘 수페르클라시코까지 4일! 】
【 리버 플레이트, 작년의 굴욕을 갚아줄 수 있을까? 】
30-31 시즌 첫 엘 수페르클라시코가 4일 남은 시점, 양 클럽은 필사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퍼—억!
연습은 실전처럼.
뻐—-엉!
“너무 급하잖아! 슈팅할 때는 더 집중해! 집중!”
이기고자 하는 목표로 똘똘 뭉쳐 양 클럽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했다.
3일.
2일.
1일.
하루아침으로 다가온 30-31시즌 첫 엘 수페르클라시코.
경기 전날 리버 플레이트 감독이 기자들과 인터뷰하면서 한마디 했다.
“보카 주니어스의 기세가 좋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작년의 굴욕을 갚아주기 위해 노력했고 반드시 이길 생각입니다.”
“보카 주니어스는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리그 1위입니다. 그중에서도 유의 기록이 가장 뛰어난데 어떻게 막을 생각이시죠?”
보카 주니어스에서 제일 주의해야 할 선수는 유지우였다.
전반기가 아직 4경기가 남았는데도 40개 가까이 공격 포인트를 세우는 공격력이라면 부담이 되는 게 당연했다.
“그를 막아낼 준비는 다 했습니다.”
그래서 리버 플레이트는 유지우를 봉쇄하는 걸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며 훈련에 임했다.
“지난 시즌에 유를 막은 적이 없는 걸로 압니다.”
기자의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도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건 과거고 지금은 현재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선수들은 더 성장했고 이번에는 확실하게 막겠습니다.”
자신 있는 대답에 기자들은 웅성거렸다. 그리고 곧이어 마지막 질문이 나왔다.
“내일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시겠습니까?”
앞에 카메라를 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아르헨티나 최고는 리버라는 걸 내일 경기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리버 플레이트도 리그 우승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리빌딩을 했다.
그래서 작년과는 다를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
.
.
보카 주니어스 훈련장.
세바스티안 란첼라는 훈련이 종료된 뒤, 기자들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시즌 첫 엘 수페르클라시코를 리버 플레이트의 홈에서 경기하게 됐습니다. 보카 주니어스는 원정을 하게 되어 다소 불리하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더비전은 홈과 원정이 중요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고 시작할 수 있다는 건 더비전, 특히 거친 엘 수페르클라시코에선 큰 장점이었다.
“그런 말이 있었나요? 신경 쓰지 않아서 몰랐습니다.”
세바스티안 란첼라의 태연함에 기자들은 순간 당황했다.
– “…….”
당황한 기자들을 보곤 세바스티안 란첼라는 이어서 말했다.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결과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작년과 같은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 “…….”
“엘 모누멘탈을 작년과 마찬가지로 보카의 금빛 물결로 물들이겠습니다.”
자신만만한 태도.
기자들은 납득했다.
지금껏 보여준 보카 주니어스의 성적만 보면 리버 플레이트가 패배할 가능성이 더 컸으니까.
【 리버 플레이트 감독, “보카의 기세는 우리가 꺾을 것.” 】
【 보카 주니어스 감독, “엘 모누멘탈을 보카의 금빛 물결로 물들이겠다.” 】
* * *
엘 수페르클라시코 당일.
보카 주니어스는 버스를 타고 리버 플레이트의 홈구장, 엘 모누멘탈로 이동했다.
– 우우우우우우우!
버스 밖에서 들리는 야유 소리.
유지우는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며 밖을 구경했다.
생생한 표정들과 금방이라도 버스를 뒤집을 것 같은 열기.
이제는 이런 분위기가 익숙했다.
“작년보다 더 거세진 거 같지?”
“작년에 처참하게 졌잖아.”
“단 한 경기도 못 이겼으니까 열 받을 수밖에.”
그때였다.
퍽.
날아오면서 창문에 부딪힌 이물질.
심지어 유리병까지 날아오며 산산조각이 났다.
다행히 버스 창문은 방탄이라 멀쩡했다.
“어, 잡혀간다.”
“저 사람들은 항상 우리 올 때마다 잡혀가는데 머리가 없나?”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거지.”
물건을 던진 사람들은 경계를 서던 경찰들에게 연행됐다.
실시간으로 연행되는데도 사람들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활활 불타오르며 보카 주니어스 버스를 향해 갖은 욕과 야유를 쏟아부었다.
“꺼져라!”
“더러운 보카 놈들!”
“오늘 여기가 너희 무덤이다!”
“유! 당장 떠나버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인파가 몰려 있었다.
과격한 훌리건들이 있어서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
.
.
워밍업과 라커룸 대화를 끝낸 뒤, 선수들은 터널에 서서 입장 준비를 했다.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경계했고 리버 플레이트는 들어가기 전.
“가자!”
주장 산티아고 메디나의 파이팅과 함께 입장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함성으로 가득 찬 필드.
양 클럽 선수들이 필드로 나오자 취재진은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리버! 리버! 리버! 리버! 리버!
스타디움을 울리는 홈의 함성.
– 보카! 보카! 보카! 보카! 보카!
홈에 밀리지 않는 원정의 함성.
엘 수페르클라시코.
세계에서 가장 거친 더비라는 명칭에 맞게 경기 전부터 양 클럽 서포터즈들의 응원 열기가 스타디움을 뒤덮었다.
[역시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이 주목하는 경기인 만큼 열기가 대단합니다.] [리버는 리그 우승을 하려면 반드시 보카를 이겨서 기세를 한번 꺾어놔야 합니다. 팬들도 그걸 알기에 보카 주니어스의 기세를 꺾으려고 그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는 리버 플레이트에게 있어서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1위 보카 주니어스.
2위 리버 플레이트.
작년부터 고정된 순위를 바꿔야만 했다.
선수들은 경기 전, 악수한 뒤에 각자 포지션으로 가서 경기를 준비했다.
“후우.”
엘 수페르클라시코가 주는 긴장감.
그 묘한 긴장감이 선수들을 휘감았고 유지우는 오른쪽 측면에 위치해서 관중석에서 하는 욕설을 들었다.
그걸 듣고선 웃으며 욕이 나온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응원해주신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의미를 담은 미소였다.
삐—-익!
잠시 후, 리버 플레이트의 킥오프로 경기가 시작됐다.
시작부터 사이드로 볼을 보내며 보카 주니어스의 측면을 무너트리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촤—–악!
[카를로스의 태크으으으을! 걷어낸 볼은 훌리안 마르티네즈에게!] [보카의 측면은 작년보다 단단합니다! 카를로스는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수비할 때의 집념은 따라올 선수가 없습니다!]카를로스 로호의 깔끔한 태클에 리버 플레이트의 공격은 단번에 끊겼다.
리버 플레이트는 역시나 보카 주니어스에게 볼이 넘어가자 유지우에 대한 견제를 시작했다.
퍼—-억!
처음부터 거칠게 부딪쳤다.
공격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목적이 있었지만, 신경을 긁는 목적도 있었다.
“XXXX.”
새롭게 리버 플레이트에 합류한 왼쪽 풀백 아이모헤 페올라가 유지우 전담 마크맨을 맡았다.
욕이면 욕.
몸싸움이면 몸싸움.
볼이 없는 상황에서도 노골적으로 괴롭혔다.
“아무것도 못 하게 해줄게.”
한 번도 유지우를 경험한 적이 없는 브라질 선수였고 유지우의 경기 영상을 계속 돌려보며 습관이나 드리블 패턴을 알아내서 자신이 있었다.
씩.
그를 보며 유지우는 살짝 웃었다.
“아르헨티나에 온 걸 환영해.”
그 말을 하곤 왼쪽으로 도는 척하며 오른쪽으로 달려 나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바디 페인팅에 아이모헤 페올라는 유지우를 놓쳐버렸다.
‘…….’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
분명히 시야에 있으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언제…!’
분명히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했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단숨에 바람처럼 사라지는 걸 보며 아이모헤 페올라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뻐—-엉!
유지우가 중앙으로 올라오는 걸 본 훌리안 마르티네즈의 날카로운 패스.
탁.
정확하게 유지우가 올라오는 앞 공간으로 갔고 유지우는 강한 볼을 부드럽게 잡고선 드리블을 시작했다.
“막아아아아아!”
유지우가 볼을 잡자 리버 플레이트는 곧장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주장인 산티아고 메디나와 근처에 있던 두 명의 선수가 일제히 공간을 좁혔다.
드리블할 공간을 좁히려는 의도.
하지만 그것에 당할 유지우가 아니었다.
공간이 전부 좁혀지기 전.
탓, 타닷!
라 크로케타로 산티아고 메디나를 제쳐버렸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세 명의 선수도 유의 드리블을 막지 못합니다!]작년보다 더 정교해진 볼을 다루는 능력.
유지우는 보카 주니어스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젠장!’
산티아고 메디나는 뒤로 쓰러지면서 멀어지는 유지우를 쳐다봤다.
골대와 좁혀지는 거리.
수비수들을 확인한 유지우는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
‘여기선….’
그러곤 그려진 그림대로 나아갔다.
왼쪽으로 나가는 척 볼을 끌곤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플리플랩으로 한 명.
휘릭.
최종 수비수 마누엘 갈란을 레인보우 플릭으로 제친 뒤에 골키퍼와 1 vs 1 기회를 잡았다.
[유!!! 유!!! 골키퍼와 1 vs 1]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돌파!!! 이게 드리블 성공 1위 선수입니다!]30-31시즌을 시작하면서 드리블 성공 횟수를 따지면 유지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 와아아아아아아!
그 이름에 걸맞은 놀라운 돌파에 보카 주니어스 팬들은 환호했다.
“가라!”
“리버 녀석들한테 제대로 한 방 먹여!”
“저것들 다 죽여버려! 유!”
그 환호가 귀로 들려오자 유지우는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곤 스텝 오버를 하며 오른쪽으로 돌파했다.
탓!
골키퍼가 방향을 바꿔서 슬라이딩하자.
투—웅.
한 박자 빠르게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을 시도했고 발을 떠난 볼은 골망을 흔들었다.
철렁.
골키퍼는 넘어져서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골대 안에 들어간 볼을 보더니, 시선을 돌려 유지우를 봤다.
“…하아, 미치겠군. 진짜.”
[고, 고오오오오올! 유의 선제골이 경기가 시작하고 겨우 3분 만에 나왔습니다! 이것으로 보카 주니어스가 1 – 0으로 앞섭니다!] [어메이징합니다! 정말 어메이징한 돌파와 마무리! 리버 플레이트에겐 작년의 지옥이 떠오를 겁니다!]골을 넣은 뒤에 유지우는 달려오는 선수들을 뿌리치고 어디론가 달렸다.
그곳은 보카 주니어스 원정 팬들이 모인 곳이었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는 두려움을.두 걸음을 내디딜 때는 환호를.
세 걸음을 내디딜 때는 승리를!
길을 비켜라, 그리고 무릎을 꿇어라.
새로운 왕을 향해 고개를 조아리며 찬양하라!
라라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우리의 새로운 왕 유에게 경배를!]
울려 퍼지는 응원가를 들으며 광고판 위에 올라갔다.
– 유! 유! 유!
이름을 연호하는 열정적인 팬들을 향해 엠블럼을 가리키며 포효했고 리버의 하얀 바다에서 시작된 금빛 파도는 모든 걸 집어삼킬 거대한 파도가 되어 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