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26)
필드의 외계인-126화(126/404)
제126화
【 2031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보카 주니어스 vs SC 코린치안스! 】
【 영광의 우승을 차지할 클럽은 어디? 】
【 SC 코린치안스, “우리는 3연패를 이룰 준비를 끝냈다.” 】
칠레 산티아고에 있는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훌리오 마르티네스 프라다노스’ 스타디움.
칠레 축구 국가대표가 홈 경기장으로 쓰는 곳으로 총 5만여 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곳이었다.
“와,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스타디움으로 이어지는 인파 속에서 유지우의 가족들은 알리샤 가족들과 스타디움으로 가고 있었다.
“보카 주니어스 팬들 말고도 다른 클럽 팬들도 많이 모여서 그래.”
“왜요?”
“보카 주니어스가 트레블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아!”
보카 주니어스, 코린치안스.
결승에서 맞붙는 양 클럽 서포터즈들만이 아닌 다른 클럽의 팬들도 여럿 있었다.
【 보카 주니어스, 남미 최초 트레블 가능성은? 】
그건 보카 주니어스가 역사를 쓰는 걸 보기 위해서였다.
남미 축구 클럽 역사상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걸 이루기 직전이니, 유럽 곳곳에서도 취재팀을 보내 영상을 담았다.
‘트레블.’
그저 꿈처럼 들릴 법한 단어.
그런데 그게 작년과 마찬가지로 눈앞에 오자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처럼 느껴졌다.
“작년에는 졌지만, 올해는 이기겠죠?”
“이번에는 유가 있으니까 가능성이 커.”
보카 주니어스 팬들의 입에서 트레블이라는 단어는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보카 주니어스와 코린치안스 서포터즈들은 길거리에서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
“그만하고 떨어지십시오.”
사방에 배치된 경찰들은 양 클럽 팬들이 충돌하는 걸 방지했다.
“내가 너 얼굴 기억해뒀다! 길거리 조심해!”
“누가 할 소릴! 너야말로! 여기가 네 무덤이 될 줄 알아!”
경찰들에게 제지당하지만, 신경전은 멈추지 않았다.
스타디움에 도착한 사람들은 티켓을 검사한 뒤에 안으로 들어갔고, 관중석은 빠르게 채워지기 시작했다.
– 보카! 보카! 보카! 보카! 보카!
보카 주니어스 서포터즈들은 텅 빈 필드를 보며 응원가를 불렀다.
“저것들은 아직 선수들도 없는데 왜 저래?”
그 광경을 보곤 코린치안스 팬들은 비웃었다.
“우리한테 패배하기 전에 발악하는 거잖아.”
작년 승리의 기억 덕분에 코린치안스 팬들은 보카 주니어스에게 패배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지우가 있든 없든,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닌 팀 스포츠였으니까.
“유가 있다고 결과가 달라질까?”
“아니, 개인이 어떻게 팀을 이기겠어.”
“그런데 언론은 우리가 질 거라고 하더라.”
이미 여러 언론에서 유지우가 이끄는 보카 주니어스가 이길 거라는 예측 기사를 내고 있었다.
그런 기사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지자 코린치안스 팬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유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하면 떠난다고 해서 그거에 포커스가 맞춰져서 그래.”
“이러다가 우리가 이기면 어쩌려고.”
“그래, 저놈들은 유를 팀에 머물게 해줄 우리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관중석이 점점 채워지고 잠시 후, 양 클럽 선수들이 워밍업을 위해 필드로 나왔다.
“유우우우우우우!”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유지우는 늘 하던 것처럼 디에고 로시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손이라도 흔들어 줘.”
“워밍업 끝나고 나서.”
처음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패스를 주고받다가 어느새 양 사이드 끝 라인까지 서서 노바운드 롱패스를 주고받는 모습은 이제 보카 주니어스 팬들에게 익숙한 광경이었다.
“크으! 저 두 녀석만 있으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디에고랑 기예르모가 잘하긴 해도 유가 있으면 경기력 자체가 달라지니까.”
유지우는 그 뒤로도 몸을 풀었고 마지막으로 슈팅 연습을 한 뒤에 걸어서 터널 입구로 갔다.
“유! 꼭 이겨줘!”
함성 속에서도 유독 귓가를 파고드는 목소리.
유지우는 그 소리에 뒤를 돌아봤고, 이내 익숙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셨어요.’
유지우는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들은 작년에 병원에서 인연이 닿은 ‘로마노 패밀리’였다.
“유우우우우우우!”
어린 가르델 로마노는 유지우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었고 그 옆에선 아버지와 어머니, 친척들이 웃으며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옆에 있는, 휠체어를 탄 노인 한 명.
딕 로마노가 유지우를 보고 입을 열었다.
“…유.”
며칠 전, 병원을 찾아와 리그 우승 기념볼을 선물로 주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에 초대해준 덕분에 그들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비록 라봄보네라가 아니지만, 우승하는 거 눈앞에서 보여드릴게요.’
원래 리그 결승전에 초대받았었는데 건강이 안 좋아져서 가지 못했다.
최근에야 건강이 좋아졌고 의료진의 동행하에 결승 관람이 가능해졌다.
“형님, 유 덕분에 아버지가 웃는 날이 생기네요.”
“그러게.”
“누나도 좋지?”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아, 우리가 어릴 때부터 라봄보네라에 자주 데리고 가셨잖아.”
딕 로마노의 패밀리는 어릴 때부터 딕 로마노의 영향으로 보카 주니어스 성골 팬이었다.
“어?”
그리고 그들은 놀랐다.
자신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유지우의 모습을 보고서.
* * *
결승을 앞둔 라커룸에선 세바스티안 란첼라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선수들은 지시를 듣고서 고개를 끄덕였고 각자의 방식대로 결승전을 준비했다.
“작년에 이어 다시 이곳까지 올라왔다.”
지시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에게 의욕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작년과 다를 거다. 우리는 우승해서 남미 축구 역사에 이름을 새길 거니까.”- “네!”
“끝까지 집중해라! 상대의 빈틈을 집요하게 노려!”- “네!”
“나가서! 작년에 가져오지 못한 걸 가져오자!”
세바스티안 란첼라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남미 축구 클럽 최초의 트레블.’
작년에 놓쳤던 영광스러운 목표가 다시 한번 바로 눈앞까지 도달했으니까.
[시청자 여러분! 곧이어 결승전이 시작될 겁니다! 화장실 다녀오실 분들은 어서 다녀오십시오!]관중석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남미 전역, 그리고 유럽까지 집중하는 결승전을 위해 양 클럽 선수들이 필드로 나왔다.
–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필드 위.
중계 카메라는 선수들의 모습을 담았고 선수들은 인사를 한 뒤에 각자 포지션으로 갔다.
“후우.”
심호흡하고 주위를 둘러봤다.
관중석에서 쳐다보는 팬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유우우우우우!”
“꼭 이겨줘!”
“너만 믿는다!”
우승을 목표로 여기까지 왔지만, 막상 눈앞에 목표가 보이니까 팬들과의 이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삐—-익!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이 시작됐다.
* * *
작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에서 만나 승리한 기억이 있는 코린치안스는 자신감을 가진 채, 보카 주니어스를 몰아붙였다.
까—앙!
[하파엘 바이아누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갑니다!] [매서운 슈팅 감각을 가진 하파엘 바이아누는 보카 주니어스가 경계해야 할 선수입니다! 공간만 내주면 가차 없이 슈팅을 때리는 능력은 브라질 리그에서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입니다!]24세의 하파엘 바이아누는 브라질 리그 득점 2위를 할 정도로 득점 감각이 뛰어난 선수였다.
[트레블을 눈앞에 둔 보카 주니어스와 3연패를 눈앞에 둔 코린치안스! 과연 어느 클럽이 승리를 가져갈까요!]5분.
10분.
양 클럽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칠게 부딪치는 빈도를 높였다.
초반에는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상대의 전술을 파악했다면 10분이 지나고서부터는 맹렬하게 상대방의 골문을 노렸다.
[거칠게 부딪치는 양 클럽! 전반전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카드가 벌써 3장이 나옵니다!] [아직 경기 초반입니다! 카드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주심의 가슴팍에선 연신 카드가 나왔다.
카드를 더 많이 수집한 코린치안스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보카 주니어스의 압박을 벗어나는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간결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패스.
코린치안스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들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코린치안스는 후방 빌드업을 치밀하게 짜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브라질 리그에서도 점유율 1위의 클럽이 됐죠.]후방의 안정감이 전방까지 이어졌고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이 나왔다.
골포스트를 울리는 강력한 슈팅.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바를 넘기는 슈팅.
그리고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슈팅.
코린치안스는 다양한 패턴의 공격으로 보카 주니어스의 골문을 위협했다.
[코린치안스의 공격력은 브라질 리그에서 최고는 아닙니다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잡혀서 세트피스에서 골이 많이 나오는 클럽 중 하나입니다.]코린치안스는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클럽이 아니었다.
그들은 철저하게 ‘밸런스’를 추구했다.
조금이라도 엇나가는 선수가 있다면 과감하게 쳐내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공격적인 영입으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제패하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뒷공간 조심! 라인 내리고! 내가 올라간다!”
자주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선수들 간의 호흡도 좋았다.
그건 주장 브루노 리마의 역할이 컸다.
한 명 한 명이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움직이며 보카 주니어스가 들어갈 틈이 점차 줄어들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코린치안스의 조직력을 위협하는 선수가 있었다.
“볼을 못 잡게 해!”
유지우였다.
돌파면 돌파, 패스면 패스.
작년에 나오지 못했던 한을 풀 듯이 유지우는 꾸준히 공격을 시도했다.
그 때문에 위협적인 장면이 자주 나와 코린치안스는 유지우에게 마크맨을 최소 2명 이상 붙여놓는 강수를 뒀다.
[코린치안스가 볼을 잡기 전부터 유를 견제합니다!] [한 명이 아닌 두 명! 많을 때는 세 명 이상의 선수가 유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코린치안스에게 유는 위협적인 존재라는 의미입니다!]압박이 몰리자 유지우는 하비에르 카세로와 눈을 마주쳤다.
‘얘기했던 대로.’
경기 전에 자신에게 마크가 몰리면 굳이 볼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들은 하비에르 카세로는 반대 사이드로 볼을 보냈다.
하지만 코린치안스는 그것도 대비를 해놨다.
일제히 균형을 옮기며 길목을 막았다.
[오오오오! 코린치안스의 수비 이동이 빠릅니다! 디에고 로시 쪽도 마크맨을 붙입니다!]20분.
30분.
코린치안스는 유동적으로 보카 주니어스의 플레이를 막아냈다.
유지우와 디에고 로시의 양 사이드를 철저하게 막으려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때였다.
오른쪽과 왼쪽.
양 사이드로 견제를 계속하는 탓에 코린치안스는 순간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 약점을 유지우가 정확하게 발견했다.
“하비에르으으으으!”
유지우는 마크하던 두 명의 선수를 주력으로 따돌리며 코린치안스가 드러낸 약점으로 달려갔다.
[유가 기습적으로 중앙으로! 그걸 본 하비에르 카세로가 압박을 받기 전! 패스으으으으!]코린치안스에서 주력으로는 유지우를 잡을 선수가 없었다.
빈 곳에서 볼을 잡고 가까워진 선수를 라 크로케타로 제쳐냈다.
[유! 유! 유! 코린치안스의 진영을 휘저으며 골대와 더 가까이!]모든 시선이 유지우의 플레이에 집중됐다.
드리블하면서 골대와 거리를 계산하고 동료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했다.
불과 몇 초 찰나의 순간.
‘이쪽…!’
유지우는 주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스텝 오버로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왼쪽으로 돌파했다.
그렇게 보이는 골대까지의 길.
뒤늦게 따라온 수비수가 어깨로 밀며 유지우의 균형을 흔들려고 했지만, 유지우는 중심을 낮춰 밀리지 않았다.
꽉.
‘…잡았다!’
유지우가 밀리지 않자 수비수는 손을 뻗어 유지우의 유니폼을 잡아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넘어트리려고 했다.
‘젠자아아아아앙!’
하지만 웬만한 힘으로 유지우를 넘어트리는 건 불가능했다.
수비수는 유니폼을 잡았던 손은 놓쳐버렸고, 멀어지는 유지우의 뒷모습과 흔들리는 골망을 보곤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철렁.
유지우는 왼발로 파 포스트를 겨냥해서 슈팅을 때렸고 볼은 골대 안으로 꽂혔다.
–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폭발하는 함성을 들으며 유지우는 웃음을 짓곤 엠블럼에 키스했다.
[보카의 황제! 유가 코린치안스의 골망을 흔들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 선제골의 주인공이 됩니다아아아아아아!] [자신의 한 시즌 공격 포인트 기록을 다시 세우는 유!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 이것이 리그를 넘어 남미를 지배하는 진정한 황제의 모습입니다!]보카 주니어스 1 – 0 SC 코린치안스.
전반 종료 직전에 나온 골로 보카 주니어스가 리드를 잡았다.